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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143)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는 곳,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바쁘디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뒤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가라"는 말을 정언명령으로 받아들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자신을 채찍질하며 맹렬히 목표만을 좇아온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장소다. 이곳은 왔던 길을 되돌아보며 숨을 고르는 게 허용되는 공간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펴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1908년 9월 발족한 창경궁 내 이왕가박물관에서 출발했다. 이왕가박물관은 왕실의 재정적 뒷받침으로 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해 1909년 11월 창경궁과 함께 일반에 공개됐다. 그러나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조선총독부에서 경복궁 내 박물관 건물을 신규 조성하고 1915년 12월 총독부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광복이 되던 해 일본인이 독점하던 박물관을 인수해 국립박물관으로 개편했다. 국립박물관은 1945년 12월 개관 이후 수차례 이전됐다가 60년 만에 현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정부는 5000년 문화 민족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기 위해 용산가족공원 내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새롭게 지어 2005년 10월 국민의 품으로 되돌렸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반도 역사 한눈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소재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다. 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와 연결된 통로를 따라 걸어 들어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박물관은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13만8156.25㎡ 규모로 만들어졌다. 상설전시관과 수장고 등이 있는 본관동과 부속동 9개, 거울못으로 불리는 연못, 감나무 등 전통염료식물 92종 1만5904본이 식재된 전통염료식물원으로 구성됐다. 전통 갓을 모티브로 한 '예술의전당'과 비슷하게 생긴 국립중앙박물관 본관동으로 향했다. 1층엔 선사·고대관과 중·근세관이, 2층엔 서화관과 기증관이, 3층엔 조각·공예관과 세계문화관이 들어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작년 12월 기준 국보 81건, 보물 226건 등 지정문화재 321건을 포함해 21만3228건 43만7490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1층 선사·고대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류가 한반도에 살기 시작한 구석기 시대부터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와 발해가 공존한 남북국시대까지 우리 역사와 문화를 시대별로 살펴볼 수 있게 전시가 구성됐다. 신석기 시대 토기 조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사슴의 귀와 머리, 몸통, 다리가 선으로 엉성하게 그려진 토기였는데 퍽 귀여웠다. 1999년 부산 동삼동에서 발굴된 유물이었는데 형태가 온전하게 보존되지 않아 일부만 볼 수 있어 아쉬웠다. 도토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도토리 저장 구덩이'도 눈길을 끌었다. 도토리는 신석기 시대 유적에서 많이 발견되는 식물로, 떫은맛이 나는 타닌 성분이 함유돼 날로 먹기 힘든 열매다. 신석기인들은 거세고 텁텁한 맛을 없애기 위해 도토리를 밀물과 썰물이 있는 바닷가 구덩이에 넣어두거나 토기에 물을 채워 담가놓았다가 떫은맛이 빠지면 갈판과 갈돌로 가루를 내 조리해 먹었다고 한다. 신석기인들이 도토리를 보관한 장소를 까먹은 덕에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이들이 뭘 먹고 살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재밌게 느껴졌다. 삼한의 유물이 전시된 곳에서는 작은 부채를 스파이크 달린 축구화로 위에서 누른 것처럼 생긴 뼛조각이 흥미를 끌었다. 이 유물의 정체는 '점치는 뼈'였다. 당시 우리 조상들은 사슴이나 멧돼지의 어깨뼈에 미리 줄을 맞춰 둥근 홈을 판 후 불로 지질 때 나타나는 금이 간 모양을 보고 길흉화복을 점쳤다고 한다. ◆고려시대 불상·호신불·상평통보로 만든 열쇠패...눈길 사로잡는 유물들 선사·고대관에 이어 고려시대부터 조선과 대한제국 시기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중·근세관을 둘러봤다. 고려 시대 유물을 감상하다가 구부정한 자세를 한 불상을 보고 놀랐다. 수행을 오래 하다가 거북목이 된 걸까. 상투를 높게 틀은 머리에는 보관을 얹기 위한 턱을 만들었고 몸에는 화려한 장식을 덧붙인 이런 보살상은 원의 영향을 받았던 고려 후기부터 많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등을 굽힌 자세도 이 시대 불상에서 자주 나타나는 형태라고. 컨닝페이퍼처럼 생긴 유물도 있었다. 고려사람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담은 불경을 소중히 여겨 작게 필사하거나 인쇄해 금속으로 만든 경함, 경갑, 경통에 넣어 다녔다고 한다. 그 옆에는 엄지손가락 한마디만 한 크기의 불상들이 놓여 있었다. 현실에서의 행복과 풍요를 기원하고자 고려 사람들이 작은 크기로 만들어 지니고 다녔던 호신불이었다. 조상들은 비사문천과 마리지천을 들고 다니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내세의 복을 구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유물 중에서는 상평통보로 꾸민 열쇠패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상평통보를 만들기 전 주원료인 구리의 순도와 무게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삼아 만들어보는데, 여기에 점차 기하학적인 무늬나 동식물, 소망을 기원하는 글귀를 새겨넣고 색칠을 하는 등 멋을 부렸다고 한다. 상류층에서는 이를 기념품처럼 보관했다. 동전으로 꾸민 열쇠패는 신부의 혼수품으로도 사용됐는데, 부정하고 불길한 것을 막는 벽사의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이외에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사람을 홀리는 아름다운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 모나리자보다 묘한 미소를 띤 반가사유상 두 점이 있는 '사유의 방', 왕실의 주요 행사를 실감 나게 묘사한 '의궤',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이 편지는 즉시 찢어라'는 말로 끝나는 서한, 윤봉길 의사가 자식들에게 남긴 유서 등 풍부한 볼거리가 전시돼 있다. 관람 시간은 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1월 1일과 설날, 추석에는 휴관한다.

