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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사태에 참혹한 삶"…카드사와 PG사 '대립' 여전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이후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제대행(PG)사를 향한 피해자들의 환불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카드사도 책임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도 등장한다. 13일 서울시 강남구 옛 티몬사옥 앞에서는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이 모여 '검은우산집회'를 열었다. 50여명의 참석자가 모인 가운데 검은색 우산에 환불을 요구하는 문구를 부착한 뒤 피해 사례를 공유했다. 검은우산집회에 참석한 A씨는 "이번 사태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공간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 관련 업체들은 환불을 서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삶이 무너졌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연합은 환불 관련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여행사 등 관계 기관을 향해 구체적인 피해보상 대책을 촉구했다. 해결책 마련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비판이다. 집회에 참가한 B씨는 "이번 사태의 피해자는 과거의 고객이고 미래의 고객이다. 소비자가 금융사를 믿고 소비한 만큼 책임을 다해주기를 호소한다"고 했다. 여행상품의 환불 책임 소재도 도마에 올랐다. 카드사와 PG사, 여행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다. 소비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는 PG사와 여행사를 향한 비판과 함께 신용카드를 해지하겠다는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신용카드를 자르는 영상을 공유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카드업계는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여행상품의 환불 규모도 집계되지 않은 데다 결제를 마치고 일정이 확정된 순간 책임은 여행사에 있다는 해석을 내리면서다. 카드사가 여행상품 환불과 관련해 법리적 검토에 돌입한 이후 업계에서는 환불 주체가 여행사로 기울 것이란 전망도 대거 등장했지만 여행업계의 성명서 발표 후 책임 소재는 또다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카드사와 PG사 간 대립각도 이어지고 있다. 카드업계는 PG사와 함께 책임을 부담하란 취지에 동감하지만 구체적인 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간 PG사에 결제 수수료를 지불하고 가맹점과 직접 계약을 위탁한 만큼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을 지긴 어렵다는 것. 한편 한국소비자원이 이달 진행한 티메프 정산 지연 집단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총 902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 집단조정 건수가 7200여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역대급 피해라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 나오는 만큼 티메프 정산 지연과 엮인 모든 금융사가 난처한 상황일 것"이라며 "앞서 핀테크 업계가 환불을 진행한 만큼 소비자를 대하는 온도차를 두고 비판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4-08-13 15:30:21 김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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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전기차 소비자 신뢰 회복 집중…'전기차 안심 점검 서비스' 실시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 회복에 집중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전기차 안심 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전기차 안심 점검 서비스'는 현대차·기아가 전국 서비스 거점을 방문한 전기차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을 무상으로 점검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전기차 화재 발생에 대한 고객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고객의 안전 주행을 돕기 위해 이번 안심 점검 서비스를 마련했다. 점검 대상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승용 및 소형 상용 전기차 전 차종이며 ▲절연저항 ▲전압편차 ▲냉각시스템 ▲연결 케이블 및 커넥터 손상여부 ▲하체 충격/손상여부 ▲고장코드 발생유무 등 전기차의 안전과 관련된 총 9개 항목을 검사한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센터를 통해 원하는 일정과 장소를 선택해 예약한 후 서비스 거점을 방문하면 된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고객은 전국 22개 직영 하이테크센터 및 1234개 블루핸즈에서 이용할 수 있고 기아 고객은 전국 18개 직영 서비스센터 및 757개 오토큐에서 점검이 가능하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점검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고객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4-08-13 15:30:19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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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외국인 근로자 안전 교육 의무적 실시...시설 구조 개선 최대 1억원 지원"

정부는 지난 6월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소재 전지(배터리) 제조 공장 화재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모든 외국인 근로자에게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제공하기로 했다.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 격벽 설치나 비상구 개선 등을 실시하는 경우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사고수습본부 3차 회의를 개최하고, '외국인 근로자 및 소규모 사업장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달 18일에 시행한 전지 취급 사업장 화재 사고 예방을 위한 긴급 안전 지원 조치에 이은 후속 대책이다. 외국인 근로자, 사업주, 업종별 협·단체 등의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마련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망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로 근무하는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 관리 수준을 높이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내실 있는 안전 교육을 받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우선, 모든 외국인 근로자에게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제공한다. 외국인 근로자(92만명)는 취업 전 또는 취업 시 고용허가제와 같은 제도를 통해 최소한 한 번 이상 전문적인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받아야 한다. 취업자가 가장 많은 F계열의 경우 사회통합프로그램(법무부)에 기초 안전보건교육 과정을 신설한다. '국내동포 정착 지원 안내서'(재외동포청)에는 기초적인 안전정보 및 산재보상 안내 등을 수록한다. 안전보건공단 등 교육기관이 지역 산업단지 등에 직접 찾아가는 교육을 제공하고, 공공(3개소)·민간(200여 개소)의 교육장을 활용한 체험 교육을 확대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외국어 안전 교육 전문강사 양성을 위해 '안전보건 통역사' 자격 제도를 도입한다. 고용허가제 이외의 모든 외국인 근로자가 작업장 배치 전에 전문 교육기관을 통해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반드시 이수토록 제도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작업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화재 발생 시 확산 방지 등을 위해 격벽 설치나 위험 물질을 별도로 보관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비상구·대피로 등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시각적 환경을 개선한다. 고용부와 산업부가 협업해 비상구 형광 표시 등 작업장의 시각적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도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한다. 이정식 중앙사고수습본부 본부장은 "화성 공장 화재와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장에 계신 다양한 분들의 목소리를 담아 마련했다"면서 "외국인 근로자 증가, 고령화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현장의 안전 관리 수준이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대환기자 kdh@metroseoul.co.kr

