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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따뜻한 심장의 농구인' 한기범 희망나눔회장

80~90년대 농구대잔치시절 코트를 평정했던 스타선수는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남자로 변해 있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사단법인 한기범 희망나눔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한기범 회장(57)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한 때 국내 농구계를 주름잡던 기아자동차팀의 장신센터였다. 207㎝의 신장을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와 리바운드 능력으로 10시즌 동안 기아의 골밑을 지키며 농구대잔치 7연패 우승을 견인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농구선수 출신답게 천정에 닿을 듯한 그의 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희망나눔사업, 자선경기로 심장병 어린이 돕기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한 회장은 길게 기른 머리를 단정히 한 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포즈를 취했다. 대중에게 알려진 그의 별명은 '키다리 아저씨'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다정하면서도 울림통이 큰 목소리에서 친절한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기범 회장은 지난 1996년 은퇴 후 나눔 활동에 전념하며 심장병 어린이돕기, 농구꿈나무지원, 다문화가정지원사업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감독, 코치 혹은 방송인으로 활약 중인 농구인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 회장은 "심장병으로 아버지와 남동생을 일찍 하늘나라로 보냈다"라며 "나 역시 심장병으로 지난 2000년과 2008년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회장은 이어 "당시 수술비 2000만원이 없어 심장재단을 통해 지원을 받았다"라며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자 먼저 간 동생과 사회에 큰 빚을 졌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올라 이 사업을 시작할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지난 2011년 어린이날 자선농구경기를 시작으로 10년 동안 행사를 통해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연 4회씩 3대3 길거리 농구대회 등을 꾸준히 개최하며 총 17차례 자선행사를 열었지만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그는 "내성적인 성격 탓에 남한테 후원을 부탁하는 것도 어렵던 시절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심장병 아이들에게 기부를 실천하고 그 아이들이 완쾌돼 건강해진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기범농구교실' 및 유튜브채널 운영 이밖에도 한 회장은 '한기범 농구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무료로 농구를 가르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농구를 배우며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 또 하나의 행복을 느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회장은 올해 예순에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새벽에 일어나 슛팅연습을 하고 있다. 2개월 후 열리는 40~50대를 대상으로 하는 농구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체력단련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자기 관리에 열중하고 있다. 한 회장은 중앙대학교 시절 1983년 춘계대학연맹전에서 첫 우승을 했을 때가 농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이었다고 회상했다. 한기범 회장은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가 양분하던 대학 농구판을 김유택, 허재 등의 선수와 함께 평정하며 중앙대학교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후 실업팀인 기아자동차에 입단해 1989년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다. 그는 "어렸을 때는 즐기는 농구를 배워야 하는데 우리는 초등학교 때 부터 성적에 집착해 이기는 농구를 가르친다"고 한국농구의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어 "우리도 하루 빨리 미국 농구 교육 시스템을 따라가야 한다"라며 "이기는 농구는 대학에서 배워도 충분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나눔활동과 농구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에는 자서전인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의 희망 콘서트'와 '한기범의 재미있는 농구 코칭북' 등이 있다. '한기범의뻔한농구TV'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한 회장은 "선수시절 컴퓨터를 좋아했다"라며 "유튜브는 기획, 촬영, 편집을 직접 맡아서 운영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회장에게도 고민거리는 있다. 한 회장은 "현재 회원 수가 600~700명 정도인데 코로나19 여파로 후원금이 줄어들면서 기부 사업을 많이 진행하지 못했다"라며 "안정적인 후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해외진출에 대한 희망도 전했다. 한 회장은 "예전에 필리핀에서 6박7일 동안 봉사활동을 하며 케이팝(K POP)댄스와 농구를 가르친 적이 있었는데 농구에 대한 현지 아이들의 남다른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라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해외봉사를 더 활발히 전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기범 #희망나눔 #한기범농구교실 #한기범의뻔한농구TV

