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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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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AI를 활용한 맞춤형 영양 솔루션①

[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AI를 활용한 맞춤형 영양 솔루션① 전분이나 셀룰로스와 마찬가지로 단백질은 매우 작은 분자로 구성된 거대 중합체인데, 그 구성단위를 아미노산이라고 부른다. 아미노산은 10~40개의 탄소·수소·산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적어도 1개의 아민그룹(-NH2-)에 속하는 질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아미노산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우리 몸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물로부터 섭취해야 하는 아미노산을 필수아미노산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필수아미노산은 류신 (Leucine), 이소류신 (Isoleucine), 발린 (Valine), 라이신 (Lysine), 트레오닌 (Threonine), 트립토판 (Tryptophan), 페닐알라닌(Phenylalanine), 메티오닌 (Methionine), 히스티딘 (Histidine) 등 총 9가지이다. 이 아미노산들은 단백질 합성과 신체의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위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근육 성장과 회복, 신경 전달, 면역 기능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다양한 단백질 식품, 특히 육류, 생선, 달걀, 유제품, 콩류 등을 통해 이들 필수아미노산을 섭취할 수 있다. 음식에서 발견되는 아미노산은 20여 종류다. 특정 단백질 분자들은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아미노산 길이를 가지고 있으며, 종종 그 20여 가지의 아미노산 대부분을 포함한다. 짧은 아미노산 사슬들을 펩타이드라고 한다. 미오글로빈은 근육 세포에 산소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데 중요한 단백질로, 특히 적색 근육 섬유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미오글로빈의 농도는 근육의 종류와 활동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빠른 폭발적 힘을 요구하는 백색 근육 섬유는 미오글로빈 농도가 낮은 반면, 일반적으로 지구력 운동을 주로 담당하는 적색 근육 섬유에는 미오글로빈 농도가 높다. 이는 지속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성인의 근육 조직 100g당 0.5~1.5g 정도의 미오글로빈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감소증과 같은 질병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라도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것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동물들은 미오글로빈 단백질을 갖고 있는데 사람의 미오글로빈 단백질 구조와 참치의 미오글로빈 단백질의 구조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매우 유사하지만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 서열은 매우 다르다. 개인의 유전체, 대사체,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예측된 구조를 기반으로 치료약 처방처럼 개인의 질환별 건강상태나 영양불균형에 맞는 메디푸드 개념의 영양소 레시피 처방이 가능해 질 것이다. 식품을 섭취하는 1차 욕구는 배고품에 기인한다. 식량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시대, 국가)에서는 1차 욕구에 머물게 되지만 소득이 증가하고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식품의 섭취욕구는 건강지향적으로 변모하게 된다. 인구분포 역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메디푸드와 같은 특수의료용도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근육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근감소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근육을 유지하고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다. 근력이 유지되어야 정상적인 보행과 낙상 등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단백질은 면역 체계의 주요 구성 요소다. 고령자들은 면역력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단백질 섭취를 통해 면역력을 강화함으로서 감염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수 있다. 단백질은 신체조직의 회복과 치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령자들은 상처나 수술 후 회복이 더디기 때문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빠른 회복에 필수적이다. 단백질 섭취가 적절하면 철분, 칼슘 등의 흡수가 향상되어 전반적인 영양 상태가 개선된다. /연윤열 ESG 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5-04-14 14:54:08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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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AI를 활용한 맞춤형 영양 솔루션

전분이나 셀룰로스와 마찬가지로 단백질은 매우 작은 분자로 구성된 거대 중합체인데, 그 구성단위를 아미노산이라고 부른다. 아미노산은 10~40개의 탄소·수소·산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적어도 1개의 아민그룹(-NH2-)에 속하는 질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아미노산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우리 몸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물로부터 섭취해야 하는 아미노산을 필수아미노산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필수아미노산은 류신(Leucine), 이소류신(Isoleucine), 발린(Valine), 라이신(Lysine), 트레오닌(Threonine), 트립토판(Tryptophan), 페닐알라닌(Phenylalanine), 메티오닌(Methionine), 히스티딘(Histidine) 등 총 9가지이다. 이 아미노산들은 단백질 합성과 신체의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위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근육 성장과 회복, 신경 전달, 면역 기능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다양한 단백질 식품, 특히 육류, 생선, 달걀, 유제품, 콩류 등을 통해 이들 필수아미노산을 섭취할 수 있다. 음식에서 발견되는 아미노산은 20여 종류다. 특정 단백질 분자들은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아미노산 길이를 가지고 있으며, 종종 그 20여 가지의 아미노산 대부분을 포함한다. 짧은 아미노산 사슬들을 펩타이드라고 한다. 미오글로빈은 근육 세포에 산소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데 중요한 단백질로, 특히 적색 근육 섬유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미오글로빈의 농도는 근육의 종류와 활동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빠른 폭발적 힘을 요구하는 백색 근육 섬유는 미오글로빈 농도가 낮은 반면 일반적으로 지구력 운동을 주로 담당하는 적색 근육 섬유에는 미오글로빈 농도가 높다. 이는 지속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성인의 근육 조직 100g당 약 0.5~1.5g 정도의 미오글로빈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감소증과 같은 질병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라도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것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동물들은 미오글로빈 단백질을 갖고 있는데 사람의 미오글로빈 단백질 구조와 참치의 미오글로빈 단백질의 구조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매우 유사하지만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 서열은 매우 다르다. 개인의 유전체, 대사체,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예측된 구조를 기반으로 치료약 처방처럼 개인의 질환별 건강상태나 영양불균형에 맞는 메디푸드 개념의 영양소 레시피 처방이 가능해 질 것이다. 식품을 섭취하는 1차 욕구는 배고픔에 기인한다. 식량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시대, 국가)에서는 1차 욕구에 머물게 되지만 소득이 증가하고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식품의 섭취욕구는 건강지향적으로 변모하게 된다. 인구분포 역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메디푸드와 같은 특수의료용도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근육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근감소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근육을 유지하고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다. 근력이 유지되어야 정상적인 보행과 낙상 등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단백질은 면역 체계의 주요 구성 요소다. 고령자들은 면역력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단백질 섭취를 통해 면역력을 강화함으로서 감염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수 있다. 단백질은 신체조직의 회복과 치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령자들은 상처나 수술 후 회복이 더디기 때문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빠른 회복에 필수적이다. 단백질 섭취가 적절하면 철분, 칼슘 등의 흡수가 향상되어 전반적인 영양 상태가 개선된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폴드(AlphaFold)를 활용한 메디푸드 개발은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환자의 유전자 정보와 종양 특성을 분석하여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를 설계하고, 면역 기능 강화와 항암 효과를 동시에 지닌 기능성 펩타이드 개발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식품 개발이 가능하다.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단백질 구조 예측 및 설계와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당뇨병 환자를 위한 혈당 조절 기능성 아미노산 식품 개발이 가능하다.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있는 단백질 구조 설계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는 펩타이드를 개발함으로서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기능식품개발이 가능하다.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여 최적의 영양소 조합과 유전적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성 단백질 설계를 통해서 유전자 기반의 맞춤형 영양설계를 한다. 개인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분석하여 프리바이오틱스 효과가 있는 단백질 구조를 설계하고 유익균의 증식을 촉진하는 펩타이드를 개발하여 개인별 마이크로바이옴에 최적화된 식품 공급이 가능하다. 초고령화시대 진입에 따라 노령층 단백질 대사 변화를 고려한 최적의 단백질 구조 설계와 근감소증 예방을 위한 필수 아미노산을 조합한 개인별 맞춤형 특수의료용도 케어식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알파폴드를 활용한 정밀영양학적 접근은 개인의 건강상태와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영양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미래의 식품 산업과 헬스케어분야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알파폴드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예측과 이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영양솔루션 개발을 위해서는 개인의 영양 및 건강상태와 질환 데이터의 수집 및 분석등 데이터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알파폴드의 핵심 기능인 단백질 구조 예측 능력을 활용하여 개인의 유전체, 대사체,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예측된 구조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영양소 조합을 설계하여 특정질병이나 건강상태에 맞춘 기능성 단백질 설계가 가능해 질 것이다. 효소의 촉매 효율성을 최적화하고 식품가공 및 음식조리 단계에서 효소를 정밀하게 설계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생리활성 물질의 생산을 촉진하거나 최적화, 식품의 영양가, 소화율, 생체이용률을 향상, 동물성 단백질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식물성 단백질을 식별하고 환경 영향을 줄이면서도 영양가 있는 단백질 대체품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용해도, 안정성, 영양가와 같은 특성개선, 특정 식이 요구사항과 건강 목표에 맞는 단백질 설계,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여 최적의 영양소 조합 예측, 유전적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성 단백질 설계, 식품 폐기물 감소 및 자원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효소 개발 등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환자의 건강데이터와 영양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별 식사요법 진단, 질병 상태별 매칭 알고리즘을 통한 맞춤형 메뉴 추천, 원물, 맛 유사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사 영양성분 범위 내에서 대체적인 맛의 발굴 등 알파폴드는 메디푸드와 개인 맞춤형 식단 개발에 혁신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정밀한 단백질구조 예측과 설계능력을 바탕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와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영양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알파폴드의 가장 큰 한계는 단백질의 동적 특성과 복잡한 상호작용을 완전히 포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비정형 단백질 및 새로운 설계 예측, 알고리즘으로 설계된 단백질의 안전성 평가 방법, 복잡한 생물학적 메커니즘 이해의 한계성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연윤열 ESG 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5-03-11 11:25:1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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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인공지능(AI)이 조리한 맛

세상에서 최초로 요리사(셰프) 대신에 기계가 조리하는 모습을 선 보인 해가 2014년이다. 총 11번의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그(녀)는 영국태생으로 '몰리(Moley)'라는 이름의 로봇키친(Robot Kitchen)이다. 요리사는 주방에서 정해진 역할만 수행하는 반면, 몰리는 요리뿐만 아니라 요리가 끝나면 주방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자외선 빛을 이용해 소독까지 하는 시스템키친(System Kitchen)이다. 로봇키친은 관절이 회전하는 로봇 팔, 오븐, 식재료와 도구를 올려놓는 선반, 요리 레시피까지 제공하고 로봇을 조작하기 위한 터치 스크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이나 터치 스크린을 통해 로봇키친을 작동하면 된다. 이 로봇 시스템은 사람의 손처럼 관절형 손가락을 지닌 두 개의 로봇팔, 모터 24개, 마이크로 제어장치 26개, 센서 129개가 장착돼 있어 요리사처럼 정교한 동작이 가능하다. 최대 5000종류의 요리가 가능하며 머신러닝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조리법도 학습할 수 있다. 냉장고에서 재료 꺼내기, 화력(불세기) 조절,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수도물을 냄비에 따르기, 식재료 혼합하기, 접시에 음식 담기(플레이팅) 등의 조리에 필요한 각 단계별 동작을 사람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수행한다. 관절이 회전하는 로봇 팔은 모든 게 정해진 위치에 세팅되어 있다면 감지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주방기구와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바닥에 떨어진 식재료가 있다면 이를 치우기도 한다. 사용자가 메뉴 플랫폼 화면에서 레시피를 선택하기만 하면 로봇이 알아서 요리를 한다. 로봇키친은 셰프가 요리하는 장면을 3D모션 캡쳐기술을 활용해 미리 학습한 레시피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셰프가 레시피를 업로드 해 놓으면 태블릿이나 터치 스크린으로 내려받아 활용 할 수도 있다. 로봇 팔은 요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자연스럽게 동작을 멈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해 보호 스크린이 있으며 다칠 염려가 있는 칼 대신에 안전장치(Safty Sensor)가 장착된 음식처리장치(food processor)를 사용한다.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 고객이 원하는 규격(Spec)대로 기능과 사양을 변경할 수 있다. 이 덕분에 2014년 출시 당시 가격은 약 3억원이었으나 2017년에는 1600여만원 정도로 대폭 낮아졌다. 한편 2017년 당시 일본 도쿄의 국제전시장에서 스즈모(鈴茂)기공에서 선보인 초밥로봇은 한 시간당 4800개의 초밥을 만들 수 있고 고추냉이를 올려주거나 접시에 옮겨 담는 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고 하였다. 높이 60㎝가량의 기계 윗부분에 밥알을 넣고 동작 버튼을 누르자 마자 초밥 덩어리가 눈 깜작할 사이에 쏟아져 나왔다. 최근 국내 푸드테크 기업 중 한 곳은 분자단위의 센싱기술로 음식의 맛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여, AI조리 로봇을 통해 외식업계의 최대 난제인 인건비 문제와 음식의 퀄리티 편차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 기업의 핵심기술은 분자 수준의 카메라 감지 센서를 활용하여 마이야르 반응, 육즙의 손실, 콜라겐 변성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제어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마이야르 반응은 음식의 풍미와 색깔을 결정짓는 중요한 화학 반응으로 고기의 아미노산과 당분이 고온에서 반응하여 갈색으로 변하면서 독특한 풍미를 생성하는 현상이다. 이 반응은 스테이크, 구운 야채 등 다양한 요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육즙 보존은 음식의 촉촉함과 풍부한 맛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AI셰프 로봇은 이러한 요소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분자 센싱이란 음식의 맛과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들을 분자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이다. 마치 현미경으로 세상을 보듯이 아주 작은 단위까지 분석하여 맛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수식화하는 것이다. 요리를 한다는 것은 각각의 식재료가 가열되면서 수많은 물질들이 분자화학 반응을 일으켜 동일한 조건이라 하더라도 매번 맛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현존하는 자동화 솔루션은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조리하기 때문에 요리의 퀄리티를 일관되게 유지하기 힘들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헤드셰프의 요리를 수치화해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고 AI셰프 로봇이 동일한 수치로 조리함으로써 비용절감 및 퀄리티 향상이 가능하다. 분자 카메라 센서를 사용하여 음식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분 단위로 수치화하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 기업은 출시 9개월 만에 35개 브랜드의 도입이 결정되었으며, 올해의 생산량은 계약이 완료된 상태이다. 내년에는 1200대의 로봇을 공급할 예정이며, 평균적으로 매달 4개의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2027년에는 약 1만6000대의 로봇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또 다른 AI는 사용자의 유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양정보를 분석해 개인에게 맞는 이상적인 식사를 제안한다.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을 통해 식단을 추적하고 사용자 맞춤형 영양정보를 추천하는 서비스로서 스마트폰으로 음식 사진을 찍으면 음식의 내용을 인식한 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영양정보를 추천해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아침에 먹은 토스트와 계란 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을 분석해서 "토스트에는 탄수화물이 많고, 계란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식으로 이미지 탐지를 통한 사용자의 영양상태를 평가하여 사용자의 영양 상태에 맞는 영양정보를 추천한다. 이 AI는 아마존 다이나모DB, 아마존 EC2, YOLOv3, 패스트API, 플러터 등의 기술을 활용하였다. 최근 개발된 자동으로 회전하는 AI오토웍(Auto Wok)은 중화요리 업계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이 조리한 맛의 시대에 돌입 한 듯하다. /연윤열 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 푸드테크 칼럼니스트

