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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HBM 성공 신화 주역'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단기 성과 아닌 미래 투자 지속해"

"고객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생태계와 협력해 더 큰 가치를 만드는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겠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1월 'SK AI 서밋 2025'에서 제시한 회사의 미래 비전이다. 곽 사장을 중심으로 회사 구성원들이 '원팀 스피릿'으로 하나가 되어 노력한 결과 SK하이닉스는 HBM, eSSD 등 AI 메모리 분야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확고히 다지며 실적 신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과거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시기에서 HBM 성공의 배경으로 단기 실적에 매몰되지 않은 선택을 꼽았다. 위기 국면에서도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고 그 판단이 오늘날 AI 메모리 경쟁력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경영난을 겪던 시절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을 이어갔고, 이는 이후 AI 시대가 본격화되며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곽 사장은 이 과정을 두고 '근본적인 변화'가 없었다면 생존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기술 경쟁력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으며 긴 호흡의 투자와 조직 전반의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AI 메모리 경쟁력 앞세워 사상 최대 경영실적 달성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24조 4489억원, 영업이익 11조 3834억원(영업이익률 47%), 순이익 12조 5975억 원(순이익률 52%)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초로 10조 원을 넘어섰다. 회사는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고, AI 서버용 고성능 제품 출하량이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업계 최고 권위 'GSA 어워즈'에서 2개 부문에 수상을 하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성과를 입증했다. 회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개최된 세계반도체연맹(GSA) 주최 'GSA 어워즈 2025'에서 '연 매출 10억 달러 초과 부문 최우수 재무관리 반도체 기업상과 '우수 아시아 태평양 반도체 기업상'을 수상했다. SK하이닉스는 최우수 재무관리 부문에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을 했고, 아시아 태평양 반도체 기업 부문에서는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2개 부문 석권으로 회사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우량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기술 경쟁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따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 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으며 올해 8월에는 업계 최초로 'High-K EMC(Epoxy Molding Compound)' 소재를 적용한 고방열 모바일 D램 제품을 개발해 고객사들에 공급을 개시했다. HBM 분야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 HBM3E에 이어 HBM4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며 AI 고객들의 핵심 파트너 지위를 이어 나갈 전망이다. 주요 고객들과 내년 HBM 공급 협의를 모두 완료했고, 지난 9월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까지 구축한 HBM4는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11Gbps를 훌쩍 넘는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 회사는 이를 4분기부터 출하하기 시작해 내년에는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낸드 부문에서도 제품 개발과 영업 전반에서 성과를 거뒀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고층인 321단 1Tb TLC 4D 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올해 8월에는 321단 2Tb QLC 낸드 제품 양산에 돌입하며 세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를 QLC 방식으로 구현해 기술적 한계를 다시 한번 돌파했다. 9월에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모바일용 낸드 설루션 제품 'ZUFS 4.1'의 고객사 공급을 개시했으며, 지난해 9월과 12월에 각각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SSD 'PEB110'와 'PS1012'를 개발했다. 영업 측면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확대해 지난해 eSSD 매출이 2023년 대비 300% 이상 성장하는 등 낸드 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다. ◆'HBM 성공 신화' 이후...곽노정의 다음 승부수,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며 AI 메모리 라인업을 더욱 강화해나가고 있다. 곽 사장은 SK AI 서밋 2025에서 커스텀 HBM, AI D램(AI-D), AI 낸드(AI-N)를 새로운 메모리 설루션 방향성으로 제시했다. 커스텀 HBM은 고객의 요청사항을 반영해 GPU, ASIC에 있었던 일부 기능을 HBM 베이스 다이로 옮긴 제품으로, 데이터 처리 성능을 극대화하고 HBM과의 통신에 필요한 전력을 줄여 시스템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회사는 D램의 영역을 더 세분화하여 각 영역의 요구에 가장 적합한 AI-D 설루션으로 최적화 관점의 AI-D O(Optimization)', 메모리 병목 현상을 뛰어넘기 위한 'AI-D B(Breakthrouth)', 응용분야를 확장할 수 있는 'AI-D E(Expansion)'를 준비하고 있으며, 낸드에서는 초고성능을 강조한 'AI-N P(Performance)', HBM 용량 증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적층을 통해 대역폭을 확대한 'AI-N B(Bandwidth)', 초고용량을 구현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AI-N D(Density)'라는 방향의 차세대 스토리지 설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넥스트 HBM으로 주목받고 있는 프로세싱인메모리(PIM)은 저장과 연산의 경계를 허문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 제품이다. 연산용 프로세서를 집적한 이 메모리는 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는 자사 PIM 제품인 'GDDR6-AiM'을 이미 출시한 바 있고, 이 제품 여러 개를 연결해 성능을 높인 가속기 카드 'AiMX'도 2023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용량을 2배 늘린 AiMX 32GB 제품을 공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CXL은 CPU, 메모리 등 장치별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통합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을 쉽게 확장할 수 있다. 회사는 올해 4월 CXL 2.0 기반 D램 설루션 CMM(CXL Memory Module)-DDR5 96GB 제품의 고객 인증을 완료했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9월에는 CXL 최적화 소프트웨어인 'HMSDK'의 주요 기능을 오픈소스 운영체제 리눅스에 탑재, CXL 기술 활용의 표준(Standard)을 정립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약력 -학력 1984-1989 고려대학교 재료공학 학사 1989-1991 고려대학교 재료공학 석사 1991-1994 고려대학교 재료공학 박사 -경력 1989-1994 KIST 광센서연구실 위촉연구원 1994.09- 현대전자 (SK하이닉스 전신) 입사 2014-2017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상무) 2017-2019 SK하이닉스 청주 FAB담당 (전무) 2019-2021 SK하이닉스 제조/기술 (부사장) 2021-2022 SK하이닉스 안전개발제조총괄(사장) 2022-2025.03 한국 반도체산업협회 13대 회장 2022.03- SK하이닉스 대표이사 (現) 2023.01-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現) -상훈 2012.12 2xnm DRAM 세계 최초 상용화 하이닉스 대표이사 특별포상 2013.04 DRAM 개발 및 상용화 SK그룹 SUPEX 추구상 2013.10 반도체의 날 대통령 표창 2023.12 대한전자공학회 해동기술상 2025.10 반도체의 날 금탑산업훈장

