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대기업의 면세점 승부, 주요전략은?
롯데, HDC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SK네트웍스 5곳이 서울 시내면세점 티켓 3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했다. SK네트웍스를 제외하곤 서울 '강남'을 무대로 각각의 기업들은 나름의 전략을 준비했다. 이미 기존에 시내면세사업자들이 무분별한 사업권 남발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당분간은 시내면세점 추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면세점 입찰이 절실한 이유다. 우선 롯데면세점은 빼앗긴 잠실 월드타워점 탈환에 나선다. 롯데는 새로운 전략을 준비하기 보다는 그 동안의 경력으로 승부한다는 입장이다. 5일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우리가 지난해 새롭게 내놓은 정책과 공약들은 상당수가 이뤄졌다"며 "또 다시 새로운 전략을 내놓기 보다는 그 동안 해온 것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면세사업 1위, 세계 3위라는 노하우가 최대의 장점이다. 실제 올해 문을 닫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은 600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50%가 넘는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면세사업 재승인 실패로 일자리를 잃은 용역, 시간제근로자 1300여명의 재고용도 공약으로 내놨다. 롯데와 함께 지난해 재승인에 실패해 올해 문을 닫은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은 서울 외곽에 위치한다는 지리적 특색을 내세웠다. 모두가 종로, 강남으로 모일 때 워커힐면세점은 외곽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워커힐면세점 관계자는 "워커힐면세점이 서울 외곽에 위치한다는 것은 단점이 아닌 최대의 장점"이라며 "실제 관광객의 상당수가 이 근방에서 숙박을 한다. 그들을 위한 면세점이 필요하다. 중심에만 몰리는 관광객의 발길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이번 면세사업 재입찰을 위해 12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1만2000평 규모의 '워커힐 리조트 스파' 조성에 나선다. 워커힐 리조트 스파는 2년 내 완공 예정이다. 외곽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카지노, 경마장 등이 어루러진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 또 향후 5년간 6000억원을 투자해 시설, 인프라 확충,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쓰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삼성의 신라호텔, 현대의 아이파크몰이 손잡고 탄생한 HDC신라면세점은 용산에 이어 강남까지 발을 뻗칠 준비를 하고 있다. HDC신라관계자는 "서울 강남에 한국 관광 산업의 미래 세대를 위한 '밀레니얼 면세점'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지는 세계적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다. HDC신라는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IT 융복합 체험형 면세점'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예를 들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이 자신의 간단한 취향을 입력하고 'MR 피팅룸'에 들어서면 인공지능이 '의뢰인'에 가장 적합한 패션을 제안 해줄 뿐 아니라, 향후에는 방대하게 축적된 관광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호하는 여행지와 맛집 코스까지 안내해준다. 관광객 유치 전략은 그 동안 면세점의 주요 매출요인인 단체 관광객이 아닌 자유여행을 추구하는 개별관광객을 주요 대상으로 할 계획이다. 신세계DF는 강남 최대 규모의 면세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후보지는 서초구 센트럴시티며 면세점 규모는 1만3500㎡(4083평)에 달한다. 주변의 호텔, 백화점, 극장, 식당가 등과 연계해 강남 관광 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센트럴시티점을 랜드마크 면세점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는 '마인드 마크'(Mind Mark) 면세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입찰 기업 중 유일한 신규사업자인 현대백화점은 탄탄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한 단계 높은 면세점 조성이 주요 전략이다.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 현지 상위권 17개 여행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 참여한 5개 업체 중 우리가 유일한 신규 사업자"라며 "국내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 등) 산업의 거점이자 구매력이 큰 싼커(散客·중국인 개별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라는 입지상의 장점도 유리한 점"이라고 말했다. [!{IMG::20161005000143.jpg::C::480::SK네트웍스의 '워커힐'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