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5 폐막] 사물인터넷 가능성 열어…삼성·LG전자 제품 대거 공개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 현실로
삼성·LG전자 기술 제품 대거 공개 #아침에 일어나 세면대에서 입안을 헹구면 그 내용물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담당 의사에게 자동 전송한다. 출근 전 투명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벽이나 창을 통해 뉴스를 보고 액정표시장치(LCD) 창으로 만든 신발장 도어에서 날씨 정보를 접한 뒤 우산을 챙긴다. 또 퇴근 전 냉장고에 저장된 내용물들을 파악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데 부족한 식재료를 주문한다. 이는 2259년 뉴욕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 '제 5원소', 2054년을 배경으로 한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 속 이야기가 어느 새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지난 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CES 2015'에서는 영화에서 봤던 지능화된 사물인터넷(loT) 서비스가 화두로 떠올랐다. 사물인터넷은 인터넷 등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스마트폰, TV, 냉장고, 자동차 등 IT·전자·자동차 산업이 서로 융합돼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새로운 시대의 기술을 뜻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엔비디아 등 다양한 업체들은 CES 2015에서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사물인터넷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사물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라는 주제의 연설을 통해 "인간 중심의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사물인터넷의 핵심"이라며 "다가올 사물인터넷의 시대는 한마디로 사물과 디지털이 함께 나아가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물인터넷이 자리 잡은 세상에선 기기가 더 이상 사람에 의해 실행되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사람을 돕고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대비해 자체 개방형 운영체제(OS)로 개발해온 타이젠을 선보였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항할 제3의 OS로 향후 스마트홈, 자동차, 모바일 등에 적용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모든 스마트TV 운영체제에 타이젠을 적용, 생태계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건다. LG전자도 독자 OS인 '웹OS 2.0'을 공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신체리듬과 가전기기를 연동시키는 '웰니스 플랫폼', 여러 스마트기기를 하나로 잇는 '연결솔루션' 등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안승권 LG전자 사장은 "사물인터넷 플랫폼 차별화, 기기 간 연결성 강화, 사물인터넷 생태계 확장 등 개방화 전략을 전개해 사물인터넷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사물인터넷 영역을 차지할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도 대거 선보였다. 지난해 시계형 '스마트워치'로 주목받기 시작한 웨어러블 기기들은 올해 시계가 아닌 안경이나 양말, 신발, 의류 등 일상적인 제품으로까지 확장됐다. 또 소니와 도시바는 안경과 결합할 수 있는 모듈로 구성된 스마트 글래스를 공개, 프리스케일은 애완견의 움직임과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목걸이를 선보였으며 쓰리엘 랩스는 신발 깔창 형태의 '건강 체크'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았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이다. 사물인터넷 기술이 접목된 제품은 비교적 높은 가격이 책정될 전망이다. 현재 사물인터넷 영역을 차지할 웨어러블 기기로 출시된 스마트워치는 40만원대에 육박한다. 스마트워치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즉 사물인터넷 서비스 인터페이스 구축을 위한 투자 비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결국 사물인터넷과 같은 첨단 테크놀로지가 우리 삶에 혁명을 불러올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시대를 이끌기 위해 기술 개발은 물론 제품 상용화를 위한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산업 간의 경계를 넘어 사물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가전 업체는 물론 통신사, 정부도 사물인터넷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