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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누리과정 반드시 예산편성돼야"

청와대는 9일 취학 전 아동보육료 지원사업인 누리과정의 예산편성 논란과 관련, 누리과정은 법적 의무사항으로 반드시 예산편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누리과정 예산편성 논란과 관련해 "누리 과정은 무상급식과 달리 법적으로 장치가 마련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의 의무사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수석은 "누리과정은 유아교육법, 영유아교육법, 지방재정교부금법에 의해 반드시 편성하도록 돼있다"며 "누리과정은 법으로 돼있는 한 반드시 교육재정에서 예산이 편성돼야 하고, 그것이 원래대로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수석은 또 "누리과정은 대부분의 교육계와 학부모가 원해 찬성해서 이뤄진 것이고, 동의하에 이뤄진 것인 만큼 지금 와서 예산 편성을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수석은 무상급식 예산편성에 대해선 "법적 근거가 없이 지자체장 재량에 의해서 하는 것"이라며 "무상급식은 의무적 (예산) 편성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경우이긴 하지만, 각 지자체와 교육청이 과다하게 편성하고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안 수석은 "여러 통계가 있지만 상당히 많은 폭으로 무상급식 예산이 증가했고, 2011년 대비하면 거의 5배 정도 예산을 늘린 꼴"이라며 "같은 기간에 지자체와 지방교육청은 시설투자비를 못함으로써 시설투자는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2014-11-09 16:03:13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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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초이노믹스' 평가 아직 이르다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기 위해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은 '초이노믹스'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경제회생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취임직후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주가가 다시 주저앉았고 성장률이 조금도 회복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내수부진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대를 보일 전망이다. 저물가속의 경기침체를 보이는 디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역시 중국의 거센 추격과 일본의 초 엔저 공세에 몰려 위협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1야당 대표인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아예 "박근혜 정권의 초이노믹스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단정했다. 여기에다 여당인 새누리당 중진의원이자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마저 국정감사를 앞두고 배포한 자료를 통해 "정부와 한은이 잠재성장률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경제체질 개선은 뒷전에 둔 채 단기 경기부양을 위한 돈 풀기 정책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결국 여야를 가리지 않고 초이노믹스를 비판대에 올리고 있는 셈이다. 사실 지금 초이노믹스의 성패를 논하는 것은 심각한 경기부진에 따른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팀이 의욕적으로 내놓은 각종 경제 활성화 법안들이 야당의 장외투쟁으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고 그 중 상당수는 아직도 미결상태다. 따라서 초이노믹스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고, 정책이 약효를 발휘할 수 없을 정도로 실기한 점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투자 장려를 비롯하여 친기업정서를 갖고 대처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주요그룹 총수가 비리에 연루되어 실형을 받아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여기에다 산업현장도 그렇게 평온하지 않다, 주요기업에서 쟁의가 간단없이 일어나고 경우에 따라서는 연대투쟁이 서슴없이 벌어졌다. 특히 공무원노조는 지금 연금개혁을 둘러싸고 총력투쟁을 벌일 태세이다. 따라서 지금은 초이노믹스 성패를 논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발목을 잡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가에 기업을 하고 싶은 의욕을 부추기고 산업현장을 평화롭게 만들어 근로의욕을 높이는 일이다. 우리가 추구해야할 목표를 정하고 국민적 합의로 일정기간 고통을 분담하면서 경제살리기에 국력을 모을 수 있는 정치적인 리더십이 보다 긴요하다. /언론인

2014-11-09 11:29:3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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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러시아공사관 첨탑은 들려주지 않는 이야기