2023-08-29 14:55:38
[인터뷰] 장민수 경기도의원, "청년으로서 새로운 정치·유능한 정치 보여드리겠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을 좋아 한다는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장민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경기도의 청년 도의원으로 의미 있는 의정활동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 의원은 초선 도의원으로 지난 1년간 의정활동을 펼쳤다. 이에 메트로신문은 취임 1주년 릴레이 인터뷰를 장민수 도의원과 진행했다. 다음은 장민수 의원과 일문일답. ◇ 지난 1년간의 성과 및 소회 작년 개원을 다소 늦게 해서 진짜 딱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청년 광역비례를 공개경쟁을 통해 선출했습니다. 그때 참여하였고 선출되어 본격적으로 선출직 정치인이 된 것인데 그때 소감으로 말씀드린 것이 '증명해내는 것을 넘어 더 많은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 였어요. 그러기 위해서 청년 경기도의원으로서의 의정활동과 더불어 민주당 경기도당 청년위원장으로서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시작한 임기인 만큼 본래의 임무를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년 당사자로서 또 청년활동가 출신으로 필요하다고 느꼈었던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참여와 청년생태계 구축을 위한 5분 발언과 도정질의를 하였습니다. 전반기의 배정된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에서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조례 개정과 기존 경기도의 1인 가구 조례를 기본조례로서 확대하여 전부제정하였습니다. 또한 민주당 경기도당 청년위원회에서는 자문위원으로 1천여 명의 경기도 청년을 임명하여 참여확대에 힘썼습니다. ◇ 도의원으로서 기대와 실망했던 부분 대부분의 초선의원들도 한번씩은 느껴보았을 것 같습니다. 도의원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면 영향력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막상 문제가 바로 해결이 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없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때는 살짝 지치기도 합니다. 어떤 문제는 도의원의 임기 4년 안에도 해결이 요원 한 것도 있고요. 그렇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설령 임기안에 해결이 안되더라도 꾸준히 관심을 갖는게 중요합니다. 실제 저를 포함해서 많은 의원들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실망하는 부분이지만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기도 한 것이죠. 저도 경기도 청년들을 위한 체계적인 청년생태계를 조성함에 있어서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해볼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 앞으로 활동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점 지난해 월드컵을 통해 유명해진 말이죠. 저는 '중꺾마'가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시작하면서 충분히 알고 왔지만 막상 해보니 어려운점들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해야 하는 것들도 생겨서 어려운 점들도 있었다. 그래도 1년 정도 임기가 지나니까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는 중입니다. 처음 출마를 결심 했었을 때의 마음가짐이 꺾이지 않는 것이 현재로는 제일 필요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 정치적 철학과 성취하고 싶은 목표 저는 개인적으로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에는 오직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인데요. 임기 내에는 청년 비레대표 의원으로서 도민들에게 충분하게 인정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청년의원으로서 의미 있는 의정활동을 보여주고 정치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그래야 청년 지방의원을 바라보는 시선도 부드러워지고 향후 더 입성할 청년 지방의원들의 환경도 좋아질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한 청년 정치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치를 바꿀 미래로 지목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담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반드시 정치를 바꿔서 미래세대가 지금보다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정치가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절대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당에 있는 많은 청년 정치인 분들과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함께 조금씩 만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 지역민들과 도민들께 한 마디 저는 비례대표이지만 안양에서 자랐고 지금도 살고있습니다. 누구보다 안양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청년으로서 새로운 정치, 유능한 정치를 보여드리는 것을 넘어서 준비된 지역의 인재로서 지속적으로 안양을 위한 활동을 할 예정이니 많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08-29 08:49:26 유진채 기자
[새벽을여는 사람들] 박윤지 작곡가…"전통-현대 잇는 K-음악 만들고파"

"뭐야, 나 국악 좋아했네." 2020년 판소리를 현대 음악으로 재해석한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주말 할머니 집에 들르면 흘러나오던 판소리와 홍대 길거리에서 들을 법한 리듬이 합쳐진 이 곡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K-리듬으로 자리잡았다. "K-문화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것을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박윤지 작곡가(37)는 2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악작곡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음악적 경계를 더 확장하고 싶었다"며 이 같이 답했다. 박 작곡가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서양작곡전공으로 학·석사를 졸업한 뒤 국악작곡전공으로 박사를 수료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의미는 대한민국 브랜드가 우월하다라는 의미가 아닌, 대한민국만의 특수성과 독창성이 하나의 문화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국악만이 가지고 있는 정서와 선율에 보편성을 더해 K-음악를 알리고 싶다는 의미로 들렸다. ◆ '동동'·'소만'…한국의 24절기 담아 박 작곡가의 작품은 대부분 자연적 소재로 이뤄져 있다. 그는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계절의 변화를 더 빨리 느낄 기회가 많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24절기로 이뤄져 있어 그 절기에 맞는 변화를 곡에 담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박 작곡가가 2020년 발표한 '동동(凍冬)'은 우리나라의 겨울 중 가장 추운 때 소한(小寒)을 담은 작품이다. 동동은 첫 시작은 가야금의 짧은 스타카토로 시작한다. 그는 "얼음이 얼고 녹는 과정과 물이 얼었을 때의 단단한 질감, 매섭게 부는 차가운 겨울바람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소재가 변해가는 모습이 집중적으로 들리게끔 했다"고 말했다. 24절기 가운데 8번째에 해당하기도 하는 '소만'을 통해서는 따스한 봄날, 만물이 생동하는 것을 표현했다. 그는 "새타령의 서창부분을 차용하고, 농가월령가의 3월령과 4월령으로 가사를 지었다"며 "특히 새소리를 세밀하게 표현하고 싶어 환경단체에 요청해 100가지의 새소리를 듣고, 소리꾼, 피아노, 첼로, 콘트라바스가 구현할 수 있도록 작곡했다"고 말했다. '막새바람이 부는 산중턱에 한참을 서 있었다'는 가을산행의 여정을 담은 곡이다. 가야금의 서정적인 선율과 좌단 두드리가 인상적이다. 그는 "막새바람은 가을에 부는 신선한 바람을 말하는데, 가을산에서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기분을 들려주고자 작곡하게 됐다"며 "25현 가야금 연주 외에도 발구르기나 박수, 좌단 두드리기 등을 통해 산행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전통과 현대 사이에 선 국악 현재 박 작곡가는 국악기를 새로운 기법으로 연주하거나 양악기에 국악적 시김새를 접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작곡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것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의 현대적인 것의 허용범위는 고민이다. 그는 "전통을 고수하시는 분들은 퓨전국악을 고유한 것을 망치는 길이라고 보기도 하고, 일부는 어떤 식으로 버무리느냐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며 "다만 국악의 경우 진입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에, 퓨전국악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춰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게 한 점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달 말 박 작곡가는 문묘제례악을 국악기와 일렉트릭기타, 디지털 아트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한 문묘(MUNMYO)를 발표한다. 문묘제례악은 문묘제례에 쓰이는 음악으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이다. 그는 "이번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전통적인 것을 파괴하지 않는 선과 현대적인 것을 허용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며 "한국적인 것을 어떻게 보편화시켜 알려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어렵다"고 했다. ◆ 색다른 분야와 다양한 음악 추구 최근 박 작곡가는 다른 전문가들과의 교류에 집중하고 있다. 