2024-08-13 15:30:15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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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AI시대, 새로운 성장 기회, 시장 선도할 것"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연구소장(부사장)이 "인공지능(AI)시대를 맞아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창희 부사장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4′ 기조연설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은 그간 패널 적용 분야가 TV와 컴퓨터, 모바일 정도로 제한돼 지난 10여년 간 침체돼 있었다"면서도 "최근 AI가 부상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AI에 탑재된 정보기술(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에 이 부사장은 디스플레이 부품에 요구되는 기술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컴퓨팅 성능이 높아지고 전력 소모가 많아지면서 소비전력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OLED 기술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수명이 긴 재료와 소자 구성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발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소재나 픽셀 제어 알고리즘 등 다양한 저소비전력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기술은 멀티모달(복합정보처리) AI와 함께 혼합현실(XR)의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멀티모달 AI란 텍스트, 이미지, 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이 부사장은 "멀티모달 AI는 시선이나 손동작을 추적하고, 이를 토대로 시의적절한 이미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성해 제공하는 XR 기기에서 특히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고휘도의 올레도스(OLEDoS) 기술과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고해상도 기술로 멀티모달 AI를 뒷받침해 XR 경험의 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센서 통합 디스플레이도 AI 시대에 주목받는 기술이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손가락 터치만으로 사용자의 심박수와 혈압,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유기광다이오드 내장 패널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양 손가락을 동시에 센싱할 수 있어 기존 웨어러블 기기보다 정확한 건강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클라우드를 통하지 않고도 고성능 기기로 데이터를 축적, 처리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지문과 생체 정보를 동시에 센싱할 수 있는 패널 기술을 선보인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이라며 "센서를 내재화한 패널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어 AI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구남영기자 koogija_tea@metroseoul.co.kr

2024-08-13 15:29:13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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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경사노위 회동…경제계 노란봉투법 우려 전달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권기섭 위원장 취임 후 처음 만나 노란봉투법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13일 경총본관에서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과 만나 사회적 대화 활성화 방안과 노동관련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경총 측 손경식 회장, 이동근 상근부회장, 류기정 전무, 남용우 상무 등이 참석했다. 위원회 측은 권기섭 위원장, 김덕호 상임위원, 김윤태 운영국장, 이윤영 대외협력실장 등이 참석했다. 권기섭 신임 경사노위 위원장은 지난 8월2일 위원장으로 지명받았다. 권위원장은 고용노동부에서 고용정책실장, 노동정책실장을 거쳐 윤석열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차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권위원장은 취임 후 12일 한국노총을 방문하는 등 경사노위 구성원들을 차례대로 방문하며 노동현안 및 사회적 대화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손회장은 "불안정한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은 우리 국가경쟁력을 하락시키는 주요 요인"이라며 "경직된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강화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위원장은 "경총이 바라는 '노동시장의 활력제고' 등 다양한 과제들은 노사정 모두를 위한 일"이라며 "경총이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대화에 나서준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경총은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 노란봉투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우려하는 기업인이 많고, 법안이 현실화되면 노사분쟁으로 인한 피해로 기업이 떠나거나 위축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권위원장은 "사회적 대화가 좀 소원했던 점이 있었는데, 올해 6월 한국노총이 복귀하고서 시스템 자체는 복원이 됐다"면서 "지금은 정치적으로 대립이 크기 때문에 노사의 합의나 협의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손회장은 "앞으로 사회적대화를 통해 사업장 점거 금지 등 합리적인 노사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권위원장은 "예전에 노사정이 정례적으로 만났는데 끊겼다"면서 "그것부터 복원하고, 작은 것부터 일단 성과를 내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박대성기자 iunmds@metroseoul.co.kr

2024-08-13 15:28:10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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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에 열광하는 MZ고객 확보가 목표, 백화점3사 전 세계 디저트 도입 속도