서울 정동은 사대문 안에서도 상당히 고즈넉한 동네다. 특히 돌담길과 서울시립미술관도 있어 주말이면 연인이나 가족들로 붐비곤 하는데 정동로터리쯤에 다다르면 유독 눈에 띠는 건물 하나를 만날 수 있다. 금색 공을 머리에 이고 있는 듯한 러시아대사관이다. 지난 2002년 완공된 건물로 마치 '정동의 크레믈린'인양 주변을 압도하는 스케일에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육중하고 견고해 보인다. 반면 거기서 직선 거리로 4백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옛 러시아공사관 터에 가면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 한국전쟁 때 파괴된 이후 지금은 첨탑만 덩그러니 남아 있어 황량함이 더한데, 이 첨탑은 구한말의 정동이 얼마나 가쁜 역사의 풍랑을 거쳐왔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지금이야 주변이 건물들로 빼곡해 잘 알 수 없지만 러시아공사관이 들어선 지난 19세기 후반만 하더라도 이 언덕은 미국과 영국 등 경쟁국의 공관들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더 없이 훌륭한 입지였다. 그것은 곧 당시 러시아의 위세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한데, 명성황후가 살해된 을미사변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과 순종이 피신한 곳이 러시아공사관이었다는 데에서 명확해진다. 1896년부터 약 1년간 임금이 아관(俄館)으로, 즉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아관파천'이라 부르는 사건이다. 하지만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에서 러시아도 여느 강대국과 다를 게 없었다. 러시아와 일본은 아관파천 석 달 뒤부터 4차례에 걸친 비밀협상을 벌여 이른바 '웨베르-고무라 각서'와 '로바노프-야마가타 각서'를 주고받는 등 장래에 필요할 경우 러일 양국이 조선을 공동 점거하기로 밀약했다. 그 사정을 알 길이 없던 조선 정부는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에 머문 1년 동안 압록강 연안과 울릉도의 삼림 채벌권, 경원과 종성 광산의 채굴권, 인천 월미도저탄소 설치권 등 다양한 이권을 러시아에 내주었다. 결국 아관파천을 통해 고종의 안위는 잠시나마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조선의 국력은 나날이 야위어만 갔고 열강의 경제적 침략은 더욱 심화되어 갔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어 시끌시끌한 요즈음 언뜻 낭만적이고 한적한 동네 같아 보이는 정동의 러시아공사관 터를 다시 찾았다. 한쪽에서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뿐. 한때 러시아공사관이 있었다는 안내판만 설치되어 있을 뿐 그 내막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1-06 11:46:0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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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생선초밥에 왜 고추냉이를 넣을까?

