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리스크' 한국지엠 또다시 파업?…르노삼성 노사 합의
극심한 노사갈등 탓에 몸살을 앓았던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르노삼성이 지난해 6월 상견례 이후 딱 일 년만에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하고 반등에 나섰다. 반면, 연내 신차 출시를 위한 시범생산에 들어가는 한국지엠은 노조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상황에 처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4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실시한 2018년 임단협 최종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에서 74.4% 찬성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유권자 2149명 중 2063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한 14일 찬반 투표에서 과반 이상 찬성으로 합의안이 최종 타결됨에 따라 지난해 6월 18일 상견례 이후 1년 동안 29차례 본교섭을 열며 진행됐던 르노삼성 2018년 임단협 교섭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임단협 타결로 르노삼성은 수출 물량 확보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은 오는 9월 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일본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지만 노사 갈등으로 이를 대체할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최소 적정 물량인 20만대의 절반 수준인 10만대로 감소할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이번 합의한 가결로 르노삼성은 로그 자리를 대체할 모델로 유럽 수출 모델인 신형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 'XM3'의 부산공장 유치 가능성이 높아졌다. 르노그룹은 부산공장이 XM3의 생산을 위한 기초 설비를 어느정도 갖추고 있지만 그동안 파업 등의 노사 분규 문제로 부산공장의 물량 배정을 유보했기 때문이다. 해외 공장을 선택할 경우 생산 설비 구축을 위한 비용과 생산 시점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은 유럽 수출용 XM3 생산을 유치하면 향후 XM3의 내수 판매물량 3만대와 유럽 수출물량 8만대 등 부산공장에서만 XM3에서 11만대 정도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내수에서 SM6, QM6, 트위지, 마스터버스 등 연간 9만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연간 20만대 무난히 넘어설 수 있다.
도미닉 사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고객들이 더 뉴 QM6와 내년에 출시할 XM3 인스파이어에 매우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생산, 연구개발, 판매, 품질, 지원 등 전사 모든 부분에서 르노삼성이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고 주문했다.
이와 달리 한국지엠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르노삼성 노조가 파업을 철회한 바로 다음 날인 13일, 한국지엠 노조가 쟁의권 확보에 나섰다. 한국지엠 노조는 파업 권한을 포함한 쟁의권 확보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오는 19~20일 전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노위는 노사간 조정을 시도한 뒤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정중지' 또는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게 된다.
조정중지 결정이 나오고 조합원의 50% 이상이 쟁의행위에 찬성할 경우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진행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당초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3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임금협상에 돌입하려 했지만 교섭장소를 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며 노사간 만남은 6차례 무산됐다.
사측은 지난해 기존 교섭장에서 노사간 협의에 참여했던 회사 임직원이 노조원들에 의해 감금된 사례가 있다며 출구가 여러 개인 교섭장으로 옮겨달라고 노조에 요청했지만, 노조는 사측이 교섭장 교체 요구를 지속하며 교섭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해외 기업과 달리 매년 노사간 협상을 진행하면서 임단협을 둘러싸고 파업을 진행하는게 자연스럽게 됐다"며 "이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글로벌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노사간 통 큰 결단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차 노사분규 일지
▲ 2018년 6월 18일 =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개시
▲ 2018년 10월 4일 = 첫 부분파업
▲ 2018년 12월 = 노조 집행부 교체
▲ 2019년 2월 21일 =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 부산공장 방문, 파업 사태 우려입장 전달
▲ 2019년 2월 28일 = 민주노총 공동투쟁 결의
▲ 2019년 3월 5일 = 1차 집중교섭 시작
▲ 2019년 3월 20일 = 노조 부분파업 시작
▲ 2019년 3월 26일 = 일본 닛산 로그 위탁생산물량 감축 통보
▲ 2019년 3월 28일 = 2차 집중교섭 시작
▲ 2019년 4월 16일 = 도미닉 시뇨라 사장 부산시장 면담
▲ 2019년 4월 29일 = 회사 프리미엄 휴가로 공장가동 중단
▲ 2019년 5월 14일 = 노조 전면파업 예고
▲ 2019년 5월 16일 = 28차 교섭에서 1차 잠정합의안 도출
▲ 2019년 5월 21일 =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 부결
▲ 2019년 6월 3일 = 임단협 재협상 협의 시작
▲ 2019년 6월 5일 = 재협상 협의결렬, 노조 전면파업 돌입
▲ 2019년 6월 12일 = 회사 부분직장폐쇄 단행, 노조 전면파업 전격 철회, 재협상 돌입, 1차 잠정합의안 도출
▲ 2019년 6월 14일 = 노조원 찬반투표 2차 잠정합의안 가결
▲ 2019년 6월 24일 = 2018년 임단협 조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