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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나는 세상이야기]롯데카드, 창업가 & 환경보호 관심

창업가 양성과 환경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기업이 있다. 바로 롯데카드다. 지난 2022년 6월을 시작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캠페인인 '띵크어스(THINK US & EARTH)'를 실행하고 있다. 예비·신규창업가와 함께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환경보호를 함께 이루겠단 취지다. 롯데카드는 사내 업무에도 지구를 위한 환경을 만들었다. 디지털·페이퍼리스 업무를 확대해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줄였다. 종이 사용량이 감소하면서 벌목을 예방하고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저감해 환경 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여성임원 확대, ESG채권 발행 등 지배구조 개선 속도도 높이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주권상장법인은 이사회에 여성과 남성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롯데카드는 상장사가 아니지만 여성의 시각을 경영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여성 사외이사를 늘렸다. ◆ 창업가·예술인 돕고, 지구 지키는 '띵크어스' '띵크어스' 캠페인은 지속 가능한 사회와 지구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을 단행한다. 캠페인은 '로컬 크리에이터'와 '히든 크리에이터'로 나눠서 운영한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 경제를 살리는 '가치 창업가'를 의미한다. 지역 특산품 및 친환경 상품 판매, 지역민 고용 등으로 침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특히 홍보 채널 강화에 집중했다. 롯데카드는 양질의 상품과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크리에이터를 전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디지로카앱 '띵샵' 입점 지원과 기획전 진행 등 크리에이터의 상품 판로를 확대했다. 추가 수익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발판을 구축한 것이다. 이 밖에도 '띵크어스 위크', '띵크어스 반띵' 등 기획전을 추가로 마련했다. 비용은 롯데카드가 전액 부담했다. 신인 작가인 '히든 크리에이터'도 후원한다. 디지로카앱을 디지털 갤러리로 활용해, 앱 시작 화면에 작가들의 대표작을 한 달씩 전시한다. 띵크어스 캠페인의 영향력을 전파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띵크어스 파트너스' 기업 6곳을 선발하고 1억원 규모의 상금을 수여했다. 띵크어스 파트너스는 ESG 경영을 실천하는 브랜드와 기업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롯데카드는 선발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도 ▲디지로카앱 '띵샵' 입점 ▲SNS 활용 홍보·마케팅 ▲브랜드 마케팅 컨설팅 ▲전문가 멘토링 등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ESG 캠페인 '띵크어스'를 통해 홍보 및 마케팅 지원으로 참여 업체 매출을 크게 신장시키는 등 사회적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올해도 띵크어스 파트너스 기업에 관한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소아암 환자 지원…국가대표도 동참 소아암 환아와 가족들을 위한 숙박 시설 개소도 후원했다. 지난해 5월 후원금과 임직원 사회공헌기금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했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8년부터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과 공동으로 '소아암 쉼터'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후원금은 1억8200만원 규모였다. 임직원이 마련한 635만9342원도 함께 전달했다. 후원금은 급여의 '끝전'을 모아 기부하는 급여우수리 나눔 캠페인과 임직원이 모금한 금액만큼 회사도 함께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조성했다. 이같은 사회공헌기금으로 다섯 번째 쉼터를 짓는데 일조했다. 소아암 쉼터는 지방에 거주하는 소아암 환아와 가족이 서울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머물 수 있는 독립된 형태의 소규모 숙박 공간이다. 서울 강북·강남 지역 주요 병원과 접근성이 높은 곳에서 운영중이다. 소아암 환아와 가족이 이동으로 인한 체력적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쉼터에 머무는 동안 필요한 물품을 비치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난 2022년 3월에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카드'를 출시했다. 카드 이용금액의 1%를 사회공헌기금으로 전환한다. ▲스포츠 꿈나무 장학금 지원 ▲생활체육복지사업 ▲자선대회 등 스포츠 사업 발전 및 불우 가정 지원에 활용한다. ◆ 여성 사외이사 선임 및 지배구조 개선 롯데카드는 여성 사외이사를 2명으로 늘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높였다. 지난 2021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협회장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지난 2019년 김수진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을 선임한 데 이은 두 번째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를 위해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했다 UNGC는 기업과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2000년에 발족한 UN 산하기구다.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4대 분야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촉구한다. 현재 전 세계 160여개국서 1만9000여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어디로든 그린카드' 출시했다. 전기차·수소차·공유모빌리티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에코머니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카드 플레이트는 재생플라스틱을 50% 이상 함유한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환경부가 주관하는 그린카드 제도에 합류하기 위해 카드를 출시했다"며 "기존 친환경 카드 대비 혜택을 강화한 3세대 그린카드다.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고 경제적인 이득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4-03-25 13:52:31
[메가히트상품스토리] 동국제약 '인사돌'…잇몸이 건강해야 인생이 건강하다