생선초밥에는 대부분 고추냉이가 들어있다. 톡 쏘는 매운 맛 때문에 생선초밥이 더욱 맛있지만 매운 연기가 코 속을 뚫고 지나가는 것 같다면 싫어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생선초밥과 고추냉이는 반 강제적 결합이다. 생선회도 고추냉이와 함께 먹는다. 하지만 생선회를 먹을 때는 선택이 가능하다. 고추냉이가 싫으면 안 먹으면 그뿐이다. 그러나 생선초밥은 다르다. 굳이 생선 조각을 들어 밥 사이에 붙은 고추냉이를 제거해야 한다. 호불호가 분명하게 엇갈림에도 먹는 사람 선택에 맞기지 않고 생선초밥에 고추냉이를 집어넣는 까닭이 무엇일까? 지금은 고추냉이를 맛으로 먹는다. 코끝을 찌르는 알싸하고 매운 맛 때문에 빠져서는 안 되는 향신료라고 생각하지만 처음 고추냉이가 들어간 계기는 맛보다는 다른 이유 때문이다. 식중독 예방 소독제였다. 와사비(わさび)라고 하는 고추냉이는 옛날부터 일본에서 약초로 사용했다. 매운 맛과 특유의 휘발성분이 살균작용을 했기에 자칫 생선초밥이 일으킬 수 있는 식중독을 막으려고 고추냉이를 넣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생선초밥 만들 때 신선한 재료를 위생적으로 처리해 만들지만 일본에서 생선초밥이 대중적으로 퍼졌던 19세기에는 그렇지 못했다. 냉장고가 없었기에 얼음으로 짧은 시간 보관했으니 초밥 재료로 쓸 생선이 상하기 일쑤였다. 살짝 상한 생선이 식중독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그리고 상한 맛과 비린 맛을 잡아주기 위해 고추냉이를 넣었던 것이다. 때문에 예전 일본에서는 초밥을 만들 때 사용하는 생선의 기름기가 많은지 적은지에 따라 고추냉이 사용량이 달랐다. 이를테면 오징어는 기름기가 적으니까 고추냉이를 적게 넣은 반면 전어나 고등어, 전갱이와 같은 등 푸른 생선으로 초밥을 만들 때는 고추냉이를 듬뿍 넣었다. 등 푸른 생선은 기름기가 많아서 다른 생선보다 쉽게 상하기 때문에 고추냉이를 많이 사용해서 식중독을 예방하고, 또 생선의 비린 맛을 제거했던 것이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11-05 10:23:4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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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여야 대표, 특단의 리더십이 절박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새해시정연설에 이어 지난달 30일에 여야 대표연설이 이뤄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같은 날에 단상에 올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했다. 연설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위기의식'을 느끼는 점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대표는 '고통분담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범 운동기구'를 제안했고 문 위원장은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자고 했다. 김 대표는 지금이 '경제살리기 골든타임'이라면서 당면한 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사회적 대타협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개헌 골든타임'을 역설하면서 국회정치개혁특위를 가동시키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민관 노사 간에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야 사이에 시각차는 있으나 큰 틀에서 보면 '대타협론'은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모처럼 여야 대화 분위기는 어느 정도 마련되는 듯하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갖가지 난제는 정치적인 파행에서 오히려 증폭되는 중이다. 그토록 절실한 경제살리기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국회다. 세월호 참사만 해도 대치정국으로 치달으며 국력만 소모하고 말았다. 여기에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개혁도 여야 간 공방전으로 표류 직전이다. 뿐만 아니라 복지정책 역시 과도한 재정 부담으로 정치적 선택이 절실하나 딜레마의 연속이다. 여기에다 남북관계 대처방식도 늘 배타적이다. 따라서 김무성 대표는 차기대선후보로 유력시되나 다가오는 총선에서 실패하는 한이 있어도 나라의 장래를 위해 옳은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득표에 인기 없는 분야라도 솔선해서 앞장서야 옳다. 그러한 각오가 정치현실에 투영될 때 국민에 감동을 줄 수 있다. 또한 문희상 위원장은 지리멸렬 상태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살려내고 차기 정권교체를 기대하자면 그야말로 지탄받는 정치행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칠 자세로 임해야 희망이 있다. 개헌론을 펴며 정치개혁을 선창하고 있으나 당내 혁신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는 물론 당내외 갈등의 고리를 풀어내는 당내혁신이 급하다. 특히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는 구태정치를 청산해야 길이 열린다. 이제는 무엇보다 여야 지도부가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자세로 특단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난국에 달리 해법이 없어 보인다. /언론인

2014-11-02 10:57:0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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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시민발언대의 이면

요즘 새 서울시청사인 서울시민청 지하에서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사람들이 나무로 만든 연단에 올라가 10분 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는 건데,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젊은이에서부터 학교 선생님에게 그 동안 아쉬웠던 점을 쏟아내는 학생까지 연령도 내용도 다양하다. 뉴타운사업 진행이 중단되면서 곤란에 빠진 경제 사정을 하소연하는 시민과 통학로에 불법 주차한 차들이 많아 불편을 겪는 학생까지 사회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시가 지난 2012년 1월부터 청계광장에서 '할 말 있어요'라는 이름의 자유로운 발언대 사업을 시작한 이래 이듬해 1월부터는 새 서울시청사 지하에 있는 시민청으로 옮겨 계속하고 있는 일명 '시민발언대'의 풍경이다. 언뜻 보면 주제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의 '스피커스 코너(Speaker's Corner)'와 비슷한 모습이다. 실제로 타인에 대한 비방이나 욕설, 명예훼손, 정치적인 발언을 제외하면 그 어떤 주제라도 말할 수 있는데, 그 중 시정과 관련한 의견들은 담당부서로 전달해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는 일이니 모든 제안이나 주장을 시정에 반영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기 위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인데, 사실 시민발언대는 이름만 다를 뿐 이전에도 존재했다. 조선시대에만 해도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은 주장관이나 관찰사에게 상소를 올릴 수 있었고, 그래도 억울하면 사헌부에 고할 수 있었다. 그 뒤에도 억울함이 풀리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신문고를 두드리거나 왕이 행차할 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다. 현대 사회에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정부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라는 별도의 고충처리기구를 비롯해 '국민신문고'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그리고 기업들은 나름의 소비자 상담실을 운영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직접적인 민원이나 의견 개진이 많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사회의 의견 수렴 구조가 얼마나 막혀 있는지, 그리고 '사회의 감시견'인 언론이 얼마나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서울시민청 지하를 비롯해 서울시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찾아가는 시민발언대'의 이면에는 언로가 막힌 우리 사회의 현실이 숨어 있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0-30 10:38:5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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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신선 되는 지름길, 버섯

