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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도쿄도지사 접견…"위안부, 양국 문제 아닌 보편적 여성인권사안"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방한중인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를 접견하고 "군대 위안부 문제 같은 것은 두 나라 사이 문제뿐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인권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진정성있는 노력으로 잘 풀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 초청으로 도쿄도지사로는 18년만에 공식 방한한 마스조에 지사를 청와대에서 만나 "우리 두 나라 국민은 서로 우정도 나누고 마음도 나누고 왔다갔다 하면서 잘 지내왔는데 정치적 어려움으로 인해 국민 마음까지 소원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대학교수와 정치 평론가 등을 거쳐 2001년 참의원으로 중앙정계에 발을 들여 놓은 뒤 2007년 재선에 성공하며 국회의원과 제1차 아베 내각의 후생노동상 등을 거친 인사다. 이어 박 대통령은 마스조에 지사에게 "(일본) 정치인들의 좀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양국관계에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지사님이 (역할을 해달라)"라며 "특히 역사문제가 중심이 돼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공유하면서 두 나라가 안정적으로 관계발전을 이뤄갈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2014-07-25 12:55:3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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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터의 운명은?

광화문에서 인사동 입구 쪽으로 걷다 보면 왼쪽으로 높다란 담장이 나온다. 성인 키의 두세 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라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쪽에 뭐가 있는지 알기 힘들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2008년 이래 3만7천여 제곱미터에 달하는 송현동의 이 땅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부지를 사들인 대한항공이 자칭 7성급 호텔을 짓겠다고 나선 탓이다. 정부도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맞장구를 치고 있다. 서울 옛도심의 중심, 특히 경복궁과 가까운 곳에 고급호텔이 들어서면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고 관광산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시민단체들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부지 바로 옆에 덕성여중고와 풍문여고가 있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지난 2010년 대한항공이 서울중부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지만 대법원까지 올라가 결국 기각당한 적이 있다. 현행 학교보건법상 학교 정후문에서 직선거리로 50m 이내의 절대정화구역에는 호텔이나 모텔, 여관 같은 숙박시설을 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은 정부 주장처럼 7성급 호텔이 고용을 창출하는 등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지부터가 불분명하다. 2014년 6월 경실련이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를 활용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호텔을 건립해 늘어나는 일자리라고 해봐야 저임금의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문제의 땅은 구한말 이래 늘 '손님'의 땅이었다. 1920년경 들어선 조선식산은행 직원 숙소가 그 시초다. 조선식산은행은 요즘의 산업은행처럼 산업 금융을 담당했지만 실상은 조선총독부의 외곽 기구에 가까웠다. 해방 뒤에도 굴곡진 운명은 이어졌다. 미군정 시설을 거쳐 2000년대 초반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쓰인 것이다. 만약 거기에 고급 호텔까지 들어서면 일반 시민의 접근은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 자명해 보인다. 예부터 송현동 일대는 지리적으로 동서로는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를 잇고 남북으로는 인사동과 북촌을 이어주는 역사와 문화의 징검다리를 해온 곳이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와 개발시대를 지나오는 동안 민비가 어린 시절을 보낸 감고당(感古堂)이나 세종 때 처음 지어진 안동별궁(安洞別宮) 등의 흔적은 아스라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그나마의 터마저 돈의 논리에 밀려 바람 앞 등불 신세가 되어 버렸다. 공공의 이익보다 사유재산권을 우선시하는 사회에서 제3자가 남의 땅을 두고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기업과 시민 사이의 중재는커녕 일방의 이익을 위해 관련법 개정에 나서는 정부가 더욱 야속해 보인다.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호텔 숫자가 아니라 잘 보존된 역사문화 경관이 보장해줄 수 있는데도 말이다. / '다시,서울을 걷다'저자

2014-07-24 15:33:1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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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며느리에게 가지는 금물(?)