2025-03-03 15:58:58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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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노년기의 잠 못 이루는 밤

필자는 유년시절 조부모와 3대가 한집에 살았다. 동이 트기 전 이른 아침부터 단잠을 깨우던 소리는 다름 아닌 조부모님의 이른 기상 습관이었다. 필자는 그 나이가 들도록 수십년이 지나고 나서 비로소 의문이 풀렸다. 수면의 질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듯이 바쁜 현대 사회에서 숙면을 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카페인 섭취 등 다양한 수면 방해요인들로 인해 피로감, 집중력 저하, 건강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 멜라토닌은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천연 호르몬으로, 인체의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은 주로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파인트랄라민에서 생성되며, 어두운 환경에서 생성량이 증가한다. 시각중추가 어둡다고 느낄 때 분비되므로 수면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멜라토닌은 주로 생체 시계와 연관되어 있으며, 주로 수면을 조절하는 데 사용된다. 어두운 환경이 조성 되면 뇌에서 분비되어 몸이 수면을 취하도록 준비를 시작하고 일정한 사이클을 유지하기 위해 수면을 유지한다. 한편 멜라토닌은 수면과 더불어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멜라토닌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하거나, 해외여행자, 교대 근무자들에게 시차로 인한 수면장애를 개선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수면영양제는 수면개선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식품을 말한다. 단순히 잠을 유도하는 수면제와는 달리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수면 리듬을 조절한다. 수면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는 멜라토닌, 가바(GABA), 테아닌, 마그네슘, 비타민B군 등이 있고 이러한 성분들은 각각 수면조절, 신경안정, 스트레스 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 수면영양제는 의사의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지만, 개인의 건강 상태 및 복용하는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하고 복용해야 한다. 특히 임산부, 수유부, 만성질환자는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수면의 질을 개선하려면 생활 습관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유지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를 피하며, 침실 환경을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어두 컴컴한 환경에서 휴대폰의 인공조명(블루라이트)에 장시간 노출되는 습관은 좋지 않다. 밤늦게 전자기기 사용을 피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더욱 원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또한 중요하다. 수면영양제는 이러한 노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멜라토닌은 수면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효과, 면역력 강화, 염증을 줄이고 관련된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는 항염증 효과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멜라토닌은 주로 수면과 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밤에 주로 분비량이 증가하며 낮에는 감소한다. 멜라토닌은 저녁 8시부터 멜라토닌 분비가 시작되어 새벽 3시가 되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최고조에 도달한다. 즉 이 시간은 신체가 가장 깊은 수면 상태에 들어가는 시점으로, 멜라토닌이 신체의 낮과 밤 주기를 확실히 조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침 7시가 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면서 신체는 점차 깨어나는 상태로 전환된다. 빛 노출에 따라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고 각성을 유도한다. 멜라토닌 분비 그래프는 규칙적인 수면 패턴 유지, 야간의 충분한 어둠 확보, 그리고 아침의 빛 노출이 건강한 수면과 생체리듬에 얼마나 중요한지 나타낸다. 한편 연령별 멜라토닌 분비량 변화 패턴에서는 멜라토닌은 나이가 들수록 분비량이 감소하며, 이는 수면 패턴 및 질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유아기(0~10세)에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가장 높은 시기로 어린 시절에 깊고 안정된 수면을 하게된다. 신생아와 유아기는 생체리듬이 조율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멜라토닌 분비가 왕성하다. 청소년기 이후(10~20세)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수면 리듬이 뒤로 밀리는 저녁형 생활패턴을 나타낸다. 성인기(20~40세)에는 분비량이 청소년기보다 감소하며, 수면 패턴이 안정화되는 시기이다. 노년기(40~70세)가 되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급격히 감소한다. 이는 노인이 불면증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로, 생체리듬이 약화되며 밤과 낮의 구분이 모호해 진다. 결과적으로 얕은 수면이 잦아지고 수면 지속 시간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멜라토닌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제로 비타민 C나 E보다 60~70배 강력한 항산화력을 나타낸다. 이는 DNA 손상을 방지하고 세포 노화를 억제하며 암, 심혈관 질환 등 대사성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멜라토닌은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을 방해하고 이를 제거하여 뇌 건강을 유지하며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멜라토닌의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규칙적인 수면패턴을 유지하고, 필요시 적정량(2~5㎎)의 멜라토닌 보충제 섭취를 권장한다.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식품으로는 멜라토닌 합성을 돕는 물질인 트립토판이 풍부한 타트체리와 바나나, 호두 등의 견과류, 쌀, 귀리, 보리 등 일부 곡물과 씨앗류, 토마토, 포도를 추천한다. 체리는 천연 멜라토닌 함량이 높아 특히 효과적이다. 멜라토닌은 항산화 작용, 면역력 강화, 지방대사 조절에도 기여한다. 특히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증가와 지방의 연소를 돕는 갈색지방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다. /연윤열 식품기술사·푸드테크 칼럼니스트

2025-02-24 11:11:2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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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입춘(立春) 즈음에 맛보는 매운맛

입춘(立春)은 24절기 중 첫번 째 절기로 음력 1월에서 2월 초 사이에 해당된다. 태양의 황경( 黃經)이 315˚에 왔을 때를 말하며, 이날 부터 봄이 시작된다는 뜻으로 엄동설한 추위를 이기고 돋아난 햇나물을 이용해 전통음식을 먹는 풍속이 있었다. 우리 선조들은 12월 마지막 달을 절분으로 생각하고 입춘을 새해맞이로 구분하였다. 오신채(五辛菜)는 입춘일 절기에 맞추어 먹는 대표적인 절기음식이다. 오신채는 다섯 가지 매운맛이 나는 나물을 말한다. 오신채 종류로는 파, 당귀싹, 산갓, 미나리싹, 무싹, 파, 마늘순, 달래, 부추, 유채 등 이른 봄철에 볼 수 있는 새순과 새싹들이다. 매운맛은 인류 역사에서 독특한 감각으로 인식되어 왔다. 매운맛은 통각(痛覺)과 미각(味覺)의 복합적인 자극으로 주로 캡사이신(capsaicin), 피페린(piperine), 아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allyl isothiocyanate) 등의 화합물에 의해 유발된다. 맛은 혀의 표면에 맛봉오리라고 불리는 무수히 많은 작은 돌기모양의 감각기관과 코 상부에 위치한 냄새 수용기 두가지 감각기관의 조합에 의한 현상이다. 음식을 섭취하면 음식에 함유되어 있는 특정 화합 물질들에 의해 감각 수용기가 발현하고 이 때에 맛을 느끼고 냄새를 맡게 된다. 사실 미각의 종류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그다지 많지 않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냄새의 종류는 수 천가지가 넘는다. 딸기 맛은 혀에서 느끼는 맛이라기보다 딸기 맛을 구성하는 수많은 냄새 분자다. 감기에 걸려서 코가 막히게 될 때 냄새를 맡지 못하여 결국 입맛을 잃거나 맛을 구분조차 하기 어려운 이유 이기도 하다. 매운맛을 인지하는 과정은 신경 신호전달 경로에 따라서 말초신경을 자극함으로써 구강점막을 활성화하고 통증신호가 전달체계를 통해 3차신경절, 척수, 대뇌 감각피질로 전달하게 된다. 매운맛을 일으키는 화합물의 화학적 구조는 이미 밝혀져 있다. 고추의 캡사이신, 후추의 피페린, 생강의 진저롤(Gingerol), 겨자나 와사비의 아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 마늘의 알리신(Allicin) 등이 대표적인 매운맛 성분이다. 매운맛 화합물은 단순한 자극을 넘어 생리활성 기능을 나타낸다. 고추의 캡사이신은 항염증 및 진통효과와 아디포넥틴(adiponectin) 분비 촉진을 통한 혈당 조절작용, 생강의 진저롤은 COX-2 효소 억제를 통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감소작용과 ROS(활성산소종)제거 및 세포 사멸(apoptosis) 유도효과, 후추의 피페린은 지방분해 효소(lipase) 활성화 및 발열반응으로 체중 감량효과와 쓸개즙 분비 촉진 및 효소 활성화로 소화율 향상, 마늘의 아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글루타티온 S-트랜스퍼라아제 활성화로 발암물질 해독작용을 나타낸다. 매운맛의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스코빌척도(Scoville Scale)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스코빌 척도의 원리는 캡사이신 농도를 당 희석배수로 환산한다. 순수한 캡사이신은 16,000,000 SHU(Scoville Heat Units)로 나타내는데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라는 측정장비로 캡사이신, 디하이드로캡사이신 등을 정량 분석하거나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GC-MS)로 아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와 같은 휘발성의 매운맛 화합물질을 분석한다. 최근에는 푸드테크기술을 이용한 인공 전자혀(Electronic Tongue)를 활용하는데 합성막 전극을 이용하여 맛의 패턴을 분석한다. 매운맛은 화합물의 구조적 특성과 생리적 메커니즘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현상이다. 캡사이신 패치(근육통 완화), 피페린 보조제(생체이용률 증가), 천연 방부제(아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의 항균 효과), 해충 퇴치용 캡사이신 유도체 스프레이 등 신경질환 치료제, 기능성 식품의 고도화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향후 분자 수준의 표적분석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맛 예측 기술이 결합된다면, 매운맛의 과학적 이해와 응용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연윤열 식품기술사, 푸드테크 칼럼니스트

2025-02-11 11:42:4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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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자발적 불편