세상에는 1만 4,000종의 버섯이 있다. 대부분 독버섯이고 식용은 100가지 남짓으로 우리는 그중 20여종을 먹는다. 버섯 중에는 어느 버섯이 제일 맛있을까? 같은 버섯도 나라와 민족에 따라 선호도가 확 달라지는데 우리와 일본은 예전부터 단연 송이버섯이다. 고려 때 시인 이규보는 신선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송이버섯을 먹는 것이라고 노래할 정도로 송이 사랑이 지극했다. 그렇지 않아도 조상들은 송이를 하늘의 식품, 신선의 음식으로 여겼으니 송이가 자라는 곳은 시집간 딸에게도 안 가르쳐준다고 했을 정도다. 우리에게는 향긋한 송이버섯 향기가 서양인에게는 또 다르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심지어 군인 양말 냄새가 난다고 했을 정도니 송이버섯의 옛 라틴어 학명이 악취 나는 버섯이라는 뜻이었다. 중국인은 송이보다 표고버섯을 최고로 여긴다. 중국어로 표고버섯(香?)이 아예 버섯을 뜻하는 보통 명사다. 표고를 버섯의 황후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황제는 어떤 버섯일까? 따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진시황이 먹었다는 영지버섯이 가장 근접하지 않을까 싶다. 진시황은 영원히 살겠다며 서복(徐福)을 시켜 불로초를 구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불로초를 못 구한 서복이 빈손으로 돌아갔을 리가 없다. 대신 신선이 먹는 음식이라며 가져 간 것이 영지버섯이다. 서양에는 진짜 황제버섯이 있다. 로마황제가 좋아했다고 해서 황제를 뜻하는 카이사르 버섯인데 우리한테는 계란버섯으로도 알려져 있다. 네로의 양아버지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먹고 신이 됐다는 버섯이지만 실상은 네로와 어머니가 비슷하게 생긴 독버섯으로 독살해 놓고 죽은 것이 아니라 신이 됐다고 우겼다. 하지만 서양인에서 진짜 귀하게 여기는 버섯은 송로버섯(Truffle)이다. 푸아그라, 캐비아와 함께 유럽의 3대 진미로 꼽힌다. 지역마다 좋아하는 버섯이 다 다른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버섯 먹으면 신이 된다는 것이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10-29 10:38:3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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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대책위 "내일 대통령 만나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실종자 수색 부탁할 것"

