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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ON] 감독이 된 연기파 배우들, 가족을 이야기하다…'러덜리스' '라이드'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감독으로 변신한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의 작품들이 7월 대작들 사이에서 개봉한다. '파고' '매그놀리아'로 잘 알려진 윌리엄 H. 머시의 감독 데뷔작 '러덜리스', 그리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로 유명한 헬렌 헌트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라이드: 나에게로의 여행'(이하 '라이드')다. 음악과 서핑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통해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룬 작품들이다. ◆ '러덜리스', 쉽지 않은 질문에 담은 부성애 오는 9일 개봉하는 '러덜리스'는 아들의 죽음으로 모든 것을 잃은 아버지의 이야기다. 잘 나가는 광고 기획자였으나 뜻하지 않은 사고로 아들을 잃고 요트에서 살고 있는 남자 샘(빌리 크루덥)이 아들이 남겨 놓은 음악을 통해 외면했던 질문과 마주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 전반부는 낙오자처럼 살아가던 샘이 청년 쿠엔틴(안톤 옐친)을 만나 밴드를 꾸리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감미로운 포크 음악부터 에너지 넘치는 록 음악까지 다채로운 곡들이 스크린 가득 펼쳐진다. 그러나 영화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예상 못한 반전을 제시한다. 음악영화로 출발한 영화는 그렇게 가족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로 흘러간다. 스포일러라 밝힐 수 없지만 '러덜리스'가 던지는 질문은 꽤 논쟁적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그 질문에 각기 다른 대답을 내리게 될 것이다. 다만 영화 말미에서 샘이 부르는 노래는 이러한 논쟁마저도 무색하게 만드는 부성애를 강하게 느끼게 한다. 다소 투박한 연출이만 음악이 지닌 호소력이 짙은 여운을 남긴다. ◆ '라이드', 파도를 헤치며 성장하는 모자(母子) 오는 16일 개봉하는 '라이드'는 관계의 변화 속에서 성장해가는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다. 오직 일과 아들만 생각하며 살아온 뉴요커 재키(헬렌 헌트)와 그런 엄마의 굴레에서 벗어나고픈 작가 지망생 아들 앤젤로(브랜튼 스웨이츠)가 뉴욕을 떠나 로스앤젤레스에서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머금은 듯 스크린을 채우고 있는 여유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재키는 "서핑도 못 탈 것"이라는 앤젤로의 반항에 반발하며 서핑을 배우기 시작한다. 소독약 냄새 가득한 수영장만을 경험했던 재키에게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그러나 거친 파도를 서서히 헤쳐 가면서 재키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 '나에게로의 여행'이라는 부제처럼 영화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다소 빤한 주제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만큼은 작은 위로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가족의 상처를 직시함으로써 함께 성장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라는 점도 작은 감동을 남긴다.

2015-07-07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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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마돈나' 김영민 "바보 같더라도 연기에는 충실해야죠"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어떤 배우는 인기와 명성을 쫓는다. 반면 연기라는 한 우물만을 진득하게 파는 배우도 있다. 김영민(43)이 바로 그런 배우다. 김영민은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연극 무대에서 처음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 2001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에 캐스팅돼 영화로 무대를 넓혔다. '아주 특별한 손님' '경축! 우리 사랑'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나타내왔다. 지난해에는 김기덕 감독과 '일대일'로 11년 만에 다시 만났다. 1인 8역이라는 전대미문의 연기로 배우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활약을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 있었다. '순환선' '명왕성' 등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신수원 감독이었다. 그렇게 김영민은 영화 '마돈나'와 만나게 됐다. '마돈나'는 VIP들이 입원하는 병원을 무대로 간호조무사 해림(서영희)이 의문의 여인 미나(권소현)의 과거를 추적하는 액자식 구성의 영화다. 이를 통해 남성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억압받고 있는 여성의 삶을 낱낱이 파헤친다. 김영민은 병원의 운영권을 쥐고 있는 재벌 2세로 해림에게 미나의 과거를 알아오라고 명령하는 남자 상우를 연기했다. 신수원 감독의 전작들처럼 영화는 여러 가지 상징과 은유를 통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영화의 무대가 되는 병원은 한국사회의 축소판이다. 돈과 권력을 모두 쥔 상우의 의도대로 병원이 움직이는 것이 그렇다. 해림과 미나에게도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악역과도 같은 캐릭터다. 그러나 김영민은 상우를 단순한 악역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상우 역시 복잡한 마음을 지닌 인물로 관객에게 다가가기를 바랐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눈물이 났어요. 하지만 상우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대본을 읽을 때의 가슴 아팠던 마음을 잊어야 했어요. 이유가 있는 악역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우리 영화는 여성과 모성에 대한 이야기지만 자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자본 자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본을 가진 자의 고통도 보여주죠. 체제 자체의 잘못된 부분을 이야기하는 거니까요." 상우를 연기하는 데 있어 영감이 된 것은 뭉크의 그림 '마돈나'였다. "시나리오 표지에 그림이 있었어요. '절규'처럼 쾌락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한 여자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죠. 그 그림을 보면 마치 뼈다귀 같은 남자가 있어요. 딱 상우 같더라고요. 지금 시대는 일차적인 폭력은 배제되고 있지만 대신 밥그릇 가지고 위협하는 것처럼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서 은근히 억압을 하잖아요. 해림과 미나에게는 상우가 그런 존재일 것이라고 이해했어요." 돈과 권력을 다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상우는 부족할 것 하나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상우는 나약하고 무기력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죽음을 앞두고 병실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대하는 장면에서는 완벽해 보이는 상우에게 단 하나 사랑이 결핍돼 있음을 보여준다. 상우가 아버지를 바라보는 마지막 장면은 김영민 스스로도 만족한 장면이다. 단편적인 인물이 아닌 여러 가지 면을 지닌 모습으로 상우가 완성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영민에게 '마돈나'는 잊지 못할 작품이다. 영화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칸영화제를 가게 해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김영민은 허우샤오시엔, 지아장커 감독 등 평소에도 좋아했던 영화인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자극도 많이 받았다. "바보 같더라도 매 작품마다 진실되고 진정성 있게 연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겼다. 영화 경력으로만 놓고 보면 어느 새 데뷔 15년차다. 그동안 작품성 있는 영화들로 배우로서의 재능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김영민은 "연기를 즐길 수 있는 경지가 오면 좋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배우는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해요. 그래서 꾸준히 연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죠. 어떤 작품이든 모두가 만족할 작품을 하는 건 어려워요. 감독님마다 색깔도, 영화와 연기에 대한 철학도 다르니까요. 그래서 과정이 중요하죠. 가능한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 연기를 즐길 수 있는 경지가 오길 바래요."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2015-07-07 03:00:00 장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