여름에는 가지가 맛있다. 요즘이 제철로 가지볶음도 좋고 가지무침도 맛있으며 가지 냉국도 시원하다. 그런데 우리 속담에 며느리에게는 가지를 먹이지 말라고 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얼핏 며느리 구박하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며느리를 아끼는 말이다. 가지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아이를 가져야 하는 여성, 특히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는 임신부는 조심해서 먹으라는 뜻이다. 뒤집어보면 여름철 더위를 쫓는데 가지만한 채소가 없다. 더위를 식힐 수 있기 때문인데 본초강목에서는 한랭한 성질로 인해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플 수도 있다며 주의를 환기시켰을 정도다. 지금은 가지가 특별할 것도 없는 채소지만 옛날에는 재배가 어려웠는지 가지를 무척 소중하게 여겼다. 가지는 별명이 곤륜과(崑崙瓜)다. 글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곤륜산에서 자라는 오이라는 뜻이다. 무협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곤륜산은 신화에서 신선이 살고 있다는 곳이다. 그러니 곤륜산에서 자라는 오이는 곧 불로장생하는 신선들이 먹는 채소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가지를 보약에 비유했다. 중국 고전소설 홍루몽에 초별갑(草鼈甲)이라는 요리가 보이는데 가지로 만든 음식이다. 초별갑은 풀로 된 자라라는 뜻으로 중국인은 예나지금이나 자라를 최고의 보양음식, 강장식품으로 여긴다. 그러니 가지가 바로 식물성 보양식품이라는 소리다. 터키에는 이맘 바이일디라는 유명한 가지요리가 있다. 이슬람 성직자가 먹고는 맛이 너무 좋아 기절했다는 요리인데 중국이나 터키나 자국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많지만 속된 말로 뻥 또한 대단하다. 가지는 종류가 여럿이지만 우리 땅에서 자라는 가지가 맛에서는 으뜸이었던 모양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한치윤이 해동역사(海東繹史)에 관련 이야기를 적었다. "신라에서 나오는 가지는 모양이 계란처럼 생겼다. 광택이 나고 색은 엷은 보랏빛인데 꼭지가 길고 맛이 달다. 그 씨앗이 지금 중국에 널리 퍼져있다" 역시 신토불이, 우리 가지가 맛있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7-23 10:26:5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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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응시(凝視)

"바위를 그릴 때 처음에는 그저 고정된 형태의 딱딱한 물체야. 그런데 계속 응시하고 한참 그리다보면, 그 바위가 점점 부드러워지고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자신을 변모시켜 가거든." 화백 박재동과 난데없이 중력과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의 화제는 저절로 자연과 인간에 대한 쪽으로 옮겨갔다. 암석 같은 무생물도 인간과 인연을 맺으면 어느새 생물체처럼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기운과 움직임, 그리고 표정을 갖게 된다는 그의 깨달음에 나 역시 크게 동의를 표했다. 세상의 만물은 우리의 마음과 서로 통하는 순간, 서로 엉켜 내 안에서 하나의 새로운 우주로 창조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그렇지 않아도 요즈음 한참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공진화(共進化)/co-evolution)"의 개념과 맞닿아 있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상생(相生)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고뇌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겠다 싶었다. "공진화"란, 자연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지구전체를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로 이해하면서 등장하게 된 개념이다. 지구란 그 안에 있는 생물과 무생물 전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환경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대기 중의 산소가 생물의 생명활동에 의한 결과물이기도 하다는 점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간다. 땅에 사는 존재가 하늘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지난 주 한겨레신문에 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풍경, 우리들의 초상"이라는 사진과 글이 눈을 끌었다. 한 마리 갈매기가 점처럼 날고 있는 하늘과 구름으로 수평선을 드러낸 바다, 그 바다와 맞닿아 있는 해변, 그리고 그 안에 누군가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작가 고현주의 작품이다. "바람과 빛이 오랜 시간 서로 관계를 맺으며 펴낸 것이 풍경이다. 그 산이 원래 거기 있었던 게 아니다. 끊임없이 일렁이고, 움직이고, 흐르고 반짝이며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얼마나 오래 머무르느냐에 따라 풍경의 색이 달라진다. 동네에서 머물러야 동네사람이 되고 (.....) 머문다는 것은 함께 된다는 것이다. 이 세상 저 혼자 존재하는 풍경은 없다." "응시"라는 한자는 엉길 응(凝)자와 자세히 본다는 시(視)가 합친 말이다. 무생물의 존재와 풍경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우리의 눈길이 이 힘겨운 세상도 살려 낼 수 있지 않을까? 깊고 오랜 바라봄을 통해서. /성공회대 교수

2014-07-20 14:43:0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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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최 경제팀, 경기부양책 위험요소도 많다