'인사돌'은 50년 역사를 가진 동국제약이 건강한 국민 생활을 지향하며 지난 1978년 국내에서 선보인 일반의약품이다. 인사돌은 아무도 잇몸에 관심 없던 시절에 등장해 잇몸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며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발전했다. 예로부터 치아 건강은 오복(五福)의 하나로 여겨진 만큼 치아를 지키는 역할을 하는 잇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1970년대, 인사돌이 발매되기 전의 국내 상황을 돌이켜보면 잇몸 건강에 대한 인식은 그리 높지 않았다. 치과 치료 역시 보편적이지 않았다. 잇몸 질환이 발생해도 관련 정보가 많지 않아 고통을 참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국제약은 잇몸 질환을 해결하는 해외 제품을 도입해 동국제약만의 독자 기술로 제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인사돌은 잇몸 질환으로 인한 불편함은 줄이고 삶의 질 향상에는 기여하게 됐다. 무엇보다 인사돌이 외친 '잇몸 건강'이라는 화두는 국내에서 잇몸 관리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꿨다. 인사돌을 통해 소비자들이 잇몸 건강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관리를 실천하자 동국제약도 제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동국제약은 1990년대부터 10여 년 동안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주과학연구팀, 충남대학교 약학대학 생약연구팀 등과 함께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을 활용한 기초 및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동국제약은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특허받은 잇몸약 복합제 '인사돌플러스'를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인사돌플러스'는 기존 인사돌 성분인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과 새롭게 추가한 '후박추출물'을 1대 2 비율로 배합한 국내 최초 생약복합성분을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은 잇몸 속에서 잇몸뼈 형성을 촉진하고 치주인대를 강화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박추출물은 잇몸병을 유발하는 치주병인균에 대해 항균, 항염 작용을 한다. 이 두 가지 복합 성분을 활용한 '인사돌플러스'는 잇몸 겉과 속에 한 번에 작용하는 기전을 갖췄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사돌플러스의 효능효과를 '치주치료 후 치은염, 경·중등도 치주염의 보조치료제'로 규정한다. 또 다른 '인사돌플러스'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먹는 잇몸약'으로 섭취 후 인체에 흡수되어 혈액을 통해 잇몸 안에서부터 효과가 작용한다는 점이다. 학문적으로 잇몸 질환은 치아를 지지하는 조직인 잇몸, 치조골, 치주인대 등에서 발생한다. 잇몸 표면을 비롯해 잇몸 속 조직인 치조골, 치주인대 등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동국제약은 '인사돌플러스'가 이러한 질환 인식 관점에서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인사돌플러스'는 생약복합성분이기 때문에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잇몸병 치료와 관리에 더욱 효과적이다. 최근 임플란트를 시술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 정기적인 치과 진료와 함께 인사돌플러스를 복용하는 것은 잇몸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돌은 이제 한국을 넘어 유럽 수출길에도 오른다. 인사돌은 올해 1월 스위스 의약품청으로부터 일반의약품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품목허가로 인사돌은 치은염 및 치주염 등 치과 치료만으로 불충분한 잇몸 질환에 대한 효능을 인정받았다. '제약 강국'인 스위스의 규제기관으로부터 초기 잇몸 염증을 비롯한 초기 치주 질환에서 인사돌의 효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과거 우리나라보다 의약 기술이 발전했던 유럽으로부터 완제품을 수입하던 동국제약이 현재는 명실상부하게 'K-의약품'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처럼 잇몸 건강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동국제약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를 다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전개한다. 동국제약은 대한치주과학회와 함께 3월 24일을 '잇몸의 날'로 제정한 바 있다. 하루 세(3) 번 잇(2)몸을 사(4)랑하자는 뜻을 담았다. 또 동국제약 임직원들로 구성된 인사돌플러스 사랑봉사단은 2009년부터 매년 잇몸의 날을 맞아 '사랑의 스케일링' 행사에 참여한다. '사랑의 스케일링'은 평소 치과 방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구강 검진, 스케일링 등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재능기부 활동이다. 올해도 '제16회 잇몸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사랑의 스케일링'이 진행됐다. 대학치주과학회 회원과 한양여자대학교 치위생과 학생이 팀을 이뤄 행사 참여자 71명을 대상으로 스케일링과 칫솔질 교육 등을 실시했다. 동국제약 인사돌플러스 사랑봉사단은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참여자 인솔, 동선 및 공간 정리, 중식 제공 등의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밖에 동국제약은 인사돌플러스와 함께하는 '구강보건의 날 캠페인', '잇몸건강24 캠페인' 등을 통해 공개 건강 강좌, 토크 콘서트 등도 운영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잇몸 관리의 필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며 "잇몸 질환은 고혈당, 당뇨, 류마티스 관절염 등 만성 질환부터 스트레스·우울증, 치매나 폐질환 등에 이르기까지 전신 질환 연관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전신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 잇몸병이 빈번하게 발생할 뿐 아니라 잇몸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서 전신 질환이 발생하는 것도 밝혀졌다는 것이 동국제약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동국제약 인사돌은 잇몸 관리로 얻는 꼭꼭 씹는 행복을 강조하기도 한다. 잇몸이 안 좋아지면 치아 유지에 문제가 생겨 저작 능력이 떨어져 영양 섭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40년 넘는 긴 세월, 잇몸이 건강하니까 사랑하는 이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행복하게 웃을 수 있도록 인사돌은 노력하고 있다. /이청하기자 mlee236@metroseoul.co.kr

2024-03-21 11:01:00 이청하 기자
[되살아난 서울] (157) 조선의 마지막 국모와 고종의 손자 잠든 '서울 영휘원과 숭인원'

서울 동대문구에는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후궁인 순헌황귀비 엄씨가 잠든 '영휘원'과 영친왕의 첫째 아들인 이진 원손이 묻힌 '숭인원'이 자리해 있다. 영휘원과 숭인원의 묘역 규모는 5만5015㎡이며, 지난 1991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당초 이곳에는 고종의 비인 명성황후 민씨의 능인 '홍릉'이 위치해 있었다. 명성황후의 묘는 1919년 고종이 승하한 뒤 경기도 양주군 미금면 금곡리(현 남양주시 금곡동)로 옮겨졌고, 영휘원과 숭인원의 주소명(동대문구 홍릉로90)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생후 8개월 만에 숨을 거둔 비운의 왕세손 지난 17일 오후 사적 제361호인 영휘원과 숭인원을 방문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에서 하차해 2번 출구로 나와 국립산림과학원 방향으로 약 1km(도보 15분 소요)를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1000원을 주고 표를 구매한 뒤 입장해 숭인원으로 향했다. 숭인원은 의민황태자(영친왕)와 의민황태자비 이씨(방자)의 첫째 아들인 이진의 무덤이다. 이진은 1921년 8월 18일 일본에서 태어났다. 순종은 '어떤 운명이나 역경 속에서도 밝고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를 담아 원손에게 '진(晋)'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1922년 4월 부모와 귀국한 이진은 일본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인 5월 10일 밤부터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다음날 세상을 떴다. 순종 황제는 생후 8개월 만에 숨진 이진의 죽음을 슬퍼하며 후하게 장례를 치르도록 명했다. 조선시대에는 어린아이가 부모보다 먼저 사망하면 장례를 치르지 않는 풍습이 있었는데, 순종의 배려로 1922년 5월 17일 장례식을 거행했다. 숭인원 역시 순종 황제의 명으로 특별히 원으로 조성됐다. 원(園)은 왕의 사친과 왕세자, 왕세자빈, 황태자, 황태자비 등의 무덤을 일컫는 말이다. 숭인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신성한 지역임을 알리는 붉은 기둥의 문이다. 홍살문 앞으로는 향로가 곧게 뻗어 있었다. 홍살문과 정자각을 잇는 향로는 제향 때 향과 축문을 들고 가는 길로 사용된다. 이어 모습을 드러낸 건물은 제사를 지낼 때 쓰는 정자각이다. 정전과 배위청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 모양이 '丁'자를 닮아 정자각으로 불린다. 정자각 우측엔 비각이 설치됐다. 무덤 주인의 행적을 기록한 표석엔 '원손 숭인원'이라는 글자가 새겨졌다. 안타깝게도 비석 뒷면은 비문이 갈려 나가 과거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알 수 없었다. 원손의 무덤을 가운데 두고 삼면으로 담장이 둘러졌으며, 봉분 주위에는 ▲석마(말의 형상을 조각한 돌) ▲장명등(어두운 사후 세계를 밝히는 석등) ▲문석인(관복을 입고 원의 주인을 보좌하는 인물상) ▲망주석(봉분 좌·우측에 설치된 한 쌍의 기둥) ▲혼유석(혼령이 노니는 곳) ▲석호(원을 수호하기 위해 봉분 주위에 배치하는 돌로 만든 호랑이) 등이 세워졌다. ◆조선의 마지막 국모 순헌황귀비 모신 '영휘원' 숭인원을 둘러본 뒤 어정(임금에게 올릴 물을 긷는 우물)을 지나 영휘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덤의 주인은 순헌황귀비 엄씨다. 순헌황귀비는 광무 1년(1897)에 영친왕을 낳았고, 6년 뒤 황귀비로 책봉됐다. 신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 양정의숙과 진명 여학교, 숙명 여학교 설립을 지원했다. 영휘원과 숭인원은 비슷하면서도 달라 두 무덤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묘역의 규모다. 영휘원이 숭인원보다 훨씬 컸다. 숭인원에는 정자각 앞으로 향로만 나 있지만, 영휘원의 홍살문 뒤로는 향로와 어로가 함께 만들어졌다. 영휘원과 숭인원에는 홍살문, 정자각, 비각이 세워졌다. 숭인원에는 영휘원 원침에 둘러진 호석(둘레돌)과 석양(무덤 앞에 세운 돌로 만든 양 모양의 조각물)이 생략됐다. 영휘원 좌측에는 순헌황귀비의 재실이 마련됐다. 재실은 선대 봉사를 위해 제사 전에 모여 목욕재계하고 준비하는 의례용 건물이다. 실내화를 신고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둘러봤다. 마루 한켠을 차지한 검박한 1단짜리 나무 책꽂이에는 '왕릉 가는 길', '광릉 산림생태 조사 연구', '우리나라 전통 무늬 나전·화각' 등의 책들이 잔뜩 꽂혀 있었다. 그 앞에는 책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작은 소반 하나가 놓였다. 아쉽게도 볼거리는 이게 전부였다. 재실 내부는 물건 하나 없이 텅텅 비어 있었다. 한옥의 창호에 붙은 창호지에 구멍이 나 위에 한지를 덧바른 자국이 곳곳에 보이는 것과 누군가 벽 한 귀퉁이에 매직으로 적어 놓은 '14'라는 숫자 외에는 특기할 만한 것이 없었다. 영휘원과 숭인원의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일이라 문을 열지 않는다.