한해가 시작되는 원단에는 새로운 설계를 하게 되는데 그 중 압권은 건강과 관련된 각오일 것이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아침에 냉장고에서 꺼내 간단히 전자레인지에 돌릴 수 있는 냉동식품, 점심에는 밀키트를 활용한 간편식, 저녁에는 배달 앱을 통해 클릭 몇 번으로 문앞까지 배달되는 요리들. 이러한 풍경은 한국인의 식탁에서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손쉽고 빠르게 먹을거리를 마련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이 가져온 이면에는 건강 악화와 환경 파괴라는 무시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숨어 있다. 식품산업의 벨류체인(Value chain)과 연관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이 넘쳐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습관적으로 편리함에 안주하게 되는데 건강을 위해서는 때때로 자발적인 불편함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서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자발적 불편'이란 스스로 덜 편리한 방식을 의도적으로 선택함으로써 얻게 되는 내면의 만족감을 의미한다. 식습관에 이를 적용한다면 인스턴트 음식보다 가공이 덜 된 '최소가공식품(Minimal Processes Foods)'을 선택하고, 빠르고 간단한 요리보다 손이 조금 더 가더라도 직접 조리하는 습관을 통해 건강한 식탁을 되찾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선택은 처음에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식습관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균형 잡힌 영양소의 섭취는 면역력을 높이고,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며,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반대로 불규칙한 식습관과 영양의 불균형은 비만,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발적 불편을 실천하기 위해서몇 가지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미숙하더라도 직접 요리하는 습관을 권장한다. 배달 음식이나 즉석식품 대신 식재료부터 손질하고 조리하는 과정은 비록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내 몸에 들어가는 재료를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신선한 재료를 직접 선택하고 조리 과정에서 불필요한 당분과 소금, 첨가물등을 줄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매주 일정 시간을 정해 식사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말에 미리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를 해두면, 평일에 간편하게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초)가공식품은 간편하기는 하지만 수많은 첨가물이 함유되어 있다. 자발적으로 가공식품 섭취 횟수를 줄이고 신선한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점차 익숙해질 것이다. 외식 역시 편리하지만, 영양소 조절이 어렵고 칼로리가 높을 수 있다. 자발적으로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요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을 추천한다. 식재료의 원산지와 생산 과정에 관심을 가져 보자. 대형마트에 뽐나듯 포장된 식재료 대신 지역 농산물 직매장이나 로컬마켓을 방문해서 제철 식재료를 구매하면 편리함이 주는 즉시성은 떨어질 수 있지만 우리 몸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의식적으로 천천히 여유있는 식사를 하자. 허겁지겁 빠르게 먹는 대신 음식의 맛과 영양을 음미하며 천천히 씹어 먹는 습관은 소화를 돕고 포만감을 높이며, 결과적으로 과식을 방지할수 있다.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구입하는 스낵 대신 직접 견과류를 볶아 간식으로 준비하거나, 과일을 다듬어 먹도록 하자. 이런 사소해 보이는 선택들이 쌓이면 우리의 건강은 서서히 변화될 것이다. 늘 먹던 메뉴에서 벗어나 새로운 재료와 조리법을 시도한다면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요리에 대한 즐거움과 창의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발적 불편을 통한 건강한 식습관은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의 식습관에 대한 주도권을 가질 수 있고 요리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건강이 개선되면서 자신감과 행복감이 증가한다. 처음에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러한 선택이 결국에는 더 나은 건강과 삶의 질로 이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환경적 측면에서 배달 음식으로 인한 포장 쓰레기, 간편식 생산 과정에서의 자원 낭비 등이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새해부터는 식습관의 작은 변화를 실천 해보자.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작은 불편함이 독자들의 삶에 예상치 못한 행복과 변화를 선사하게 될 것이다. 'No Pain No Gain'을 명심하자./연윤열 식품기술사·푸드테크 칼럼니스트

2025-02-03 11:26:4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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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CES 2025에서 주목받은 AI 기반 푸드테크 기업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5'의 주제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몰입(dive in)'이었다. 매년 초 열리는 CES는 소비자 가전 박람회의 약자로 1967년부터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소비자 가전제품 중심으로 시작했으나, 기술과 산업생태계의 변화에 따라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국한하지 않고 모바일, 자동차, 인공지능, 로봇, 우주 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다. 올해 열린 CES 2025에는 160여 개국에서 14만 명 이상의 관람객과 4500여 기업이 참가했으며 대한민국은 1000개 이상의 기업이 대거 참가하여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참가국으로 기록되었다. 특히 올해 CES 2025에서는 푸드테크 혁신기술들도 대거 등장했다. 우리나라 기업인 대동 AI 식물 재배기를 비롯하여 AirFarm: FOOD ARK의 스마트팜, Kirin 소금스푼, AstroBrew 콜드브루, Apecoo 와플제조 로봇, iGulu 양조로봇, Artly 바리스타 로봇, Kara Water 식수장치, Gardyn 모듈형 정원 시스템 등이 선을 보였다. 이들 제품들 대부분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그동안 우리의 생활 속에서 느껴왔던 번거로움과 사소한 귀찮음 등을 AI와 푸드테크로 대체해 주었다. 자동화된 식물 재배 환경 제어, 물 부족 지역과 도시 농업에서의 지속 가능한 농업 솔루션, 저염식이 필요한 사용자를 위한 짠맛 시뮬레이션, 신속한 콜드브루 커피 추출, 자동화된 와플 제조, 홈 브루잉 양조장치, 커피 제조 자동화, 공기 중에서 수분을 포집하여 식수 및 커피 추출, 자동화된 수경재배 시스템 등이 눈길을 끌었다. 대동 AI 식물 재배기는 AI와 농업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식물별로 최적의 재배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고, 생육상태를 분석하여 수확 시기 예측이 가능하다. AirFarm: FOOD ARK는 한국 스타트업 미드바르의 스마트팜 솔루션으로, 물 부족 지역과 도시 농업에서 강점을 가지며, 용수 사용량을 99%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Kirin 소금스푼은 미세한 전류를 통해서 짠맛을 시뮬레이션하여 저염식이 필요한 사용자에게 염분량을 줄어 들지만 짠맛은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AstroBrew는 콜드브루 커피를 신속히 추출할 수 있는 장치로, 기존 12~24시간 걸리던 추출과정을 혁신적으로 단축시켰다. Apecoo와플제조 로봇은 반죽부터 조리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여 소음 감소와 스마트 모니터링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iGulu는 복잡한 맥주 양조 과정을 자동화한 홈 브루잉 양조장치로 재료 투입부터 발효까지 전 과정을 처리한다. Artly 바리스타 로봇은 AI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커피 제조 과정을 자동화한 바리스타 로봇이다. Kara Water는 공기 중의 수분을 포집하여 깨끗한 식수를 만들고, 동시에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디스펜서를 장착한 제품이다. Gardyn 모듈형 정원 시스템은 자동화된 수경 재배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집에서 신선한 허브와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다. CES 2025에서 소개된 푸드테크 혁신 기술들은 지속 가능성과 효율성을 강조하였으며, 농식품과 외식산업의 미래를 인공지능 기술로 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푸드테크의 융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윤열 ESG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5-01-20 14:20:5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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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한반도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한 국가의 식량안보 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세계식량안보지수(GFSI)가 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의해 매년 발표되며, 전 세계 113개국의 식량안보 상태를 평가한다. GFSI가 정의한 식량안보는 1996년에 FAO가 채택한 것과 비슷하다. 즉 '사람들이 건강 하고 활동적인 삶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족시키는 충분하고 영양가 있는 식량에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언제나 접근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한국의 2022년 GFSI 총점은 70.2점으로 113개 대상 국가 중 39위를 기록했다. 주요 4대 평가 항목에서 한국의 식량부담 능력은 76.8점(51위), 식량 공급 능력은 71.5점(11위), 품질과 안전은 71.5점(50위), 지속가능성과 적응력은 58.5점(34위)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수는 고소득 국가 평균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한국의 GFSI 점수가 큰 폭으로 낮게 산출된 이유는 0점으로 평가된 항목이 많아서인 듯하다. 한국이 0점을 받은 세부 지표는 식량 부담 능력 중 농산물 수입 관세, 식량 공급능력 중 작물 보관시설과 식량안보 전략 및 식량안보 전담 기구, 품질과 안전중 국가 식품 지침과 국가 영양계획 및 전략, 지속가능성과 적응 중 부영양화, 기후 재정의 흐름, 환경-경제 회계 이행, 조기 경보 조치 및 스마트 농업, 노출 관리에 관한 약속 등 총 10개에 이른다. 식량안보는 국민 모두에게 언제든 충분한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상태로 국가의 안전과 발전을 지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식량안보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생산성 향상, 식량유통의 체계적인 개선, 글로벌협력 시스템구축 등을 통해 식량안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적 식량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전략적 검토가 요구되며, 지속 가능한 식량생산 시스템과 신속한 대처가 필수적이다. 농업기술의 진보등 과거에 비해 국내의 식량 생산량은 충분히 증가했다. 농업 생산성 향상 및 기술 개발은 중요하지만, 기후변화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요소에 대한 대처에는 한계가 있으며, 식량의 생산과 소비과정에서의 낭비와 손실을 줄이는 것도 필수적이다. 국제적인 식량안보 문제는 초고령화등 인구증가와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해지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협력이 필요하다. 식량안보는 개인에서 국가, 전 세계적인 차원까지 중요한 이슈이며, 이는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필수 요소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정밀농업과 스마트팜과 같은 혁신적인 농업기술 도입과 지속가능한 자원 관리 방법이 필요하며, 이는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기후 변화는 지구의 기온 상승과 기후 패턴 변화로 인해 식량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며, 가뭄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를 초래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70여년 뒤인 21세기 말 한반도의 쌀 생산량은 30% 정도 줄어들고 쌀의 맛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새로운 품종 및 재배법의 개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된 바 있다. 국제 식량 시장은 각국의 식량 생산량과 소비량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며, 이는 식량 안보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식량 자급률이 높을수록 자립적인 식량 생산으로 불안정한 국제 상황에서도 안전해 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식량 안보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연윤열 ESG 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5-01-15 16:07:1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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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AI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예측