박근혜 정부 제2기 경제팀은 경제 활성화에 올인 할 태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주 취임식을 갖고 첫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과도한 경상수지 측면에서 심각한 축소균형을 향해 가는 불균형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았다. 주요 골자는 올해에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대신 각종 기금 등을 통해 내년까지 30조원을 풀기로 했다. 또한 지금까지 부동산 경기부양의 핵심 이슈로 제기됐던 부동산 담보대출도 과감히 완화할 방침이다. 관계부처와 협의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로 올리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서울과 수도권 관계없이 60%로 올릴 것을 시사했다. 이번 최 부총리의 경기부양책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업들의 사내유보에 대한 시각이다. 기업에서 창출된 소득이 배당이나 임금으로 가계로 흘러가게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1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CEO스코어가 10대 그룹 81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분기 사내유보금은 515조 9000억 원으로 5년 전 271조원 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현상은 그동안 저성장 속에 굴지의 대기업들이 얼마나 보수적인 경영을 해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보면 종전보다는 매우 파격적이다. 최 부총리 자신도 "할 수 있는 정책은 모두 동원해 우리 경제에 온기(溫氣)를 느끼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드라이브에는 위험요소도 적지 않음을 직시해야한다. 우선 우리나라는 국가부채와 가계부채가 각각 1000조원을 넘어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이러한 판에 재정적자 확대를 얼마나 감수할 것인지? 부동산 대출을 완화해 생기는 가계부채 증가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사전에 숙고하지 않으면 예상되는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비록 재정적자는 감수한다고 해도 가계부채 대책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한다. 비록 배당이나 임금으로 가처분소득을 늘린다고 하나 대부분의 서민가계는 '그림의 떡'일 수도 있다. 더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빈부격차로 비롯되는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데 깊은 배려가 요구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소득의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위험수준(0.4)을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다 상위 10%가 차지하는 소득이 이미 45%나되어 일본이나 프랑스보다도 불평등하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경기부양에 올인 하다 자칫 가계부채와 양극화 문제가 더 악화되면 더 많은 시련을 겪을지도 모른다. /언론인

2014-07-20 10:58:1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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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등 日전직 총리 4명 탈원전 회동

일본의 전직 총리 4명이 탈 원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협력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간 나오토·하토야마 유키오 등 전직 총리 4명은 지난 18일 전날 도쿄에서 회동을 했다고 외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날 만남은 탈 원전을 표방하며 올해 초 도쿄도 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호소카와 전 총리와 그를 지원했던 고이즈미 전 총리가 최근 설립한 일반사단법인 '자연에너지추진회의'가 주최한 행사에서 이뤄졌다. 간 전 총리는 재임 중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어 탈 원전이 지론이고 하토야마 전 총리는 총리관저 앞에서 열리는 탈 원전 집회에도 참가하는 등 원전 제로를 주장하고 있다. 두 전직 총리는 자연에너지추진회의의 후원자로 모임에 참가했으며 앞으로 탈 원전을 위해 힘을 모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간 전 총리는 "각자의 처지에서 협력할 수 있는 것은 협력하겠다. 원전 제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에서 공통적인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전직 총리들은 최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규슈전력의 센다이 원전이 새로운 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평가한 것에 관해 우려를 표명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되지 않도록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고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상하다"며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모임에서는 '새로운 불의 창조'라는 저서로 탈 원전·탈 화석연료 사업을 제안한 미국 에너지 전문가 에이모리 로빈스 박사가 강연하기도 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로빈스 박사의 저서를 언급하고 "원전 제로가 가능하다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014-07-19 16:07:1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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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에 사상자 속출…13세미만 어린이 48명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으로 18일(현지시간) 하루에만 4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외신을 인용해 가자지구에 진입한 이스라엘군 탱크의 포격으로 이날 팔레스타인인 4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북부 베이트 하눈에서 어린이 4명을 포함한 일가족 8명이 숨지고 가자시티 동부에서도 2∼13세 어린이 4명이 사망하는 등 곳곳에서 사상자가 잇따랐다. 이스라엘군에서도 군인 1명이 사망했지만, 이스라엘 언론은 아군 포격으로 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가자지구 공습이 시작된 8일부터 11일간 팔레스타인에 발생한 사망자는 299명으로 늘었다. 가자지구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인 인권센터는 사망자 중 80% 이상이 민간인이며 부상자도 2200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남부의 칸유니스와 라파 지역에서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사망자 중 71명이 18세 미만의 청소년이며 이 가운데 48명은 13세도 되지 않은 어린이라고 전했다. 어린이들은 대부분 집에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비난하면서 즉시 공격을 중단하고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안을 따르라고 촉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상공격 확대를 시사해 민간인 대량 살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중동을 방문해 휴전 방안을 모색한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반 사무총장의 중동 방문 계획을 밝히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2국가 해법'이 휴전을 보장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무고한 인명피해 및 사태악화 위험에 우려를 표했다. 유럽연합(EU)도 사태악화를 매우 염려하고 있다며 양측에 휴전을 촉구했다.