102일만에 침몰한 세월호 선내에서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 한 구가 수습된 가운데 세월호참사 가족대책위원회는 28일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대통령이 약속했듯 실종자 수색과 관련해 가족들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존중하고 수색에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늘 실종자가 발견된 4층 중앙화장실은 사고 초기부터 가족들이 시신이 있을 것 같다고 했던 위치였다"며 "아직도 배 안에 수색하지 않은 공간이 많은데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정부의 인양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어 "이달 말까지 여야가 마무리하겠다고 한 특별법에 강력한 조사권을 부여하고 특검 후보군 추천에 가족들의 참여를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60여명은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는 동안 박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이날 밤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며칠 전 청와대 경호실에서 대통령 방문시에 국회 농성장에서 잠시 비켜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대통령은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남은 실종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색을 바라는 유가족의 뜻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세월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토론회와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는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빗대어 '세월호 진상규명 대통령도 조사하라'라고 적힌 기다란 투명 막대풍선 안에 노란 풍선을 넣어 날려보내려 했다. 그러나 경찰이 시민 안전을 이유로 제지해 20여분 간 대치하다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앞서 오후 1시30분에는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어느 정도 규명됐는지 평가하고 유가족과 국민이 바라는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한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는 비슷한 시각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조사위에 독립적인 조사권한을 부여하고 독립적인 특검이 임명되도록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 문화연대와 한국작가회의 등 18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문화예술인행동은 이날 오후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세월호 참사 국면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세월호 연장전'에 돌입해 진상규명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2014-10-28 22:24:2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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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당청 갈등, 대통령이 풀어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벌이는 갈등이 심상치 않다. 김무성 대표의 개헌론으로 불거진 불협화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김 대표가 자신이 실수했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청와대는 원색적으로 면박을 주며치고받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매우 불편하고 불안하다. 세월호특별법을 놓고 5개월 가까이 여야 간 대치로 파행을 거듭한 국회가 이제 가까스로 문을 열어 가동 중이다. 지금 국민들은 하루빨리 민생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해 경제살리기를 뒷받침해줄 것을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삐걱거리는 바람에 실망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새누리당은 최경환 경제팀이 내세운 사내유보금 과세와 재정확장정책에도 공개적으로 반대해 불편한 관계의 씨앗이 되었다. 여기에다 공무원연금개혁, 규제개혁, 공기업개혁 등 3대 공공부문 개혁도 당·정 사이에 마찰을 빚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은 선진화법을 탓하며 야당과 협상다운 협상한 번 못하고 야당에 끌려 다니며 국회를 공전시켰다. 대다수 국민정서는 '식물국회'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고 있지만 여당도 자유롭지 못하다. 설상가상으로 김태호 최고위원이 김 대표와 청와대를 동시에 비판하면서 돌연 사퇴해 김 대표 체제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이 바람에 새누리당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초만 해도 지지율이 높아 차기 대선 여당후보로 1위를 보였다. 그러나 이제 신중하지 못한 정치행보로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 이러한 새누리당의 위상은 박근혜 정부도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당·청간 갈등과 당내 불협화음을 수습하자면 김 대표가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해소하자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김 대표는 이른바 '비박'으로 분류되면서 일반 국민들 사이에 대통령과 껄끄러운 사이로 비쳐진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그동안 당·청 안팎의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을 떨쳐버릴 필요가 있다. 그러자면 늘 소통의 문제로 비판 받고 있는 대통령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당·청관계를 대통령이 나서서 정상화 시킨다면 그동안'불통'의 이미지도 씻을 수 있다. 김 대표를 직접 만나 당·청관계를 조속히 복원하고 나아가 당·정관계를 원만하게 가동시켜야 그토록 갈망하는 경제살리기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언론인

2014-10-26 10:38:3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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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그때의 터줏대감은 지금 어디에…

거대한 주상복합아파트들이 들어선 서울 황학동 일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아저씨가 먹으면 요강이 깨진다'는 정체 모를 약을 파는 약장수와 도대체 쓸 데가 있을까 싶은 고물을 파는 상인, 철 지난 성인비디오와 신용불량자도 개통 가능하다는 핸드폰을 어지럽게 진열해놓고 파는 이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 공사와 함께 시작된 주변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황학동 골동품 시장은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었다. 상인들은 청계천 복원사업을 두고 자연하천을 복원하는 게 아니라 그 주변을 재개발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비판했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는 이들은 없었다. 황학동 일대를 답사하다 만난 '민속골동'이라는 골동품 전문상점의 김정남 사장은 지금도 기억에 남다. 30년째 만물상을 운영해오고 있던 그는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선박회사에서 일하다 1972년 혈혈단신으로 서울에 올라와 황학동에 터를 잡았다고 했다. 학창시절 역사를 좋아했던 그는 미술책과 역사책들을 섭렵하며 '대학교수'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고서적과 골동품 연구에 몰두했고 우여곡절 끝에 내로라 하는 골동품 전문상점으로 발전시켰다. 하지만 그때의 김 사장은 이제 황학동에 없다. 그의 가게가 있던 건물도 사라져버렸다. 수많은 청계천 상인들이 걱정했듯 청계천 복원공사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사업은 결과적으로 청계천 주변부 재개발사업으로 판명났고, 그때까지 존재했던 서민들의 공간을 앗아가 버렸다. 물론 근처에 도깨비시장이 다시 들어섰고 청계천 너머 동묘 근처에서 벼룩시장이 열리고는 있지만, 이전과는 달리 번듯한 건물에 들어가 장사를 하는 이들은 훨씬 적어보인다. 청계천 복원사업과 함께 상가 임대료가 덩달아 상승한 탓이다. 김 사장이 진열장 속 깊은 곳에서 꺼내 보여준 그의 일기장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세월 가면 잊어질까. 세월아 말 좀 해다오. 얼마나 고달프고 슬픈 날이 많은지. 배가 고파 울고, 외로워 고독하여 울고, 무서워서 떨고, 추워서 떨고, 괄세 받아 북받치던 옛날이 곧 오늘이구나…."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르기 시작한 지 거의 10년이 흘렀다. 그런데 서민들의 삶은 그제나 저제나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0-23 10:37:5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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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돈 없으면 빈대떡 대신 갈치를 ...