지금으로부터 약 10만년 전 인류는 아프리카를 떠난 후에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극한의 환경에서 생리적으로 적응하여야 하고, 농경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식습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유당분해 능력을 유지하는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다. 이러한 유전적 변이는 문화적 적응을 통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가 바둑 게임에서 인간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가볍게 승리하고 세상에 등장한 시점을 변곡점이라고 가정할 때 인류의 과학적 진보 속도와 수준은 말이 끄는 마차에서 자동차로 이동수단이 발전된 것 이상으로 획기적이다. 올해 노벨 화학상과 노벨 물리학상의 핵심요소는 인공지능 알파폴드(AlphaFold)였다. 알파(Alpha)는 구글 딥마인드가 이전에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에서 유래한 것이다. 폴드(Fold)는 단백질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 서열에 따라 특정한 위치에서 3차원 구조로 '접히는(folding)'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이 단백질의 기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알파폴드(AlphaFold)는 단백질 구조에서 접히는 패턴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모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결국 알파폴드(AlphaFold)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단백질의 구조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미래의 바이오산업 분야에 중요한 변화를 예견할 수 있다. 인공지능 알파폴드(AlphaFold) 이전의 단백질 분자구조분석은 X-레이 회절, NMR 분광, 활성화 에너지 분석, 극저온 전자현미경 등을 이용한 방법으로 샘플 준비부터 데이터 수집,이미지 처리까지의 전체 과정에 몇 주에서 몇 달이 소요되었으나 이에 비해 알파폴드와 로제타폴드는 보통 몇 시간에서 몇 일 만에 단백질 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단백질은 우리가 꼭 섭취해야 할 중요한 영양소이면서 인체에 없어서는 안 되는 생체 분자이기도 하다. 단백질은 인체 구석구석에 필요한 물질들을 운송해 주는 라이더와 같은 역할과 음식을 섭취 했을 때 분해해서 에너지를 얻거나, 인체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는 화학 반응을 좀 더 잘 일어나게 촉진시켜 주는 효소(Enzyme) 활동도 단백질이 한다. 또한 세포가 적절한 반응을 하도록 전달 과정에도 단백질들이 서로 신호를 전달해 준다. 외부의 병원체가 우리 몸에 침입했을 때 면역 반응에도 다양한 단백질들이 기여를 한다. 단백질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 유발물질을 인식해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도 우리 몸 안에 있는 DNA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50여년 동안 과학자들은 단백질의 서열(sequence)로 구조(structure)를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마침내 전통적인 실험방법을 답습하지 않고 단백질의 구조를 찾아내는 획기적인 방법을 모색한 결과 계산을 통한 혁신적인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월등히 우수한 점은 숨어있는 패턴을 재빨리 찾아내는 일이다. 데이터만 충분히 누적되어 있다면 잠재적 패턴을 굉장히 잘 찾아낸다. 이런 이유로 단백질구조 예측에 인공지능을 결합하였다. 알파폴드 역시 단백질구조 예측을 위한 진화정보를 담고 있는 수많은 단백질의 서열 데이터에서 구조와 관련된 패턴을 찾아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일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약 20만개의 단백질 구조 데이터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서 단백질구조 예측 인공지능을 가장 빠르고 잘 학습시킨 결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가 스트럭처 모듈패턴을 기반으로 단백질의 3차 구조를 개발한 것이다. 단백질의 디자인과 함께 중요한 점은 원하는 단백질의 서열들을 설계해 주는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단백질 디자인의 성공 확률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단백질 디자인의 성공확률은 1%도 되지 않았다. 컴퓨터를 활용해서 수십만 개를 디자인한 다음 그중에서 100개를 골라서 실험을 하면 한 개가 성공할까 말까 할 정도로 낮은 확률이었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단백질 디자인의 장벽이 매우 낮아지고 있다. 단백질 디자인이 쉬워지면 환경 문제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단백질 디자인이 접목되고 활용될 것이다. 단백질 기반의 하이드로젤을 개발해서 생분해성이 높은 소재를 개발하거나 플라스틱 분해 효소를 개발해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등 단백질 디자인은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파급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단백질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에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3대 영양소라고 지칭하는데 탄수화물과 지방분자는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를 나타내는데 반해 단백질은 약간의 열이나 산, 소금, 공기 등에 노출되면 특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러한 특성의 변화는 단백질의 생물학적 역할과 기능에 기인한다.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과 지방은 주로 소극적인 저장에너지 형태에 불과하지만 단백질은 적극적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장치에 해당한다. 단백질은 자신들을 포함하여 세포를 만드는 분자를 조립하고 해체함으로써 세포 내의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분자를 이동하고 근섬유의 형태로 개체 전체를 이동시킨다. 단백질은 모든 기관의 활동, 성장, 운송과 같은 핵심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단백질의 특성은 적극성과 민감성이 내재되어 있다.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조리할 때 단백질 구조와 농도가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바로 단백질의 역동적 특성을 나타낸 것이다. 단백질의 기능 중 운송 역할은 우리가 겼었던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쉽게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 바이러스로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우리가 숨을 쉬는데, 그 바이러스가 우리 몸으로 들어오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 안에 들어올 때는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을 활용하다. 바이러스 표면에 여러 단백질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스파이크 프로틴이라고 부르는 돌기 단백질이 있다. 이 단백질이 세포의 표면에 있는 어떤 단백질과 만나게 되면 결합을 하면서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만약 이 돌기(spike) 단백질의 구조와 그 사람의 수용체 단백질의 구조, 그리고 그 단백질의 결합 구조를 파악하게 된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 안에 들어올 때 돌기 단백질이 사람의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을 하면서 우리 몸 안에 들어오게 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을 할 수가 있다. /연윤열 ESG 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12-16 15:44:3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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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억제된 모험, 마늘의 매운맛

경악전서(32), 고금도서집성 의부전록(3), 광제비급(28), 교주부인양방(3), 군중의약(1), 금궤요략(3), 금료소초(3), 급유방(6), 내의원정례(탁지정례) (1), 단곡경험방(8). 이들은 '마늘'이란 키워드로 검색한 한의학 고문서DB에 수록되어 있는 결과로, 괄호안 숫자는 마늘이 언급된 횟수다. 이 가운데 금료소초(金蓼小抄)에는 "卒然中暑氣閉, 取大蒜一握, 道上熱土雜硏爛, 以新汲水和之, 濾去滓, 灌之卽蘇. 見(避暑錄). 갑자기 더위를 먹어 숨이 막힌 경우에는, 마늘 한 줌과 길 위의 뜨거워진 흙을 한 데 섞어서 문드러지게 갈아서 새로 길어온 물에 타서 찌꺼기를 걸러내고 입 속에 부어주면 즉시 깨어난다"라고 쓰여있다. 본초강목에서는 기를 내리고 악창을 아물게 하고, 토혈을 멎게 하고, 심장병에 도움을 준다고 했으며,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위장을 따뜻하게 한다고 했다. 한국인에게 필수적 조미 작물로 알려진 마늘은 우리에게 100가지가 유익하고 단 한 가지 단점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특이하면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는 뜻에서 일해백리(一害百利)라고 하였다. 마늘, 고추냉이, 양파와 같은 조미 향신료의 매운맛은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맛이라기보다 자극과 고통이라는 감각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맛을 즐기는 이유는 매운 물질을 감지할 때 나타나는 인체의 불편한 경고(시그널)에 대한 일종의 '억제된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전혀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감각의 정상적인 의미를 무시하고 고통을 그 자체로 감수하게 되는 것이다. 매운맛과 같은 통증 감각은 뇌에서 천연의 통증 완화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화끈거리는 느낌이 사라지면 은근히 쾌감이 남게 된다. 우리가 자극적인 음식을 반복적으로 즐기는 이유는 이러한 자극이 섭식에 새로운 경험을 추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극적인 냄새를 내는 화학적 원인 물질은 메탄에티올과 메틸알릴설파이드라는 함황화합물이다. 이러한 물질은 마늘이 소화기관을 통과할 때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식후 6~18시간 사이에 냄새가 정점에 달한다. 한편, 입안에 잔류하는 티올이라는 냄새 성분은 과일과 채소에 함유되어 있는 갈변 효소에 의해 마늘 냄새를 무취한 분자 형태로 변형할 수 있으므로 마늘 섭취후에 샐러드나 사과를 먹으면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 클로라민을 함유한 구강 세척제도 마늘의 냄새 제거에 효과가 있다. 마늘 냄새를 싫어하는 서양에서조차 마늘이 갖는 살균작용 및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 바이러스 작용 등 약리적 기능성으로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한 바 있다. 마늘이 슈퍼푸드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는 알리신(allicin)과 아조엔 등과 같은 강력한 항암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늘의 매운맛 성분인 알리신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전 형성을 억제하는 약리적 작용을 하여 심혈관 질환자나 당뇨환자에게 권장하고 있다. 마늘은 피로회복 비타민인 비타민 B의 흡수를 도와 체내 에너지 대사를 북돋는다. 마늘은 기원전 4000년경 이집트 피라미드 건축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마늘에 대한 비용을 적은 기록이 피라미드 벽에서 발견되었을 정도이며, 우리나라 삼국유사에 마늘(蒜)과 쑥을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아 사람이 되었다는 건국 신화에서 알 수 있듯이 마늘은 우리 민족과 함께 한 대표식품이다. 마늘의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의 유럽 혹은 중앙아시아로 추정한다. 고대부터 요리의 재료보다는 약재로 널리 이용되어 왔으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재래종으로 추운 지역에 적응한 지형과 따뜻한 기후에 적응한 난지형으로 구분한다. 재배 수량, 병해충 저항성 등 다양한 이유로 도입되어 적응한 도입종으로 남도마늘, 대서, 자봉마늘 등이 있다. 마늘은 무게의 6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비타민 C, 비타민 B1과 B2, 칼륨, 인 등의 다양한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으며 항산화 작용을 하는 생리활성물질인 폴리페놀과 유기화합물인 알린(alliin)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알린은 마늘의 매운맛과 독특한 향을 풍기게 하는 주성분으로, 알린 자체에는 향이 없지만 마늘을 다지거나 썰게 되면 마늘 속에 들어있던 알리나제(allinase)라는 효소가 작용하여 알린이 알리신으로 전환된다. 마늘의 알리신은 강력한 항균 작용을 하고 결핵균, 무좀균 식중독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 콜레라, 장티푸스균 살균 효과가 있다. 마늘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하고 위암이나 위궤양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항암, 항산화 효능이 우수하고, 비타민 B는 우리 몸의 면역체 형성에 도움이 된다./연윤열 ESG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10-30 10:53:13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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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소금 이야기

짠맛을 대표하는 물질은 소금이며 나트륨과 염소의 결합물이다. 나트륨뿐만 아니라 칼륨, 질산염, 황산염등도 약간의 쓴맛과 함께 짠맛을 나타낸다. 소금은 해수로 만드는데, 해수에는 염화마그네슘, 염화 칼슘, 황산마그네슘, 황산칼슘 등 쓴맛을 내는 미네랄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서 암염을 용해한 뒤에 소금에 수산화나트륨과 이산화탄소를 첨가하여 마그네슘과 칼슘을 침전시키고 이들을 암염에서 제거한다. 쓴맛이 나는 잎사귀를 맛있게 만들었다는 뜻인 샐러드(salad)의 어원과 소시지(sausage) 역시 '소금'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소시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금은 단순한 맛 내기 재료 이상 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소금 퇴적물에서 소금 결정체를 채취해 왔다. 수억년 전에 형성된 암염 퇴적물은 바다가 융기하여 수분이 증발하면서 결정화된 이후 지질학적 과정을 거친 후 거대한 염화나트륨 덩어리가 된 것이다. 19세기까지 소금은 음식을 보존하고 맛을 내는 용도로 생산되었다. 대부분의 암염은 용액으로 채굴하거나 물을 펌프로 퇴적물에 퍼 올려서 소금을 녹인 후에 소금물을 진공실에서 증발시켜 고형의 결정체로 만든다. 충분히 따뜻하고 건조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야외 염전에서 태양열로 서서히 수분을 증발시켜 천일염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천일염은 진공하에 급속하게 증발시켜 생산한다. 소금에 대한 민감성과 짠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은 사람마다 다르다. 혀에 있는 미각 수용체의 숫자와 효율성, 건강상태, 나이, 경험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젊은 성인들은 대부분 물 10리터에 소금 1티스푼이 녹아 있는 0.05%의 소금 용액의 짠맛을 인지할 수 있는 반면, 60세 이상의 성인은 일반적으로 이보다 염도가 두배로 더 높아져야 비로소 짠맛을 감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짠맛에 대한 선호는 선천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금이 필수영양소이기 때문이다. 특정한 짠 정도에 대한 선호는 반복된 식습관과 그러한 경험으로 형성된 기댓값을 통해서 반복적으로 학습된 것이다. 염소이온과 나트륨이온은 인체의 화학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성분이다. 이들은 대부분 인체의 모든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혈액의 유체속에 머물며, 세포안에 들어 있는 칼륨을 비롯한 이온들과 균형을 맞준다. 지나친 소금섭취는 암을 유발하거나 고혈압으로 혈관을 손상하고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저염식이 혈압을 조금밖에 낮추지 못하거나 지나친 저염식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한다는 것이다. 칼륨, 칼슘,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 과일과 견과류등을 섭취하고 심혈관계 전체를 훈련하는 운동을 병행하는 식습관을 권장한다. 기본적인 화학적 성질 덕분에 소금은 다른 재료를 쓸모 있게 변경하기도 한다. 염화나트륨은 물에서 용해되어 양전하를 띠는 나트륨이온과 음전하를 띠는 염소이온로 나뉜다. 이 원자들은 어떤 분자들보다 작고 움직임이 자유롭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음식에 쉽게 침투하며 단백질이나 식물세포벽과 유용한 방법으로 반응한다. 어떤 종류의 농축액이든 삼투압에 의해 살아있는 세포로부터 수분을 용출하기 때문에 농도가 낮은 세포액 속의 수분이 세포 밖으로 빠져나와 농도의 불균형을 해소한다. 음식에 들어있는 소금은 부패 박테리아의 증식을 억제하는 한편 소금에 내성이 있는 유익한 내염성 박테리아가 증식하여 보존성과 맛을 향상한다. 소비자들은 염분의 함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맛이 떨어진다고 느낀다. 실제로 1980년대 초 건강에 좋은 시리얼을 만들고자 염분 함유량이 낮은 콘플레이크를 론칭한 시리얼업체는 판매실적이 대폭 감소한 뼈저린 경험을 한 바 있다. 그후 소비자 들이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염분 함유량을 조금씩 낮추기 시작하여 단순한 방법으로 시리얼의 염분함유량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우리 몸은 소금성분인 나트륨을 자체적으로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트륨이 없다면 영양분은 물론 산소도 운반할 수 없게 된다. 나트륨이 부족하면 심장과 근육을 움직일 수 없으며 신경자극을 전달할 수조차 없다.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판화 중 '남편에게 소금을 뿌리는 여인들'이라는 판화에는 소금이 남편을 더욱 정력적으로 만들어 준다고 표현하고 있다. 판화에 새겨진 글에는 "이 소금과 더불어 마침내 튼튼한 체력은 부족함이 없을 지어다" 라고 새겨있어 소금이 남성의 정력을 한층 북돋아 준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사랑에 빠진 사람을 살락스(salax) 소금에 절여진 상태라고 했고 독일에서는 결혼식때 소금을 뿌리는 전통이 있다.이집트 성직자들은 소금이 성욕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소금섭취를 못하게 했다. 재염산업이 발달하고 식품을 장기간 보존 하기 위해서 소금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소금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고 각종 가공식품에 맛의 원천으로 사용되면서 최소감각치(Recognition Threshold)를 넘어 1일 권장량을 초과하기에 이른 것이다. 주부들이여 남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남편에게 소금을 뿌리는 여인들'이라는 판화를 감상해 보기를 추천한다. /연윤열 ESG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10-09 14:58:3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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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브랜드 네이밍에 집중하라