작품에만 몰두하다 보면 자기세계에 갇혀 나오는 곡 또한 제한적일 수 있어서다. 그는 "성악가, 피아니스트, 심리학자 등 타 분야 전문가 분들과 영화나 전시회를 보면서 작품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며 "머리속에 생소할 수 있는 단어와 분야를 던지고, 교류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곡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 작곡가가 이런 활동을 끊임없이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다양한 분야와 융합해 음악을 선보였던 경험이 한 몫 했다. 그는 "오선지에 관객들이 그림을 그리면 그에 맞게 음악을 만들어 센서를 부착, 누르면 음악이 나오는 작업을 하기도 했고, 전시관에 다른 음원이 설치된 천을 달아 관객들이 무엇을 만지느냐에 따라 소리가 다르게 나오게 하는 작업 등을 했다"며 "교류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어쩌면 음악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작곡가의 단기계획은 앨범 발매다. 그는 "2021년과 2022년 국립극장과 세종문화회관에서 단독공연을 열었는데, 국악기, 양악기, 성악까지 포함한 다양한 곡을 작곡하게 됐다"며 "그 중 일부를 녹음해 앨범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24절기에 맞춰 24개 곡을 내놓는 것도 목표다. 박 작곡가는 "국악기와 양악기를 골고루 섞어 흥미롭고 특이한 편성들로 곡 24개를 시리즈로 완성하려 한다"며 "이 곡들로 창작 국악 레퍼토리 확장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2023-08-27 13:47:36 나유리 기자
[인터뷰] 정경자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 "도의 성장·발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지난 1년은 정말 바쁘게 보낸 것 같다.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경기도 발전과 도민의 삶과 밀접한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집행부 업무 성과와 사업 추진 내용을 분석하여 견제를 넘어 문제 개선을 위한 해결 방안을 찾고자 노력해 왔다"고 하면서 지난 1년의 소회를 밝혔다. 정경자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초선 도의원으로 지난 1년간 의정활동을 펼쳤다. 이에 메트로신문은 취임 1주년 릴레이 인터뷰를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정경자 의원과 진행했다. 다음은 정경자 의원과 일문일답. ◇ 지난 1년간의 성과 및 소회 지난 1년간 조례 개정, 5분 자유발언, 정책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서 경기도 및 지역 현안을 지적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촉구했다. 2022년 9월 제363회 3차 본회의에서 'DMZ 사업의 전면적 재검토와 활성화 방안 제언'을 주제로 5분 발언을 했습니다. DMZ 관련 사업의 통합 관리, 문화예술로서의 접근 필요성, 경기북부의 경제적 자립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DMZ 일원 관광자원 활성화 방안 등을 주문하였습다. 또한, 다년간 교육 현장의 경험을 살려, 2022년 12월 제365회 제6차 본회의에서는 '3기 신도시 조성 시 학교시설 복합화 설치를 위한 제언' 주제로 5분 발언을 하였습니다. 학교시설이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접근성, 공공성, 활용 가치 등을 고려하여 학교와 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한 학교복합시설 설치 검토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인 지난 7월 제370회 회기는 정말 바쁜 일정이었습니다. 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학생들의 교육안전을 위협하는 경기도 내 마약중독 재활시설 운영의 문제를 지적하고, 도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였습니다. 또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경기도 지역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자치조례로, 경기도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대표로 발의한 '경기도 지역균형발전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를 통과하여 특별회계 및 균형발전위원회 존속 기한의 연장, 경기도 지역균형발전 지원센터의 설치를 통한 균형발전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 정치적 철학과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저는 도민과 가까이, 도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정치를 하고자 합니다. 구태의 정치와 당리당략을 버리고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치 철학을 갖고, 특정 집단 혹은 개인에게만 주어지는 이익이나 혜택이 아닌, 경기도, 1,390만 경기도민 모두를 위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정치를 추진해 나가는 스마트한 도의원이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 도의원으로서 기대와 실망했던 부분은 1년간 활동을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기쁘고 보람된 일이 더 많았습니다. 특히 5분 발언, 정책토론회 개최 등에서 언급된 지역 현안이 공론화되고, 문제 개선을 위해 제안한 방안들이 정책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봤을 때 정말 보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의정활동 중 느끼는 한계와 아쉬웠던 부분도 분명 있었습니다. 최근 경기도 참전유공자분들과의 정담회를 갖고, 경기도가 지급하는 참전명예수당이 타 광역시와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낮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의원으로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고충을 빨리 헤아리지 못해 속상한 마음이 컸습니다. 참전유공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위해 예산 확보 등의 문제가 있어 조속한 해결이 어렵다는 집행부 의견을 확인하면서 도의원으로서 도민의 고충을 신속하게 해결해 줄 수 없다는 한계에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 앞으로 활동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점 경기도 내 다양한 현안 문제가 있지만, 경기도는 인구 문제를 비롯하여 지역 불균형 문제가 심화되어 있습니다. 저는 경기도 발전과 도민 삶의 질 개선이라는 목표에 집중하여 활동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드디어, 지난 7월 18일부터 경기도의회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위원회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의회 차원의 실질적인 활동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기도의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해 경기도민의 의견을 잘 수렴하여 중앙 정부 및 국회와의 협조 체계 구축, 경기 북부 시·군과의 협력 방안 모색을 위한 구체적인 의정 활동을 추진할 것입니다. 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경기북부만의 현안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 균형발전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7월 대표 발의한 '경기도 지역균형발전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따라 체계적이고 지속성을 갖춘 경기도 균형발전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정책 발굴 및 의정 활동에 대한 고민 지속할 예정입니다. ◇ 지역민들과 도민들께 한 마디 도의원으로 경기도민을 위해, 경기도 구석구석을 살피며 열심히 활동하다 보니 벌써 1년이 지나갔습니다. 지난 1년간 더 많은 도민과 도민의 삶 깊숙이를 살피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저의 활동이 도정 운영에 영향을 주어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도민분들께 더 가까이 다가가 경청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경기도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의정 활동 일정상 남양주 지역을 많이 다니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 주시는 지역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저는 도의원으로 제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알고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도민분들께서 먼저 알아봐 주시고, 따뜻한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도민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서 먼저 다가가는 열일하는 도의원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08-25 15:16:58 유진채 기자
[메가 히트 브랜드 스토리] 와콤 40주년, 디지털 펜·타블렛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다