2025-12-19 13:30:39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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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효성을 바꾼 조현준의 단단한 한마디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대부분의 기업이 투자를 거둬들이던 지난 2020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정반대의 선택으로 시장의 흐름을 뒤흔들었다. AI 시대의 전력 수요 폭증과 에너지 인프라 패러다임 전환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낸 그는 '위기 속 공격적 투자'라는 역발상 전략으로 미국 멤피스 공장 인수, 초고압변압기 기술 경쟁력 강화, 글로벌 R&D 체계 구축까지 전선을 확장하며 효성을 세계 전력 시장의 기술 리더로 이끌어냈다. 그의 결단은 이제 단순한 경영 전략을 넘어, 미래 산업지도를 다시 쓰는 변화의 촉매가 되고 있다. ◆멤피스에서 시작된 '결단의 리더십' 2020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최고조로 향하던 시기. 대부분의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며 방어적 경영에 들어갔지만, 효성그룹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그 중심에는 조현준 회장이 있었다. 효성중공업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미쓰비시의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당시 내부에서도 만만치 않은 반대와 우려를 불러온 사건이었다. 투자 리스크, 시장 불확실성, 초기 비용 부담 등 모든 조건이 '멈추라'고 말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오히려 이 시점을 기회로 봤다. 그는 미국 전력 인프라 시장의 구조적 확장성과 AI·데이터센터 산업의 급성장이 초래할 장기적 전력 수요 증가를 누구보다 빨리 읽었다. 초고압변압기 분야에서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것은 향후 시장 지배력을 넓히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특히 멤피스 공장은 철도·수로와 인접한 200에이커 규모의 대형 부지, 설비 확장성 등 전략적 장점이 다수 존재했다. 조 회장은 이 공장이 효성의 글로벌 전력 사업을 재편하는 '기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과는 그의 결단을 증명했다. 공장 인수 이후 효성중공업은 1·2·3차 증설을 포함해 총 4,400억 원을 투입하며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2028년까지는 초고압변압기 생산량을 50% 이상 늘리는 추가 투자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공장, 그리고 북미 최대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765kV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글로벌 전력기기 '빅4' 기업으로 올라섰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반대를 딛고 결단을 실행으로 옮긴 리더십이 이루어낸 성과다. ◆AI 시대를 읽고 기술과 R&D로 시장을 다시 쓰다 조현준 회장이 누구보다 빨리 읽어낸 변화는 'AI 시대의 전력 수요 폭증'이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초연결 산업이 촉발할 대규모 전력 수요는 기존 전력망 체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일찌감치 예견했다. 그는 효성이 미래 전력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오려면 공격적 투자와 함께 R&D 중심의 기술 기업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효성중공업의 최근 글로벌 실적은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2023년 기준 글로벌 수주고는 약 11조 원으로 전년 대비 52%나 늘었다. 북미뿐 아니라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까지 모든 지역에서 초고압 변압기와 GIS, HVDC 장비 수주가 빠르게 확대됐다. 기술에 대한 신뢰가 수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특히 조 회장이 추진한 R&D 투자 강화는 효성을 기술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핵심 동력이 됐다. 2023년 네덜란드 아른험에 유럽 R&D 센터를 설립하면서 효성의 기술 개발 체계는 글로벌 확장 단계에 들어섰다. 이곳은 친환경 전력기기, 고효율 변압기, 차세대 GIS, HVDC 등 미래 전력 기술의 표준을 만드는 연구 허브 역할을 하고 있으며 유럽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 속도와 완성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투자 사례는 HVDC 국산화 프로젝트다. 조 회장은 2017년부터 HVDC 개발을 직접 지시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당시 실적 악화 속에서도 그는 7년간 1,000억 원의 연구개발비 투입을 승인했다. 단일 기술을 위해 1,000억 원을 장기간 투자한 사례는 국내 전력기기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다. 그 결과 효성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200MW급 전압형 HVDC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지금은 이를 기반으로 2GW급 초대형 HVDC 시스템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AI 시대의 폭발적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확산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조 회장은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따로 존재하는 체계'가 아니라 '하나의 가치사슬'로 묶었다. HVDC 기술 개발과 동시에 창원에 3,300억 원 규모의 HVDC 변압기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R&D 성과가 즉시 생산·수주 경쟁력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구조적 투자로, 효성의 기술 아키텍처를 한 단계 끌어올린 전략적 결정이었다. 친환경 전력기기 기술 역시 R&D가 주도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한국과 유럽 R&D 센터를 연동해 SF를 대체할 수 있는 C4-FN 가스 기반 친환경 GIS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2026년 145kV, 2030년 800kV 제품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는 세계 각국의 전력망 운영기관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솔루션으로,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조 회장이 기술과 R&D에 쏟아온 투자는 단순한 제품 개발이 아니라, AI·전력 인프라 시대의 산업 구조 변화를 효성이 주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체질 개선 전략이다. 시장을 바라보는 그의 눈과 실행력은 효성을 기술 중심의 글로벌 전력 솔루션 기업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유럽 R&D 센터는 미래 전력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첫 글로벌 연구 거점"이라며 "글로벌 전력 시장의 중심지에서 전력 기술의 표준을 함께 만들어 가며 효성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통과 ESG로 조직의 미래를 그리다 조현준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빠지지 않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소통'이다. 그는 창립 59주년 기념사에서 "소통은 성과를 만드는 일하는 방식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이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한 인사관리 차원이 아닌, 성과 창출의 핵심 도구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효성은 지난해부터 임원·팀장급을 대상으로 소통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경청·공감·명확한 지시·감사의 표현 등 실제 업무에 필요한 대화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조 회장은 "리더들이 먼저 소통해야 조직이 바뀐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 과정의 정확성과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과의 소통 역시 조 회장이 강조하는 중요한 전략이다. 효성은 VOC(Voice of Customer) 체계를 전사적으로 도입해 시장·고객·경쟁사 정보를 분석하고 숨은 니즈를 파악하는 교육과 시스템을 강화했다. 이는 제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은 물론, 글로벌 시장 전략 수립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 회장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는 또 하나의 축은 ESG 기반 신사업이다. 효성티앤씨는 리사이클 섬유 '리젠(regen)'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폐의류를 다시 섬유로 만드는 T2T(Textile to Textile) 프로젝트를 통해 순환 패션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다. 효성화학의 '폴리케톤'은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는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글로벌 산업에서 채택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모두 R&D 기반 기술 혁신의 결과이기도 하다. 효성중공업의 SF-Free 고압차단기 개발 역시 글로벌 전력망의 탄소저감 요구에 부응하는 ESG 기술이다. 기술 경쟁력과 친환경 가치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은 효성이 전력기기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소통은 우리가 성과를 내기 위한 일하는 방식 그 자체"라면서 "소통을 통해 우리가 한마음 한 뜻으로 뭉쳐진 팀워크로 진정한 '원 팀'이 될 때 글로벌 1위 기업이라는 목표는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 생년월일: 1968년 1월 16일 - 현 직함: 효성 회장 - 1983년 보성중학교 졸업 - 1987년 美 세인트폴스 고등학교 - 1991년 美 예일대학 정치학과 졸업(Yale University) - 1996년 日 게이오기주쿠 대학 법학대학원 정치학부 석사 ◆경력사항 - 1997년 효성 T&C 경영기획팀 부장 - 1998년 효성 전략본부 경영혁신팀 이사 - 2000년 효성 전략본부 상무 - 2001년 효성 전략본부 전무 - 2003년 효성 전략본부 부사장 - 2005년 효성 무역PG장 - 2007년 효성 섬유PG장 겸 무역PG장(사장) - 2011년 효성 섬유·정보통신PG장 겸 전략본부장(사장) - 2017~현재 효성 회장 겸 대표이사

2025-12-16 15:56:09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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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6연임 비결은?