2021-04-05 06:00:17
[인터뷰]정병원 원앤파트너스 변호사 "코스닥 투자 문화 바꿔야"

정병원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앞줄 왼쪽 두 번째). 소액주주운동의 가장 큰 어려움은 비용에 따른 문제다. 소액주주가 자신들의 주권을 옹호하고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요구하려 해도 다양한 사례와 법률적 이슈가 발생해 기업 측에 맞서기 쉽지 않다. 한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주주 단합이 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비용 문제"라며 "후원금을 모아 변호사 비용을 내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영리단체인 로펌에서도 돈이 되지 않다보니 소액주주 편에 서지 않으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주주의 부실경영으로 기업가치가 떨어진 상장사의 소액주주 운동을 돕기 위해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메트로신문이 1일 원앤파트너스의 정병원 대표변호사를 만나봤다. ◆"코스닥 '투자의 장'으로 바꾸고 싶어" 정 변호사는 소액주주운동을 지원하는 신념의 밑거름이 된 지난날 경험을 회상했다. 그의 수 십년간 세월을 요약하면 이렇다. 그는 제일선물(현 유진투자선물)에서 금융선물 거래의 중개 업무를 맡으며 자본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해외펀드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역할도 수행했다. 1999년 제41회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인생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자본시장 전방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기업수사를 주로 진행했다. 정 변호사는 "금융범죄, 재산범죄, 코스닥사들의 무자본 인수·합병(M&A), 횡령·배임,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는 기업수사를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여기서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던 소액주주들의 애환을 깨닫게 됐다. 그는 "회사가 거래정지 될 때 소액주주들은 당연히 피해를 보게 된다. 절대 투자해서는 안 될 회사에 너무 많은 소액주주가 까맣게 모른 채 투자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서 온갖 불법이나 비리가 자행되고 있었지만 주주가 통제할 수가 없는 상황에 큰 회의를 느꼈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주가조작사범이나 무자본 M&A가 좋은 회사를 망가뜨려도 주주차원에서 그걸 관리·통제하려는 노력이 많이 없었다"며 "투자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 코스닥 시장을 '투기의 장'이 아닌 '투자의 장'으로 바꾸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소액주주들의 '패배의식'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투자 금액이 많지 않은 만큼 "우리가 한다고 되겠느냐"식의 냉소적 심리가 잠재돼 있었다는 게 요지다. 또한 "대부분 투자자가 무임승차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부실 경영으로 손실을 보더라도 더 큰 손실을 본 이들의 투쟁에 편승해 만회하려는 마음도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주가 등락에 따라 투자 의사를 결정할 뿐 회사 경영이나 기업가치에 관심이 없는 국내 투자자들의 행태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3%룰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지난해 바뀐 상법개정안은 분리선출제를 통해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 1인을 다른 이사와 안건을 분리해 선임하고 모든 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하도록 한다. 이에 대해 일부 재계에서는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정 변호사는 "회사를 투명하게 경영하려는 노력이 회사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볼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적법경영을 한다면 감사가 통제할 게 없다.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개혁의 첫 걸음"이라며 "자본시장의 독립성, 투명성의 가치를 높여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집중투표제, 주총관리기구 도입해야 소액주주가 힘쓸 수 없는 기울어진 주총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방안으로 그가 제시한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집중투표제를 강제하는 것이다.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려는 이사의 수만큼의 의결권을 1주식의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정 변호사는 "민주주의에서는 소수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며 "주식회사 법리상 50%를 초과하는 쪽이 다 가져가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적은 재산일지라도 자기 재산을 투자한 만큼 이익을 지켜야 한다. 