10월은 갈치가 맛있을 때다. 낚시꾼들은 삼겹살보다 맛있고 은빛 비늘은 황소 값보다도 높다고 한다. 비늘 값을 생선살보다 높게 평가한 이유는 갈치 비늘이 고가 화장품의 원료로 쓰였기 때문이다. 이런 갈치지만 한때 빈대떡 같은 대접을 받았던 시절도 있었다. 70년 전, 해방 전후로는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으라고 했지만 그에 앞서 조선시대에는 갈치나 사먹으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헛돈 쓰고 싶지 않으면 소금에 절인 갈치를 사먹어라(不欲費錢? 須買葛侈?)" 18세기 중반의 한양에서는 맛좋은 갈치가 그만큼 값쌌던 모양이다. 그러니 아까운 엽전 꾸러미 낭비하지 말고 맛있는 갈치를 사 먹으라는 속담이 생긴 것이다. 도성 주민한테 인기가 높다보니 바닷가 마을에서 잡힌 갈치는 소금을 뿌려 모두 한양으로 보냈다. 그래서 다산 정약용은 싱싱한 갈치와 물 좋은 준치는 한양으로 보내고 어촌 마을에서는 가끔씩 새우젓 파는 소리만 들린다고 했다. 어부들은 정작 갈치는 맛도 보지 못했던 것이다. 갈치가 한양에 몰리다 보니 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한말 관청에 물품을 납품했던 지규식(池圭植)이 남긴 '하재일기(荷齋日記)'에 갈치 값이 한 냥이라고 했는데 당시 값어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밤에 참외 한 냥 어치를 사먹었다고 한 것을 보면 갈치가 그다지 비싸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은 갈치가 많이 잡히는 것으로 유명했다. 정조 무렵의 실학자 서유구는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서 우리나라는 동해와 서해, 남해에서 모두 갈치를 잡는데 계절에 따라 많이 잡히는 지역이 다르다고 했다. 일 년 열두 달 갈치가 떨어지지 않았으니 오랜 세월 갈치조림, 갈치구이 등 다양한 갈치요리가 발달하면서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랬던 갈치가 요즘은 갈수록 귀하고 비싸진다니 새삼스럽게 갈치가 맛있게 느껴진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10-22 10:26:3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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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새누리당, 공무원 연금개혁 앞장서라