정길호 오케이저축은행(OK저축은행) 대표는 저축은행 업권에서 오랜 기간 연임에 성공한 장수 CEO다. 지난 2016년 7월부터 OK저축은행과 연을 맺은 정 대표는 다섯 차례 연임하며 장기간 회사를 이끌었다. 올해도 OK저축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임기 만료를 앞둔 정 대표를 또다시 단독 후보로 추천하면서 사실상 6연임이 확정됐다. ◆ 정길호號 OK저축은행 저축은행 업권에 대한 축적된 경험과 현장 이해도가 정 대표의 연임 배경으로 꼽힌다. OK저축은행 임추위는 정 대표 단독 후보 추천 배경에 대해 "정길호 후보자는 금융 및 경영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저축은행 업권의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등 주요 경영 전반에 폭넓은 이해와 전략적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1967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이후 한미은행(현 한국시티은행) 인사부를 거쳐 왓슨 와야트 코리아 선임컨설턴트, 휴먼컨설팅그룹 부사장 자리를 역임했다. 2010년 OK저축은행에 합류한 뒤 경영지원본부 담당 임원을 거쳐, 2016년 최윤 전 OK저축은행 회장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 순이익 급증…업계 자산 1위 정 대표는 OK저축은행의 외형 성장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2016년 취임 이후 자산 규모를 세 배 가까이 키우며 회사의 성장 국면을 이끌었다.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리스크 관리 역량도 함께 보여줬다는 평가다. 실제 OK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에도 정 대표 체제에서 누적 순이익 818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3.5배 가량 성장했다. SBI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 주요 상위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자산 규모 확대 흐름도 두드러진다. 지난 2016년 말 3조5482억원 수준이던 OK저축은행의 자산은 올해 3분기 12조5956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 1분기에는 자산을 기준으로 업계 지형도도 달라졌다. 1분기 OK저축은행의 자산은 13조6612억원으로, 당시 1위였던 SBI저축은행(13조4074억원)을 넘어섰다. 약 2500억원의 격차다. ◆ "중장기 수익성 확보" 정 대표는 2016년 취임사에서 "중장기적인 수익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며, 단기 실적 경쟁에서 벗어난 경영 전략을 예고했다. 이후 외형 확대보다 수익원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행보를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경영 기조가 자산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끌어낸 배경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경영 기조 아래 올해 3분기에도 OK저축은행은 투자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유가증권 투자에서 1165억원의 수익을 거뒀고, 관련 자산 규모도 2조원대로 확대됐다. 유가증권 부문이 손익 구조를 뒷받침하는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브랜드 평판도 상위권 정 대표는 경영 성과뿐 아니라 CEO 개인의 브랜드 평판에서도 업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장기간 업권에 몸담으며 쌓아온 경영 경험과 중장기 수익성에 방점을 찍은 경영 기조가 외형 성장과 실적으로 이어지면서, 경영진에 대한 시장의 신뢰 역시 함께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11월부터 12월 초까지 44개 저축은행 CEO를 대상으로 진행한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는 2위를 기록했다. 단순한 인지도보다는 경영 성과와 대외 소통, 조직 안정성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CEO 브랜드 평판이 기업의 대외 신뢰도와 직결되는 만큼, 정 대표가 쌓아온 성과와 경영 기조가 개인의 평판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과 외형 성장에 더해 리더십에 대한 시장 평가까지 이어지면서 정 대표 체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공고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향후 과제, 부동산 관련 리스크 관리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는 향후 과제로 꼽힌다. 저축은행 업권 전반이 부동산 PF 위험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변동성에 따른 건전성 관리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상반기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부동산 관련 자산의 건전성과 향후 손실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당시 오케이저축은행의 등급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으며, 공사원가가 상승한 가운데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부동산PF의 조달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부동산PF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및 대손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상향 변동 요인을 충족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실제 OK저축은행 부실 지표는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이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7%로 전년 동기(11.2%)보다 개선됐지만, 업계 상위권 저축은행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 정길호 오케이저축은행 회장 약력 △출생 1967년 1월 14일 △학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경력 한미은행 인사부 왓슨 와야트 코리아 선임컨설턴트 휴먼컨설팅그룹 부사장 오케이저축은행 경영지원본부 담당임원 오케이저축은행 대표이사

2025-12-16 08:14:10 안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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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와칭]정기선의 HD현대… '재편-신성장-글로벌' 3축 2030년 매출 100조 로드맵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 속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그룹의 방향타를 쥐고 미래로의 항해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중국발 공급과잉, 고금리·고원가의 복합 위기 속에서 HD현대는 '재편·신성장·글로벌'로 요약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새롭게 그려가고 있다. 지난 10월, 43세의 나이로 그룹 회장직에 오른 정기선 회장은 2021년 대표이사 사장, 2023년 부회장, 2024년 수석부회장을 거치며 주요 계열사의 구조 개편과 미래 신사업 구상을 주도해왔다. 정 회장은 조선과 건설기계 등 전통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수소·인공지능(AI)·친환경 등 미래 동력 확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기준 약 67조8000억 원 규모인 그룹 매출을 오는 2030년까지 100조 원으로 확대한다는 비전을 지난 12월 4일 그룹 경영전략 회의를 통해 밝혔다. 정 회장은 회장 취임 이전부터 자율운항 전문 계열사 아비커스(Avikus)를 출범시키고,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을 주도하는 등 스마트 선박·미래 모빌리티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왔다. 또 베트남 두산비나와 HD현대마린엔진 인수를 통해 조선·엔진·기계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그룹의 산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조선부문 통합법인과 건설기계 통합법인 사업 재편 모두 정기선 회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부문에서는 통합 HD현대중공업을 통해 생산·설계·R&D 역량을 결집하고, 함정·특수선 등 고부가 선종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건설기계 부문에서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합병해 건설기계 통합법인 HD건설기계가 내년 1월 1일 출범한다. 상호 보완적인 라인업을 구축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며, 양사 기술력을 통합해 핵심 모델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 포트폴리오를 개선·강화할 예정이다. ◆ 수소·AI·친환경 등 신성장 동력으로 정기선 회장이 제시해온 신성장 전략의 방향은 주요 글로벌 행사에서 확인된다. 정 회장은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현장 메시지를 통해 바다를 친환경·저탄소 에너지와 미래 산업의 공간으로 확장하겠다는 취지의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CES 2024 기조연설에서는 무인·자율화, 전동화, 디지털 트윈, 친환경 기술을 산업 전반에 적용하는 'Xite 트랜스포메이션'을 그룹 중장기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22년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 투자, 세계 최고 빅데이터 기업 미국 팔란티어와의 MOU 체결 등을 주도하며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ICT 기술의 사업 융합을 이끌었다. HD현대는 수소 연료전지 기반 선박 추진 기술 개발과 함께 조선과 에너지 사업을 연계한 수소 활용 방안도 중장기 성장 과제로 모색하고 있다. ◆ 정기선, 해외 협력·미국 공략 전면에… MASGA로 조선 세일즈 확대 정 회장은 해외 협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직접 챙기는 행보를 이어가며 조선·방산 등 핵심 사업의 대외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칼리드 알팔리 투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현지 합작조선소와 엔진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기자재 공급망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는 조선업을 넘어 건설기계·스마트에너지로 협력 범위를 넓히며 국내 기업 가운데 사우디와 가장 폭넓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조선산업 재건 전략인 마스가(MASGA)와 연계한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MOU 체결식'에 참석해 서버러스 캐피털, 한국산업은행 등과 함께 미국 조선산업 재건을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 프로그램 조성에 합의했다. 미국 정부가 조선업 재건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정 회장은 주요 관계자들과의 연쇄 미팅을 통해 미국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울산 본사를 방문한 대릴 커들 미국 해군 참모총장과 케빈 킴 주한 미국대사 대리 일행을 맞아 MASGA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첨단 이지스함 건조 현장을 직접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는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20억 달러 규모 신규 조선소 설립 사업에도 참여한다. 인도 타밀나두 주정부와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인도·베트남·필리핀·사우디를 잇는 해외 조선 벨트가 완성된다. HD현대는 'SMITH(Shipbuilding Make in India Together with Hyundai)'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하는 인도 조선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최근 방한한 인도 대표단에게 "인도 조선업 발전의 최고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취임 이후 임직원과의 소통을 첫 행보로 택했다. 직원식당을 찾아 임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등 사람 중심·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한다. 자녀 유치원비 지원, 직장 어린이집 개원, 유연근무제 도입 등 조직 문화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 HD현대 정기선 회장 이력 2001년 대일외국어고등학교 졸업 2005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2011년 美 스탠퍼드대학교 MBA 2005~2007년 대한민국 육군 중위 전역(ROTC) 2007~2008년 동아일보 기자 2009년 현대중공업(주) 재무팀, 대리 2011~2013년 보스턴 컨설팅 그룹 2013~2015년 현대중공업(주) 그룹기획실 기획팀 담당, 수석부장 2015~2016년 현대중공업(주) 그룹기획실, 상무 2016~2017년 현대중공업(주) 그룹기획실 부실장, 전무 2017~2021년 현대중공업지주(주)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2021~2023년 HD현대 대표이사 사장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HD현대글로벌서비스 사장 2023년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 HD현대마린솔루션(구. HD현대글로벌서비스) 부회장 2025년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 회장 HD현대마린솔루션 회장