재산을 투자한 만큼 비례적으로 넣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가 완전히 다 가져가는 승자독식 체제"라며 "경제 민주주의에 적합지 않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주총관리기구의 입법도 촉구했다. 정 변호사는 "주총검사인 제도가 있긴 하지만 검사인 역할이 크지 않다보니 제대로 통제할 수 없다"며 "농협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선거를 맡기듯이 적법하고 공정한 주총을 위해 특별 관리기구를 만들어 위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울어진 주총 #소액주주 #소액주주운동 #소액주주 지원센터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송태화기자 alvin@metroseoul.co.kr

2021-04-02 06:00:30 송태화 기자
[메가히트 상품 스토리]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맥심 카누'

인스턴트 원두커피의 시대를 연 기업이 있다. 바로 동서식품이다. 동서식품은 1968년 설립 이후 커피믹스부터 인스턴트 원두커피까지 끊임없는 제품 혁신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커피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로 일궈낸 점유율 1위 특히 '맥심 카누(Maxim KANU)'는 동서식품의 꾸준한 연구 개발 노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지난 2011년 첫 출시된 이후 매년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으며 명실상부한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잡았다. 커피믹스는 2000년대 들어 10년 가까이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국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5~6만여 개 상품을 통틀어 가장 잘 팔리는 품목 중 하나였다. 그러나 커피전문점이 서서히 늘어나고, 원두커피에 대한 수요도 점차 증가하면서 미래 시장 성장 동력으로 새로운 개념의 커피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카누를 개발할 당시 연구진들은 고품질의 원두커피의 맛과 향미를 구현하기 위해 동결건조법을 사용했다. 여기에 기존 인스턴트 커피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와 압력으로 추출하는 LTMS(Low Temperature Multi Stage)라는 새로운 추출법을 사용했다. 이러한 추출 기술은 같은 양이라도 일반 인스턴트 커피보다 2배 많은 원두를 사용해서 추출해야 하므로 원가는 올라가지만 원두커피 고유의 맛과 향미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커피를 타 먹을 때 필요한 물의 양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당시에는 커피믹스와 동일한 100ml를 기준으로 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카누가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의 맛을 재현한 제품인만큼 커피믹스와 동일한 음용 방법으로 마시기보다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를 제조할 때 사용하는 물의 양인 200ml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2011년 10월 탄생한 '맥심 카누'는 국내 커피시장에 '인스턴트 원두커피'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 한편, 출시된 해 무려 약 3800만 잔의 판매고를 올리며 히트상품으로 등극했다. 이후 약 10여 년간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지켜온 카누는 소비자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철저한 시장 조사로 소비자 니즈 반영 동서식품은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매년 100건 이상의 시장조사 및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카누 미니 ▲카누 디카페인 ▲카누 라떼 등 다양한 맛과 형태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제품인 ▲카누 다크로스트는 100% 콜롬비아 원두를 다크 로스팅 해 진한 초콜릿 맛과 스모키한 향을 즐길 수 있으며 ▲카누 마일드 로스트는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원두를 미디엄 로스팅 해 산뜻한 과일향과 달콤한 와인 향미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넣어 마시는 소비자들을 위해 자일로스 슈거를 사용한 ▲카누 스위트 아메리카노 2종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카누 미니'는 한국인 특유의 음용 습관을 고려해 120ml 종이컵 기준에 적합한 용량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카누는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를 모티브로 개발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종이컵에 마시기 위해서는 기존 카누 레귤러 제품을 두 번에 나눠 타 마셔야 했다. 이에 동서식품은 카누 발매 이듬해인 2012년 10월 카누 미니를 출시했고, 현재 '카누 미니 다크로스트 아메리카노'와 '카누 미니 마일드로스트 아메리카노' 2종을 판매 중이다.