소비재일수록 제품의 이름은 기업의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소비 식품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특히 시장의 규모가 거대한 가공식품, 화장품, 전자제품, 자동차 산업에서는 신제품 출시 계획이 결정되기 전부터 브랜드 네이밍을 고민해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최초로 출시하고 최초의 이름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최초로 출시한 제품이 곧 품질표준으로 정착되기 때문이다. 일찍이 서구형 조미식품 시장을 선점한 국내 O사의 제품군은 시장을 선도하면서 독보적이라고 할 정도로 품질까지 장악하게 되었다. 시장을 형성하면서 리딩하는 브랜드에 주어지는 월계관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게 되면 비슷한 아류의 네이밍이 쏟아져 나와도 소비자들은 최초에 출시된 브랜드를 먼저 기억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로 스카치 테이프는 처음에는 투명한 접착용 셀로판테이프를 가리켰지만, 원래는 미국의 M사에서 생산하는 특정한 테이프의 고유상표다. 1930년에 발명되었으며, 현재까지 9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바셀린은 U사의 상표명이자 피부 보습제 브랜드다. 석유에서 추출한 젤리가 주성분으로 바디로션, 핸드 크림, 입술보호제 등이 있다. 호치키스는 1880년 독일의 슈미트 형제가 발명한 최초의 플라스틱 스테이플러(Stapler)이다. 원래는 쇠로 된 집게 모양이었으나, 지금은 둥근 모양으로 바뀌었다. 한편 핵산 계 조미료(MSG)의 일반명칭은 '향미증진제'로 한국 식약처에서 2018년 1월1일부터 MSG(L-글루탐산나트륨)의 정식 표기가 '화학적 합성품'에서 '향미증진제'로 변경되었다. C사와 D사는 조미료의 제품명칭 이상으로 제조특허권에도 공방이 치열하다. 소비 패턴이 건강지향적으로 변화되면서 화학 조미료라는 제품명칭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거하려고 생산자측에서 네이밍 개명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와 대국민 홍보에 오랜 시간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MSG는 식품의 맛 또는 향미를 증진하는 역할을 하며, 화학적 합성품이라는 오해를 벗어 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민감한 만큼 식품첨가물 표기에 천연과 합성을 구분하고 있다. 대기업은 경쟁 업체 간에 제품의 작명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심지어 기업간 분쟁으로 법정 소송까지 가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민간식을 넘어 해외공장 매출이 더 커진 초코파이의 경우 O제과회사 초코파이 제품명칭은 기업명과 함께 'OOO 초코파이'로 식약처에 제품허가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경쟁사인 L사에서도 'OO초코파이'라고 제품을 판매하자 '초코파이' 명칭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각사가 주장하게 된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O제과회사가 초코파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해 왔지만, L제과회사 역시 초코파이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나타내고 있었다. 1979년에 L제과회사가 초코파이를 판매하기 시작한 후, O제과회사는 1997년에 L제과회사의 초코파이 상표 등록을 무효화해 달라며 특허 심판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미 초코파이가 보통명사화되면서 O제과회사는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었다. 현행법상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보통명사는 상표로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초코파이'라는 명칭은 O제과회사와 L제과회사간의 법적 분쟁을 불러일으키며, 상표와 보통명사의 구분이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후라보노껌(Fruit Bon)은 국내에서 인기 있는 과일맛 껌으로, 다양한 과일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1989년에 후라보노껌을 처음 국내에 출시한 것은 O제과회사였다. 그러나 L제과회사도 이후에 후라보노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원조'라는 문제가 두 회사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다. O제과회사는 출시 25주년을 맞아 후라보노 포장지에 '원조'란 문구를 넣어 국내 원조를 강조했다. 하지만 L제과회사는 이미 일본 L제과에서 후라보노를 선보여 큰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진짜 원조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가 섭취하고 있는 가공식품 중에서 습관적으로 부르고 있는 몇가지 제품이름이 있다. 그 중에서 연양갱은 16세기 말 일본 스루가야(駿河屋)에서 처음으로 만들었으며 17세기부터는 류큐와 아마미 제도에서 흑설탕이 생산되기 시작해 양갱에 설탕을 쓰는 방식이 일반화되었고 에도 시대에는 전성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와 그대로 정착해 오늘에 이른 것으로 한국어 명칭인 양갱을 무시하고 '요깡'이라는 일본어 발음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연양갱(練り羊羹, 네리요칸)의 앞글자 연은 일본어 네리(練り)로, 이 단어는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된다. 특히 음식과 관련하여 '반죽하다' 또는 '가다듬다'라는 뜻으로 자주 쓰인다. 예를 들면, 네리모노(練り物)는 '반죽한 것'이나 '가다듬은 것'을 의미하며, 면을 반죽하거나 어묵 원료인 고기풀(Fish paste)를 마쇄할 때 사용된다. 제품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중요한 의사결정중의 하나다. 제품 이름은 소비자에게 기억되고 인식되며 브랜드와 제품의 가치를 전달한다. 아래에서 제품 이름을 정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①단순하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 선택: 제품 이름은 간결하고 발음하기 쉬워야 한다. 단어 수를 최소화하고, 혼동되지 않도록 단순한 구성을 고려한다. ②브랜드와 일관성 유지: 제품 이름은 브랜드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브랜드 메시지와 제품의 핵심 가치를 반영하는 이름을 선택한다. ③특징 강조: 제품의 핵심 특징이나 가치를 이름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기능, 재료, 사용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④차별화: 경쟁 제품과 구분되는 이름을 선택한다. 유니크하고 기억에 남는 이름이 좋다. ⑤부정적 연상 금지: 다른 언어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연윤열 ESG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10-01 11:16:2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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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술과 숙취해소제

원래 술은 기호품이 아닌 의약품으로 출발했다. 의학을 뜻하는 한자 의(醫)는 앓아 누운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알코올 함량이 높은 독한 술로 상처 부위를 소독하거나 마시게 하여 통증을 해소(치료)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성서에 묘사된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손에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시고 '이것은 너희들을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니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 또 식후에 잔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이것은 내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니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고린도 11:23-25)"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술은 단순한 음주행위가 아니라 종교적 의미를 갖기도 한다. 가톨릭 미사에서 밀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심으로 성체(聖體)와 성혈(聖血)이 된다고 믿는다. 술은 WHO 세계보건기구에서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널리 남용되어온 약물을 꼽으라면 단연 술이다. 심리적·신체적 중독성 등 술은 강한 성분의 정신활성 물질에 해당한다. 알코올의 약 10% 정도는 위장에서 흡수되며 나머지 90%는 소장에서 흡수된다. 소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혈류를 타고 90% 정도 간에서 대사(분해)되고 나머지 10%는 폐, 소변, 땀 등으로 배설된다. 술을 마시면 입안과 소변에서 술 냄새가 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서 권장하고 있는 한국인 적정 최대 음주량은 성인 남성 기준으로 소주(20도)는 일주일에 2병, 3일에 한 병을 넘어서는 안 되고, 맥주는 일주일 8캔, 하루 3캔이 최대량이다. 포도주는 일주일 8잔, 하루 3잔이다(1잔은 150mL). '적정 음주량'이 아니라 '적정 최대 음주량'이다. 에탄올은 간에서 1단계로 알코올 분해효소(alcoholdehydrogenase, 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고, 2단계로 알데하이드 분해효소(aldehyde dehydrogenase, ALDH)에 의해 식초와 유사한 아세트산이라는 물질로 분해된 후 아세트산은 이산화탄소와 물로 최종 분해되어 체외로 배출된다.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알코올탈수소효소(ADH)라는 아세트알데하이드 디카복실레이즈라는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서 분해(대사)된다. ADH는 에탄올을 분해하면서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형성한다. 알코올이 모두 분해된 후에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거의 없어진 상태가 되며 모든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전환되어 이 때가 숙취 증상이 가장 심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숙취와 몸의 독성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은 아세트알데하이드이다. 알코올은 세포내 미토콘드리아 DNA를 손상시킨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생산기지로서 약간만 손상을 입어도 뇌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신경과학과에서는 "알코올은 더러운 마약"이라며 숙취를 유발할 만큼 자주 마시면 우리 몸은 다양한 생화학적, 신경화학적 변화를 초래하고 숙취를 겪는 동안 알코올이 뇌 속 글루타메이트 수용체에 결합하고 전기적 활동이 억제되면서 본질적으로 기억형성을 차단함으로서 뇌의 손상이 축적돼 인지기능 저하와 조기 기억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음주량이 센 사람과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홍조(아시안 플러싱 증후군)를 띠는 사람의 차이는 결국 알코올을 아세트산으로 빨리 대사시켜서 배출하는 능력, 즉 알코올분해효소가 유전적으로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느냐에 달려있다. 알코올이 1차 분해만 이뤄지고, 2차 분해가 뒤따르지 않으면 알코올보다 독성이 더 강한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남아서 혈관 팽창을 유도하기 때문에 빨개지고 해롭게 된다.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가 결핍되거나 극소량만 체내에 분비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음주 시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말라는 시그널(경고신호)을 명심해야 한다. 알코올 분해효소(ADH)가 부족한 사람은 간에 부담을 주고 정상적인 대사작용이 방해되어 숙취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2009년 국제 암연구센터는 알코올음료(술)를 마신 후 생산되는 내인성 아세트알데히드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였다. 규칙적으로 자주 술을 마시면 미토콘드리아 에탄올산화시스템(MEOS)에 관여하는 효소가 활성화되어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증가하여 주량이 어느정도 늘어나지만 유전적으로 알데하이드 분해효소 (aldehyde dehydrogenase, ALDH)를 많이 물려받은 유형처럼 주량이 세질 수는 없다.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되면 숙취를 초래한다.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는 간세포와 뇌세포에 손상을 입히고, 구토 및 두통을 유발하며 심하면 오한이나 복통이 유발된다. 이러한 생리적 현상이 숙취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2025년부터 시판되는 숙취해소제에는 숙취해소 기능성 표시·광고를 위한 과학적 자료를 입증해야 한다. 이번에 제정된 '숙취해소 표시·광고 실증을 위한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에서 식약처가 인정하고 있는 숙취해소 관련 기능성에 대한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 평가지표(바이오마커)는 ①숙취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설문지 ②혈중 알코올(에탄올) 농도 ③혈중아세트알데히드 농도 등이 있다. 숙취해소제 개발 업체는 이 평가지표 모두를 측정해 알코올 섭취 후 나타나는 생리적, 생화학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숙취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적게 마시는 것이다. 적포도주나 위스키 같은 어두운 색 음료 대신 보드카나 진 같은 맑은 음료를 마시거나 계란을 먹는 것도 방법이다. 계란에는 알코올의 신진대사를 늦추는 아미노산시스테인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전자'가 숙취 해소에 결정적 요인인 것이다. /연윤열 ESG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09-11 12:11:1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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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올림픽 메달과 독이 든 음식