2025-12-15 17:16:40 유혜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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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빈대인 BNK금융 회장…'변화'의 3년, '지역 동반성장' 3년

빠르게 심화하는 지방소멸에도 비수도권에 전폭적으로 투자하는 금융기관이 있다. 국내 최대의 지방금융그룹인 BNK금융그룹이다. 다른 지방금융이 수도권 진출을 확대하거나 시중금융그룹으로 전환하는 동안, BNK금융은 지역 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지역과의 '공생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창립 14주년 기념사에서 "지역 고령화, 장기 경기침체, 수도권 일극 체제의 폐해에 따른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 BNK금융이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자 새로운 성장으로 가는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비주류'에서 '주류'로 1960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빈대인 회장은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거점을 옮겼다. 원예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장학금을 받기 위해 경성대 법학과에 들어간 뒤 1988년 졸업했다. 당초 그는 고시를 준비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자 대학을 졸업한 1998년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이어 1992년에는 경성대 대학원에서 법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입행 이후에도 법학 공부를 지속했던 만큼, 평범한 은행원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부산은행의 주류인 '부산대'와 '동아대' 출신도 아니었던 만큼, 그는 언제나 '비주류'로 분류됐다. 부산은행 내에서 주류는 아니지만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는 2008년 경영혁신부 부장을 지냈고, 인사부 부장을 거쳐 2012년에는 부산은행 사상공단 지점장을 지냈다. 이어 2013년에는 북부영업본부장, 2014년에는 경남지역본부 부행장보를 지냈다. 이어 2015년에는 부산은행의 인터넷뱅킹 채널과 고객서비스 강화를 전담하는 신금융사업본부에서 부행장에 올랐다. 동남권 전체를 아우르는 전문성과 네트워크, 디지털 전문성을 두루 갖추게 한 이때의 경험은 빈 회장의 귀중한 자산이 됐다. 다양한 경험을 두루 갖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2017년 부산은행장을 겸임하던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이 물러나면서 김지완 회장이 취임했다. 파벌 논란에서 자유롭고 다양한 능력을 갖춘 그는 은행장 대행으로 부산은행을 이끌게 됐고,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부산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3년의 행장 임기를 마치고 한 차례 물러났지만, 당시 연임에 성공했던 김지완 당시 회장이 임기를 5개월 앞두고 용퇴를 선언하면서 그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BNK금융은 갑작스런 리더십 부재로 캐피탈, 증권사, 저축은행 등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지속할 인물이 필요했다. 다양한 역량을 두루 갖춘 빈대인 회장이 적합한 인물로 부상했다. 빈 회장은 안감찬 당시 부산은행장을 제치고 2023년 3월 BNK금융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2023년 1월 BNK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빈 회장을 최종 후보로 단독 추천하면서 "경영성과와 역량, 자격요건 적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 뒤 외부 자문기관의 평판 조회 결과까지 고려해 빈대인 후보자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면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금융분야 전문성, 지역은행 최초의 모바일뱅크 출시 등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은 BNK금융을 이끌기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 '지방소멸'…'변화'의 3년 빈대인 회장이 취임한 직후 첫 번째로 맞닥뜨린 과제는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지난 2022년까지 이어진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지역 경제를 빠르게 망가뜨렸고, 기초체력이 약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중심의 비수도권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종료 이후에도 지역 경제 회복이 늦어지면서 불경기가 지속됐고, 한때 시중금융지주보다 높았던 지방금융의 성장률은 빠르게 하락했다. 빈 회장은 BNK금융의 '체질개선'에 주목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중심의 일차원적인 영업환경에서 벗어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두루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변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BNK캐피탈, BNK저축은행 등 비은행 계열사는 그의 임기 동안 빠르게 규모가 성장했으며, BNK캐피탈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 이어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진출도 성사시켰다. 빈 회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힘썼다. '빈대인 체제'하에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수 차례의 모바일뱅킹 앱 개편, 부산지역 지역화폐인 '동백전'을 비롯한 외부 앱 연계, 비대면 전용 상품 개발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지역 벤처·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스토리지 B'를 출범해 BNK금융 주도의 외연 확대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그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별도 계열사로 존속해 브랜드 가치를 지속하는 한편, 전산통합을 통한 업무 간소화와 비용 효율화도 추진한다. 양행은 오는 2030년까지 전산망을 통합한다는 방침으로, 전산 통합 시 절감 가능한 비용은 연간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 지역과 함께…'동반 성장' 3년 지난 2023년 3월 취임한 빈대인 회장의 첫 임기는 내년 3월까지지만, BNK금융 임추위는 이달 초 빈대인 회장의 3년 연임을 결정했다. 정부가 '동남권 해양수도권'을 주요한 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부울경 지역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빈 회장의 지역 전문성과 과감한 사업 계획이 BNK금융의 도약을 이끌 수 있다는 게 연임의 배경이다. 빈 회장은 BNK금융의 당면 과제로 '지역형 생산적 금융'을 제시하고 있다. 부울경 지역 내 투자 비중을 높이고, 조선·해운·해상플랜트 등 지역 핵심 산업과 한계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목표다. 빈대인 회장은 지난 10월 '생산적금융협의회'를 출범해 내년에만 총 21조원 규모의 투자액을 핵심 산업 및 지역 한계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동남권 지역 내에 한정한다면 연간 투자 규모로 금융권 전체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특히 그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목표에 발맞춰 ▲국민성장펀드 및 동남투자공사 연계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지원 및 해양특화산업 육성 ▲부울경 지역 집중투자 산업 선정 등 세부 추진 목표도 공개했다. '빈대인 체제' 지속이 확정된 가운데 BNK금융은 BNK부산은행, BNK캐피탈 등 계열사 인사도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방성빈 BNK부산은행장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이사의 연임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두 CEO 모두 빈대인 회장 취임 이후 첫 인사로 발탁됐고, BNK금융의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2월 중하순으로 예정된 BNK금융의 계열사 인사는 향후 3년을 판가름할 주요한 포인트로 부상했다.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약력 △출생 1960년 7월 8일 경남 남해 △학력 1979년 2월 부산 원예고등학교 졸업 1988년 2월 경성대학교 법학과 졸업 1992년 8월 경성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 학위 취득 △경력 1988년 2월 부산은행 입행 2008년 1월 부산은행 경영혁신부 부장 2009년 1월 부산은행 인사부 부장 2012년 1월 부산은행 사상공단지점 지점장 2013년 1월 부산은행 북부영업본부 본부장 2014년 1월 부산은행 경남지역본부 부행장보 2015년 1월 부산은행 신금융사업본부 부행장 2017년 9월 부산은행 은행장 2023년 3월~ (현재) BNK금융지주 회장