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임신 등 카페인 섭취를 신경 쓰는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으로는 '카누 디카페인'이 있다. 2017년부터는 ▲카누 더블샷 라떼 ▲카누 아이스 라떼 ▲카누 디카페인 라떼 ▲카누 티라미수 라떼 ▲카누 바닐라 라떼 ▲카누 돌체라떼 ▲카누 민트초코라떼 등 총 8종의 다양한 라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카누 돌체라떼와 카누 민트초코라떼는 커피 전문점과 같은 다양한 메뉴 커피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얻고 있다. ◆신선한 마케팅 활동으로 '카누 붐' 일으켜 카누는 인스턴트 원두커피라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한 브랜드답게 다른 기업이 선보인 적 없던 세련되고 독특한 패키지, 신선한 마케팅 활동 등을 선보이며 제품 출시 직후부터 이른바 '카누 붐'을 일으켰다. 동서식품은 카누를 출시할 당시 식음료 기업들이 제품 패키지 색상으로 선호하지 않던 블랙 색상을 카누 패키지에 과감하게 적용했다. 빨강, 노랑 등 원색 포장이 많던 그 당시 검은색 박스에 빨간 글씨의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이처럼 당시 찾아보기 힘들던 과감한 패키지를 시도한 카누는 2012년 한국디자인기업협회(KODFA)가 주최하는 '2012 잇어워드(It-Award)'의 '패키지&용기 디자인' 부문 베스트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또한 카누 출시 초기, 소비자들이 카누를 보다 특별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서울, 부산 등 주요 도시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카누의 브랜드 슬로건을 콘셉트로 한 특별한 팝업스토어를 선보여 인지도를 높였다. 동서식품 옥지성 마케팅 매니저는 "카누는 많은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동서식품만의 기술력을 집약해 만든 인스턴트 원두커피"라며 "앞으로도 카누는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커피를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한 맛 개발과 연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04-01 14:05:46 신원선 기자
[되살아난 서울] (86) 꽃피는 춘삼월 봄맞이 한창인 '종로구 와룡공원'

'와룡'(臥龍)은 누워 있는 용이란 뜻을 갖고 있어, 앞으로 큰일을 할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한국고전용어사전은 와룡의 의미를 "장차 풍운조화(바람과 구름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 바람과 비를 부리는 재주)를 일으킬 큰 영웅"으로 정의해 놨다. 14세기 나관중이 지은 삼국지연의에는 서서가 유비에게 제갈량을 책사로 추천하면서 "와룡인 제갈량을 한번 만나보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묻는 대목이 나온다. 중국 촉한의 임금 유비는 제갈량을 군사(軍師·군대의 우두머리)로 맞이하기 위해 그의 초가집을 세 번이나 찾아가 간청했고, 이 일화는 삼고초려의 유래가 됐다. 제갈량이라는 날개를 단 유비가 천하를 호령하게 되는 내용의 소설, 삼국지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세상은 오랫동안 갈라져 있으면 반드시 하나가 되고 오랫동안 합쳐져 있으면 반드시 나뉘게 된다." ◆용이 잠든 공원, 와룡공원 와룡의 흔적은 조선 초기 발간된 최초의 한글 서사시 '용비어천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9장을 보면 "한 나라의 덕이 비록 쇠퇴하나 임금의 후예가 다시 일어날 것이며 큰 귀 가진 아이를 와룡이 도우니 세상의 어지러움을 구하려고 나시어서(후략)."란 노랫말이 나온다. 여기서 '큰 귀를 가진 아이'가 조선의 초대 임금 이성계다. 이야기인즉슨, 신성한 영물인 용이 태조를 도왔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성계를 조선의 1대 왕으로 만들어준 용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감을 안고 이곳을 찾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달 22일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와룡공원'을 방문했다. 공원은 지하철 1호선 종각역 3-1번 출구로 나와 공평유적전시관 앞에서 종로 02번 마을버스를 타고 약 13분 후 성대 후문 정류장에서 내리면 나온다.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 노랗게 핀 개나리 향기를 맡으며 229m가량을 걸어 올라갔더니 '와룡공원'이라고 적힌 하얀색 푯말이 등장했다. 이날 와룡공원에 온 가회동 주민 박모(42) 씨는 "코로나가 활개친 이후 매일 집에서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운동도 못하고 우울했는데 요새 애들이 다시 학교에 가서 짬이 생겨 공원을 찾았다"며 "삼청공원도 집과 가깝지만 여기만큼 운동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와룡공원만 주구장창(주야장천) 오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와룡공원에서는 평일 오후임에도 운동하는 시민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은 자동차 운전대처럼 생긴 운동기구 '숄더 스트레치'에 양손을 올려놓고 시계방향으로 휙휙 돌리며 어깨 근육을 풀었고, 선캡을 푹 눌러쓴 아주머니는 지압봉에 한쪽 다리를 걸치고 아라베스크, 그랑바뜨망 같은 발레 동작을 연습했다. ◆뽑을 사람 없어 고민 '용이 누워있다'는 공원 이름 때문이었을까. 한때 대권 잠룡으로 꼽혔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와룡공원 일대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박 전 시장은 작년 7월 비서실 직원으로부터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실종 7시간 만에 종로구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CCTV에 찍힌 박 시장의 마지막 행적인 와룡공원 일대를 수색해 숙정문과 삼청각 사이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그의 시신을 찾아냈다.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서울시는 시장 궐위 상태에 놓이게 된다. 