[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올림픽 메달과 독이 든 음식 세계 206개국 1만500여명이 참가한 제33회 파리올림픽이 지난 11일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8위를 기록했다. 각국이 겨루는 올림픽 게임에서 1등을 하는 금메달 수상자에게로 집중한다. 이번 대회에서 수여한 올림픽 메달은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의 폐철 조각을 메달 앞면에 재활용한 것이다. 친환경적인 업싸이클링 아이디어다. 수년 동안 에펠탑 보수작업을 한 결과 구조물에서 회수한 철 조각을 프랑스 당국에서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때 수여된 금메달은 대부분 은(silver)으로 만들어졌다. 금메달의 무게는 586g으로 이 가운데 580g이 은이었고 단지 6g이 금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금메달은 은 성분에 금 성분을 6g 이상 도금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최소한의 금(gold) 함유량을 지킨 것이다. 은메달은 순수한 은으로만 이뤄져 있으며 동메달은 구리, 주석, 아연 합금을 혼합한 것이다. 드라마 "왕이 된 남자" 에서 왕이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음식을 먹는 '기미'가 등장하는데 기미가 먼저 음식을 먹고 독살당하며 왕은 목숨을 건지는 장면이 나온다. 궁에서 임금이 수라를 들기 직전 바로 옆에서 임금을 모시는 큰방상궁이 먼저 음식 맛을 보는 것을 '기미를 본다'라고 하였으며 수라상에 독의 유무를 판단하는 현대판 관능검사가 이루어 진 것이다. 요즘에는 은수저를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조선시대에는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은수저로 음식에 독 성분이 있는지 판단했다. 음식에 비소와 같은 독이 들어 있으면 은수저의 색이 검게 변했기 때문에 기미를 할 때 반드시 은수저를 사용했다. 은이 독의 유무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 이유는 은이 독소 성분과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검게 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에 반응하지 않는 독도 있기 때문에 은이 모든 독을 구분할 수는 없다. 과거에는 비소(As)가 비교적 구하기 쉬운 독극물이었기 때문에 비소에 빨리 반응하는 은수저를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사용한 것이다. 독이란 펩타이드, 단백질로 구성된 물질로 접촉이나 섭취를 통해 유기체의 조직에 침투하였을 때 효소나 세포 수용체 등에 교란을 일으켜 질병이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물질이다. 독성물질의 용량평가에 사용되는 단위중에서 일반적으로는 'LD50'이라는 단위가 주로 독성을 비교하는 데 사용된다. LD50(Lethal Dose 50%)이란 '반수 치사량'이라고도 불리며 통계적으로 개체의 50%가 죽을 것으로 예상되는 독성물질의 용량을 의미한다. 독성 물질의 양을 점점 증가시키며 실험군에 투여할 때 용량에 따른 치사율 곡선을 얻을 수 있는데, 그 곡선에서 50%의 치사율을 나타내는 용량이 LD50이다. 단위는 실험군의 체중 ㎏당 ㎎으로 나타낸다. 식물에 함유된 독소는 다량으로 섭취할 때 독성을 나타내며, 적게 섭취해도 대체로 동물의 신진대사에 변화를 일으킨다. 카페인과 니코틴 중독은 바로 그 때문이다. 녹색으로 변한 감자의 싹은 쓴맛과 솔라닌이라는 독을 함유하고 있다. 시아노겐(cyanogen)은 쓴맛을 내는 시안화물(청산가리)을 통해 동물들에게 경고를 보내고 중독시킨다. 시안화물은 동물이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사용하는 효소에 치명적인 독소로 작용한다. 식물조직이 파괴될 때 시아노겐은 식물효소와 섞이게 되는데, 이 효소 반응에 의해 시아노겐이 분해되어 시안화수소(HCN)를 방출하는 식물효소와 섞이게 된다. 죽순, 리마콩 등과 같이 시아노겐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뚜껑을 열고 삶아서 발효시켜야 안전하다. 감귤류 씨, 자두와 복숭아 등의 씨, 사과·배 등 배과 식물의 과일의 씨는 시안화물을 생성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자두나 복숭아의 씨가 특히 심하고 시아노겐은 벤즈알데히드도 생성한다. 벤즈알데히드는 아몬드 추출물에서 나는 특징적인 냄새가 양식음식에 빈번히 사용하는 육두구의 주요 맛 성분인 미리스티신(myristicin)은 대체로 다량섭취하면 중독증상과 환각현상을 초래한다. 감초뿌리에 들어 있는 강한 단맛을 내는 물질인 글리시리진(glycyrrhizin)은 고혈압을 유발한다. 정향(clove) 특유의 달콤한 냄새를 주고 라벤더와, 바닐라 비슷한 통카롱(dipteryx odorata)에도 들어 있는 쿠마린(coumarin)이라는 물질은 혈액의 응고를 방해하므로 수술전 환자는 주의하여야 한다. 시금치·근대·비트·아마란스·루바브 등에 함유된 옥살산염(oxalate)은 식물의 신진대사 부산물인 수산이 다양한 금속과 결합한 염이다. 나트륨과 칼륨염기는 용해되는 반면에 칼슘염기는 불용성으로 결정체를 형성한다. 옥살산염은 콩팥에서 칼슘과 결합하여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신장결석을 형성할 수 있다. 몇 그램 정도로 다량으로 섭취하는 경우에 옥살산염은 치명적일 수 있다. 부패한 사과에서 자란 페니실린 곰팡이, 살충제, 제초제 등 농업용 화학물질, 다이옥신, 다환식 방향성 탄화수소 등 토양 및 공기 중의 오염물질은 독소를 생성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상적인 수준의 이러한 유해물질은 건강상의 위험을 바로 야기하지는 않지만. 우리 식탁에 바람직하지 않은 불청객임에 틀림없다. 과일의 씨(종자)는 섭취를 금지하고 비교적 깨끗한 토양에서 친환경농자재로 기르고 친환경인증(친환경 유기농,GAP,무항생체)표시가 부착된 유기농축수산물을 구입하면 이러한 물질의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연윤열 ESG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08-28 10:34:4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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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삼복(三伏)더위는 장어 보양식으로

복(伏)날은 일년 중 가장 더운 날을 뜻하며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을 삼복(三伏)이라고 하였다. 음력으로 6~7월, 양력으로 7~8월 사이에 끼여 있는데 초복 (初伏)은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로 7월 11일부터 7월 19일 사이에 해당하고, 중복(中伏)은 하지로부터 네 번째 경일로 양력으로는 7월 25일이고, 말복(末伏)은 입추(立秋)로부터 첫 번째 경일로 양력으로 8월 14일이다. 이 시기는 소서와 대서 사이 기간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이기도 하다. 냉방장치가 없었던 우리 조상들은 이 기간 동안 길고 긴 무더위를 견디어 내기 위한 방법으로 보양식을 섭취함으로써 체력도 보충할 겸 채식 위주의 식단에서 복날 만큼은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고안해 낸 우리나라 고유의 창발적 식문화였다. 2024년 올해는 초복 7월 15일, 중복 7월 25일, 말복이 8월 14일이다. 복(伏)이라는 글자는 사람(人)과 개(犬)를 합성한 상형문자로 무더위에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모습을 뜻한다. 보양식(保養食)은 체력이 크게 고갈되었을 때 체력증진을 위해 섭취하는 음식을 말한다. 보양(保養)의 기본 개념은 부족한 체력을 채워준다는 것이다. 모 언론사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보양식에 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직장인의 84%가 '복날에 보양식을 챙겨 먹는다'고 답했으며, 선호하는 보양식으로는 삼계탕, 장어, 한우, 과일, 오리고기 순이었다. 필자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무항생제로 키운 무태장어를 강력 추천한다. 장어는 단백질 함량이 30%대에 이르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고 레시틴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학습능력과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A가 쇠고기의 120배에 달하며, 비타민E가 풍부하여 노화방지 및 피부건강에도 효과적이다. 칼슘과 인, 철분, 레티놀, 비타민B1, B2, C, 나이아신도 다량 함유되어 있어 아이들의 성장과 허약체질 개선에 도움을 준다.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 섭취는 영아기에서부터 평생에 걸쳐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 고성능어군탐지기등 현대의 어업기술은 고도로 발전하여 물고기의 개체 수를 위험할 정도로 격감시킬 뿐 아니라 바닷속에 버려진 그물과 낚싯줄같은 해양 폐기물 때문에 다른 종에게까지 우발적 피해를 입히고, 해저 바닥의 생태계까지 파괴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양식이다. 장어는 민물장어부터 뱀장어에 이르기까지 종류 또한 다양하다. 최근에는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해양수의 오염으로 자연산 장어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키운 양식장어가 안전성 검증을 받고 유통되고 있다. 각 국가별로 양식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양식의 역사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 미국에서 소비되는 무지개송어와 메기는 대부분 양식한 것이다. 노르웨이는 1960년대에 연안의 거대한 가두리 양식장에서 대서양 연어를 양식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세계에서 소비되는 연어의 40% 이상이 유럽과 북미, 남미에서 양식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70종의 물고기가 양식되고 있다. 양식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 양식업 기술자들이 물고기의 생육 상태와 출하시기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가능해서 품질이 향상된다. 양식할 어종은 빠른 성장 속도를 비롯해소비하기에 가장 알맞은 단계까지 일정하게 양식한다. 수온과 조류의 속도, 밝기를 조절함으로써 야생에서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도록 유도하며, 에너지 소비와 근육의 탄력성간의 균형을 조절한다. 대체로 양식 물고기는 자연산보다 지방과 수분이 많다. 이들은 스트레스를 덜 받고 낚시에 걸리거나 그물에 걸리거나 갑판에 내동댕이쳐질 때 입게 되는 신체적 손상을 입지 않게 되므로 최상의 품질을 유지한다. 오메가-3와 같은 지방산이 많은 바다생선을 적절히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물고기는 파이토플랑크톤이라는 미세한 바다식물에서 오메가-3 지방산을 직·간접적으로 얻는다. 모든 물고기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포화지방을 조금밖에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육류 대신 생선을 먹는다면 그만큼 동맥을 손상하는 혈중 콜레스테롤 낮아지며, 심장병 위험이 줄어든다. 우리가 먹는 음식 가운데 생선만큼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맛을 가진 것은 없을 것이다. 생선의 맛은 생선의 종류, 서식지의 염도, 먹이, 생선을 다루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해산물이 육류나 민물고기보다 맛이 깊고 풍부한 이유는 바닷물에서 염도의 균형을 잡기 위해 아미노산을 축적하기 때문이다. 바닷 물고기의 살은 일반적으로 소고기나 송어와 거의 같은 비율의 염분을 함유하고 있다. 그러나 유리아미노산 함유량은 3~10배에 이르며 특히 단맛이 나는 글리신과 감칠맛이 나는 글루탐산염이 풍부하다. 생선맛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에너지를 전달하는 APT(아데노신 3인산염)라는 화합물이다. 세포가 APT에서 에너지를 꺼내 쓰면 이 APT는 일련의 더 작은 분자로 변형되는데 그 중 하나인 IMP(이노신1인산염)도 글루탐산염과 비슷한 감칠맛을 나타낸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있는 장어요리로는 장어탕·덮밥·구이·회·샤브샤브·초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하여 즐길 수 있다. /연윤열 ESG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07-24 11:04:5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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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커피 이야기