2025-12-15 07:52:01 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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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양종희 KB금융 회장, 자산 800조원 '리딩금융' 지휘자

지난 2023년 당기순이익 4조6319억원으로 '리딩금융'의 자리를 탈환한데 이어 2024년 5조782억원으로 '5조 클럽'에 입성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실적만으로도 5조원을 넘어섰고, '6조 클럽' 입성이 기대되고 있다. 자산은 이제 8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5만원대였던 주가는 지난달 최고 14만원까지 올랐다. 임기 반환점을 돈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의 지난 2년간의 성과다. 올해 초만 해도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경계했지만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 ◆ 36년차 정통 KB맨의 등장 1961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양 회장은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나와 1989년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초기 종합기획부, 재무기획·재무보고통제부, 서초역지점장 등을 거치며 현장과 본부의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양 회장은 KB금융 내에서도 전략·재무통으로 꼽히던 인물이었다. 2008년에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주요 부서장을 맡았고, 2014년부터는 지주 전략 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지냈다. 지주 전략 담당 임원 시절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이끌어 냈으며, KB손해보험 대표를 2016년부터 5년간 맡으면서 순이익을 끌어 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 놓았다. 굵직한 인수·합병과 자본정책을 설계한 경험이 '회장 양종희'를 만든 밑바탕이 됐다. 2021년 부회장에 선임된 후에는 3년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 SME 등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커리어를 쌓았다.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비즈니스 영역까지 총괄 지휘해 그룹의 성과를 높이는 역량을 발휘했다. 2023년 9월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당시 양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하고 "지주·은행·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을 겸비한 후보다"라며 "KB손해보험 사장 및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냉철한 숫자 감각에 한 번 정하면 끝까지 밀어 붙이는 추진력이 강점"이라는 평가와 함께, 현장 의견을 꼼꼼히 듣는 '소통형 리더'라는 상반된 면모가 동시에 언급된다. ◆ 경영 키워드, 상생·밸류업·생산적금융 양 회장은 취임 첫 날 KB금융의 상징색인 '노란' 넥타이로 출근하면서 "앞으로 CEO로 일하는 동안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시 취임식에는 고객과 소상공인, 협력직원, 사회적기업 대표 등도 참석했다. 취임과 함께 던진 화두는 '상생'이었다. 기존 경쟁 위주의 구도에서 상생으로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하지 않고는 '리딩금융'의 자리는 물론 생존 자체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에서다. 양 회장은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우리에게 익숙했던 전통적 고객 분류는 이제 무의미해지고 있으며, 부의 양극화로 사회 곳곳에 취약계층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KB가 흔들림 없는 강자로 진화하기 위해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완성은 실행력에 달려 있다"며 밸류업도 직접 챙겼다. KB금융은 국내 최초로 보통주자본비율과 주주환원을 연계한 밸류업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고, 초과 자본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 '반걸음 혁신'…AI로 승부수 양 회장의 전략 키워드는 '반걸음 혁신'이다. 대규모 승부수를 던지기보다 한 발 앞선 조정과 실행으로 체질을 바꾸는 방식이다. 그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남들보다 반걸음 빠른 변화와 혁신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효율 경영과 혁신 성장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를 변화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KB금융을 한 단계 끌어올릴 혁신의 수단으로 양 회장은 인공지능(AI)을 택했다. 양 회장은 "금융은 고객의 일상생활 속으로 스며들어가 언제 어디서든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주주총회에서도 "고객에게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최신 기술들을 빠르게 도입하여 확실한 성공사례들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미 오픈한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을 통하면 KB금융지주와 8개 계열사는 영업 현장과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다. 그는 "앞으로의 10년은 지나온 10년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빛과 그림자…다음 시험대는 양 회장의 최대 성과는 내실있는 성장과 밸류업이다.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려 포트폴리오 재편했고, KB손해보험 안착과 카드·증권 사업 확대, AI·디지털 통합으로 그룹 전체 이익 기반을 다졌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5조1217억원으로 작년 연간(5조780억원)을 이미 웃돈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다만 은행 중심 전략과 함께 은행 중심의 인사에서 벗어난 '탕평인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비은행 부문을 키우는 과정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가 늘면서 자본비율에 부담이 된 것은 물론 일부 계열사는 역성장하는 부작용이 노출됐다. 비은행 안에서 리스크나 자본효율 관리 등이 양 회장이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다. 이와 함께 연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양 회장의 리더십이 관심이다.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KB증권과 KB손보, KB자산운용, KB저축은행,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등 총 7명이다.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는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쇄신을 위해 세대교체에 나설수도 있다. 양 회장은 취임 직후 6곳의 계열사 CEO를 한꺼번에 교체한 바 있다. 내부 승진과 'KB맨' 중심의 조직 장악력은 강화했다는 평가다. ◆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약력 △출생 1961년, 전라북도 전주 △학력 1980년 전주고등학교 졸업 1987년 서울대 국사학과 졸업 1997년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경력 1989~2007년 국민은행 입행/ 팀원/ 팀장 2007~2013년 재무보고통제부장 / 서초역지점장 / 이사회사무국장 / 경영관리부장 / 전략기획부장 2014년 전략기획부장 상무 2015년 재무기획부, IR 부, HR 부 총괄 부사장 2016~2020 KB 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2021년 KB 금융지주 보험부문장, 글로벌부문장, 보험부문/글로벌부문/CHO/CPRO 관할 부회장 2022년 디지털부문장, IT 부문장 부회장 2023년 개인고객부문장, WM/연금부문장, SME 부문장 부회장 2023년 11월~ (현재) KB 금융그룹 회장