와콤은 펜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브랜드다. 디지털 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그래픽 작업을 하는 직업군에서 필수적으로 쓰는 타블렛 시장 1위, 제품 대부분이 와콤 기술을 사용한다. 전문 작업용 만이 아니다. 일반 매장이나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서명 패드 상당수가 와콤 제품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쓰는 S펜도 와콤 기술로 만들어졌다. 와콤은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이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디지털 아트를 발전 시킨 역군으로, 타블렛 대중화 노력은 물론 스마트 교육과 디지털 잉크 등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 창립 40년, 디지털 펜 세상을 열다 와콤은 1984년 세계 최초 무선 펜 디지타이저(현 타블렛)인 'WT 시리즈'를 출시했다. 전세계 PC 시장이 연간 500대도 안됐음에도 사람의 창의성을 디지털화하는 도구를 처음 개발하며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한자 화(和)의 일본어 독음 '와'에 컴퓨터를 의미하는 Com을 합쳐 브랜드를 만든지 1년여 만이다. 삼성전자 S펜에 쓰이는 핵심 기술, 전자기 공명(EMR)이 개발된 1987년부터는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보급을 본격화했다. 무선 디지털 펜과 타블렛을 상용화하며 기계 설비와 건축, 제품 디자인 분야에서 캐드용 장비로 각광 받았다. 1994년에는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아트패드'를, 1998년에는 펜 타블렛 '인튜어스'를 출시하며 타블렛 대중화를 이끌었다. 특히 인튜어스는 학생부터 전문 아티스트까지 폭넓은 사용자들로부터 여전히 사랑받는 대표 제품으로 남아있다. 2001년에는 디스플레이에 직접 펜으로 쓰고 그릴 수 있는 액정 타블렛 '신티크 시리즈'를 처음 선보였다. 신티크 역시 디자인과 게임, 웹툰 등 현업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인기가 많은 라인업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일반인과 학생, 초보자 등을 타깃으로한 '와콤 원'을 출시하며 타블렛을 더욱 대중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신티크 프로와 프로펜2를 출시하는 등 업그레이드도 이어가고 있다. 와콤이 보유하고 있던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서 경쟁사들도 늘어났지만, 여전히 많은 마니아를 보유한 데에는 수준 높은 필압 기술도 있었다. 펜의 누름 강도에 따라 선 굵기와 진하기를 조절하는데 주목하고 다양성과 정확성을 향상시키며 정교한 작업을 가능케하는 독보적인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와콤 디지털 펜은 필압을 최대 8192단계로 정밀하게 감지해 실제 펜으로 쓰는 것 같은 자연스러움을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와콤은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 삼성과 힘을 합친 데 이어, 레노버를 비롯한 IT 제조사들이 와콤과 함께 디지털 펜 솔루션을 제공한다. ◆ 누구나 디지털 펜 세상으로 와콤 타블렛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요성이 높아진 비대면 환경에서 효용성을 인정받아 엔데믹 시대에서 활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교육 시장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하이브리드 교육 시스템이 확산하면서 온라인 강의와 원격 수업 등에 와콤 타블렛과 디지털 펜을 도입하는 사례가 대폭 늘어난 것. 국내에서도 전국 학교와 교육기관이 와콤 태블릿을 활용해 스마트 교실을 구축하고 있다. 수업 과정에서 도형이나 그래프 등 판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집중력을 높이고 수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호평이 이어진다. 특히 창의체험과 방과후 학습 등 비중이 높아지는 디지털 창의교육에서도 와콤 타블렛을 활용하고 있다. 재택 근무에서도 와콤 타블렛은 빼놓을 수 없는 도구로 자리잡았다. 비대면 업무 중에도 프레젠테이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료에 직접 펜으로 그리고 표시하는 등 능동적인 소통을 위한 노력이다.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와콤 유저들이 타블렛 활용 사례와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데스크테리어 #재택근무 #비대면업무 #취미활동과 같은 해시태크를 이용하고 있다. 와콤의 또다른 미래 기술은 디지털 잉크 산업이다. 2014년 범용 디지털 잉크 표준인 'WILL(와콤 잉크 레이어 랭귀지)'을 선보인 이후 사용자들에 더 즐거운 쓰기와 그리기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WILL은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도 일관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표준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은 환경에서 디지털 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 아울러 와콤은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XR), 보안 프로그램 등에서도 디지털 펜과 잉크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파트너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디자이너와 창작자 등 전문가는 물론 학생과 직장인 등 일반인들에도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3-08-24 15:29:34 김재웅 기자
[인터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교권회복 위해 교원지위법에 형법의 '무고행위' 추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최근 사회적으로 빅이슈가 되고 있는 '교권회복'을 위해 발벗고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이제 더 이상 선생님 개인이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지 않도록, 경기도교육청이 선생님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겠다."라며, "교사의 개인 잘못이 아닌, 정당한 교육활동임에도 아동학대 등 법적 소송이 들어오면 법률자문단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형법 제156조(무고)에 따른 무고행위'를 추가하겠다."는 교권회복을 위한 대책을 내놨다. 임 교육감은 '교권회복' 못지않게 인성교육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경기교육의 기본은 인성교육"이라며, "그중에서 인성교육은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행복을 느낄 줄 아는 것이 기본 인성이다."고 했다. 인성교육은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중요한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임태희 교육감은 메트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임태희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취임 후 1년 동안 가장 큰 성과를 꼽자면? 1년간 가장 중심에 두었던 것은 교육공동체의 '자율' 확대다. 자율을 실행동력으로 할 때 각자의 다양한 역할이 모여 현장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자율권 확대를 위해 힘써 왔다.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자율과제를 선정해 실천하고, 학교 예산 편성의 자율성을 강화해 기본운영비를 집행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의 자율성도 확대해 지역마다 특색 있는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미래교육은 학교 교육과정을 주엔진으로 학교가 인성과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에듀테크와 지역교육 협력을 보조엔진으로 학교 교육과정을 지원한다. 에듀테크를 활용해 학생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며 역량을 키우기 위해 AI 기반 교수·학습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지금 마무리 단계인데 AI, 빅데이터 등으로 5개 교과목에 대한 진단, 평가, 콘텐츠 지원, 학생 활동 통합관리, 가정학습 연계까지 이루어진다. 9월부터 시범학교와 선도학교 중심으로 초4, 중1, 고1 대상 시범운영을 할 계획이다. 또 지역사회 교육역량을 학교와 결합·공유하는 지역교육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적 수요가 학교 밖 다양한 공유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 전문가, 대학, 유관기관 등과 협력해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학생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경기도는 신도시 개발로 인한 지속적인 인구 유입되고 있어 과밀학급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취임 이후 과밀학급 해소·학교 신설 적기 추진 종합대책 마련, 교육부의 적극적 건의와 협의 등 지속적 노력으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제도 시행 이후 최초로 22년 하반기부터 3회 연속 중앙투자심사 100% 통과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 청사 이전하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 광교 청사로 오면서 개방, 소통, 공감을 토대로 새로운 경기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개방은 벽이 없다는 것, 소통은 내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것, 공감은 다른 생각을 이해하고 감정을 느끼는 것인데, 이 세 가지가 교육 행정의 기본자세이다. 신청사에서 교육행정기관 최초로 스마트워크를 실시하고 있다. 스마트워크는 근무 형태뿐 아니라 업무 내용이 형식의 변화에 맞춰서 변화를 시도해보자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장의 미래교육을 이야기하며 교육청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G클라우드 업무 공유, 화상회의, 5G 모바일 근무 환경 등 새로운 근무 방식 도입으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하고 만나며 소통이 유연해졌다. 스마트워크 근무를 통해 경기교육 행정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미래교육 환경이 구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근무 형태에서 변화하고, 한발 먼저 앞서나가는 책임 있는 자율성을 도교육청에서 먼저 시도하겠다. ◇ 절대평가 기준인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방식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국내에서 상대평가인 수능에서 어떻게 연계할지와 이에 대한 계획과 방향성이 있는지?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만큼 학생들의 변화도 빠르다. 이제는 단편적 지식, 암기와 정답 찾기 교육에서 벗어나 미래형 학습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은 생각을 꺼내는 수업을 통해 학생의 창의적·비판적 사고력과 자기주도적 역량을 키울 수 있다. 