2024-03-19 14:41:20 김현정 기자
[살맛나는 세상 이야기] 효성, ESG 경영 강화로 친환경 사업 '선도'

"ESG 경영은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정체성" 지난 2021년 효성이 이사회를 열고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세계적인 경영 트렌드 중 하나다. 효성은 이를 통해 단순히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효성그룹은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VOC 경영을 실천함으로써 '백년기업'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아울러 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그룹 내 지주사를 추가로 신설하고 형제간 분할 경영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ESG 활동도 2배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멸종위기종 보호부터 해양 보호까지…'환경 영웅' 효성은 ESG경영의 일환으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겨울철새의 먹이 지원과 해변에서 잘피 보전 및 해안정화 활동 등 환경보존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효성 임직원들은 지난 2월 세계습지의날을 기념해 생물다양성 보존활동의 일환으로 경남 김해시 화포천습지생태박물관 일원에서 아사 위기에서 구조·치료한 독수리 3마리를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행사를 진행했다. 효성은 겨울철새 보호 및 보존 지원을 지속해 나가면서 추가방사 독수리들에게 각각 효성1호, 효성2호, 효성3호 이름을 붙여주고 관리할 계획이다. 독수리는 자연에 방치된 동물의 사체를 먹어치워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고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자연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데, 개체수 급감은 인간의 건강과 환경, 경제활동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생물다양성이 보존되는 환경은 기업의 토대이자 지속가능한 발전의 목표"라며 "먹이지원 활동을 비롯해 멸종위기 생물들의 보존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효성은 지난 2022년부터 해양생태계의 탄소 흡수원인 블루카본으로 알려진 잘피의 보전 활동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주사를 비롯해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3개사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해 한국수산자원공단, 거제시와 함께 잘피숲 보전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1월에 경남 거제시 다포리에 위치한 다포항 해변에서 잘피 채취, 이식 및 해안 정화 활동을 펼쳤다. ◆ 협력사 ESG 역량 강화로 '친환경 섬유 트렌드' 이끌어 효성티앤씨는 협력사들의 ESG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컨설팅 지원과 친환경 인증 비용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사업은 EU 등 전세계적으로 시행되는 '공급망 실사법' 등으로 협력사의 ESG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협력서달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급망 실사법은 대상 기업의 전 공급망에 걸친 환경, 노동, 인권 지배구조 등 ESG 요인에 대한 정기적 실사를 의무화하고, 실사 과정에서 발견된 협력업체의 근로자 인권·환경오염 등 문제 발견 시 공시 및 시정해야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효성티앤씨는 ESG 전문 컨설팅 업체와 함께 지난 2023년 3월부터 6월까지 4회에 걸쳐 11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임직원 ESG 교육, ESG 진단 및 가이드, 개선 컨설팅을 제공했다. 효성티앤씨는 협력사의 ESG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ESG 규제 환경에 적극 대처하기 힘든 중소 협력사의 지속가능경영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조 회장은 "ESG는 현재와 미래를 포괄하는 기업의 가치 기준이 되고 있다"라며 "효성을 비롯한 협력사들의 ESG경영 강화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섬유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사무실에서도 친환경 실천! 작은 행동이 큰 변화로! 효성은 기후 변화에도 긴밀히 대응하기 위해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환경문제를 향한 젊은 인재들의 관심을 높이고 소통하기 위해 조 회장의 '그린 경영 방침'에 따라 친환경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친환경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통해 임직원들의 일상 속 친환경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효성티앤씨 마포·반포 본사 임직원들은 지난 2021년부터 '사무실 개인컵 사용'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탕비실 등에 비치된 종이컵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없애고, 임직원들에게 개인용 텀블러 구입비를 지급했다. 아울러 '페트병 수거' 캠페인도 실시 중이다. 임직원들이 다 쓴 페트병을 모으면 효성티앤씨의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섬유 '리젠 폴리에스터'로 만든 가방 등으로 돌려주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캠페인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업사이클링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자원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친환경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할 것"이라 말했다.

