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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 것 없는 넷플릭스, '첩첩 규제' 토종 OTT

"우리나라 기업들은 우리 정부의 규제가 통하지만 그렇지 않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사업자들이 정부 규제를 안 따르면 방법이 없다. 유럽처럼 세금을 내도록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기존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의 발목을 붙잡은 규제를 풀어야 한다. 대한민국 전체 미디어 규제 수준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난 16일 열린 토종 온라인동영상(OTT) '웨이브' 출범식에서는 서비스 출시도 전에 이 같이 규제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디어 빅뱅' 속에서 글로벌 사업자들이 국내 미디어 시장 잠식에 나선 가운데 정부가 국내 사업자에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규제를 적용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망 사용료를 두고 인터넷사업자(CP)들 또한 글로벌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국내 사업자들은 통신·방송 전방위적으로 낡은 규제에 맥을 못 추는 상황에 빠졌다. ◆엉성한 규제에 '기울어진 운동장' 가속화 우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CJ ENM과 JTBC도 자체 OTT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전날 지상파와 SK텔레콤의 '웨이브' 서비스 발표에 이은 토종 OTT의 출범이다. 애플, 디즈니까지 국내 시장 진입을 앞둔 가운데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이 힘을 모아 토종 OTT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미디어 시장은 넷플릭스, 유튜브가 기세를 장악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에는 마블·스타워즈 등을 보유한 월트디즈니와 HBO·워너브라더스 등을 가진 AT&T, 정보기술(IT) 공룡인 애플이 신규 OTT 서비스를 내놓는다. 글로벌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국내외 사업자 간 규제 형평성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사업자들에는 국내 규제를 적용할 수 없어 오히려 국내 사업자가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들은 아무 규제를 받지 않는 데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해외 사업자들의 망 사용료는 대표적인 국내외 기업간 역차별 사례로 꼽힌다. 대용량 트래픽을 일으키는 유튜브나 페이스북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보다 적은 비용의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페이스북은 연간 100억원 정도의 망 사용료를 내고 구글(유튜브)나 넷플릭스는 거의 무임승차 하는 반면, 네이버는 연간 700억원, 카카오는 300억원 정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 규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히 국회에서도 OTT와 같은 뉴미디어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OTT 서비스를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로 하는 내용의 방송법전부개정안(통합방송법) 수정안을 발의했다. 경쟁상황 평가, 이용약관 신고 의무, 심의 규정 등 유료방송 규제를 OTT에도 적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문제는 이런 법안이 토종 OTT 서비스에만 적용돼 글로벌 사업자들과 역차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업체들은 규제에 발이 묶이지만 해외 업체들은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는 것. 게다가 가입자 규모, 매출 등 데이터도 정확하지 않는 시점에서 유료방송과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국내 규제 틀 안에 포함하더라도 말을 듣지 않아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국내 OTT가 규제의 무게를 고스란히 안을 수밖에 없다"며 "실효성 있는 규제가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유료방송 재편 가속화되는데…KT도 '합산규제'에 고착화 방송 통신 융합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들도 규제에 신음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KT는 합산규제로 인해 인수·합병(M&A)이 녹록치 않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 3분의 1(33%)을 넘을 수 없도록 한 규제로 지난해 6월 일몰된 바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일몰 뒤 재도입 등을 논의하고 결론을 내지 못해 고착 상태에 빠지고 있다. KT의 경우 딜라이브 등 유료방송 사업자를 인수하면 점유율 33%를 넘어 합산규제의 덫에 걸리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느냐 마느냐는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중요치 않은 문제"라며 "글로벌 사업자들이 들어오고 코드커팅(시청자가 뉴미디어로 이동하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규제를 열어주고 자율경쟁 하도록 풀어줘도 통할까 말까한데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규제 개선 강조한 과기정통부·방통위…"정부 간섭 최소화해야" 이를 주관하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 장관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취임 이후 이러한 국내외 역차별 해소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번 내비쳤다. 최 장관은 지난 16일 웨이브 출범식에서 "국내 방송·미디어 산업이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도록 시장 경쟁을 제약하는 낡은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상혁 위원장도 "미디어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간의 상호협력을 지원하고 융합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며 "미디어의 '공공성'은 강화하고 새로운 산업의 '혁신성'이 미디어 생태계 전체에 고루 스미도록 하겠다"고 제도 개선 의지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규제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 간섭을 최소화 시키고 시장에 맡기는 것이 최고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2019-09-17 15:41:43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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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목함지뢰 도발이 공상처리. 보훈심사 들쑥날쑥

국가보훈처(이하 보훈처)가 북한군의 목함지뢰로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에게 '공상(公傷)'판정을 내리면서, 군안팎에서는 '보훈처 소속의 보훈심사위원회의 판정 기준이 옳지 않다'는 거센 비난이 나온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보훈처는 17일 뒤늦게 해명자료를 통해 국가유공자 심의를 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 중사는 지난 2015년 8월 4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작전 중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폭발해 두 다리를 잃었다. 비무장지대 일대는 행동규칙이 전시규정이 적용되는 지역으로, 육군은 하 중사가 전역할 당시 군인사법 시행령에 따라 '전상(戰傷)상' 판정을 내렸다. 군인사법 시행령 중에는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해 상이를 입거나 적이 설치한 위험물 제거 작업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전상자로 규정하는 조항이 있기때문이다. 처우에 있어 공상과 전상은 큰 차이가 있지는 않다. 다만, 군인들은 전상을 더 명예롭게 생각한다. 전상이 적과의 교전이나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부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공상은 교육·훈련 또는 그 밖의 공무,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등의 과정에서 입은 부상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보훈심사위원회는 지난 달 7일 하 중사의 부상을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의 '경계·수색·매복·정찰활동·첩보활동 등의 직무수행 중 입은 상이' 규정을 적용해, 공상 판정을 내렸고 같은 달 23일 판정 결과를 하 중사에게 통보했다. 판정 결과를 접한 하 중사는 지난 4일 이의 신청을 접수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판정의 부당함을 올렸다. 보훈심사위원회의 판정에 대해 군안팎에서는 '형평성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과 함께 '보훈심사위원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훈 가족들의 억움함을 돕고 있는 '보훈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들' 백현민 감사는 "118명으로 구성된 보훈심사위원들 중에는 114명의 현장전문가가 위촉직으로 있지만 전문성이 떨어진다"면서 "이중 36명은 군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장조사라는 제도가 있음에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판정 기준 등이 현실적이지 못한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백 감사에 따르면 전상 판정을 받은 천안함 생존자들 중 일부는 3년에 한번 신체검사를 받아야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국가유공자자격이 박탈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현장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DMZ 내 순찰로 계단에서 다친 장병이 공상마저도 인정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한편, 보훈심사위원회에서 "전(前) 정권에서 영웅이 된 사람을 우리가 굳이 전상자로 인정해줘야 하느냐"는 발언이 나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보훈처는 '비공개'라는 입장만 남겼다.

2019-09-17 15:35:44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