박근혜 정부의 공공부문 3대개혁이 순탄치 않은 가운데 특히 공무원 연금개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규제개혁과 공기업 개혁도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으나 공무원 연금개혁은 공무원 노조의 반발로 벽에 부딪쳐 있다. 사실 공무원연금개혁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제기 됐으나 성공하지 못해 지리멸렬 상태다. 이 바람에 국민의 혈세로 충당해야할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중이다. 올해에만 2조 4854억 원을 재정에서 메워줘야 하고 오는 2017년에는 4조원에 이어 2018년에는 5조원의 공무원연금 적자가 예상된다. 더욱이 일반 국민연금과 형평의 원칙에도 크게 어긋나 비판대에 올라온 지 오래된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태도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150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마저 "표가 떨어진다"며 정부에서 공무원연금개혁을 주도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공무원연금개혁을 시도했지만 개혁다운 개혁을 하지 못한 것은 '제 밥 그릇'을 덜어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정부주도로 개혁을 추진할 경우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새누리당의 정치적 뒷받침 없이는 공무원 연금개혁이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 유권자를 의식한다고 하나 전체 공무원이 무작정 반대하는 것만도 아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실시한 연금개혁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전체의 43.8%가 '적정수준 축소' 28.5%가 '대폭축소' 19.8%가 '소폭축소'를 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대다수 국민이 어떤 수준이든 공무원연금개혁을 통해 지급규모를 줄이자는데 공감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금 소득불평등도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중에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 노인의 복지수준이 베트남이나 중국보다 낮아 세계 50위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나왔다. 더욱이 국민연금 수혜자는 3명 중 1명도 안 되는 32%에 불과하며 노인 빈곤율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8.1%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판에 공무원의 표를 의식해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경우 집권 여당의 역할에 대해 국민의 불신이 뒤따를 것은 분명하다. 나아가 대선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박근혜 정부도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언론인

2014-10-19 11:21:4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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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엉뚱한 곳에 세워진 표석

영화의 기록이 놀랍다.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68만)에 최단기간 100만 돌파(2일), 최단기간 1,000만 돌파(12일) 등 한국영화사에 없던 신기록을 잇따라 세워나가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을 보유한 대기업 계열사가 투자와 배급, 상영을 도맡아 맡으면서 힘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놀라운 수치임엔 틀림 없다. 덩달아 이순신장군 관련 현장을 찾는 여행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명량해전의 현장인 전남 해남 울돌목이나 거북선을 만들던 여수의 선소(船所), 이순신을 선양하기 위한 사당인 충남 아산 현충사 등이 때 아닌 관람객 홍수를 맞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디테일'을 들여다 보면 안타까운 면도 없지는 않다. 이순신 장군은 지난 1545년 한성부 건천동에서 태어났다. 지금의 서울시 중구 인현동 일대로, 충무로역과 을지로3가역 사이에 있는 명보아트홀 앞에 가면 서울시가 세운 '충무공 이순신 생가터' 표석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표석이 서있는 자리는 엄밀하게 말해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곳이 아니다.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곳은 지금의 인현동1가 31-2번지, 바뀐 새도로명 주소에 따르면 서울 중구 을지로 18길 19호로 표석이 있는 곳에서 200여 미터 떨어져 있다. 표석이 엉뚱한 곳에 놓여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가 표석을 엉뚱한 대로변에 설치한 이유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함께 써놓지 않아 시민들로 하여금 역사적 장소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뿐만 아니라 세종로의 경우만 하더라도 조선시대 한성부와 호조, 기로소와 우포도청 터를 알리는 표석의 위치가 잘못되어 있다. 또 남산 중턱의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앞에 서있는 '조선총독부 청사 터' 표석과 '김익상 의사 의거터' 표석은 본래 함께 세우거나 내용을 합쳐야 의미가 통할 텐데 따로 나눠 설치함으로써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시가 표석을 설치한 이유는 국제적 이목이 집중된 19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림과 동시에 교육적인 자료로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30년이 흐른 지금, 서울 시내에 산재해 있는 320여 개의 표석들은 표석의 형태와 재질, 문안의 형식 등이 모두 제각각인 데다 내용상의 오류마저 적지 않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0-16 11:05:1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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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미녀가 환생한 듯...가리비