2014-07-19 10:54:5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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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판화가의 동분서주가 반갑지만은 않은 까닭

서울 광화문광장에 차려진 세월호 유가족 단식농성장 앞을 지날 때면 생각나는 예술가가 한 명 있다. 판화가 이윤엽이다. 그를 처음 알게 된 지난 2006년, 이 작가는 경기도 평택시 대추리에 있는 마을회관에 머물고 있었다. 별다른 연고도 없는 대추리를 작업 장소로 택했던 이유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했다. 그 느낌은 그해 5월 4일과 5일의 대추리 상황을 묘사한 작품 '황조롱이의 숲'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곤봉과 방패로 무장한 전경들이 떼를 지어 진격하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실제로 당시 대추리에서는 행정대집행이 이뤄지고 있었다. 여느 행정대집행들과는 달리 1만5천 명의 군인과 경찰이 직접 나섰다는 점이 의미심장한데, 대추리와 바로 옆 도두리 일대가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로 낙점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당시 힘이 없다는 이유로 고향과 농토에서 내몰릴 처지에 놓인 주민들은 단결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대학생들도 연대했다. 그리고 이윤엽과 같은 예술가들은 판화와 벽화를 그리며 힘을 보탰고 나아가 한가닥 희망을 승화시키려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군대까지 동원해 옥죄어온 공권력을 주민들은 끝까지 막아낼 수 없었고, 2007년을 전후해 대추리와 도두리는 미군기지 영역 안으로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은 현장에 판화가 이윤엽이 뛰어 들었던 이유는 무얼까? 그에게 있어 미술이란 여느 예술가들의 고답적이며 우아한 작업이 아니었다. 평택에서의 첫 만남 이후 수 년만에 다시 만난 이윤엽은 "연대를 필요로 하는 현장에 판화로 힘을 보태는 것이 나의 역할, 나아가 예술가의 역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에도 다른 사회참여적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일명 '파견미술팀'을 만들어 서울 용산참사 현장과 부산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 농성장,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현장, 그리고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와 대한문 앞 농성장, 밀양 송전탑 건설현장 등 예술가들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현장'을 찾고 있다. 사회 갈등의 현장에서 정작 그 저변의 부조리와 모순을 보도하는 언론이나 그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애써야 할 정치인은 잘 보이지 않는 오늘의 한국…. '파견미술가' 이윤엽의 동분서주가 반갑기는 하지만 그가 그래야만 하는 현실이 동시에 야속하기만 한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07-17 15:33:0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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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대왕대비의 여름 보양식 초계탕