커피는 전 세계에서 매일 20억잔 이상 소비되고 있다. 소비자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은 2023년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152잔 대비 두 배 이상이나 많이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는 커피나무과 식물에 속하는 관목의 열매 안에 든 콩(생두)을 볶아서(로스팅) 분쇄하여 끓는 물에 우려(추출)낸 것이다. 일단 나무에 달린 열매가 익으면, 호두처럼 열매를 따서 그 안에 들어 있는 콩만 남기고 과육을 제거한다. 때로는 과육을 제거하기 전에 햇빛에 건조해 발효하기도 한다. 커피의 생두를 볶은후 곱게 갈아서(분쇄)물에 우려 마시는 방법은 아랍권에서 시작되었다. 아랍커피는 중동을 비롯한 터키와 그리스 지역에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곱게 빻은 커피콩을 뚜껑이 없거나 뚜껑을 열어놓은 포트에서 거품이 날 때까지 끓인 다음 식혔다가 다시 거품이 날 때까지 끓이기를 2~3회 반복한 후 마지막으로 작은 컵에 부어 마신 것이 시초였다. 커피가 유럽에 전파된 것은 1600년 무렵으로, 그 당시의 커피는 분쇄와 추출장비(기술)가 현재와 달라 침전물이 많았다. 대개, 커피나무가 자라는 열대지역에서는 사탕수수도 재배한다. 필자가 아프리카에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커피를 주문하면 수동으로 갈아 볶은 커피입자를 현지에서 사탕수수로 생산한 설탕과 함께 숯과 향초에 불을 붙여 쟁반에 담아 서빙하곤 한다. 1700년경 프랑스에서 볶은 커피 입자를 천으로 만든 봉지에 넣고 물에 담구는 방법을 채택하여 커피입자와 물을 분리함으로서 커피 알갱이가 씹히는 문제점을 개선하였다. 이 후 1750년경에 드립포트(drip pot)가 개발되었다. 볶은 커피입자를 넣고 위에서 뜨거운 물을 부어 볶은 커피입자를 통과한 드립액이 별도의 공간에 고이도록 하였다. 이 방법은 물의 온도를 끓는점 이하로 유지하고, 물과 커피의 접촉 시간을 최대한 짧게 하여 침전물이 생기지 않도록 함으로서 커피를 마시는 동안에 커피 맛이 더 쓰지 않게 되었다. 물의 온도와 접촉시간의 제한은 의도적인 불완전 추출을 의미하는데, 그로 인해 쓴맛과 떫은맛이 감소되어 새콤한 맛과 커피의 깊은 아로마 향(풍미)이 조화를 이루게 하였다.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에스프레소 침출법이 고안되었다. 에스프레소 추출법은 끓는 물이 중앙에 설치된 관을 타고 올라와 바닥에 깔아놓은 볶은 커피 입자에 도달하토록 하는 방법이다. 플런저 포트법은 볶은커피 입자를 물에 담가 두었다가 플런저를 이용해 커피를 바닥까지 눌러서 물을 압출하는 방법이다.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espresso)는 1855년 파리 박람회에 등장했다. 에스프레소는 곱게 빻은 원두에 고온, 고압으로 소량의 물을 투과시켜 추출해 데미타스컵에 담은 커피를 말한다. 이와 반대로 물을 투과시키는 게 아니라 깔때기에 걸러서 추출하면 드립커피가 된다. 커피를 빠르게 추출하는 방법은 높은 압력을 이용해 강제로 물을 커피 입자에 통과시키는 방법이다. 압력을 높이게 되면 커피콩에 함유되어 있던 지방입자의 용출이 용이해져서 부드럽고 풍미가 상승한다. 찬물로 내린(추출) 커피를 콜드브루(cold brew)라고 하는데 물의 온도가 낮으면 커피가 빠르게 우러나지 않기 때문에 한방울씩 떨어 뜨리는 점적식은 8시간 이상, 침출식은 12~24시간 이상의 긴 추출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만들어 놓으면 드립이나 에스프레소 방식에 비해 보관 기간이 길고 시음이 용이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어 풍미가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전문 커피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할 경우에는 전혀 열을 가하지 않는 대신 압력을 높여 비가열 초고압방식으로 생산하기도 한다. 커피콩은 190~220℃의 온도에서 약 90초~15분 동안 볶는다. 콩의 온도가 물의 끓는점 가까이 도달하면 세포 안에 들어 있던 소량의 수분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콩의 부피가 1.5배정도 팽창한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단백질, 당, 석탄산 물질, 그 밖의 성분이 분자크기의 조각으로 파괴되면서 메일라드 반응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색상인 갈색으로 변하고 아로마가 생성된다. 160℃에 도달하면 세포구조가 파괴되면서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200℃에서 급격히 증가한다. 로스팅을 계속하면 손상된 세포에서 커피콩 표면으로 커피의 유지(지방)성분이 용출되면서 표면이 반들거리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커피는 끓이는 과정에서 홍차보다 더 많은 카페인이 추출된다. 일반적인 커피 한 잔에는 홍차에 들어 있는 20~50㎎보다 많은 50~100㎎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커피 분말에서 추출되는 카페인의 양은 끓이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카페인이 2배 많은 로부스타 커피보다 아라비카 커피가 더 섬세하고 달콤한 풍미를 갖고 있지만 생육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가격은 더 비싸게 유통되고 있다. 커피는 오래 추출할수록 더 많은 카페인이 배출된다. 에스프레소 방식은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원두 가루에 통과시켜, 카페인을 많이 배출하지 않으면서 깊은 풍미의 휘발성 유지성분을 포집한다. 카페인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는 정신활성물질이다. 카페인 효과는 적당한 양(50~300㎎, 1일 권장 제한량은 400㎎)을 섭취했을 각성효과와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로 나타난다.다량을 섭취하면 불안증과 불면증 같은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으니 개인의 상황에 따라서 섭취량 조절을 권장한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6-03 13:57:4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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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섭씨2도(2℃)와 금(金)사과

2022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식품소비행태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의 순위는 사과, 수박, 참외 순서로 지역을 불문하고 사과가 단연 인기 과일이다. 서양 속담에 '사과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는 파랗게 질린다'라는 속담이 있다. 잘익은 사과는 건강에 좋다는 뜻이다. 사과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 넓게 퍼져 있는 과일나무중 하나로, 이름이 알려진 것만 수천 종에 이른다. 올해처럼 사과값이 비싼 해도 없었다. 19세기 미국에서는 옥수수(Corn)와 식용 돼지(Hog)의 생산량과 가격이 일정한 주기를 두고 등락을 거듭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일정한 시차를 두고 옥수수와 돼지의 생산량과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는 것을 '콘 호그 사이클(Corn-Hog Cycle)'이라고 부른다. 올해 가격이 높으면 내년에도 계속해서 높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만들어 낸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상품 가격의 상승은 수요보다 공급량이 적기 때문에 나타나는 마켓의 논리다. 농산물은 흉년이 들어 공급량이 감소하면 가격이 폭등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풍년이 들어 농산물의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은 폭락한다. 이는 가격의 변화에 수요량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농산물의 비탄력적 특성 때문이다. 농산물의 생산량이 30% 감소했을 경우 가격은 30%만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50% 이상 폭등하기도 한다. 반대로 생산량이 30% 증가하면, 가격은 30%만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50% 이상 폭락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농산물 중에서도 신선도 유지가 관건인 채소와 과일의 경우, 풍년이 들어 재배량이 많아지면 생산자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처분 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급락한다. 반대로 흉년이 들어 재배량이 감소하면, 농산물을 재배해서 수확하기까지의 기간 때문에 재배량을 바로 늘리지 못해 가격이 급등한다. 이처럼 농산물은 수요와 공급 모두에 대해 가격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가격 파동이 자주 일어나는 것이다. 1985년경 지구과학자들은 빙하코어 연구를 통해 지구의 평균온도가 지난 10만년 동안 1800년대의 지구 평균온도보다 '2도' 이상 올라간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즉 '2도' 이상의 온도상승은 현대인도 작물생태계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더구나 단기간 동안의 '2도'라는 온도상승은 어떤 위험을 초래할지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1971년 창설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이상기후로 지난 5년 동안 한반도에 발생한 기후 재앙으로 2022년 동해안 대형 산불로 서울시 면적 3분의 1 산림 피해, 2020년 54일 동안 역대 최장 장마로 42명이 사망했거나 실종, 2018년 111년만의 살인적인 더위와 폭염으로 약 315만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고 28명이 사망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은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시기와 비교하여 '2도'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하고 가능한 1.5도 이하로 관리하기로 전 세계가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에서 기후위기와 관련한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발표하였다. IPCC는 보고서에서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유지하려면 (수행해야 할) 과제의 규모가 더 커졌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면서 지금까지의 감축 계획은 기후변화를 해결하는데 불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각국이 발표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토대로 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이번 세기 내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각국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하지 않고 이후에 배출량이 늘어나면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2100년까지 평균 2.8도(2.1~3.4도)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기후변화의 영향과 심각성에 대한 강력한 경고메시지로 보아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인간의 활동이 지구온난화를 초래한 것이 명백하다'고 발표한 점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된 방식은 온실가스 배출이다. 배출량뿐 아니라 증가 속도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과 가격의 인상요인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변화라고 할 수 있다. 사과는 서늘한 기온에서 잘 자라는 과일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2100년에는 강원 일부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실제 경북 사과 재배면적은 1993년 보다 지난해 44% 줄었다. 같은 기간 대구 지역은 5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 사과가 유독 비싼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온이 오르면서 개화 예정일보다 개화가 빨리 시작되면 겨울동안 영양분이 부족해진 나무가 회복할 시간적 여유 없이 개화가 진행되어 나무의 면역력이 약해지고 병충해의 피해가 심해진다. 또한 꽃이 핀 후 갑자기 기온 저하로 인해 서리가 내리거나 기온이 떨어지면 꽃들이 냉해를 많이 입는다. 꽃이 빨리 개화하면 벌들의 활동시기와도 달라져 개화 기간이 짧아져 수정에 문제가 생긴다. 경북지역에서는 벌대신에 드론으로 사과 꽃이 만발한 과수원 위로 꽃가루를 섞은 물을 뿌려 인공 수분작업을 시도 하기도 하였다. 사과값의 살인적인 폭등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섭씨2도(2℃)를 저지선으로 하는 넷제로(NET ZERO)온실가스 감축에 전세계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5-01 11:11:48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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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기후변화로 인한 바나나의 운명

바나나는 열대작물로서 주요 생산지역은 인도, 브라질, 필리핀 등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경부터 제주도에서 재배되었다. 하지만 온난화로 인해 사과 재배지역이 북진하듯이 국내 바나나 생산지역도 점점 북상하여 마침내 경기권에서 바나나가 재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수입 바나나는 원산지로부터 국내로 반입하기까지 화물선으로 한달이상 소요되는데 비해 수도권에서 신선한 국내산 바나나를 출하되자 마자 구입 할 수 있다는게 소비자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바나나는 너무 귀한 과일이라서 서민들은 보기도 어려웠고 일부 부유층이나 먹을 수 있었다.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이 높아지면서 간혹 바나나를 먹기는 했지만 1990년대 초반에도 바나나 한 송이 값이 만원 이상 고가였다. 그 당시 대졸 초임 월급이 30만~40만원 수준으로 비싼 과일이었음이 분명하다. 바나나가 비쌌던 이유는 공급량 자체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열대 작물인 바나나는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제주도에서만 소량재배가 가능했고 필리핀과 대만에서 구상무역을 통해 수입하거나 미군부대에서 일부 유출되었다. 이후 우루과이 라운드 무역협정으로 외국산 바나나가 수입자유화 되었고 제주도의 바나나 재배 농가가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저렴해졌다. 바나나가 국민 과일처럼 인기를 끌자 초코파이, 막걸리 같은 간식과 주류까지 바나나를 함유한 기호식품이 등장하였고 급기야 합성향료로 바나나맛을 구현한 우유까지 출시하게 되었다. 2017년에는 포항지역이 아열대 과수 재배 적합지라고 판단하고 시범적으로 시설하우스에서 바나나 재배에 성공하였다. 바나나가 기후온난화로 인해 멸종 과일로 지목받게 된 이유는 대규모로 기업화된 플랜테이션 작물로 선상운송에 최적화된 작물이기 때문이다. 약 5년전 영국의 엑서터대학 연구팀은 기후변화 때문에 바나나의 천적인 푸사리움(Fusarium) 곰팡이병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바나나는 연간 1억5000만톤이 생산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열대과일이다. 세계바나나포럼(WBF)이라는 단체가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기후변화와 감염병으로 인한 바나나 멸종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주 이탈리아 로마에서 글로벌 바나나 공급망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지속 가능한 바나나의 소비와 생산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바나나가 멸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바나나포럼에 참가한 FAO 수석 경제학자인 리우는 "기후 변화는 바나나 산업에 엄청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바나나 나무의 뿌리를 썩게 하는 '파나마병'이다. '파나마병'은 1990년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빠르게 확산되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홍수와 강한 돌풍이 빈번해 지면서 파나마병이 확산한 것으로 판단한다. 리우 수석 경제학자는 "저항력이 매우 강한 푸사리움 포자는 홍수나 강한 바람에 의해 확산된다"며 "홍수와 돌풍 같은 이상기후는 일반적인 날씨 때보다 바나나의 감염병을 더욱 빨리 확산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바나나의 지속 가능한 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19세기 후반 푸사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porum) 곰팡이로 인한 '파나마병'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그로미셸(Gros Michel)품종은 멸종됐다. 그로미셸품종은 작고 통통한 모양으로 지금의 바나나인 캐번디시(Cavendish)보다 더 진하고 달콤한 맛이었다. 이렇게 기존 품종을 대신해 개량 재배된 캐번디시 클론바나나는 당시 유행한 파나마병을 극복하고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과일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바나나의 운명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현재 우리가 먹는 대 부분의 바나나는 캐번디시 품종이다. 1950~1960년대까지는 주로 그로미셸 품종을 생산했다. 1950년대 파나마병(TR1)이 등장하면서 그로미셸 바나나는 멸종될 위기에 빠진다. 파나마병은 곰팡이가 물과 흙을 통해 바나나 뿌리를 감염시키는 병이다. 바나나에게는 치명적인 암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병에 걸리면 잎은 갈색으로 변하고 말라 죽는다. 그로미셸 바나나는 단일 품종이기 때문에 파나마병에 저항할 수 있는 유전자가 없어 속수무책으로 죽어갔다. 결국 농부들의 고민과 노력 덕택에 살아남은 캐번디시 품종을 발견하게 된다. 이후 바나나 시장은 캐번디시 품종이 장악한다. 농가들이 안심하며 캐번디시 바나나를 재배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이전처럼 캐번디시 단일 품종만 생산하게 되니 감염병이 발생하면 바나나 생산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거였다. 1980년대 실제로 캐번디시 바나나를 위협하는 변종 '파나마병(TR4)'이 나타났다. '파나마병(TR4)'은 바나나 나무가 곰팡이 종류인 '푸사리움 윌트 TR4(Fusarium Wilt TR4)'에 감염되면서 발생한다. 바나나는 '파나마병'에 매우 취약해 농장에 확산되기 시작하면 바나나 나무가 모두 고사한다. 당시 대만에서 재배되던 캐번디시 바나나 중 70%가 됐다. 대만뿐만 아니라 전 세계 농가에서도 캐번디시 품종만을 재배해서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파나마병(TR4)'이 전 세계 바나나 수출량 80%를 생산하는 중남미 지역까지 확산하자 바나나가 멸종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마침내 2017년 호주 퀸즐랜드공대 생명공학 연구진이 유전자가위 기술로 '파나마병(TR4)'을 해결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유전자 가위기술(CRISPR)은 가위역할을 하는 단백질과 재단자의 역할을 하는 폴리뉴클레오타이드가 특정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제거하거나 삽입하여, 궁극적으로는 타깃이 되는 유전자의 활성을 없애거나, 원하는 유전자를 추가하여 유전자를 교정하는 방법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기술로 야생 바나나에서 찾은 유전자를 캐번디시 품종에 추가한 것이다. 과연 인간이 개발한 유전자 가위기술(CRISPR)로 멸종 위기의 바나나를 구할 수 있을 것인지 생물다양성에 대한 필요성을 고민해야 할 시기임에 틀림없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4-10 14:53:4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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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외식사업의 착시현상