2024-03-18 10:21:39 차현정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정운영 금행넷 이사장 “금융 역량-희망 되어야”

금융이 금융소비자들에게 좋은 수단과 행복이 되기 위해 정운영 (사)금융과행복네트워크(금행넷)이사장(53)은 사단법인을 설립했다. 금융자본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돈'으로 고통 받는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이라는 산을 넘을 수 있도록 정 이사장은 오늘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정운영 이사장은 금융업계에서 '금융소비자보호와 금융교육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정 이사장은 금융감독원 은행·비은행분과 자문위원,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분야 옴브즈만 위원,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심의위원, 서민금융진흥원 교육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금융감독원 공정금융추진위원, 금융위원회 정책서민금융 태스크 포스(TF) 위원, 경기도 지역경제교육센터 센터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와 국제금융소비자학회(이사), 한국금융소비자학회(이사), 한국경제교육학회(이사), 한국금융교육학회 (이사) 등 현장실무와 학계활동 등 명함이 많다. 명함이 많은 만큼 일 욕심도, 꿈도 많은 '워커홀릭'(개인사보다 일을 제일 우선시 하는 사람)이다. 금행넷은 우리 삶 속에서 금융이 '인풋(input)'이라면 '아웃풋(output)'은 행복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2016년 설립됐고 같은 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비영리 사단법인 정식인가를 받았다. 정 이사장은 "우리사회의 금융에 대한 신뢰감 회복이 절실한 상태"라며 "우리 시대의 금융은 지속가능하고 다같이 잘사는 공동체 사회를 위한 좋은 수단이어야 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를 위한 비영리법인(NPO)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NPO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금융자본주의 시대가 되면서 후원과 봉사 등을 자진해서 하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 들고 있다는 점이다. 정 이사장은 "과거에는 우리사회에 기부나 봉사에 대한 신념이 높았지만, 현재는 자기의 역량을 활용하는 봉사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고, 자기에게 어떤 이익이 될까라는 재무적인 보상만 생각하게 되다 보니 봉사와 기부의 의미도 변하고 있다"며 "이는 개인의 어떤 탓이라고 보기보다는 사회 전반적으로 남과 비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낸 슬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순수한 봉사보다는 이력에 활용하거나 코스프레하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NPO의 역할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시도들을 하면서 이를 잘 발전시켜 정부나 기업들이 그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사회 역량을 높이는데 기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운영비와 인건비에 대한 보장이 이뤄져야 하는데 영리 수익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들의 비용 지출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최소한의 지원과 기업과 시민들의 기부가 뒷받침 해준다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실험적이고, 빛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창기 NPO는 희생정신 없이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열약한 환경 속에서도 정 이사장은 보람된 순간이 더 많아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금융산업공익재단이 지원하는 자산관리 지원을 받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융복합금융교육과 1대 1 상담멘토링 서비스를 위한 전용 앱 개발이다. 그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에 나와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금융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족한 '금융 역량'을 채워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경제교육은 사람살리는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후계 양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사회가 점점 효율적인 것이 강조되기 때문에 밑에 세대에서 맡아서 할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 대학 졸업 후 20대 중반부터 이런 일을 시작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퇴직 전후에 NPO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대학 졸업 후 훈련을 거쳐 좋은 리더가 될 수 있게 하는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역량있는 훌륭한 젊은 NPO리더를 지원하는 것이 꿈이다"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금융소비자들에게 공정한 금융을 제공하는데 더 전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초창기 열악한 환경에서도 하드웨어(사무실, 인력충원 등) 구축보다는 사람들과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도를 할 수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하드웨어 구축을 준비하고 있고, 금행넷 10년을 맞이할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행넷이 NPO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 향후 10년간 우리 사회에서 '금융'을 금융소비자들에게 잘 활용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앞으로의 10년이 금융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정부, 금융당국, 금융회사들과 소통해 역량을 더 키워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3-17 11:54:10 이승용 기자
[메가히트상품스토리] 던킨, 국내 30주년 '커피 앤 도넛' 이어간다

'커피 앤 도넛'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곳, 바로 국내 최대 도넛 브랜드 '던킨'이다. 던킨은 브랜드명 자체도 '도넛을 커피에 담가서 찍어 먹는다'는 의미의 '덩크 인(Dunk-in)'에서 유래했을 정도로 커피와 도넛의 페어링에 진심인 브랜드이다. 올해 국내 출범 30주년을 맞이한 던킨은 국내 진출 초반부터 커피 앤 도넛이라는 카피라이트를 통해 대중에게 커피와 도넛을 함께 즐기기 좋은 브랜드로 각인됐다. 이러한 명맥을 이어가고자 던킨은 최근에도 커피와 도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던킨 콤보'를 선보였다. 던킨 콤보는 던킨의 대표 제품인 '페이머스 글레이즈드' 도넛과 '아메리카노(S)'로 구성된 세트 메뉴로 커피와 도넛을 함께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탄생했다. ◆ 던킨의 클래식 '페이머스 글레이즈드' 페이머스 글레이즈드는 연간 29억 개에 달하는 던킨 도넛의 전 세계 판매량 중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기준 국내에서도 단일 메뉴 누적 판매량 약 6억 개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제품을 일렬로 세워놓은 길이로 환산하면 약 5만7000km로, 지구 한 바퀴 반 정도에 달하는 길이이다. 제품 출시 초기에는 던킨 글레이즈드로 불렸지만, 글레이즈드 도넛의 인기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스테디셀러로서의 입지를 더 강화하기 위해 2020년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도넛'이라는 의미의 페이머스 글레이즈드로 제품명을 변경했다. 당시 제품명 변경과 함께 생산공정 전 과정에서 품질을 개선해 맛과 식감을 더욱 향상시켰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의 링 모양으로 도넛의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다. 또한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장점도 있다. 2020년엔 페이머스 글레이즈드 도넛에 베이컨과 에그 후라이,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 콘셉트의 '베이컨 에그 샌도'를 선보인 바 있으며, 최근 할매니얼 열풍의 선봉에 있는 던킨의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는 페이머스 글레이즈드의 모양을 적용해 출시했다. 던킨 커피와 완벽한 페어링을 자랑하며 커피를 곁들였을 때 더 맛있는 도넛으로 손꼽히며, '던킨 콤보'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 던킨 만의 차별화된 커피 던킨이 '커피 앤 도넛'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도넛과 환상적인 페어링을 이루는 커피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던킨은 첫 원두 '던킨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이어 '첼시 바이브', '브루클린 가든', '센트럴 파크' 등 세컨드 블렌드를 꾸준히 선보이며 커피 품질 강화와 다양성 확보에 집중했다. 이어 2023년에는 세분화된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던킨만의 스페셜 블렌드 커피 '리브레 스페셜티'와 신규 세컨드 블렌드 커피 '필드위드러브'를 출시하며 던킨만의 차별화된 커피를 지속 선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한 세컨드 블렌드 '필드위드러브'는 던킨의 대표 도넛 중 하나인 '스트로베리 필드'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커피로 향이 풍부한 브라질, 뛰어난 바디감의 과테말라, 부드러운 깔끔함이 특징인 에티오피아 생두를 최적의 비율로 블렌딩해 브라운 슈가의 단맛과 건과일류의 은은한 풍미가 특징이다. 더불어 풍부한 향, 깔끔한 끝맛과 함께 미디엄 다크 로스팅으로 구연한 묵직한 바디감, 균형 잡힌 고소함과 쌉쌀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도넛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던킨은 최상의 커피 제공을 위해 지난 2009년 약 60억원을 투자해 음성 로스팅 공장을 준공했다. 전 공정 자동화를 갖춘 1,983㎡(600평) 규모의 음성 로스팅 공장은 연간 약 8000만 잔의 커피에 해당하는 1200톤의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스콜라리 로스터로 갓 볶은 원두를 15일 이내에 전국 던킨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국내 출범 30주년 더 맛있게 진화한다 던킨은 1950년 미국에서 시작된 커피·도넛 전문 브랜드다. 국내에는 비알코리아를 통해 소개됐으며, 올해로 국내 출범 30주년을 맞았다. 1994년 던킨 이태원 1호점을 개점하며 도넛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던킨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배스킨라빈스와 콤보 매장으로 운영됐지만, 1998년 12월 명동점 오픈을 기점으로 당시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이자 만남의 장소로 강하게 인식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 현재는 690여 개에 달하는 매장을 운영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도넛 브랜드로 떠올랐다. 던킨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에게 더욱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2021년 '뉴웨이브 프로젝트'를 도입하고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던킨의 신규 브랜드 콘셉트 '뉴웨이브 프로젝트'는 고품질 제품 개발과 함께 신규 인테리어와 배송 시스템 등을 도입해 고객에게 색다른 '미식 일상'을 선사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통해 '뉴 던킨' 콘셉트를 적용한 특화 매장에서는 전형적인 도넛에서 벗어나 맛과 함께 시각적인 만족감까지 느낄 수 있는 '고메 도넛'을 맛볼 수 있다. 던킨이 신규 콘셉트가 적용된 매장들은 하루 평균 매출액이 기존 매장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큰 성과를 이뤘다. 선릉역점은 오픈 후 일주일 동안 누적 방문객 5000명을 기록했으며, 가맹점 최초로 '뉴 던킨' 콘셉트가 적용된 '송파사거리점'은 오픈 후 보름 만에 매출액이 목표치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던킨은 신규 콘셉트가 적용된 매장을 통해 새롭고 맛있게 진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던킨만의 차별화된 행보를 지속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로 발돋움해 나갈 예정이다.