전통적으로 삼복더위는 이열치열로 물리쳤다. 한 여름에 펄펄 끓는 삼계탕을 먹으며 땀 한 바가지를 쏟는 이유다. 하지만 이열치열도 한 두 번이지 솔직히 더울 때는 오장육부까지 얼어 버릴 것 같은 차가운 음식이 더 간절하다. 더위에 지친 몸, 뜨거운 삼계탕은 부담스러울 때 몸보신도 하고 더위도 한방에 날려주며 잃었던 입맛까지 찾을 수 있는 음식으로 초계탕이 있다. 차갑게 식힌 닭고기 육수를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 후 닭고기 가늘게 찢어 넣고 오이 배추, 배 등으로 고명을 얹어 먹고 난 다음, 시원한 닭 국물에 메밀국수까지 말아 먹으면 흐르던 땀도 들어가고 없던 힘도 솟아나는 것 같다. 좋은 음식을 보고 흔히 임금님이 즐겨 먹던 음식이라고 말하지만 초계탕은 그 이상이다. 임금님의 어머니인 왕대비, 할머니인 대왕대비의 생일 잔칫상에 주로 올랐던 음식이다. 초계탕을 즐긴 대표적 인물이 정조의 어머니이며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다. 1795년 정조는 회갑을 맞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100리 길을 떠나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수원 화성행궁으로 행차해 성대한 회갑잔치를 열었다. 이때 차린 음식 중에 초계탕이 보인다. 헌종 14년 창경궁 통명전에서 열린 대왕대비의 생일잔치, 고종 때 덕수궁 경운당에서 열린 헌조의 계비 효종왕후 홍씨의 칠순잔치에도 초계탕을 준비했다. 그런데 왕실잔치를 기록한 진연의궤나 진찬의궤를 자세히 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대왕대비, 왕대비의 생일상에는 초계탕이 놓이지만 임금이나 신하의 음식상에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초계탕과는 달리 버섯, 전복, 해삼을 비롯한 산해진미가 들어간 고급요리여서 생일 주인공에게만 차린 것인지 아니면 특별히 여자에게 좋은 음식이기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초계탕이 왕실 웃어른의 수랏상에만 특별히 오른 보양식인 것만은 분명하다. 내일이 초복이다. 뜨거운 삼계탕이 부담스러우면 시원한 초계탕으로 여름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7-16 10:35:1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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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청와대 여야 정례회동 반드시 실행하라

지난 주 10일 오전 청와대에서는 모처럼 의미 있는 웃음이 나왔다. 박근혜대통령 주재로 여야 국회 원내지도부가 한 자리에 만나 시종 화기애애한 회동을 가졌다. 이 날 모임에는 박 대통령 초청 형식으로 새누리당에서는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박영선 원내대표와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회동 초부터 따뜻한 덕담을 나누며 비교적 환한 모습으로 예정시간 45분 보다 훨씬 긴 1시간 25분이나 국정현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 자리를 함께한 것은 지난해 9월16일 국회 사랑채에서 김한길(당시민주당 대표)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가진지 10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그 때에는 시종 긴장감속에 '어색한 만남'이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국정현안을 놓고 '생산적 만남'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청와대 여야 원내 지도부 회동을 계기로 박 대통령은 '정례화'를 제안해 앞으로 여야 당대표를 포함한 확대회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 정치가 '불통'의 장벽을 넘어 '소통'으로 이어지고 '대립과 정쟁'이 아닌 '상생의 정치'로 국리민복에 다가갈 전환점이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다행히 이번 모임에서 국정현안의 많은 부분에 조율이 이뤄졌지만 장관 인사에서 야당의 주장을 적극 수용한 박 대통령의 용단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수행능력, 특히 인사문제에서 깊은 상처를 받았다. 때문에 '콘크리트 지지율'이 40%대로 무너졌다. 보수의 대 이탈이라는 적신호마저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금까지 보여준 박대통령이 마이웨이 정치행보에 변화를 준 것은 다행이다. 지금부터 박 대통령은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정치를 앞장서서 추진해야하며 야당도 책임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진정성에 무게를 두고 실천에 옮겨야 수권정당으로 거듭 날 수 있다. 지금 우리경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장기저성장의 그늘 속에 서민경제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 이러한 판에 뜻하지 않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 난지 석 달이 됐는데도 대다수 국민들이 아직까지 트라우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정서를 여야 정치권은 직시하고 거듭나서 보다 생동감 있는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청와대 여야지도부 정례 회동을 반드시 지켜 그야말로 '상생의 정치'를 열어 나가야 한다. /언론인

2014-07-13 10:22:0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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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무기 개발기지가 들어설 뻔했던 서울대공원 터