2025-12-11 07:47:10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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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와칭] '구원투수'로 등장한 신명호 BNK투자증권 대표

약 5년 만의 수장 교체로 주목을 받았던 신명호 BNK투자증권 대표는 최우선 과제였던 부동산금융 편중 개선과 수익 구조 다양화를 위해 투입한 '구원투수'였다. 당시 BNK투자증권은 2023년부터 악화된 부동산 시장으로 인해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격으로 흔들리던 BNK투자증권의 수장을 맡은 지 약 2년차. 신 대표가 취임 당시 내걸었던 '체질 개선' 약속이 올해 들어 숫자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신 대표는 1992년부터 증권업에 종사한 자본시장 전문가로, 주식·채권 발행, 대체투자 등 다양한 비즈니스 업무를 경험했다는 것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업금융(IB) 부문에서 깊이 있는 역량을 쌓은 베테랑으로 꼽힌다. 삼성증권을 통해 증권계에 입문한 그는 기업금융팀장까지 맡았으며, 이후 SK증권에서는 기업금융본부장, HMC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에서는 커버리지 본부장, 하나금융투자 IB부문장 등을 두루거쳤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유안타증권 IB사업부문(대표) 전무로 활약했으며, 지난해부터는 BNK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신 대표의 임기는 올해 연말까지로, 연임을 위해 성적표로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다. 시장에서는 그가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취임사에서 신 대표가 제시한 3대 과제는 명확했다. 철저한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고객과 상생하는 회사 성장을 통한 '바른경영' 정착, PF부문에 편중된 수익구조 탈피해 수익 기반 다양화를 통한 '균형잡힌 성장', 그리고 양방향 협업 시너지 영업 강화 및 시장이 인정하는 든든하고 '탄탄한 증권사로의 성장' 등이다. 더불어 자기자본 2조원, 당기순이익 2000억원 수준의 상위 10위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수치적인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다만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여 주고 있고, 지난해까지는 물음표에 가까웠던 수익성이 회복의 기미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신 대표의 첫 성적표였던 지난해 실적은 아쉬움을 남겼다. 초반에는 인수금융 인재를 활발하게 영입하면서 회사채 발행, 기업공개(IPO) 주관 등 유의미한 성과를 냈지만 수익성은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영입했던 전문 인력의 연이은 이탈도 조직 운영에 타격을 주면서, 신설했던 IB금융본부가 와해됐다. 결국 지난해 BNK투자증권의 순이익은 123억원으로 전년(124억원) 대비 0.8% 줄어들었다. 앞서 1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지만, 이후 해당 공시를 정정하며 줄어든 순이익을 공개했다. 당시 BNK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 감소의 이유를 충당금 반영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등으로 인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계속 늘어나면서 수익성 성장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BNK증권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 2023년 1228억원에 이어 2024년에도 128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반등의 서막을 새로 쓰고 있다. 신년 조직개편을 통해 대표 직속으로 IB부문 총괄, WM부문 총괄, 내부통제 총괄의 삼각편대를 구축하며 조직력을 재정비했다. 그 결과 BNK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 293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 737.1% 급증했다. 충당금 전입액도 47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63% 줄어들었다. 부동산금융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고 수익 기반 확장 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신 대표의 경영 청사진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기 종료를 앞둔 만큼 2025년 '반등의 해'를 발판 삼아 BNK투자증권의 체질 개선을 완성할 수 있을지, 그의 두 번째 성적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약력 신 대표는 1962년생으로 부산 대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왔다. 졸업 직후였던 1987년 삼성전자 자금부에서 사화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1992년에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증권가에 입성했다. 1993년 삼성증권에서 기업금융팀장을 맡았으며, 이후 BCF파트너스 대표이사와 한국투자증권 FAS부문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07년부터는 SK증권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일했으며, 2013년 하나금융투자 자본시장본부장에서 2016년 IB부문장까지 올랐다. 이외에도 VOM투자자문 대표이사, HMC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 커버리지 본부장, 하나대투증권 자본시장총괄 등을 두루 거쳤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유안타증권 IB사업부문(대표) 전무를 역임했으며, 2024년 1월부터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5-12-11 07:08:24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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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이재현 CJ 회장, 삼성 아닌 '문화개척자' 길 선택

삼성그룹 창업주 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손으로 태어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재벌 2·3세'라는 일반적 서술만으로는 규정하기 어려운 경영자다. 1960년 3월 19일 서울에서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경복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씨티은행을 거쳐 제일제당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경리부 과장, 상무, 부사장, 부회장으로 차근차근 경영 경험을 쌓았다. 1993년 삼성에서 제일제당이 계열 분리될 때 외가(손씨 가문)가 보유한 안국화재 지분과 제일제당 지분을 맞바꾸는 방식으로 독립한 것은 CJ 역사에서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그는 어머니 손복남 여사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아 최대주주가 됐고, 설탕 제조사에 머물던 제일제당의 사업 영역을 재정의하기 위해 사명을 'CJ'로 바꿨다. 이후 멘토이자 외삼촌 손경식 회장, 누나 이미경 부회장과 함께 CJ를 식품·바이오, 물류·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로 확장하며 국내 대표 라이프스타일 그룹으로 키웠다. CJ가 오늘날 'K컬처 기업'으로 불리는 출발점은 이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었다.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설립한 드림웍스에 약 3500억 원을 투자하며 아시아(일본 제외) 배급권을 확보한 것이 그 첫 신호탄이다. 당시 문화 산업은 수익성 불확실한 비주류였지만, 그는 "한국의 미래는 문화에 있다"는 철학으로 반대를 무릅쓰고 투자를 밀어붙였다. 1998년 외환위기 한복판에서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CGV 강변11'을 세웠고, 2003년에는 상암 월드컵경기장 안에 복합문화공간 '상암CGV'를 열며 영화 소비 방식을 바꿔놓았다. 2000년 출범한 CJ엔터테인먼트는 400편 넘는 한국영화 투자·배급에 참여하며 산업 성장의 마중물이 됐고, 그 결실은 2019년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이었다. 이후 '브로커', '헤어질 결심' 등이 연이어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CJ는 명실상부 K-콘텐츠의 심장부로 자리 잡았다. CJENM의 경우 일본을 중심으로 소속 아티스트·IP·콘서트 사업을 확대하고, KCON·MAMA 등 글로벌 투어링 콘텐츠로 K컬처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식품·푸드서비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품 매출 11조3530억 원 중 해외 매출이 5조5814억 원(49.2%)에 달한다. 비비고 만두·김치·냉동밥 등 K-푸드 전략 품목이 북미·유럽·아시아에서 고르게 성장했고, 북미 매출은 4조7138억 원으로 만두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CJ는 슈완스 인수로 북미 20개 생산기지를 확보했으며, 중국·베트남·일본·유럽에도 13개 공장을 두고 있다. 또 미국 사우스다코타와 헝가리에 신규 공장을 추가해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 해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미국 27개주를 포함해 9개국 560여 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또 다른 자회사 CJ올리브영은 미국·일본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했고, 미국 LA 인근 오프라인 매장 출점을 검토 중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30년 넘게 개척해온 이재현 회장이 그리는 CJ의 제3의 도약은 글로벌 무대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 약력 생년월일 :1960년 3월 19일생 출생지 : 서울특별시 가계 : 고(故)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의 장남 /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장손 학력 : 경복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법학과 학사 현 직함 :CJ그룹 회장 ◆ 주요 경력 2011.03.~2016.03.CJ 제일제당 대표이사 2002.03.~CJ그룹 대표이사 회장 1999 제일투자신탁증권 비상임이사 1998.01.~2002.02. 제일제당 대표이사부회장 1997~1997.12. 제일제당 부사장 1993~1997 제일제당 상무이사 1993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 1989 제일제당 기획관리부 부장 1988 제일제당 경리부 과장 ◆ 1990년대 CJ 독립 및 '문화사업' 개척 1993년 : 제일제당,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해 'CJ' 독립 경영 체제 출범 1995년 : 미국 드림웍스(DreamWorks SKG)에 대규모 지분 투자. CJ 멀티미디어 사업부 설립 한국·아시아 배급권 확보 → CJ 영화·콘텐츠 사업의 출발점 1998년 : 국내 첫 멀티플렉스 극장 CGV 강변 개관 ◆ 2000년대 엔터·식품·물류의 기틀 완성 2000년 CJ 멀티미디어 사업부→CJ엔터테인먼트로 독립 출범(영화 투자·배급 본격화) 국내외 식품사업 확대 : 비비고 브랜드·가공식품 사업 구조화 물류 부문 확장 준비 단계 가속화 ◆ 2010년대 글로벌 K-컬처·K-푸드 기반 구축 2011~2012년 : CJ대한통운 인수(국내 물류 1위 확보) → 글로벌 물류 기업 도약 기반 마련 2018년 : CJ E&M과 CJ오쇼핑 통합 → CJ ENM 출범 KCON, MAMA 등 글로벌 공연/엔터 플랫폼 확장 ◆ 2020년대 K-Wave 글로벌 확산 CJ제일제당 글로벌 확대 비비고 만두·김치·냉동식품 북미·유럽·아시아 공장 및 판매망 확장 K-콘텐츠 세계화 성과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등 투자·제작작의 세계 시장 성장 CJ ENM·올리브영·뚜레쥬르 등 계열사 해외 진출 가속