2024-03-14 14:32:27 신원선 기자
[살맛나는 세상 이야기] 동아제약, 지역사회와의 상생

올해 창립 92주년을 맞이한 동아제약은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서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2023년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에서 인정기관으로 선정됐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친 기업·기관을 발굴해 그 공로를 인정하는 제도다. 이와 관련 동아제약은 기부 문화 확산과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2009년부터 '사랑나눔바자회'를 개최해 왔다. 특히 '2023 사랑나눔바자회'는 엔데믹을 맞이해 4년 만에 열렸다. 코로나19 확산 및 거리두기 방역수칙에 따라 잠정 연기됐다가 재개한 만큼, 지역 사회에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사회 공헌에 더욱 힘쓰겠다는 의미다. 동아제약은 바자회에서 자사 제품을 지역 주민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동아제약의 건강기능식품, 구강청결용품, 생활용품, 더마 화장품 등 제품군도 다양했다. 수익금은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돼 동대문구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동아제약은 '사랑나눔 바자회' 일환으로 동아쏘시오그룹 임직원 대상 온라인 경매를 진행하기도 한다. 해당 경매 행사를 통해 동아제약은 동아쏘시오그룹 13개 그룹사 사장단이 기증한 물품을 1/10 가격으로 선보이고 낙찰된 판매 수익금은 사랑나눔 바자회 기부금으로 전액 기부한다. 동아제약은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특별한 사회 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은 2023년 초 국내 예술발전 문학분야 유공에 기여함을 인정받아 문화체육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또 같은 해 말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문화예술후원 우수기관'에 선정된 바 있다. '문화예술후원 인증제'는 2015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는 제도다. 매년 문화예술 후원 매개 실적이 우수한 단체와 모범적으로 후원 활동을 일구어 낸 기업 및 기관을 심사해 인증한다. 동아제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여성 백일장인 '마로니에 백일장'을 1983년부터 40년 동안 상금과 사업비 전액을 지속 후원함으로써 국내 여성 문학의 저변을 확대하고 여성 문인 발굴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마로니에 백일장'은 여성이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참가자들은 선정된 글제에 따라 시, 산문, 아동문학인 동시 또는 동화 등 한 부문을 선택해 글을 짓는다. 뿐만 아니라 문학 강연, 마로니에 공원을 배경으로 한 야외 공연장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 콘서트 등 다채로운 행사도 함께 마련된다. 특히 2023년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가능한 '제1회 마로니에 온라인 초간단 백일장'도 열렸다. '내 인생 가장 문학적 순간의 기록'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온라인 글짓기 대회에는 총 171명의 참가자들이 작품을 접수해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이후 대상 1명, 공감상 5명, 소통상 15명이 수상했다. 동아제약은 순수 예술을 통해 사회가 지금보다 더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돕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메리투게더' 후원도 동아제약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꼽힌다. 2020년에는 문화예술봉사단 '메리'와 후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문화소외계층을 보듬고 있다. 문화예술봉사단 메리는 2015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청소년과 대학생이 하나 돼 오케스트라와 합창 공연을 하는 문화 예술단체다. 동아제약은 시민 관객과 함께하는 문화 자선 연주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연주비 운영 비용 지원과 제품을 후원하고 있다. 동아제약과 메리는 2023년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메리투게더, 영화음악에서 베토벤 합창까지'를 주제로 자선 연주회를 열었다. 서울, 경기, 대전 지역에 거주하는 1070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기획단원 390여 명이 참여했다. 무엇보다 동아제약은 자선 연주회를 통해 시민의 자생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소외계층 청소년을 후원하는 데 앞장섰다.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으로 꾸려진 연주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의 호응으로 티켓 오픈 3분 만에 약 2000개의 롯데콘서트홀 좌석이 매진돼 감동을 더 했다. 동아제약은 한국소비자광고심리학회가 주관하는 '2023 ESG 캠페인' 대상 공익연계마케팅 부문에서 '가그린 세이브2세이브' 캠페인이 은상을 수상했다. 가그린 세이브2세이브 캠페인은 어린이 가그린 수익금을 활용해 멸종 위기 동물 보호 기금을 조성하는 캠페인이다. 어린이 구강건강과 함께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지켜 자연과 인류의 공존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마련됐다. 가그린 세이브2세이브 캠페인은 2021년부터 서울대공원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동아제약, 동아오츠카 임직원 20가족 80명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해 동물보호 및 복지 사업 활동을 진행했다. 동아제약이 모태가 된 동아쏘시오그룹의 '쏘시오'가 사회적 책임을 의미하는 만큼 동아제약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가 '피로회복제'라면 동아제약이 후원하는 메리는 지역사회 문화예술 피로회복제"라며 "회사는 메리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우리 지역사회에 문화예술 가치를 확산하는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4-03-11 16:22:13 이청하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보훈의 아침을 기다리는 안종민 행정사