경기도 전체의 초·중·고 모두 IB 교육으로 바꾼다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지켜왔던 교육의 철학과 방향은 그대로 유지하되, 소홀히 했던 부분들을 채우겠다는 것이다. IB 교육을 통한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우선 경기도만의 자율적인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형 IB 교육의 초석이 될 관심학교 25교를 지난 2월 선정했고, 관심학교는 구성원의 IB 철학과 교육목표 공유, 교수·학습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관심학교-후보학교-인증학교의 단계별 확대를 추진하고 지역과 교육과정의 다양성, 학생 선택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경기형 IB 프로그램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 또한 IB 교육의 중심이 되는 교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가 과정 운영 등 교사 연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교사와 학부모 대상 설명회를 통해 IB 프로그램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IB 교육이 대학 선발제도와 연계가 돼야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지난 5월 미래교육 IB 디플로마 프로그램 포럼을 진행했고, IB 국제공인 전문강사를 양성하기 위한 연수도 실시했다.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해 원격콘텐츠를 개발해 2,500여 명의 교사가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7월에는 IB 국제공인 전문강사를 대상으로 수업 설계 워크숍을 운영해 2학기 수업 준비를 위한 현장 리더 역할을 실행했다. 이외에도 대학입학사정관 대상 정책 설명회, 홍보 세미나 등을 열면서 관련 기관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으며 대입전형 확대와 연계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경기교육의 비전과 방향성은? 지난 1년간 '자율, 균형, 미래'의 3대 원칙을 경기교육의 목표로 세우고 새로운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모두가 함께 달려왔다. 그동안 기초 역량과 인성교육 강화, AI 기반 에듀테크 활용 교육 확대, 지역교육협력 플랫폼 구축 등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왔다면 앞으로의 3년은 자율성을 실행동력으로 경기교육 가족이 어떤 일이든 주도적으로 해나가도록 격려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개방과 소통, 공감을 통해 현장을 지원하는 경기교육 행정의 변화를 가져오겠다. 경기교육의 비전은 학생이 기본 인성과 기초 역량을 키우고, 교사가 교육과정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학생의 역량을 키우는 학생 맞춤형 교육, 학생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진로 중심 교육, 대학 입시 제도 개선을 위해 미래인재에 적합한 평가제도 마련 등 경기 미래형 교육과정을 충실히 실행해나가겠다. 이와 함께 시대 변화에 따른 업무 성격을 분석해 학교 업무 효율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교사들의 부담을 계속 줄여나갈 것이다. 학생과 선생님, 부모님을 비롯한 경기교육 가족이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 ◇ 인성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과 교육감의 철학이라면? 기본 인성은 유치원, 초등학교 시기가 가장 중요한데 5세, 8세, 11세 변곡점을 지나며 기본과 기초가 형성된다. 과거에는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가족 형태, 주거 형태가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인성교육이 점차 소홀해지고 있다. 중요한 기본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인성교육을 강조했다. 인성교육은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중요한 시대정신이다. 인성교육은 학교와 가정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하기에 성장단계별 인성교육과 학부모교육을 확대해 가정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가정의 인성교육 기능 회복과 자녀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학부모, 온 마음으로 교육을 품다' 학부모교육을 진행했고, 지역 교육지원청에서는 '가족 심리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해 가족의 심리 문제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학교체육을 강화해 인성교육으로 연결하고 있다. 등굣길 아침 운동, 학교스포츠클럽, 아빠와 함께하는 체육활동을 통해 존중, 배려, 협동, 인내 등 인성교육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학생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하거나 선생님들이 생활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사실상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개인의 권리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권리도 존중하며 자신의 행동에 따른 의무와 책임을 배워야 한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통해 학생 인권과 교권의 균형을 도모하고 교사의 교육활동과 학생의 학습권을 함께 보장함으로써 교사와 학생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최근 이슈가 되는 교권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있다면? 우선 악성 민원으로부터 선생님을 보호하겠다. 수업 시간, 일과 이후를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오는 전화, 격해진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교실로 불쑥 찾아오는 학부모 등 선생님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차기에 '개인 대 개인'을 '개인 대 기관' 방식으로 바꾸겠다. 민원 창구를 일원화하고, 선생님과의 통화·면담을 원하면 사전에 예약하고 조율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 또한 분리 교육 처분을 할 수 있게 하겠다. 학교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 상황과 즉각 분리될 수 있도록 학교 관리자에게 권한을 부여하겠다. 분리 교육 대상자는 외부 기관에서 올바른 진단과 처방, 체계적인 교육과 치유를 받아야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다. 이와 함께 선생님들과 함께 법적 문제에 대응하겠다. 교사의 개인 잘못이 아닌, 정당한 교육활동임에도 아동학대 등 법적 소송이 들어오면 법률자문단을 지원하겠다. 또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형법 제156조(무고)에 따른 무고행위'를 추가하겠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반영되게끔 선 조치하겠다. 현재 국회 등에 아동학대처벌법, 초중등교육법,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의 신속한 처리를 요구한 상황으로, 마냥 기다리지만 않고 적극적인 선 조치를 통해 당장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선생님들을 돕겠다. ◇ 경기도민과 학부모 및 학생들에게 한마디 <중용>에 집기양단(執其兩端)이라는 말이 있다. 양극단을 바로잡아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경기교육은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자율·균형·미래'의 정책 기조에 따라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교육 정책 방향을 추진하겠다. 균형 있는 교육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교육의 본질은 충실하게 지키고, 미래교육을 위해 변화해야 할 정책은 과감하게 변화를 가할 것이다. 경기교육이 변화하면 대한민국 교육도 변화한다. 경기도가 좋은 모델을 만들고 공유한다는 마음, 경기도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이끌어간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방향을 고민하며 새로운 경기교육의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의 책임, 경기교육의 책무성이라고 생각한다. 가정과 사회, 학교 모두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생각과 마음과 뜻을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

2023-08-24 10:08:16 유진채 기자
[인터뷰] 김회철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 "화성교육지원청 신설, 절실하다"

