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CEO "계정 공유 금지, 글로벌하게 지속할 것"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ISP 사업자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문제에 대해 '지불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또 전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계정 공유 단속에 대해 "계정 공유에 대한 단속은 글로벌하게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계정 공유 단속에 따라 같이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려면 별도의 수수료를 내는 정책을 한국에서 시행할 계획인지에 대해 "오늘은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다. 20일 방한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최고경영자)는 2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된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기자간담회를 통해 망 이용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ISP 사업자를 위해 오픈커넥트를 구축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해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도록 했다"며 "ISP와 CP사가 있는데, 최대한의 프로젝트를 보여줄 수 있도록 이들 업체와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랜도스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그 잠재력을 고려할 때 겉핥기에 불과했다. 더글로리·지금 우리 학교는·카터 등은 90개국 이상에서 톱10을 달성했다"며 "넷플릭스는 앞으로 4년간 한국에 25억 달러(3조 3000억원)를 한국 콘텐츠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 회원의 60%가 K-콘텐츠를 잘 이용하고 있다. 영화는 물론 시리즈, 논픽션 등 여러 장르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자들과 다양한 작품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에 대해 최근 한국에서 IP를 독점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넷플릭스가 한국 OTT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점유율 38%를 기록해 굳건한 1위를 기록하며 볼만한 IP들이 전부 넷플릭스에 몰려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랜도스 대표는 "우리는 딜을 할 때 크리에이터들과 프로듀서들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쟁이 심한 시장이어서 같은 프로젝트로 싸우게 되기도 하지만, 이에 대해 보상을 하려 한다"며 "우리는 시장 최고 수준으로 보상을 하고 있다. 시즌2가 나올 때는 시즌2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보상하고 있다. IP 관련 딜을 할 때 크리에이터들은 IP가 사용됨으로 인해 오히려 혜택을 받고 있다. 계속 좋은 생태계를 만들어 프로덕션 파트너들이 일을 잘 하는 환경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콘텐츠 중 숏폼이 유행을 하고 있는데 넷플릭스도 이 같은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할까. 서랜도스 대표는 "최근 숏폼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 콘텐츠 중 오징어게임을 첫 주말에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숏폼, 롱폼이 아니라 정말 좋은 스토리다. 숏폼에서는 즐거움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지만, 작품이 좋으면 길더라도 본다. 우리는 좀 더 프로패셔널한 콘텐츠를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 시리즈 영화 5편 중 1편이 신예 작가나 감독의 데뷔작이었다. 어제 박찬욱 감독과 미래 영화인들을 만났는데 한국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지 잘 알고 있다"며 "오징어 게임은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을 위해 만든 작품 하나가 미국에서 초록색 추리닝을 유행시키고 반스 신발이 엄청나게 팔리게 할 만큼 큰 선풍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더빙, 자막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것이 K-콘텐츠가 사랑받는 이유다. 웹툰, 웹소설, 음악, 뷰티, 관광 등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2021년 이후 K-콘텐츠 성장에 대해 얘기했고 2016년에서 2022년까지 5조 6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었다는 얘기를 했다. 일자리로는 1만 6000개를 창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그동안의 한국에 대한 의지를 증명한 것이며, 이를 윤석열 대통령과 나눌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서랜도스 대표는 한국 콘텐츠가 헐리우드 콘텐츠와 비교해 갖는 강점에 대해 "한국은 대단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나라이며 패션, 음악, 음식, 스토리텔링 모든 것이 함께 간다. 창의적으로 굉장한 퀄리티를 가지고 위대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한다"며 "아내가 좋아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이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가 등장하고 있으며, 시청자들을 흥분시키는 힘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컨벤션 센터에서 한국 프로그램을 소개했는데, '팬들이 한국 쇼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브라질에서도 한국 팬덤이 생기고 있으며 멕시코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찬욱 감독과 협업한 '전란'이 넷플릭스에 올라올 예정인데, 굉장히 한국적이고 역사적인 작품이지만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랜도스 대표는 "콘텐츠 불법 유통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를 묻는 기자의 질의에 대해 "MPA(미국영화협회)와 함께 그러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까 보상을 얘기했는데 불법으로 시청하면 보상이 0이 된다. 불법적인 콘텐츠 배포를 막기 위해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