약 10개월간 비어있던 서울시장 자리는 다음달 7일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선출된 새 인물이 메우게 된다. 지난 22일 오후 와룡공원 앞 정자에서는 철쭉 색 점퍼를 입은 할머니 두분이 나란히 앉아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명륜동에 사는 김모(82) 할머니는 "마을 어귀에서 친구 기다렸다가 매일 함께 산책 오는데 집에서 와룡공원까지 딱 30분 걸린다"며 "우리 같이 나이 든 사람들은 아프다고 집에만 있으면 치매 걸리니까 자꾸 밖에 나와서 운동도 하고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봄이면 날씨가 따뜻해져 와룡공원 여기저기에 매화, 벚꽃, 산수유, 진달래가 피어난다"면서 "요즘은 이 꽃 보는 재미에 산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옆에 앉은 이모(80) 할머니에게 '다음 시장은 어떤 사람이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우리 같은 노인네에게 그런 건 왜 묻느냐"면서 손사래를 치며 즉답을 피했다. 이후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연 이 할머니는 "다음번 시장은 잘못을 저질러 제 손으로 죽거나 감방에 안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와룡공원 #삼국지연의 #나관중 #조조 #유비 #되살아난_서울

2021-03-30 11:44:03 김현정 기자
[살맛나는 세상 이야기] BGF리테일, ESG 경영으로 지역 사회와 동반성장

모델들이 'CU JUMP UP 프로젝트'를알리고 있다. /BGF리테일 BGF리테일이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의 사회·경제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낸다. 수익성 중심의 개점 전략을 기반으로 기존 점들의 경쟁력을 높여 안정적인 점포 운영과 동반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시너지 창출에 앞장선다. ◆코로나19에도 점포 경쟁력 극대화 29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선제적으로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프랜차이즈 업계 최고의 수준의 상생 정책을 실행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매출 부진 등 어려움 겪는 가맹점을 위해 매출 성장동력을 불어넣는 점포 개선 프로그램 'CU JUMP UP(점프업)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2016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클리닉 포 CU' 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상권 변화, 운영 미숙, 시설 노후 등으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가맹점들을 위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CU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에도 400여 점포에 솔루션을 제공, 평균 22.9% 매출이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 BGF리테일의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생협력팀이 현장 정밀 진단을 거친 후 파트별로 집중 관리 및 컨설팅을 하게 된다. 올해부터는 점주 연구위원제도를 별도로 신설해 가맹점주들의 참여 기회를 더욱 확대한다. 가맹점주와의 소통을 더욱 활성화 하고 주도적인 점포 개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점포 경쟁력을 극대화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CU는 올해도 업계에서 가장 먼저 가맹점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장기 운영점 리프레시 지원 ▲상생협력펀드 운영 ▲점포 보험 전액 지원 ▲무료 법률, 노무, 세무 서비스 제공 ▲복지몰 CU몰 운영 ▲의료 서비스 할인 등 프랜차이즈 업계 최고 수준의 상생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지난해 상생협약의 주요 골자를 유지하면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사업환경에서 가맹점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지원제도를 대폭 강화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 BGF리테일이 지역 인재들을 위한 일자리를 확대한다. BGF리테일은 29일부터 2021년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선다. 특히 지역 소재 대학과 연계해 지역 인재 채용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수도권 일자리 쏠림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인재에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기 위해 지역 채용을 강화하는 것이다. 모집 직군은 영업관리·경영지원·재경지원·전략기획·상품운영·IT 직군으로 나뉘며 채용 규모는 00명이다. BGF리테일은 매년 상하반기 공개채용을 통해 세 자릿수 규모의 신입사원 채용을 이어왔으며 지난 2019년부터 해마다 두 차례의 채용연계형 인턴제도를 추가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왔다. CU 직원이 친환경 캠페인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BGF리테일 ◆함께하는 녹색경영 BGF리테일은 회사의 영문 앞자리인 BGF를 친환경 이미지에 맞게 'Be Green Friends'로 바꿔 새로운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봉투 전면 도입, PB상품 재활용 등급 표기, 무(無)라벨 생수 개발, 친환경 용기 적용 확대, 친환경 3L(Less Plastic, Less Energy, Less Waste, 점주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캠페인 시행 등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및 저감 활동 ▲점포 및 물류센터 신재생 에너지 설비 적용 ▲녹색 구매 및 공정무역 실천 ▲환경친화적 소재 전환 확대 등 전방위에 걸친 친환경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친환경 3L 캠페인의 경우 점주 참여형이라는 점이 차별점이다. 