안종민 행정사는 매일 새벽을 통증으로 시작한다. 무려 27년 전에 다친 상처인데도 여전히 아프고, 겨울에는 심한 냉증과 함께 밤새 몇번이나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삶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안 행정사는 다른 사람들 아픔에 더 관심이 많다. 틈만 나면 직접 만든 SNS와 '국가유공자보상닷컴'을 비롯해 다양한 커뮤니티를 살피며 새로운 상이 사례를 찾아 나선다. 충분한 국가 보상이라도 받도록 해주고 싶어서다. "새벽에 잠에서 잠에서 깰 때면 저같이 부상당한 유공자들도 이런 삶을 살고 있겠지 생각하며 아픈 무릎을 붙잡고 하루를 시작한다." 안 행정사는 스스로도 국가유공자이고, 국가유공자 지정을 돕는 일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군인이나 소방 등 국가 기관에서 업무 중 부상을 당하고도 잘 모르고 어렵다는 이유로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확인하고 뒤늦게 일을 시작했다. 안 행정사는 1999년 학군단 37기로 임관한 군인 출신이다. 장갑차에서 떨어지고 훈련 중 산을 구르는 사고까지 당해 무릎을 심각하게 다쳤다. 결국 2007년 대위로 전역하고 늦은 나이에 처음 사회에 나오게 됐다. 첫 직장은 평범한 회사였다. 취업이 되지 않아 지인 소개로 최저임금 수준을 받으며 어렵게 시작했다. 상이 군인은 연금과 함께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그냥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5년 쯤 지났을까, 문득 국가 유공자에 관심이 생기면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한탄을 했단다. 미리 정보만 있었어도 고통에 어려운 삶까지 감내할 필요는 없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었다. "이것도 몰랐네라는 생각이 시작이었다. 상이연금도 받을 수 있었고 지원과 혜택을 끈질기게 요구했으면 좋은 곳에도 취업할 수 있었지만, 나는 정보가 너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국가 유공자 혜택과 법률, 규정 들을 다시 공부하고 국방부 상이연금도 다시 신청했다." 국가 유공자 혜택을 받는 것은 쉽지 않았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꾸준히 시간을 할애해 공부하고 다른 국가 유공자들과 이야기하며 토의하고 잘못된 보훈 정책들을 찾아나서기까지했다. 그런데도 상이 연금을 2번이나 탈락했다. 국가 유공자 커뮤니티에 이런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비슷하거나 더 심한 사례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나중에서 알게된 연간 상이군인이 4만5000여명, 그중 보상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안 행정사가 국가유공자들을 돕기 시작한 계기다. 상이를 입은 후배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는데, 한결같이 군에서 다쳤는데도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한 이야기였다. 대한민국 보훈 정책에 심각한 문제를 느끼고 분노했고, 본격적으로 국가유공자들을 돕기로 했다. "후배 장교들이 한결같이 다쳤는데도 전혀 보상을 못받았다고 문의를 해왔다. 심지어는 복무 중 혈액암에 걸렸는데도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대한민국 보훈 정책에 분노했고, 버려졌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꼈다. 이런 후배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국가 유공자들을 돕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후 안 행정사는 운명처럼 보훈 전문 행정사가 됐다. 처음 주변 사람들부터 돕기 시작한게 2017년, 이듬해 회사에서 행정사 주요 분야 중 하나인 외국인 노동자 취업 업무를 맡게 됐고 결국 행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코로나19로 명예퇴직을 하면서 완전히 행정사로 일을 하게 됐다. 2021년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부친 병간호를 하게 됐지만, 국회에서 보훈컨퍼런스 발표를 하거나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 위원회'의 '천안함 재조사'에 분노해 거리에서 60일 가량 시위를 나가는 등 밤낮 없이 지냈다. 안 행정사는 '코비드가 바꾼 인생'이라고 표현했다. 안 행정사가 지원한 대표적인 사례는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다. 안 행정사는 우연히 천안함 생존 장병들을 만났다가, 여전히 PTSD 등 고통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됐고, 2019년 천안함 전우회 사무총장을 맡았고 여러 장병들이 새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20년 3월 3일 고속정에서 수류탄 폭발로 두눈과 오른쪽 팔목을 잃은 김용수 상사도 안 행정사가 지원했다.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생존했지만 여전히 국가유공자가 되지 못한 참전 용사 2명도 있다. "2022년 제2연평해전 20주기를 기점으로 아직도 국가유공자가 되지 못한 참전용사가 2명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의무복무자인 병사인 탓에 정보를 전혀 몰랐고 신청을 해도 탈락하면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었다. 직접 연락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등록 절차를 도왔다." 안 행정사는 이런 노력으로 '국가보훈전문가'라는 별명도 얻게 됐지만, 여전히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단다.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이 재조명받으면서 국가 보훈 제도에 대한 관심과 정책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군대에서는 정보를 전혀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안 행정사가 직접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는 장병들을 위해 '지식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상담 요청을 받고 있고, 유명 군인 출신 유튜버 '캡틴 김상호'에 출연해 '잘 몰라서 받지 못하는 보상'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유공자보상닷컴을 직접 운영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질문을 받고 상담해준다. 유튜브 채널도 시작했다. "정부가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확인했지만 여전히 제대로 정보를 전달해주지 않는 게 현실이다. 유튜버에 출연하면서 더 많은 관심과 문의를 받았고, 그만큼 군에서 다치고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장병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 포털 보훈분야에서는 그 누구보다 가장 정확하고 적극적으로 답변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어려서부터 직업군인을 꿈꿨고,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어쩔 수 없이 전역을 선택하던 때라고 회상하는 안 행정사다. 심지어는 가장 보람있었던 경험으로도 처음 군복을 입고 '국가와 국민에 충성'했을 때를 가장 먼저 꼽는다. 그런 국가에 스스로 상처를 입었고, 또 상처 받은 사람들과 함께 싸우는 일이 쉬울리가 없다. 그럼에도 안 행정사는 마음을 굳게 먹는다. 제복을 입고 헌신하는 분들의 열악한 처우를 모두가 알고 있지만 담당자들이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없고, 국회에서도 좀처럼 관련 법안을 통과하지 않는 상황에서 실정을 알리고 더 많은 사람을 돕기 위해서다. "일을 하면 할 수록 국방부와 보훈부, 입법기관 모두 국민 기대치에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국민들 모두가 국가에 헌신하는 사람들의 열악한 처우를 알고 있지만, '1계급 특진과 훈장 수여' 같은 말뿐인 조치만 보고 국가유공자들은 제대로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현실은 이름만 진급이고, 연금은 사망전 계급으로 지급하는 등 아무런 보상이 없는 셈인데 말이다. 국회가 관련 법안을 발의만하고 통과시키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핵심적인 문제는 시행령만 고쳐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실무자는 전사와 순직을 '끝난 문제'로 인식하고 외면한다." 보람도 크다. 안 행정사는 오랜 꿈인 군인이 됐을 때만큼 국가유공자 공익 활동을 시작한 당시를 좋은 기억으로 떠올렸다. 2018년 故 유호철 대위, 2020년 천안함 참전용사, 2022년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이 국가유공자가 됐을 때를 행복했던 순간으로 회상했다. 그 밖에도 순직장병 부모님을 돕고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 장교로 병사들을 지휘하던 때도 떠오른단다. 그래서 안 행정사는 보훈 신청을 망설이는 상이 군인들을 위해 힘을 낸다. 젊은 나이에 국가 부름으로 헌신하다 부상을 당했는데도 장애인으로 숨어야 한다며, 국가가 나서서 찾아 보상과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는 비판도 망설이지 않았다. "고통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겨내줘야 한다. 부상자들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해야 한다. 저출산으로 병력 자원이 바닥나는 이 시기에 국가가 나서서 예우를 하지 않으면 부상당한 본인과 가족까지도 국가를 원망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손을 잡아줘야 한다." 안 행정사 꿈은 오히려 소박했다. '대한민국 보훈전문가 안종민 행정사'라는 타이틀. '보훈알림센터'라는 첫 SNS 간판처럼 보훈 알리미 역할을 충실히하고, '국가유공자보상닷컴'을 더 많이 알리고 시스템을 갖춰 편하고 정확하게 보훈 정보를 공유하고 싶단다. 군인 뿐 아니라 소방관들에도 보훈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정책과 법률을 직접 관리하는 자리도 욕심을 냈다. 무엇보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미래를 그렸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함께하자며, 그동한 행복했고 더 행복하자며 고맙다고 말을 맺었다. "최근 전국 소방안전공무원 노조 요청으로 강의를 했는데, 많은 질문을 받으며 현장에서는 보훈과 보상을 알려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알리미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시간이 허락하면 전국 팔도 군부대와 소방관서를 돌며 강연을 하고 싶다. 또 미래에는 희생에 대한 응당한 보상이 이뤄지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2024-03-10 11:32:33 김재웅 기자
[메가히트상품스토리] 3분 카레의 무한 변신 '오뚜기 카레'