"혼자 하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도 함께할 때,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김회철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화성6)은 초선 도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정책위원회 부위원장과 초선의원 의정지원추진단 공동단장을 맡아 지난 1년간 의정활동을 했다. 본지는 경기도의회 의원, 취임 1주년 릴레이 서면 인터뷰로 김회철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위원과 취임 1주년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회철 의원과 일문일답. ◇ 경기도의원으로서 지난 1년간의 성과 등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155명으로 구성된 경기도의회는 의원정수가 압도적인 만큼 의원 개인의 역량과 독주보다는 의원 모두가 생각을 공유하고, 합의와 설득의 과정이 무척 중요하다. 더욱이 거대 양당이 의석 배분도 공평히 나누어 운영되는 곳이기에 더욱 그렇다. 저는 화성출신 도의원으로서 우선 재정자립도 1위, 인구 100만 명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는 화성시가 여전히 단독교육지원청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써 시급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교육지원청 신설, 시대적 사명이다!'라는 주제로 화성교육지원청 신설을 촉구했고, 시민의 하나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정책토론회도 개최해 공감대 형성을 유도했다. 임태희 교육감께서도 현재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지역의 특수성과 양질의 교육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화성교육지원청 신설이 절대적인 만큼 임기중에 반드시 교육지원청이 신설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시리라 생각한다. 또한 교육행정위원으로서 조례 개정에도 노력 했다. 올해 초에는'경기도교육청 학교도서관 운영 및 독서교육 진흥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 하였는데, 상위법 개정사항에 대한 반영과 함께 전국 최초로 학교도서관의 자료 구입비를 학교 운영비의 3% 이상 필수 편성하도록 하여 학교가 도서 구입에 인색하지 않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통해 학교도서관 장서의 양적·질적 개선과 함께 자료 현대화로 이어져 학생들의 학교도서관 이용을 활성화는데 기여하도록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지부진했던 봉담2지구 내 초등학교 신설을 확정한 것도 큰 보람이었다. 봉담2지구는 총 4,539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지만 학교신설을 위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2차례나 학교신설이 보류되면서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이 컸고, 실제 학생들이 당장 원거리 학교로 통학하는 상황이었다. 저는 도교육청을 적극 설득했고, 교육청에서는 변화된 정책적 접근으로 자체투자심사를 통해 소규모학교 신설이라는 해법을 찾게 된 것도 지난 1년의 큰 성과였다. ◇ 정치적 철학과 성취하고 싶은 목표는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거창한 정치철학이라고 하기에는 쑥스러운데 제가 생각하고 지향하는 정치는 내 삶의 소소한 일상을 바꾸는 생활정치에 방점이 있다. 개인적으론 학창시절 학생회장 경험과 지역주민으로서 주민자치위원회, 지역사회보장협의회에서의 활동, 그리고 국회의원 보좌관으로서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지역의 주민과 함께 의견을 모으고 함께 해법을 찾아가는 정치의 과정이 제게는 너무나 익숙하고, 시민속에서 시작한 길을 시민과 함께 걸어가는 것이 권한을 위임해주신 유권자들을 대표하는 의원의 당연한 책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주민들의 숙원인 교육 및 주거 환경 개선, 개발에 따른 교통망 확충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현장에서 지역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뛰면서 의정활동을 하겠다. ◇ 지역민들과 도민들께 한 마디 해주시겠습니까? 민주주의는 대의제로 구현되고, 대의제의 중심에는 바로 의회가 있다. 제 자신이 선출직 의원으로서 민의를 정확히 대변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는 만큼 늘 '지역주민의 목소리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고, 생각하는 지역의 일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늘 곁에서 성원해주시는 지역주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23-08-23 10:14:08 유진채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김주현 에이블업 대표 "장애인 설 곳, 넓어져야만 합니다"

인파에 휩쓸리듯 오가는 출퇴근길, 거리에는 두 발로 걸으며 이어폰을 낀 채 휴대전화를 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모두가 보고 듣고 말하고 걷는 세상이다. 지하철 엘리베이터로 향하면 그제서야 가끔 전동 휠체어를 탄 사람이 보인다. 지난해 기준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장애인의 수는 265만3000명, 전체 인구 대비 5.2%. 이 사람들은 모두가 일터로 향하는 동안 어디에 있을까? 김주현 에이블업(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대표는 사회 속에서 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수어 통역이 없는 공중파 방송 등에 대한 기자회견이다. 2020년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전하는 정부의 정보는 평등하지 않았다. 문제는 수어 통역이었다. 2019년까지 정부는 재난 대응에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 때 김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시민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을ㄹ 포함해 다른 4개 장애인 인권단체와 일상 수어 통역권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확진 환자가 아직 10명을 넘지 않은 때였다.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중앙대책본부 브리핑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했지만, 뉴스에도 배치된 때는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였다. 김주현 대표는 "당시 재난방송에서 장애인에 대한 정보제공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졌다"며 "방송사들은 국민의 생명은 소중히 여기면서 장애인의 생명은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것은 2020년이지만 김 대표는 이전 해에도 같은 기자회견을 했다. 2016년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은 수어를 청각 장애인들의 공용어로 인정하고 수어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고 인정한다. 김 대표는 2019년 재난 정보가 수어로 제공되지 않았던 강원도 산불 사건 후 국가인권위원회에 해당 문제를 진정했다. 김 대표의 장애 인권에 대한 관심은 2006년 콘텐츠 제작사 와이드프로를 설립하고, 꾸준히 장애인 및 복지 전문 방송프로그램 제작자로 활동하던 중 생겨났다. 그는 10여 년 이상 콘텐츠를 제작하며 장애인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조명해 왔다. 2007년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운영을 시작으로,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 장애인 인권 운동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처럼 동분서주 했지만 장애인 인권단체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2019년 에이블업이란 플랫폼을 고안했다. 에이블업은 장애인의 사회참여 활동을 넓히기 위한 김 대표의 의지가 담겼다. 에이블업은 장애 스포츠 및 문화예술인을 기업이 고용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홍보함으로써 장애인의 사회참여 활동에 긍정적인 사회인식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주현 대표는 "약 20년간 인권운동 활동으로 쌓아온 경험과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혁신과 접목해 장애인 고용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이라며 "장애인 고용은 단순 할당식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기업과 장애인 모두의 수요에 맞출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화돼야 한다. 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이블업은 예술계 전반과 스포츠 분야 하계 종목 23개와 동계 종목 5개, 스포츠 이벤트 5개 부문을 전문적으로 다루며 장애인 참여 활성화를 연구하고 장애인을 고용하고자 하는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블업은 홈페이지에서 전문 구인구직 플랫폼처럼 다양한 배경과 요구를 가진 장애인 취업희망자들을 소개한다. 경증 및 중증도부터 성별, 지역, 학력, 나이, 지원 필요 여부, 경력사항 등을 모두 데이터화 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종목의 장애인 선수나 예술가를 채용할 수 있다. 장애 인권 향상을 위해 오랜 활동을 해온 김 대표답게 에이블업의 역할은 채용 연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고용과 상생을 위해 장애인 고용 기업에 대해 ▲장애인 스포츠 전문인력을 연계한 전문적인 트레이닝 ▲전문 스포츠 의료팀 연계를 통한 재활 및 의료 서비스 ▲공연 및 전시 등 장애 문화예술인의 활동을 위한 인프라 구축 ▲기업 ESG 활동 중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위한 맞춤 컨설팅 등을 연계하거나 추가 서비스 한다. 기업이 구색 맞추기 식으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장애인들과 함께 하며 지속 가능한 상생이 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그는 "장애인 예술이 취미나 복지가 아닌 예술 그 자체로 인식하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기업에서 요구되는 ESG 경영과 장애인들의 적극적인 의지를 매칭하는 노력과 함께, 이를 알리는 콘텐츠들을 거듭 선보이며 사회·경제 전반 선순환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8-20 16:07:47 김서현 기자
[인터뷰] 제주도 걷는 위성곤 민주당 의원, "日 오염수 피해 구상권 반드시 청구해야"