전국 1만5000여개 CU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플라스틱 라벨 분리배출, 실내 적정온도 준수, 미사용 콘센트 뽑기 등을 권장한다. 매일 3초 동안 3가지 생활 실천을 통해 점포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도출된 정량화 된 자료는 향후 CU의 환경경영 강화와 후속 조치 전개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친환경 3L 캠페인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간 다른 테마들을 정해 지속적으로 전개된다. ◆사회적 약자 위한 사회공헌활동 강화 이밖에 전국 1만5000여 CU 점포와 30여 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국가 재난 긴급구호 활동 'BGF브릿지', 미아 및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 '아이씨유', 지역 취약계층 자활사업 'CU새싹가게', 장애인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인 'CU 투게더' 등 사회공헌활동 역시 더욱 강화한다. 특히 '아이씨유'는 아동 보호 관련 공익 캠페인으로 전국에 점포망에 형성되어있는 편의점 특유의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한 민관 협력 시스템이다. 길을 잃은 아동 등을 CU에서 임시 보호하고 경찰 및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미아 예방 기능과 아동이 학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을 목격할 시 POS를 통해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아동학대신고 기능 등 전국 CU 인프라를 기반으로 민관이 협력, 구축한 아동보호망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좋은 친구같은 기업'이라는 BGF의 아이덴티티에 맞게 회사의 내실 있는 성장은 물론, 국민의 삶과 국가 발전을 위한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할 것"이라며 "사회에 실질적인 효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1-03-29 14:31:12 신원선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조붕구 보늬커피 대표

모든 억눌려 있던 것들이 회복하는 때에는 그보다 많은 에너지가 나온다. 키코(KIKO)사태로 법정관리를 거치던 조붕구 코막중공업 대표(56·사진)가 커피사업을 시작했다. '중공업과 커피의 만남?'. 이상한 조합으로 보일 수 있지만 수출하는 나라의 대부분이 커피 맛이 좋기로도 유명한 곳이라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였다. '보늬커피'라는 이름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밤낮없이 바이어들과 소통하는 조붕구 대표를 만나봤다. ◆포크레인과 맞바꾼 '에티오피아 커피' "금이나 다이아몬드는 없습니까?" 에티오피아에서 주문이 들어왔다. 국토개발을 위해 중장비 기계가 많이 필요하다는 연락이었다. 그들은 타국보다 국내 중장비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타국보다 좀 더 튼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제는 외환사정이 좋지 않아 당장 지급할 수 있는 자금이 없다는 것. 조 대표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금이나 다이아몬드는 없냐'고 물었다. 여기에 돌아온 대답은 '우리에겐 가족사업으로 하고 있는 좋은 커피원두가 있다'였다. 그렇게 조 대표는 커피사업을 하게 됐다. 중장비 한대 당 받는 커피 원두의 양은 컨테이너 1대 분량 정도. 보내준 커피원두는 테스트 과정에 성공하는 등 생각보다 평이 좋았다. 게다가 보내준 원두는 많은 유통절차를 거치지 않아 시세보다 10~20% 저렴했다. 조 대표는 "중장비 기기와 커피원두를 맞바꾸다 보니, 자연스럽게 얽히게 돼 좋은 커피원두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주에도 주문이 5~10 컨테이너 들어왔는데, 우리나라에도 커피 맛을 알게 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구매량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기계와 기호품의 만남, 시너지 UP 조 대표는 최근 커피원두를 받을 수 있는 국가를 에티오피아에서 케냐, 콜롬비아 등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지 고민 중이다. 조 대표는 "커피원두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주변에서 케냐, 콜롬비아 등의 커피원두를 요청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중장비 거래를 하면서 커피원두 거래도 함께 하면 되기 때문에 어려울 것은 없다"고 했다. 실제로 조 대표가 주로 중장비 기기를 판매하는 국가는 에티오피아 외에도 콜롬비아, 케냐, 파라과이 등이 있다. 커피 생산 국가 순위를 보면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가 매년 각각 81만톤, 38만4000톤을 생산해 각각 3위, 5위를 차지하고 있고, 케냐 파라과이도 평균 3만톤 가량을 생산해 50위 안에 든다. 조 대표는 "중장비 기계와 커피는 건설기계와 기호품의 만남으로, 동적과 정적처럼 각자 극단적인 위치에 있어 함께 사업하면 안 되는 품목처럼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이상한 조합이지만 오히려 시너지가 생겨 지금은 생각보다 잘 맞는 콜라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패자부활'이 가능한 사회돼야" 조 대표가 보다 열정 넘치는 삶을 살고 있는 이유로는 현재의 삶이 '재기'한 삶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08년 조대표는 키코(KIKO·외환파생상품)사태로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등을 거쳐야 했다. 