바람이 쌀쌀해 질 무렵, 가을 바닷가 낭만을 더해 주는 것이 조개구로 쫄깃한 가리비가 특히 입맛을 사로잡는다. 가리비는 사실 보통 조개가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 사람들은 모두 최고의 미녀가 가리비로 환생했다고 믿었다. 가리비 별명은 서시의 혀(西施舌)다. 쫄깃쫄깃한 육질이 마치 서시와 입맞춤하는 듯한 환상을 품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서시는 양귀비, 초선, 왕소군과 함께 중국 4대 미인으로 꼽히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 미녀라는 평가를 받았다. 몸매가 풍만했던 양귀비와 달리 버들처럼 가냘프고 하늘하늘한 자태를 지녀 남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했다. 가녀린 서시가 눈살을 찌푸리면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뭇 남성의 애간장이 녹았다는데 이웃집 추녀가 흉내 내다 웃음거리가 됐다는 서시빈목(西施?目)의 고사도 있다. 나라를 위태롭게 할 정도라는 경국지색의 미녀였기에 서시는 와신상담의 주인공 월왕 구천이 오왕 부차에게 복수하려고 보낸 미인계의 희생양이 됐다. 계획대로 오나라는 멸망을 했고 서시도 쓸모가 없어졌다. 전설에 의하면 서시를 그대로 살려두었다가는 월왕 구천 역시 서시의 미모에 빠져 나라를 망칠까 두려운 나머지 서시 몸에 돌을 매달아 바닷가에 수장시켰다고 한다. 그 후 어느 날 바닷가 해변에 못 보던 조개가 나타났다. 조개 살이 마치 사람의 혀를 닮았기에 사람들은 죽은 서시가 살아 돌아온 것 같다며 낯선 조개 가리비에다 서시의 혀라는 별명을 지었다. 미녀의 죽음도 안타깝고 가리비의 맛도 기가 막혔기에 생긴 별명이다. 서양에서도 가리비는 전통적으로 부활의 상징, 생명의 아이콘으로 여겼다. 때문에 미의 여신 비너스가 가리비에서 환생한 것으로 믿었으니 르네상스 시대를 연 이탈리아 화가 보티첼리의 '비너스 탄생'에서 파도의 거품에서 태어난 비너스가 가리비 껍질에서 나오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혹시 가을에 조개구이 먹을 기회가 있다면 동서양 미녀를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10-15 10:32:4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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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국정감사, 이제는 구태 벗고 달라져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5개월 남짓 공전을 거듭한 끝에 국회가 열려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저질 막말과 파행의 연속이다.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 가운데 예산심의와 함께 양대 임무이다. 특히 국정감사는 국회의원 의정활동의 '꽃'으로 불린다. 그러나 지금 국회의원은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이러한 임무를 성실하고 진지하게 하려는 노력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여 야를 가릴 것 없이 막말과 말싸움을 벌이면서 정회가 빈발하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거 청와대 얼라(어린이라는 뜻의 사투리)들이 하는 거냐! 며 여당 중진의원이 막말을 서슴지 않았고, '쟤(새정치 민주 연합 지칭)는 뭐든지 삐딱!' '이상하게 저기 애들은 다 그래요!'라고 적은 쪽지를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고받기도 했다. 이런 내용이 공개되는 바람에 소속 상임위에서는 회의가 중단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정무위에서는 야당의원이 증인 채택과 관련해 여당간사에게 "능력 없고 하기 싫으면 자리를 내놓고 나가라! 한국말 못 알아듣나?"라며 막말을 퍼부어 30분이나 넘게 파행을 보였다. 여기에다 어느 의원은 비키니를 입은 여성사진을 스마트 폰에 띄워 의원으로서 함량미달(?)을 보여주기도 했다. 환노위와 교문위에서는 증인 문제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말싸움으로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특히 기업인을 무더기로 무분별하게 증인으로 채택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기업인의 증인채택은 진실규명 여부보다는 '군기잡기'에 가까운 '갑질'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비판도 받고 있다. 우선 기업인 증인 출석수가 해마다 늘어나 2011년 80명에서 2012년 164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177명에 달했다. 통상 10시간 이상 대기시키면서 질문은 1분 남짓하며 그것도 말 끊기가 다반사 이고 고함이나 호통 치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국감을 국민들이 공감할 리가 없는데 에도 국회는 여전히 구태를 못 벗어 던지고 있다. 이제 국정감사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때가 됐다. 특히 국감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 실질적인 정책감사의 길을 열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문가를 참여시킬 수 도 있다. 국감의 질을 높이기 위해 피감기관을 해당 상임위에서 선별해 표본감사를 하거나 윤번제를 검토할 수도 있다. 또한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 온 의원에 대해서는 불공천 등 어떤 방법이든 징계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의원특권'을 바탕으로 벌이는 지금과 같은 구태국감을 벗어날 수 없다. /언론인

2014-10-12 11:12:07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