【서귀포(제주)=박태홍기자】 지난 17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만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땀을 연신 훔쳐냈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비판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성곤 의원은 지난 14일부터 '제주도 푸른바당(바다) 우리가 지킵시다'라는 이름으로 8일간의 도보일주를 했다. 위 의원과 도보일주 대원들은 8일간 주제주일본총영사관을 시작해 제주의 북, 서, 남, 동쪽의 일주도로를 걸으며 오염수의 위험성을 홍보하고 있다. 그들이 걷는 거리만 하루에 20㎞ 이상, 총 200㎞쯤이다.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당의 역량을 총집중하던 한여름, 그는 당의 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장을 맡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IAEA의 오염수 해양 방류 종합보고서를 비판했다. 또, 대책위 위원들과 함께 일본을 방문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과 연대를 꾀하고 공동 성명을 냈다. 이제 그런 위 의원이 제주도를 한 바퀴 묵묵히 걷는 중이다. 제주도민도 '경헌디 데크라(그런데 가능하겠나)'라며 걱정부터 앞서 하는 가운데, 그의 걸음에 담겨있는 생각을 들어봤다. ◆"정부여당, 국민 어떤 문제 제기에도 답해야" 2021년 4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다. 방류 주체인 도쿄전력은 올해 초부터 ALPS(다핵종제거설비)로 오염수를 처리해 바다에 방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ALPS로 62개 핵종을 기준치 이하로 처리하고, ALPS로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의 경우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는 일본 기준치의 40분의 1로 낮춰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IAEA는 종합보고서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안전하다고 밝혔으나, 민주당은 핵종의 생태 농축 가능성과 ALPS 관리의 불투명성 등을 지적하면서 일본 정부에 다른 대안을 찾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출 시점은 일본 국내와 국제 사회의 여론 악화 등으로 연기되다가 오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22일 기사다 후미오 일본총리가 주재하는 각료회의에서 구체적인 시점이 정해질 전망이다. 위 의원은 "이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도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라며 "그리고 실제 방류가 됐을 때, 수산업에 큰 피해기 예상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데, 그 대책 마련을 함께 강구하고자 도보일주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시점이고 우리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우리라도 무언가를 해야되겠다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거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위 의원은 도보일주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오전 도보 일주를 마치고는 주민과의 간담회, 오후 도보 일주 후엔 당원들과의 간담회도 갖고 있다. 위 의원은 오염수 방류를 대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방류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동의하고 있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세력이라고 봐야 한다"며 "과학이라는 것은 어떤 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하고, 제기된 의문에 대해 답을 내는 것인데, 국민께서 '오염수 방류가 위험하다더라'라고 물으면 그것에 대해서 답을 해야 하지만, 답을 하지 않고 질문 자체를 괴담, 선전·선동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국민과 소통하려는 자세가 전혀 안 돼 있다. 오염수 방류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무엇을 얻게 되는지 설명을 해야 하는데, 단 한 번의 설명도 없었다"면서 "결국, 정부여당은 국민과 생명 안전을 무한 책임지는 존재로, 국민이 어떠한 문제 제기를 해도 답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양 방류가 미래의 기준이 되어선 안 돼" 위 의원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되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원전 사고에도 해양 방류가 기준이 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선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의원은 "미국은 쓰리마일 원전 폭발 사고 이후 강에 오염수를 버리려고 하다가 시민들의 반대로 수증기로 처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2021년 영구정지된 미국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뷰캐넌의 인디언 포인트 원전은 핵연료봉을 식힌 오염수를 허드슨강에 방류하려고 했다가 주민, 시민단체, 정치권의 반대로 보류됐다"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기준이 없다.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 기준을 만드는 일을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만약 한국의 원전에서 사고가 나서 오염수가 만들어지면, 우리는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나. 중국에 사고 원전이 발생하면 어떻게 처리 해야 하나. 처리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 정부는 정상 원전이 처리하는 방식과 같다고, 이를 따라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공동의 연대기금, 사회적 연대기금을 만들고 연대를 통해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이 사건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자 과제"라고 했다.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 금지 명분 잃을 것" 우리 정부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정부는 오염수 방류와는 별개로 후쿠시마 수산물의 수입 금지 조치를 절대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오염수가 방류되면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수산물 금지 조치의 명분은 약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위 의원은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수산물 수입 금지 관련해서 일본이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해서 우리가 1차에서 졌고, 2차에서 이겼다"며 "이겼던 이유가 오염수가 방류되면 해양의 어류들이 방사능에 피폭돼서 국민이 먹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는 측면을 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인데, 그런 논리라면 2차 때 했던 주장이 맞지 않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는 5000억원의 기금을 만들어서 수산 피해를 지원하고 앞으로 한국 등에 수산물을 판매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면 일본 정부는 상황을 되돌려 놓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 국민들이 오염된 수산물을 먹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위 의원은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낸 IAEA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IAEA는 원전의 안전을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다. 원자력 진흥 기구다.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해서 어떤 이익을 얻고자 하는 이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원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드러내놓고 해결하지 않는다"고 했다. 위 의원은 오염수 방류의 핵심은 ALPS의 정상 작동과 투명한 관리라고 하면서 "핵심이 ALPS인데, 정상 작동에 대한 검증은 자기들이 하지 않았다"며 "도쿄 전력이 정한 절차대로 하면, ALPS가 정상 작동한다면, 해양 방류를 해도 된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도 정부에서 원전을 추진하는 단위가 있고 원자력안전위원회라는, 검증 기관이 따로 있다. 그런 검증 기관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수산물 피해 日에 구상권 청구해야" 제주연구원은 지난 2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결정에 따른 예상피해조사 및 세부 대응계획 수립'이란 용역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 시 제주 수산업계에 연간 4483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수산물 소비지출이 평균 49.15%, 제주관광 지출이 평균 29.04% 줄어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위 의원은 이러한 피해에 대해 일본 정부에 구상권을 청구해 구체적으로 어민 등 관련 종사자에게 보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방류가 되면, 방류 저지 운동과 더불어 수산업계 피해 대책 관련 법안 논의를 중심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라며 "조업을 제대로 못 하는 어민, 수산물을 1차 가공 처리하는 업체와 기관에 대한 보상, 최종 소비처인 식당 등에도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법안을 제출했고, 재원 중 일부는 일본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본다. 수산물 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그 피해의 발생 원인이 어디 있느냐를 따져야 하는 것"이라며 "결국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선 책임을 일본 또한 져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당장의 수산물이 방사능에 노출돼, 지금 당장 피해는 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30~50년에 걸쳐 방류가 되면, 그 피해는 모두 미래 세대에 전가될 것이고, 피해가 발생하면 일본에 단호히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위해선 법안에 구상권을 청구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위 의원은 방사성오염수재난관리기금을 설치하도록 기금의 재원의 일부를 일본 정부에 대한 구상권 행사에 따른 변제금으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오염수 해양방류에 따른 피해어업인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지난 6월 15일 발의했다.