특정 분야를 대표하거나 오랜 시간 사랑받는 대상 앞에는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1969년 출시된 '오뚜기 카레'는 최초 분말 형태로 시작해 가정간편식의 시초라 불리는 레토르트 형태 '3분 카레'로 발전하며 명실공히 '국민 카레'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로 출시 55주년을 맞은 오뚜기 카레는 건강한 맛과 향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국내 분말카레 시장은 약 73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오뚜기의 점유율은 약 85%에 이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분 카레'를 포함한 3분 요리류의 점유율 역시 77.4%(2022년말 수량 기준)로 선두를 유지 중이다. 이에 오뚜기는 상큼한 지중해산 토마토의 풍미를 더한 카레, 100% 비건 재료만을 사용한 카레, 세계 각지의 맛을 살린 이색 카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인 입맛에 맞춰 대중화 선도 대표적인 인도 음식인 '카레'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40년대다. 특유의 강한 향으로 당시 국내에서 인기를 얻지 못했던 카레는 1970년대 오뚜기에 의해 대중화됐다. 1960년대까지도 카레는 한국인이 즐기는 음식은 아니었다. 살림 형편이 좋은 부유층이나 일부 고급식당에서 판매되는 메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함태호 명예회장은 카레의 가능성을 믿고 1969년 5월 5일 우리나라 최초로 우리 입맛에 맞게 분말 타입인 '오뚜기 분말 즉석카레'를 내놓았다. 당시 내놓은 오뚜기 즉석카레는 기존 타사 제품인 '스타 카레분'과 큰 차별성이 있었다. 가장 먼저 함태호 명예회장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콤한 향을 살린 카레라는 특징을 꼽을 수 있다. 오뚜기 카레는 국내에서 선보인 최초의 카레 제품은 아니었지만, 보관과 긴 유통기간에 적합한 분말타입, 다른 식재료만 있으면 바로 요리가 가능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카레 대중화 가능성을 높였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카레가 우리 식생활에 깊게 뿌리내리도록 했다. 분말 형태로 출발한 오뚜기 카레는 1981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레토르트 형태의 '3분 카레'로 발전했고, 이후 맛과 영양 성분을 강화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됐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고형 카레 탄생 오뚜기 카레가 긴 시간 사랑받는 비결은 맛과 품질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있다. 국내 카레 시장에서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는 오뚜기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오뚜기는 독자적인 노하우로 만든 카레에 지중해 햇빛 아래 잘 익은 토마토를 더한 '지중해산 토마토 카레'를 출시했다. 2017년 '오뚜기 3일 숙성카레' 고형제품 출시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고형카레로, 새콤달콤한 토마토의 감칠맛과 오레가노, 월계수잎, 코리안더 등 스파이스 믹스의 이국적인 향미가 일품이다. 오뚜기는 토마토를 가열해 섭취할 경우 라이코펜의 체내 흡수율이 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 잘 익은 토마토를 담은 카레를 개발했다. 신제품 '지중해산 토마토 카레'는 1인분씩 소포장돼 조리 및 보관이 간편하며, 돈가스나 오므라이스 등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장점이 있다. 카레에 들어가는 재료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식용유에 볶은 뒤, 물과 고형카레를 넣고 점도가 높아질 때까지 끓이면 맛있는 카레가 완성된다. ◆웰빙·비건·프리미엄 등 제품 라인업 확대 오뚜기는 웰빙 열풍이 한창이던 2004년에는 강황 함량을 57.4% 늘리고 로즈마리, 월계수잎 등을 넣은 '백세카레'를 선보였으며, 2009년에는 조리 편의성을 강화하고자 물에 더 잘 녹는 과립형 카레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2012년에는 발효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반영해 '발효강황카레'를 출시했고, 2014년에는 렌틸콩을 주원료로 한 '3분 렌틸콩카레'를 선보였다. 2017년에는 쇠고기와 과일, 사골을 3일간 숙성한 소스에 향신료를 더한 '3일 숙성카레'를, 2020년에는 기존 카레 대비 나트륨은 낮추고 칼슘과 DHA를 첨가한 '어린이 카레'를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2022년 5월에는 비건 전문 브랜드 '헬로베지(Hello Veggie)' 론칭과 함께 '채소가득카레'를, 8월에는 프리미엄 HMR 브랜드 '오즈키친'을 통해 세계 각국의 맛을 살린 카레를 선보였다. 오뚜기 관계자는 "국내 카레 시장 1위인 '오뚜기 카레'로 시장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채로운 원료를 활용하고, 이색적인 맛을 갖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 식품으로서 폭넓은 소비층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4-03-07 14:46:10 신원선 기자
[되살아난 서울] (156) 길 따라 멋 따라 걷는 공간 '성북천 산책로'