키코 사태는 환율의 상한과 하한을 정해놓고 실제환율이 그사이에서 이뤄지면 기업은 이득을 보고 환율이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금융상품을 중소중견기업이 가입해 2008년 환율이 급등할 당시 큰 손실을 본 사건이다. 이 때문에 당시 조 대표는 70개국에 자체 설계한 브랜드 중소기업 회사는 무너져 버렸다. 조 대표는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회복속도가 더뎠지만 올해부터는 매출실적도 오르고 실적도 회복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회복속도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 대표는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자'라는 말을 되새기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을 추진해 나가려고 했던 것이 한 번 억눌린 경험이 있어 더욱 에너지가 세 진거 같다"며 "우선 제가 잘되면 아직 재기하지 못한 분들에게도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한 영향력을 내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정부가 기업가에게 재기할 기회를 많이 줘 '패자부활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 중소기업 재기를 위해 많은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이 없어, 재기할 때에는 정부도움보단 주변의 인맥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잖다"며 "따뜻한 금융을 이용해 중소기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재기프로그램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새벽을여는사람들 #보늬커피 #코막중공업

2021-03-28 11:39:42 나유리 기자
[메가히트상품탄생스토리] 돌아온 오리온 태양의 맛 썬

오리온 '태양의 맛 썬'(이하 썬)은 1초에 1개씩 팔릴 정도로 전 국민이 좋아하는 스테디셀러 '국민 간식'이다. 썬은 굴곡진 모양 사이로 배어든 진한 양념과 바삭한 식감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된 제품이다. 2018년 재출시 이후 3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돌파했으며, 매출액으로는 94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홈술족이 증가하는 가운데 썬이 '안주형 과자'로도 주목받으며 월평균 매출액이 30억원을 넘기도 했다. 이는 단종 이전 대비 36%가량 늘어난 것으로, 소비자들의 변함없는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국내 최초 복합 곡물 스낵 썬은 1993년 4월 출시한 오리온의 대표 장수 제품이다. 썬 출시와 함께 그동안 맛 볼 수 없던 나초 과자로 과자 시장의 아이돌로 떠올랐다. 국내 최초로 복합 곡물(Multi-Grain)을 넣고 곡물의 고소한 맛과 특유의 매콤한 감칠맛을 구현해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1994년 KBS의 청춘 드라마 '내일은 사랑'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이병헌과 박소현이 광고에 등장하며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썬은 출시 당시 익히 알고 있는 '썬칩'으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여졌다. 오리온은 1993년 미국의 프리토레이와 계약을 통해 썬칩을 출시했는데, 2004년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서 썬칩이란 이름에서 '태양의 맛! 썬'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그때 그 맛을 이어오고 있는 오리지날이 바로 오리온의 썬이다. ◆썬, 소비자 재출시 요청 쇄도 및 제2전성기 지난 2016년 이천공장 화재로 생산라인이 소실되자 오리온은 불가피하게 '태양의 맛 썬' 생산을 중단했다. 썬을 다시 살려낸 건 소비자들이다. 중단 이후 오리온 공식 홈페이지에만 100여 건이 넘는 썬 관련 문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오리온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요청에 힘입어 재출시를 결정했다. 1년간 생산라인을 구축, 2년 만인 2018년에 오리온농협의 밀양공장에서 재생산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재출시한 썬은 오리온과 농협이 지난 2016년 10월 합작 설립한 오리온농협에서 만든 첫 제품으로, 국내산 쌀가루가 들어있어 바삭한 맛이 일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원료 중 하나인 국내산 쌀가루 또한 오리온농협이 생산한다. 썬 재출시 소식이 알려지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과거의 맛과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해 소비자들이 친근감을 느끼도록 했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오리온은 썬 재출시와 함께 '태양이 다시 돌아왔다' 바이럴 영상도 제작했다. 영상은 소비자들에게 큰 화제를 모으며 한 달 만에 페이스북과 유튜브 조회수 100만 회를 넘어섰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썬은 재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봉지를 돌파했다. 생산 중단된 2년 전 대비 판매량이 20% 이상 늘어났다. 