국내 백화점 3사가 MZ세대들의 과감한 소비력에 대응하는 고급 디저트들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 불황 소비심리 위축에도 MZ 세대들의 소비력은 감소하지 않다는 틈을 타 이같은 전략을 앞세운다. 코로나19 시기 온라인으로 등돌린 소비자들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오게 하는 것도 경쟁을 달구는 이유다. 최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 모두 두바이 초콜릿 팝업스토어(이하 팝업)를 잇따라 운영하며 고객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픈과 동시에 오픈런이 벌어지는 등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이에 각 사만의 방식으로 디저트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에 가장 먼저 입점 시키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 모로코의 명품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의 국내 첫 매장을 서울 청담동에 오픈했다. 바샤커피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장이 드물며, 청담점은 24번째 매장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에도 추가 매장을 열어 프리미엄 커피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는 또 오는 10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고급 디저트 브랜드 '바틸'의 아시아 첫 매장을 롯데월드몰에 선보일 예정이다. 바틸은 두바이 여행객들에게 필수 구매 아이템으로 꼽히는 대추야자 디저트로 유명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일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고디바 베이커리' 국내 1호점을 열었다. 일본 도쿄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다. 고디바 베이커리는 개장 3일간 일평균 방문객이 5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은 매장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7일 신세계 본점에 미국 커피 브랜드 '인텔리젠시아'를 열었다. 올해 초 서촌에 문을 연 국내 1호점에 이은 2호점이다. 인텔리젠시아는 공기의 압력을 이용해 물과 커피를 균일하게 섞어 추출하는 '에어로 프레스'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강남점에 디저트 전문관인 스위트파크 문을 열고 벨기에의 명품 초콜릿 피에르 마르콜리니, 프랑스 파리의 줄 서는 빵집 밀레앙, 일본의 밀푀유 전문점 가리게트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 7월 말까지 월평균 110만명이 다녀간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색적인 맛과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이 SNS에 인증샷을 올리면 바로 '핫플'로 등극되는 등 백화점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젊은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며 "업체 간 해외 유명 식음료 브랜드 유치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4-08-13 15:21:34 최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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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도덕 불감증

2024년 현충일 기념식을 시청하면서 참석자 면면을 보니 타의 모범이기는커녕 '도덕불감증'에 빠져 죄의식도 수치심도 저버린 인사들이 눈에 띄었다. 과연 그들이 호국 영령을 기리고 나라의 앞날을 기약하는 신성한 의식에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있을까?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그들을 본받아 행동하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될지 두려웠다. 세상이 탐욕과 파벌에 휩싸이면서 빚어진 국면으로 웃을 수도 없고 울지도 못할 막장 드라마인지 모른다. 나라에 도가 있으면 가난하고 천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며, 나라에 도가 없으면 부유하고 귀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 논어, 泰伯 13)고 하였다. 나라에 도가 없어서 막가는 인생들이 책임 있는 자리를 차지했는지? 아니면 막가파들이 나라를 뒤흔들고 날뛰다 보니 혼란의 혼란이 이어졌는지 선후는 분명치 않다. 어떤 유명 인사는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따듯하게 대하고 자신에게는 가을날 서릿발처럼 엄격하게 대하라(待人春風 持己秋霜. 채근담)"는 액자를 집에 걸어놓았다. 막상 그의 행동거지는 남의 잘못은 조그맣더라도 물고 늘어지고, 자신이나 패거리의 잘못은 껄껄거리며 흐지부지해 버린다.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하였듯이 남의 조그만 잘못은 부풀리고 모질게 추궁하다가도 제 잘못은 뭣이 문제냐며 웃어넘기려 드니 그들에게 법의식, 질서 의식이란 한낱 장식품에 불과하다. 어찌 된 셈인지 모르나, 사면권이 남발되고 한때는 거래되었을지 모른다는 의혹까지 있었던 질곡의 역사 속에서 법과 도덕성을 논하는 일이 부질없는 짓인지 모른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죄를 짓더라도 입신출세(?)하면 특별 사면을 받아 풀려나 흐지부지되는 도깨비 같은 세상에서 용을 쓰다 보니 도덕불감증에 빠져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춘풍추상으로 써 붙여놓고 추풍춘상(내로남불)으로 읽는 데 익숙한 데다가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무시하려 드니 홍두깨 방망이인들 뭐 그리 두렵겠는가? 도덕불감증에 빠지다 보니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 도리인 법질서를 교란시키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히죽거린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온 도덕불감증에서 벗어나려면 누가 뭐라 해도, 지도층부터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높이 올라갈수록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기에 조그만 잘못도 엄하게 벌을 내려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대 그리스의 솔론(Solon)은 "법이 거미줄처럼 되면 나라가 위태롭다"고 했다. 거미줄이란 착한 나비가 날아가면 잡히고 사나운 사금파리가 날아가면 저항 없이 뚫린다. 모어(T. More)는 "탐욕과 파벌 두 가지 악은 모든 정의를 파괴한다"고 하였는데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미리 짐작하고 그런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간다. 어떻게 생각하면 도덕적용기(道德的勇氣)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흔한 보물이 아니다. 질곡의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것도 대단한 데 도덕불감증에서 벗어나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분명한 사실은 어리석은 우리 인간들에게, 탐욕이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하고, 해서는 아니 될 일을 하도록 유인하는 무서운 병이다.

2024-08-13 15:16:29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