성북천은 서울 성북구 북악산 동쪽 기슭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흘러 동대문구 신설동에서 청계천과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의 '한국지명유래집'에 의하면, 이 물줄기는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북쪽에 있던 탓에 '성북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거 성북천을 따라 내려가면 편히 앉아 쉴 만한 큰 바위가 있었다. '앉일바위'라고 불렀으며, 이를 한자로 옮겨 '안암(安岩)'이라 했다. 성북천의 또 다른 이름인 '안암천'의 유래가 여기에서 비롯됐다. 서울역사편찬원이 펴낸 '서울의 하천'에 따르면, 조선시대 혜화문 밖 왼쪽 일대에 성북천이 흘러 계곡과 언덕을 끼고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마을 사람들은 복숭아를 재배해 도성에 팔며 생계를 이어 갔고, 매년 봄 성북천 일대는 복숭아꽃을 구경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상춘객으로 북적였다. 계곡이 깊고 지형이 험해 도둑들이 많이 숨어 있는 장소로도 유명했다고 한다. ◆사람 사는 냄새나는 정겨운 마을 지난 4일 동대문구 신설동 안암2교부터 성북구 동소문동2가 분수마루광장까지 성북천 산책로 2.6km 구간을 걸었다.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2번 출구로 나와 대광초등학교 방면으로 543m(도보로 약 9분 소요)를 이동해 성북천 산책로에 도착했다. 이날 안암2교 다리 밑에선 백로 한 마리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성북천을 찾은 시민들은 하얀 몸통에 S자 목, 멋들어진 장식깃을 가진 백로를 핸드폰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였다. 백로는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우아하게 사뿐사뿐 걷다가 먹이가 몰려 있을 것 같은 돌무더기가 나오면 나뭇가지 같은 발로 틈새를 퍽퍽퍽퍽 쳐댔다. 이어 송곳처럼 날카로운 부리로 하천 바닥으로 훑은 뒤 먹이 사냥이 끝나면 물 밖으로 머리를 쑥 빼냈다. '저 지저분한 물에 뭐가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속으로 했는데 놀랍게도 백로의 부리엔 새끼손가락만 한 물고기가 걸려 있었다. 이 하얀 새가 고개를 하늘로 치켜들자 부리에 가로로 물려 있던 물고기가 목쪽으로 쏙 들어갔다. 목 안으로 고기가 빨려 들어가는 장면이 눈 앞에서 생중계되자 사람들은 '와아-!' 하며 탄성을 내뱉었다. 백로의 목 안에서 살려고 이리저리 발버둥치는 물고기의 모습은 어렸을 적 동화책 '어린왕자'에서 봤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과 꼭 닮아 있었다. 성북천 산책로는 다른 하천 둘레길과 달리 조금 특별하다. 곳곳에 마을 사람들의 손길이 닿았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보문1교 다리 밑은 주민자치회의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들로 꾸며졌다. 김장 나눔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김치를 담그는 새마을부녀회, 빗자루로 빗물받이를 깨끗이 청소하는 자율방재단, 집게로 쓰레기를 주워담는 바르게살기위원회 소속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보문2교 인근 담벼락에는 동네 꼬마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이 다닥다닥 붙었다. 아이들은 놀이터, 빵집, 아파트, 상가와 같이 매일 일상적으로 오가는 장소들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관, 음향신호기가 설치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신호등까지 마을 이곳저곳을 세심하게 살펴 작품에 표현해냈다. ◆3·1 만세운동부터 4·19 혁명까지…역사의 흔적 곳곳에 성북천 산책길 담장엔 1919년 성북구에서 진행된 만세운동의 전개 과정도 새겨졌다. 1919년 3월 24일 성북동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은 이틀 뒤 오전 3~6시 신설리(현 보문동)에 살포된 '광고'라는 제목의 격문 아래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났다. "근처 여러 동리 사람들은 진정 불쌍하고 가엾도다. 너희 동리는 국가도 모르고 벙어리도 아닌 바에는 어찌 대한제국 독립 만세를 부를 줄 모르는가?" 3월 26일 밤 신설리의 안감천 일대에 군중 200여명이 만세운동을 하며 전차에 돌을 던졌다. 그 다음날인 3월 27일엔 전날의 두 배 이상인 약 500명이 만세운동에 동참했다. 철길을 가로지르는 전차의 유리창에 성난 표정으로 돌을 던지며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벼락에 그려졌다. 이날 성북천 산책로엔 3·1 만세운동과 함께 4·19 혁명의 흔적도 남아 있었다. 보문동에 살며 한성여중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진영숙은 1960년 4·19 혁명 당시 어머니께 편지 하나를 남기고 거리로 나갔다. 진영숙이 시위 버스에서 구호를 외치다 미아리 고개에서 경찰의 발포로 사망하면서 편지는 곧 유서가 됐다. 그녀가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글에는 다음과 같은 당부의 말이 적혀 있었다. "지금 저와 친구들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하여 피를 흘립니다. 어머니 데모에 나간 저를 책하지 마시옵소서. (중략) 어머니는 저를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무척 비통하게 생각하시겠지만 온 겨레의 앞날과 민족의 해방을 위하여 기뻐해 주세요"

2024-03-05 15:04:02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