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연구·개발 법인 분리 계획 반발…노조원 78% 쟁의행위 찬성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사측의 연구·개발 법인 분리 계획에 반발해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가결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투표 결과 찬성 표가 재적 조합원 과반을 기록해 가결됐다. 이번 투표는 부평과 창원, 군산 등 1만234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8899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그결과 찬성 8007표 반대 860표, 무효 32표를 기록하며 찬성율 78.2%를 기록했다. 투표권리가 있는 조합원 수 대비 찬성률이 50%를 넘긴 만큼, 노조는 중앙노동위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지엠은 지난 4일 이사회에서 연구·개발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상태다. 한국지엠은 연구개발 신설 법인 분할 추진 효과로 부평공장 생산량 확대, 중형 SUV 자체 개발역량 확보, 신규 투자와 고용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심화하자 법인 분리의 정당성을 직접 설득하고 나섰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카젬 사장은 지난 15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가칭) 설립은 우리 조직을 더 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약인 동시에, GM의 글로벌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실행함으로써 한국지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GM이 한국지엠에 배정한 글로벌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프로그램은 한국지엠의 능력을 인정하는 자신감의 표시"라며 "이는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 설립에 이어 한국지엠이 국내 생산 및 수출, 내수 판매에 더 집중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고품질의 차량과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하는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젬 사장은 또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대내외 경영 환경으로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해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 설립과 부평공장에 대한 5000만달러 추가 투자 등의 변화는 점점 더 경쟁이 심해지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한국지엠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노사가 더욱 강하고 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한 팀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지엠은 제품 개발 확대, 회사 지위 격상 등을 이유로 생산공장과 별도로 연구개발을 전담할 신설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노조는 신설법인이 세워질 경우 나머지 생산 기능은 축소하는 등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법인 분리를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시설 투자에 사용하라고 정부가 지원한 8100억원을 꿀꺽 삼키고 법인을 분리하겠다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 될 수 없다"며 "지엠의 법인분리는 2018년 노사단체교섭합의에도 없고, 정부와의 경영 정상화 합의에도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했고, 이에 대한 결과는 22일쯤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