2025-12-09 11:11:16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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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정용진, 오프라인 혁신으로 유통의 신세계 이끌다

"우리의 본업 경쟁력은 늘 새로움을 갈망하는 '1등 고객'을 기반으로 합니다. 2025년은 이 1등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집요하게 실행하는 해가 되어야 합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025년 신년사에서 비장한 어조로 '1등 고객'과 '본업 경쟁력'을 화두로 던졌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부터 강도 높게 추진해 온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 작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정 회장은 위축되기보다 정면 돌파를 택하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그는 이제 말이 아닌 숫자로, 비전이 아닌 실적으로 자신의 경영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 적자 탈출 이끈 '공간 혁신'... 이마트의 화려한 부활 정 회장이 주창한 본업 경쟁력 회복의 성과는 이마트 실적에서 가장 먼저 드러났다. 쿠팡 등 이커머스의 공세에 밀려 2023년 영업손실 469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며 한때 '이마트 위기론'까지 대두되었으나, 정 회장은 이를 공간 혁신이라는 승부수로 잠재웠다. 올해 이마트가 보란 듯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정 회장의 뚝심이 통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고객이 와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지 못하면 마트는 창고에 불과하다"며 기존 점포를 쇼핑과 휴식, 체험이 결합된 '스타필드 마켓'으로 리뉴얼하는 과감한 실험을 단행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매장 면적을 과감히 줄이고 그 자리를 키즈 도서관과 커뮤니티 공간으로 채웠다. "매대를 줄이면 매출이 준다"는 유통업계의 통념을 깬 이 역발상은 고객 체류 시간 증대와 매출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결과로 이어졌다. 오프라인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을 강조해 떠나갔던 고객들의 발길을 다시 돌려세운 것이다. 이는 정 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내 삶이 얼마나 나아지는지 보고 기업을 평가하는 1등 고객'을 정확히 공략한 전략이었다. ◆ CJ와 물류 동맹, 알리와 전략적 동맹으로 전방위적 효율화 운영 효율화를 위한 결단력도 돋보인다. 정 회장은 경쟁 관계였던 CJ그룹과 손을 잡는 파격적인 '물류 동맹'을 맺었다. G마켓과 SSG닷컴의 배송을 CJ대한통운에 맡김으로써 물류 비용은 절감하고 배송 속도는 높이는 '실리 경영'을 택한 것이다. 이는 자존심보다는 실질적인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용진식 실용주의가 그룹 전반에 뿌리내렸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성과 중심의 경영 기조는 이커머스 전략의 대전환도 가져왔다. 정 회장은 과거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라면 무리한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던 방식에서 벗어나, 철저히 수익성을 챙기는 방향으로 키를 틀었다. 최근 G마켓이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와 전략적 동맹을 맺은 것이 단적인 예다. 플랫폼의 문을 열어 경쟁사의 상품을 팔더라도, 그것이 고객 유입과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유연함이다. "변화를 두려워할 때 고객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는 그의 신년사처럼, 과거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고객 가치'와 '수익'을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결과다. 또한 올해 정 회장은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 아래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며 조직의 긴장감을 높였다. 실적이 부진한 CEO를 교체하고 성과가 있는 곳에 확실한 보상을 함으로써, 조직 전체가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독려했다. ◆ 야구단과 유통의 시너지, '청라 돔구장'으로 정점 찍는다 정 회장의 시선은 이제 현재의 성과를 넘어 미래의 랜드마크인 '청라 돔구장'을 향해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건설 중인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로 돔구장과 복합 쇼핑몰이 결합된 모델로, 그가 꿈꾸는 '신세계 유니버스'의 완성형이라 할 수 있다. 2027년 12월 개장이 예정된 스타필드 청라와 청라 돔구장은 2만3000석 규모로, 고척돔을 제치고 국내 최대 규모의 돔구장이 될 예정이다. SSG 랜더스 인수 당시 쏟아졌던 "본업과 무관하다"는 우려를 2022년 통합 우승과 관중 동원 1위라는 압도적 성적으로 불식시킨 정 회장은, 이제 스포츠와 유통을 물리적으로 결합해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겠다는 큰 그림을 현실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청라 돔이 완공되면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경쟁력이 경쟁사들이 넘볼 수 없는 초격차 수준으로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K-팝 공연 등 다양한 문화를 담아낼 이 공간은 가변석을 포함해 최대 4만 석까지 수용 가능한 초대형 공연장으로 변신해, 전 세계의 1등 고객을 불러모으는 블랙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기 속에서 등판한 구원투수 정용진 회장. 그가 쏘아 올린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공이 연이어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신세계그룹은 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 다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5년, 집요하게 파고드는 그의 '1등 전략'이 유통 명가 신세계의 제2의 전성기를 어떻게 활짝 열어젖힐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생년월일 : 1968년 9월 19일생 출생지 : 서울특별시 가계 :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장남 /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 학력 : 경복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중퇴 인디애나 대학교 경영학 수료 브라운 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현 직함 : 신세계그룹 회장 (2024년~) ◆ 주요 경력 ■ 1990년대 경영 수업 및 실무 경험 축적 1995년 :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 (경영 수업 시작) 1997년 : 기획조정실 상무로 승진 백화점·할인점(이마트) 양대 축 성장 전략 구상 참여 ■ 2000년대 유통 리더십 강화 및 경영 전면 등판 2006년 :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회장 승진 이마트의 전국적 확산 및 국내 대형마트 1위 입지 공고화 2009년 : (주)신세계 총괄 대표이사 취임 PL(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 및 유통 혁신 주도 ■ 2010년대 '신세계 유니버스' 기반 구축 및 사업 다각화 2011년 : 신세계(백화점)와 이마트(대형마트) 법인 분할 이마트 부문 총괄, 전문점 및 복합쇼핑몰 사업 주력 2014년 :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SSG.COM) 출범 2015~2016년 :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 쇼핑몰 구상 실현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등 전문점 런칭 초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개관 (체류형 쇼핑 공간 제시) ■ 2020년대 온·오프라인 통합 완성 및 회장 취임 공격적인 M&A 및 신사업 진출 2021년 : SK와이번스 인수 (SSG 랜더스 창단 / 유통+스포츠 마케팅 결합) 2021년 : 이베이코리아(지마켓·옥션) 인수 (이커머스 점유율 확대) 2023년 :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론칭 2024년 : 신세계그룹 회장 승진 입사 28년 만에 회장 취임, 책임 경영 강화 및 수익성 중심 경영 천명