지난 1984년 문을 연 과천 서울대공원은 동물원을 비롯해 식물원과 현대미술관, 산림욕장과 캠핑장 등 다양한 시설로 시민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곳은 '무기 개발기지'가 들어설 뻔했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 1960년대 베트남에 국군장병을 파병해두고 있던 박정희 정권은 '자주국방'에 신경을 써야만 하는 상황을 맞았다. 과연 빠져나올 수 있을지 없을지 장담하기 힘든 베트남전의 수렁 속에서 집권한 리처드 닉슨 미국대통령이 '닉슨 독트린'을 제기하고 나선 탓이다. 닉슨 독트린의 주요 내용은 '미군은 더 이상 세계경찰이 아니며, 미군은 앞으로 아시아에 대한 개입을 축소한다, 미국은 원조만 제공할 테니 아시아 국가들은 방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미군이 철수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 박 정권은 핵무기를 포함한 신무기를 자체 연구 개발하기로 결정한다. 그 개발기지를 세우기 위해 매입한 땅이 바로 지금의 서울대공원 터였다. 박정희의 군사쿠데타 동지이기도 했던 김재춘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의 미묘한 관계와 국제적인 상황 등을 고려해 경기도 과천에 약 2백만 평의 땅을 매입하라고 했다고 한다. 다만 미국 정보기관이 눈치 챌 위험이 있으니 극비에 추진하라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북한과의 국지적 충돌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정권의 사활이 걸린 문제였다. 그러나 신무기 개발기지는 끝내 그곳에 들어서지 않았다. 면밀히 조사해 보니 그곳은 북한 미사일의 유효 사거리 안에 들어가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신무기 개발기지는 휴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대전에 들어섰는데, 그 마저도 이후 들어선 전두환 정권 때 미국의 압력을 받으면서 곧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원래의 과천 터에 들어선 것은 북한 평양동물원의 규모를 능가하는 지금의 서울대공원이었다. 남북간의 군사 대결이 동물원 규모 대결로 바뀐 셈이었다. 마냥 즐거운 놀이공원 같지만 그 속에는 얼마 오래 되지 않은 한국현대사가 숨어있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07-10 14:16:0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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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칼국수는 왜 여름이 맛있을까?

한여름 햇볕이 하얗게 내리쬐는 날이나, 장마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는 햇감자 큼직하게 썰어 넣고 송송 썬 애호박으로 고명을 얹은 칼국수가 입맛을 당긴다. 윗도리 흠뻑 젖도록 땀 뻘뻘 흘리며 칼국수 한 그릇 비우고 나면, 더위가 땀과 함께 씻겨 나간 것처럼 몸과 마음마저 개운해 진다. 그런데 칼국수는 왜 여름이 맛있을까? 요즘은 계절의 구분이 없지만 칼국수는 전통적으로 여름에 먹는 별미였다. 지금은 겨울별미였던 냉면과 자리바꿈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여름에 뜨거운 칼국수를 먹는 것은 이열치열의 전통과 함께 칼국수가 밀가루 음식인 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다. 전통적으로 동양에서는 여름 별식으로 밀가루 음식을 먹었다. 우리는 여름철에 칼국수, 수제비를 먹었고 특히 비오는 날에는 기름에 지진 밀가루 부침개를 별미로 친다.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속담에 "여름 국수, 겨울 만두"라고 했는데 쌀밥보다 밀가루를 주식으로 삼는 중국 북방에서도, 여름이면 특히 더 국수를 즐겨 먹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왜 여름에 밀가루 음식을 더 찾았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통 의학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우리 동의보감을 비롯해 동양의 의학서들은 하나 같이 밀은 성질이 차가운 곡식으로 번열(煩熱), 그러니까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운 신열, 무더위 때문에 생기는 열기를 없애준다고 했다. 동시에 조갈(燥渴), 입안이 마르는 갈증을 해소해주고 소화를 돕는다는 것이다. 더위를 식혀주고 갈증을 없애주는데다 소화에도 좋다니 더운 여름날 먹기에 딱 좋은 음식이다. 밀은 또 가을에 심고, 겨울에 자라서 봄에 이삭이 패고 여름에 추수를 하는 곡물이니까 밀가루 음식은 갓 추수한 여름이 제일 맛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밀보다는 보리를 주로 심었기 때문에 밀가루를 '진(眞)가루'라고 부를 정도로 밀이 귀했다. 그러니 오랜 세월 여름에 어쩌다 먹는 칼국수나 수제비는 여름철 진미로 한국인의 유전자 속에 깊숙이 자리매김했을 듯싶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7-09 10:22:4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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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상상력과 비판의식