7080세대에게 자장면은 어린시절 생일이나 졸업식날이 되어야 먹을 수 있었던 특별한 음식이었다. 그들 부모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외식하는 날은 꿈만 같았다. 그들이 대학생이 될 즈음엔 '경양식집'이라고 부르던 곳이 번성했다. 미팅이라도 하는 날에는 하얀 테이블보에 가지런히 놓인 포크와 나이프로 마주 앉은 미팅 상대에게 어색한 솜씨를 애써 감춰가며 긴장한 채로 돈가스나 비프스테이크를 잘라야 했다. 경양식 시대가 지나고 본격적으로 기업형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도입되자 시민들의 발걸음은 가족단위로 움직이게 됐다. 지금은 사라진 국내 굴지의 백화점 유통기업인 미도파그룹이 미국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를 일본에서 벤치마킹해 서울 서초동에 직영1호 점포를 필로타입으로 연 것이 국내 기업형 외식 역사의 효시다. 전국적으로 약 50개의 직영점을 운영하던 중 미국의 전문 외식컨설팅업체의 자문을 받고 센트럴키친 전문설립 업체가 공사를 진행해 수도권 지역에 그야말로 최첨단 시설의 CK(센트럴키친)을 준공했다. 지금의 공유주방 시스템, 온라인 마켓과 배달 플랫폼 세대인 MZ세대에게는 옛날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센트럴키친은 그 당시만 해도 외식 업계는 물론 식품생산 전문기업조차 개념을 모르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초대 공장장이었던 필자가 그랜드 오픈하던 날 초대받은 외식 업계에 몸담고 있던 산업체, 대학 외식조리학과 교수, 식재료 공급사 등 유명인사(?)들에게는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현장 경험이었다. 예상치 못한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국가는 외환 보유가 바닥이 났고 모든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여기저기서 기업인수합병 사태까지 발생했다. 필자가 공장장으로 재직했던 센트럴키친 역시 IMF 외환위기 태풍의 공습을 피해 갈수는 없었다. 그 당시에는 강제적인 규제사항이 아니었음에도 선진국 기준으로 구축했던 친환경 냉동설비가 오히려 생산원가에 부담을 주어 원가절감 측면에서 값비싼 친환경냉매를 값싼 냉매로 대체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시절에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의 특징은 본사에서 직접 투자해서 운영하는 직영점과 가맹점주들을 모집해서 개인이 가맹본사에 일정액의 보증금을 기탁하고 표준화된 식자재와 운영매뉴얼에 따라 가맹점을 운영하는 두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성실하고 정직한 가맹본사의 '상생정신'이다. 가맹본사의 무리한 영업이익과 매출확대로 가맹점주에게 돌아갈 각종 혜택이 무시되거나 불공정거래 형태로 변질된다면 가맹점주는 본사와의 계약에 때늦은 후회를 하게 될 것이며 가맹점주는 물론 그 가족들에게까지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입히게 된다. 외식업은 예상보다 쉽지 않은 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식업에 처음 입문하는 경우에는 자영업보다 검증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고 '잘되겠지'라는 착시 현상에 매몰되지 말고 막연한 기대감보다 어떤 가맹 본사를 선택할 것인가부터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4-01 16:09:30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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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달콤한 유혹, 초콜릿

초콜릿(Chocolate)이란 이름 자체는 멕시코 메시카 족이 카카오 빈과 고추로 만든 음료인 나후아틀어로 씁쓸한 물을 뜻하는 쇼콜라틀(Xocolatl)에서 유래됐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강 유역과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강 유역으로 일컬어진다. 멕시코 원주민은 카카오의 씨앗인 카카오 빈을 신이 내린 선물이라 부르면서 음료나 약용으로 사용했다.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매스는 카카오 열매의 씨인 카카오빈(cacao bean)에서 추출한 것으로, 그대로 섭취하면 먹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나게 쓰다. 이런 이유에서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은 밀크 초콜릿보다 훨씬 더 쓰다. 시판되고 있는 초콜릿은 여기에 설탕, 우유 등을 넣어 풍미를 조절한 것이다. 특유의 쓴맛이 단맛과 조화를 이루는 대비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초콜릿은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만들기 어려운 걸로 알고 있는데 초콜릿 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 제과 공장에서는 전문 설비를 갖춰 놓고 제조하지만 핸드 메이드 초콜릿을 만들려면 그럴 필요는 없다. 온라인에서 제과 재료상을 찾아서 재료를 구입한 후에 각각의 재료를 일정 비율대로 혼합하고 녹여서 본인이 원하는 틀(몰드)에 부어서 굳히면 된다. 예상과 달리 매우 간단하다. 이러한 방법은 일종의 패스트 트랙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로 비유하면 원두를 볶아서 내려먹는 원두커피가 아닌 인스턴트 커피에 비유할 수 있다. 코코넛은 야자수의 일종으로 코코넛워터 음료로 사용하고 카카오와 코코넛은 나무 자체가 다르다. 카카오(cacao)는 카카오 나무에서 수확한 열매로 카카오포드(cacao pod)라고 부른다. 카카오 나무의 학명은 '테오브로마 카카오(Theobroma cacao)'이고 '신의 음식'이란 뜻이다. 카카오 포드 안에는 달콤한 과육으로 둘러싸인 카카오빈(cacao bean)이 들어 있다. 카카오포드 안쪽에 과육으로 둘러싸인 카카오빈(cacao bean)을 발효해서 건조한 것이 초콜릿의 재료인 카카오다. 카카오빈을 잘게 부순 것을 카카오닙스(cacao nibs)라고 하고 다이어트나 항산화식품으로 인기가 많다. 한편, 코코아(cocoa)는 카카오(cacao)를 가공한 것을 말한다. 코코아매스(cocoa mass)는 카카오빈을 로스팅해서 곱게 갈아만든 것이고 코코아버터(cocoa butter)는 코코아매스를 압착해서 짜낸 지방이다. 코코아파우더(cocoa powder) 지방이 빠진 카카오 매스를 곱게 갈아 만든다. 초콜릿은 카카오 빈에서 나오는 카카오매스와 카카오버터, 그리고 설탕을 적절한 비율로 배합하여 만든다. 밀크 초콜릿은 여기에 우유가 첨가된다. 원가를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카카오버터 대신 식물성유지 등의 대용유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초콜릿의 주재료인 카카오매스, 카카오버터, 그리고 부산물인 카카오파우더는 모두 카카오 포드(cacao pod)의 씨앗인 카카오 빈(cacao bean)으로 만들어진다. 카카오포드를 반으로 자르면 하얀색의 카카오 과육이 나오는데, 카카오빈은 이 카카오 과육에 둘러싸여 있다. 아무 처리과정도 거치지 않은 카카오빈은 떫기 때문에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발효는 카카오빈에 붙은 과육을 제거하고 나무 통에서 발효를 하거나 과육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발효하여 발효과정 중에 과육이 자연적으로 제거되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카카오빈은 중간에 한번 나무삽으로 뒤집어주는데, 5~7일간의 발효 후 세척한 뒤 9~10일간 건조 과정을 거친다. 발효가 된 카카오빈에서는 특유의 초콜릿 향이 난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모두 산지에서 인력으로 진행되고 건조 과정까지 마친 카카오 빈은 소비국으로 수출된다. 소비국에서는 카카오 빈을 열풍으로 로스팅하여 외피를 분리한 뒤, 알칼리 처리를 하여 카카오닙스(cacao nibs)로 만든다. 시중의 90% 이상의 초콜릿은 알칼리 처리 과정을 거치는데, 알칼리 처리를 하게 되면 신맛과 카카오 본연의 향이 적어지고 쓴맛은 더 나게 된다. 알칼리 처리를 하는 이유는 수용성의 증대, 원료 색상의 조정 등이 있으며, 신맛 보다는 쓴맛이 설탕을 첨가했을 때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알칼리 처리를 거친 카카오닙스를 2차에 걸쳐 분쇄하면 진득진득한 카카오매스가 분리되고 콘칭단계를 거쳐 굳힌 것이 카카오매스다. 카카오 매스를 압착하면 카카오버터가 분리되고 딱딱한 카카오 케익이 남는다.이 카카오 케이크를 잘라서 분쇄하면 카카오 파우더가 된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분류한 초컬릿 기준은 다음과 같다. ▲초콜릿: 카카오고형분 30% 이상, 카카오버터 18% 이상, 무지방 카카오고형분 12% 이상인 초콜릿. 즉 카카오 성분이 가장 높은 초콜릿이라 할 수 있다. ▲밀크초콜릿: 카카오고형분 20% 이상, 무지방 카카오 고형분 2.5% 이상. 유고형분 12% 이상인 초콜릿. 다시 말해 우유가 첨가된 초콜릿이라 할 수 있다. ▲화이트초콜릿: 카카오버터 20% 이상, 유고형분이 14% 이상인 초콜릿. 카카오 성분은 전혀 넣지 않은 제품이다. 색깔이 하얀 이유다. ▲고급 초콜릿: 고급 초콜릿의 기준은 카카오의 품종이다. 얼마나 좋은 카카오 품종을 쓰느냐에 따라서 품질이 달라진다. 준초콜릿: 카카오 버터 대신 팜유를 사용한 초콜릿이다. ▲커버춰 초콜릿: 코팅용 고급 초콜릿. 카카오버터 함유 30% 이상으로, 비싸고 윤기내기 힘들지만 코팅에 비해 맛이 좋다. ▲이미테이션초콜릿(코팅 초콜릿): 대량의 팜유에 아주 소량의 카카오 파우더만 섞어서 만든 저급 초콜릿이다. 반려동물은 초콜릿에 함유된 테오브로민을 잘 분해시키지 못하기 때문으로 심장과 콩팥에 부담이 가서 최악의 경우에는 심장마비로 죽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여야 한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3-27 11:33:34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