2025-12-07 15:47:05 손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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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위기 속 장인화의 항해… 철강에서 미래소재로, 포스코 체질을 바꾸다

급변하는 통상환경과 산업 구조 재편의 파고 속에서도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철강 중심의 전통적 체질에서 벗어나 '미래를 여는 소재기업'으로의 전환을 이끌며 포스코호를 '위기 속 항해'에서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장인화회장의 취임 2년은 단기 실적보다 체질 혁신에 방점을 찍은 '대전환'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위기 속 '2 Core + New Engine'… 철강에서 미래소재로 지난 2024년 3월 취임한 장인화 회장은 그룹의 체질을 바꾸는 선택을 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원자재 가격 불안, ESG 규제 등 복합 위기 속에서도 그는 '2 Core + New Engine' 전략을 내세워 그룹의 방향을 철강·에너지소재 중심으로 재편했다.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었다. 장 회장은 취임 때부터 "미래 산업의 경쟁력은 소재"라고 단언한다. 포스코의 본질을 '제철기업'이 아닌 '미래소재 기업'으로 정의하면서 핵심 사업의 역량과 자원을 재배치했다. 철강 부문에서는 원가 구조를 혁신하고 저수익 자산을 정리해 약 9500억 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인도 JSW그룹과의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제철소 공동 투자 등은 공급망 안정과 현지화 전략의 결과다. 친환경 전환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를 건설 중이고 오는 2030년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수소를 활용한 제철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미래 친환경 철강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에너지소재 부문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둔화를 기회로 삼았다. 포스코아르헨티나 염수리튬 1단계 준공,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완공, 탄자니아 마헨게 흑연광산 투자 등 글로벌 자원 확보에 속도를 냈다. 이는 단순한 투자 확장이 아니라 '광물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 포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고부가 양극재 생산체계를 구축해 차세대 배터리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장 회장은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소재산업의 성장성을 확신하고 있다. '성장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장 회장의 신념 아래 포스코는 글로벌 톱티어 소재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기술 내재화와 원료 확보를 병행하고 있다. ◆덕장형 리더십과 초격차 기술… '미래로의 항해' 장 회장은 기술 중심의 경영자이자 현장형 리더로 통한다. 그는 취임 직후 '100일 현장 동행'을 시작해 전국 제철소, 연구소, 협력업체를 직접 방문하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복지·안전·성과평가 제도를 개선하고, 사업경쟁력 강화와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7대 미래혁신 과제를 추진했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조용하지만 확실한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의 리더십은 항상 권위보다 신뢰를 중시한다. 장 회장은 "포스코의 경쟁력은 기술이지만, 기술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능력주의 인사제도를 정착시키고, 임원조직을 슬림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또한 윤리·준법경영을 강화하고 투명한 소통체계를 통해 이해관계자 신뢰를 구축했다. 취임 후 재무구조 개선도 가시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룹은 저수익·비핵심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올해 말까지 누적 2조1000억원의 현금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확보한 자금은 미래 성장 투자의 재원으로 재투입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부터 3년간 보유 자사주의 6%를 소각하고, 잉여현금흐름의 50~60%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당 1만원의 기본배당 외에도 추가 배당을 실시해 최소 2조3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계획 중이다. '재무 건전성은 신뢰의 출발점'이라는 경구는 장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그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투자하려면 견조한 이익 구조와 책임 있는 배당이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이중 전략은 '이익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장 회장 취임 후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행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세계 철강 분석기관 WSD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부문에서 15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명예의전당에 올랐다. 또한 AI 기반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축, 산업 대규모 지식모델(ILKM) 개발 등 R&D 투자를 그룹 혁신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공정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고, 품질 예측과 생산 최적화를 실현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른바 '스마트 제철소'의 청사진이다. 장 회장은 해외 현장 점검에도 직접 나선다. 올해 4월 호주 세넥스 에너지 가스전, 5월 캐나다 얼티엄캠 양극재 공장 현장을 방문해 생산 안정성과 공급망 현황을 직접 점검했고 호주 핵심자원연구소 개소식에도 참석하며 글로벌 자원 확보의 기반을 다졌다. 또한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 유타 리튬 직접추출(DLE) 프로젝트, 장기 LNG 구매계약 등 미국 내 전략적 투자를 확대 하면서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한미 공급망 협력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 회장은 "포스코의 기술이 세계 산업 생태계를 지탱할 수 있어야 한다"며 "철강 한 장, 소재 한 입자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AI·수소·R&D로 이어지는 초격차 기술 혁신을 통해 포스코의 다음 50년을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작금의 통상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 거칠다. 그러나 장인화 회장은 방향을 잃지 않는다. 장 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기술과 사람, 신뢰를 바탕으로 포스코의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철강에서 미래소재로, 위기에서 기회로 그의 2년은 '조용한 혁신'이 '초일류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약력 -생년월일: 1955년 8월 17일 -출생지: 부산광역시 -현 직함: 포스코그룹 회장 (제10대) -경기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조선공학 학사 -서울대학교 조선공학 석사 미국 MIT 대학원 해양공학 박사 ◆ 경력 -2011.1~2014.3: 포스코 신사업실장 / 신성장사업실장, 상무 -2014.3~2015.2: 포스코 신사업관리실장, 전무 -2015.2~2016.1: 포스코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전무 -2016.2~2017.2: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겸임, 부사장 -2017.3~2018.2: 포스코 철강생산본부장, 사내이사 부사장 -2018.3~2021.2: 포스코 철강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2021.3~2024.3: 포스코 고문 -2024.3~현재: 포스코그룹 회장 /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2025-12-03 06:00:09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