2023-08-20 13:35:00 박정익 기자 2023-08-20 13:35:00 박태홍 기자
[인터뷰]송미경 큐레이터, 대전 미술사 '산증인'…"아카이브 기록1호"

"저는 기록하는 일이 잘 어울려요. 여러 사람의 증언을 모아 사건의 가장 적합한 미술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저한테 최고의 위로이자 기쁨이에요." 송미경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미술 사료를 아이처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녀는 20여 년간 대전 지역 내 근·현대미술사 자료를 꾸준히 수집해왔다. 덕분에 대전시립미술관은 지역 미술관 중 가장 많은 미술사 자료를 보유한 곳이 됐다. 현재 대전시립미술관에는 194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대전·충남 미술사료 1만여 건 넘게 보관돼 있다. 요즘 대전시립미술관에는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고(故) 이건희 삼성회장이 보관했던 개인 수집품으로 최고 평가를 받는 '이건희 컬렉션'이 충청권 처음으로 대전에서 열려서다. 전시 개막 전에 9월까지 사전 예약이 마감됐고, 관람객만 6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송 학예사는 "격변기에 시대가 변하고 한국화의 전통도 변하게 된다"며 "근대성을 표현했던 작가들의 작품도 눈여겨보고, 한국의 추상미술도 어떻게 전개됐는지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컬렉션에서조차 그녀는 미술사를 얘기하고 있었다. 이건희 컬렉션 한편에는 대전 미술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가 눈에 띈다. 한 번의 손 터치로 대전 지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연도별로 관람할 수 있다. 이 모든 사료와 작품에는 지역 근·현대미술사 기록들을 하나하나 수집해 온 송 학예사의 피와 땀이 묻어난다. 그녀는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연구센터 운영이 추진되기 시작해 지역 작가의 자료를 기록, 정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생각했고, 관련 사료 수집에 박차를 가해 연도별로 기록하게 됐다"며 "미술 아카이브 작업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의 ‘공립미술관 협력망’ 사업의 일환으로 ‘아트 아키비스트’ 지원이 있었는데 그 첫 번째 시범 사례로 대전시립미술관이 선정됐고, 이후로 매년 전국의 공립미술관 8곳을 선정해 기록물관리자를 파견, 아카이브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0~60년대 미술 사료를 구하기 위해 지역 신문사를 가서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고, 자료를 스크랩했다"며 "고인이 된 작가의 유족들을 직접 만나 자료를 얻고, 전시를 준비하면서 대전 지역 미술사를 채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가 지역 미술 사료를 수집하게 된 데는 지난 2003년 열렸던 '이동훈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가 계기가 됐다. 1945년 이동훈, 박성섭 작가를 주축으로 충남미술협회가 창설됐는데 이는 대전 근현대미술의 단초가 된 역사적인 일이었다. 1962년 설립된 한국미술협회보다 앞섰기 때문이다. 충남미술협회를 중심으로 대전 지역 미술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송 학예사는 대전 미술의 활동 기록을 찾기 위해 대전일보사를 가 1950년 11월 1일부터 1969년 12월 31일까지 신문 기사를 죄다 찾아 기록했다. 2018년에는 도전과 실험 정신으로 대전현대미술의 전개와 발전을 주도했던 주요 그룹을 중심으로 '대전현대미술의 태동-시대정신'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처럼 송 학예사가 대전 미술의 활동을 발굴, 전시를 통해 알리면서 대전의 미술 활동 중 1975년 창립한 '19751225GROUP'과 1978년 창립한 '대전78세'는 한국 미술사의 행위예술 분야에 기록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미술 사료들이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는 게 송 학예사의 지적이다. 그녀는 "대전 미술 연구가 활성화되려면 수집된 자료들이 정리되고 기록돼 일반인이나 전문 연구자에게 공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데 예산, 인력 등의 부족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2017년부터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서울시립미술관도 2023년 4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를 오픈해 운영 중이고, 우리와 같은 해에 개관한 부산시립미술관도 내년 개방을 앞두고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광주 또한 내년부터 예산을 편성해 아카이브 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 향후, 미술 아카이브는 대전 미술의 역사를 대변할 것이고, 국가의 문화자산으로 가치를 발하게 될 것이란 게 송 학예사의 설명이다. 반면, 미술관 내 조그만 자료실 한 켠에 사료들을 보관 중이지만 기증 사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협소한 장소도 문제지만 온·습도에 예민한 낡은 자료들은 손상될 우려도 있다. 더구나, 사료를 모으고 기록하는 일은 송 학예사와 기간제 근로자 둘, 단 세 명뿐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누군가 기록하지 않으면 대전 미술의 역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며 "모아두면 후세에 누군가 연구를 하고, 또 연구하다 보면 대전 미술의 지평이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H.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송 학예사는 역사를 기록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다. 대전 지역 미술 사료를 수집, 기록하는 일이 그녀에게는 숙명과 같은 소명이었다. 송 학예사는 "대전 미술사의 단초를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20여년 간 대전 미술 사료를 채록해 왔고, 내년에는 대전시 지원을 받아 대전미술사료집도 발간할 예정인데 사료집이 나오면 후학들이 이 작업을 이어나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서울과 광주, 그리고 부산에 이어 네 번째로 설립됐다. 지난 1998년 4월 15일 개관해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송 학예사는 오는 2028년 대전시립미술관 30주년 대전 지역에 살아있는 원로 작가들의 미술전과 유족들이 건네준 사료들의 전시회를 열어주고 싶단다. 갑자기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송 학예사는 "원로 작가들이 계속 작고하고 있고, 2022년에도 신건희 사진 작가님이 작고하셨다"며 "평생 모아온 한국 사진 자료와 대전의 역사가 될 사진 자료들을 정리해 달라는 부탁을 아직도 들어주지 못했고, 작고하신 지역 작가 분들의 작품 전시회를 열어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송미경 학예사는 1965년 대전 출신으로 1987년 배재대 미술학과, 목원대학교 대학원(미술이론)을 수료한 뒤 1996년 대전광역시 내무국(현 문화체육관광국) 학예연구사로 입사했다. 1998년 4월 대전시립미술관의 개관 멤버이기도 하다.

2023-08-17 15:55:43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