"달도 떨어지는가?" 뉴턴의 질문이었다. 사과 이야기는 지금껏 유명하나, "달의 낙하"에 대한 뉴턴의 생각은 일반에게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파격적인 발상은, 당시의 세계관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었다. 천체의 운동은 중력 같은 지상의 법칙과는 무관하다고 여기는 시대에 뉴턴은 이걸 우주로까지 확장했다. 달은 지구를 향해 떨어지고 있지만 지구는 자전하는 곡면이기 때문에 낙하운동이 상쇄된다는 것이 그의 논지였다. 결국 달은 지구를 향해 계속 낙하하지만 궤도를 도는 위성처럼 움직이는 셈이다. 17세기에 살았던 뉴턴의 이러한 상상과 계산의 일치는 이후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원리의 출발점이 된다. 이 뉴턴의 이론은 이후 우주의 시공간이 휘어져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의해 한계가 드러난다. 태양이 있는 자리는 그 태양의 존재 때문에 움푹 들어가 있고,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경사면을 따라 지구가 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빛도 그 휘어진 면을 따라 경로가 생겨난다. 이 이론 이전에 아인슈타인은 이제는 상식이 된 시간의 속도가 가진 상대성과 함께, 물질이 원자의 분열로 에너지로 바뀌고 거꾸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규명해냈다. 이렇게 되면 바윗덩어리도 빛나는 광선으로 변할 수 있게 된다. 물질과 에너지의 관계에 대한 엄청난 발상의 혁명이었다. 그런데 하이젠베르크는 물체의 속도와 위치를 동시에 알지 못한다고 해서 다시 충격을 주었다. 물질운동의 정확한 계산이 가능하다고 본 아인슈타인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논리였다. 그러나 원자 크기 이하의 영역에서는 측정을 위해 광자를 쏘는 순간, 관찰하려는 대상의 움직임은 교란되어 그 위치가 달라지고 만다. 측정 자체가 불확정적인 상태를 만든다는 것이다. 인간사회도 다르지 않다. 누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나의 행동은 이전과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끊임없이 달라져 온 것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상상력에 의해 인식하는 방법이 계속 새롭게 만들어져 온 것이다. 그 어떤 것도 비판과 수정이 금지된 도그마가 될 수 없다. 우주의 법칙에 대한 과학도 그런데, 하물며 인간사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기존질서를 뛰어넘는 상상력과 비판의식은 그래서 모든 교육의 핵심가치다. 이걸 억압하는 정치와 교육은 "중세(中世)의 감옥"일 뿐이다. /성공회대 교수

2014-07-06 16:24:2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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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몽유도원도' 속을 거닐다

부암동을 걷다 보면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자연이 살아 있는 걸 느낄 수 있다. 창의문 같은 운치있는 조선시대 문화재를 비롯해 백사실 등 깊은 산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계곡이 온전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신록이 푸르게 물들면 마치 조선시대의 산수화 속에 들어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서울 사대문 안팎이 막개발로 황폐해진 지금도 그 정도의 느낌을 받을 정도인데 과연 조선시대에는 어땠을까? 지금으로부터 567년 전 화원 안견이 '몽유도원도'를 완성해낼 때 배경으로 삼은 곳이 바로 부암동 남서쪽의 무계동 계곡이었다.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으로부터 자신이 꿈 속에서 노딜던 무릉도원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달라는 명을 받은 뒤 단 사흘만에 완성해 낸 건데, 섬세한 붓놀림과 파격적인 구도 면에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에 필적한다는 평을 받는다. 아마 지금처럼 여름을 맞은 무계동 계곡의 환상적인 모습을 보았기 때문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상상해 본다. 요즘에도 직접 부암동을 찾아 무계동 계곡 쪽으로 걸어 들어가다 보면 안평대군이 살았던 집터를 만날 수 있다. 한쪽에 '무계정'이라고 새긴 바위도 남아 있는데 당시의 모습을 어렴풋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이런 부암동의 고즈넉한 풍광이 저스스로 유지되어 온 것은 아니다. '청와대 경호'라는 군사적인 목적에 개발이 지연된 탓도 있지만 주민들의 노력도 큰 몫을 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지난 2009년, 안평대군 집터 근처에 1,700여 제곱미터 면적의 공영주차장을 건설하려고 했던 적이 있다. 이때 주민들이 "주차장이 부족해 당장은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역사적이며 문화적인 면에서 그곳에 주차장을 만드는 것은 안 된다"고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을 신성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역사와 문화 경관을 위해 당장의 편리함을 유보하는 태도는 사뭇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번 주말, 몽유도원도 원본은 일본에 있어 직접 보기 힘들지만 대신 부암동을 찾아 실제의 몽유도원도 속을 걸어 보는 건 어떨까. 안평대군 꿈 속의 무릉도원은 멀리 있지 않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07-03 13:05:50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