매출로는 18억원에 달하는데 제과업계가 통상 히트상품의 기준으로 삼는 월 매출 1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 같은 성과는 썬이 판매되기 시작하자마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수천 개의 댓글이 올라오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속히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과거의 맛과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하고 국내산 쌀가루를 사용해 품질을 높인 것도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통곡물의 고소한 맛과 감칠맛의 조화 썬의 고소함은 다양한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오리온은 2019년에는 썬 재출시에 이어 썬 갈릭바게트맛도 선보였다. 통밀, 통옥수수 등 통곡물 스낵에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간식인 갈릭바게트 특유의 마늘향과 고소한 버터 풍미를 더했다. 굴곡 사이사이로 배어든 진한 양념 맛과 바삭한 식감이 특징으로, 갈릭바게트의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똑같이 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오리온은 태양의 맛 썬 갈릭바게트맛 출시와 함께 맥주를 콜라보한 '과맥(과자+맥주)' 마케팅을 펼쳤다. 마늘을 특화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매드포갈릭과 함께 맥주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2016년에는 '중독성 있는 담백함'을 표방한 '썬 멀티그레인'을 출시했다. 태양을 받고 잘 자란 통곡물이 52% 함유돼 있다. 특히 통옥수수와 통밀, 통보리 등 다양한 통곡물에 '슈퍼곡물'로 불리는 귀리와 렌틸콩을 더해 기존 곡물스낵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썬 멀티그레인은 통곡물 본연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재출시 후 기존에 썬을 즐기던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소비층에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 식감 등을 반영한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이며 더욱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2021-03-25 14:28:13 조효정 기자
[인터뷰]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30주년...단독보도한 류희림 경주엑스포 사무총장

-시민운동·환경운동 기폭제...기업의 사회적 책임 일깨워 "이번 사건은 대구시민을 비롯한 1300만 영남권 주민들의 생명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낙동강에 유독물인 페놀이 다량 함유된 폐수를 5개월이라는 오랜기간 동안 무단방류해 인간생활의 기본요소인 식수를 공급하는 상수원을 오염시킴으로써 해당지역 주민들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엄청난 경악과 분노를 안겨준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극도로 심화돼 아직까지도 많은 주민들이 물을 길어다 마시고 있어 약수터에 물이 마를 지경이라고 합니다...(중략) 가장 원시적이고 기초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식생활 조차 마음놓고 할 수 없게 만든 이 사건의 피해를 계량적으로 산출하려는 것 가체가 무리일런지도 모릅니다. 특히 임산부에는 상당수가 페놀에 오염된 수돗물을 마시고 그 후유증으로 기형아 출산을 우려한 나머지 다가오는 출산일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불안해 하고 있다는 신문보도도 있습니다" 검찰 논고문 中 발췌 1991년 3월 17일 일요일, 당직을 서고 있던 류희림 KBS 대구총국 기자(현 경주엑스포 사무총장)에게 전화가 빗발쳤다.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대구 주민들의 항의 전화였다. 류 총장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당시엔 상수도 정화시스템이 낙후됐었고 수돗물에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제보·항의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현장에 나가 취재하면서 직접 극심한 악취를 확인했고 평상시 수돗물 냄새 민원과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상황임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페놀이었다. 수돗물에서 말로 표현하지 못할 극심한 악취가 났다. 환경청과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에서 악취의 원인이 페놀 때문이라고 확인해줬다. 페놀은 끓여도 사라지지 않는 심각한 악취를 내는 유독성 화학물질이다. 극심한 악취뿐만 아니라 식수원으로 흘러들어간 페놀로 인해 이를 마신 시민들이 두통과 구토, 피부질환 등 피해를 호소했다. 류 사무총장은 "페놀이 악취의 원인이라는 말을 듣고 대규모 환경문제가 발생했음을 확신했다. 당시 환경청에 출입하면서 페놀에 대한 사전정보를 갖고 있었기에, 맹독성 화학물질이 식수원으로 유출된 시급한 상황임을 파악해 당일 낮 뉴스부터 단독 특종보도를 냈다"고 설명했다. 단독 보도가 나간 뒤 구미산단 소재 기업에서 다량의 페놀을 유출했음이 밝혀졌다. 1991년 3월 14일 오후 10부터 15일 오전 6시까지 전자회로 기판을 만들던 기업이 사용하는 페놀 원액 30톤이 파이프 파열로 낙동강 지류 옥계천으로 흘러들어갔다. 페놀은 영남권 식수원인 낙동강을 오염시켰다. 사건 직전 5개월동안 폐수 325톤을 무단방류한 사실도 알려졌다. 2주 동안 영업중단 후 조업을 재개한 해당 기업은 한번 더 페놀을 방류하는 사고를 쳤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페놀 무단방류에 가담한 직원들은 비밀배출구를 설치하고 해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세심한 보안 절차를 따랐다. 페놀은 2g만으로 성인 한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맹독 물질이다. 페놀 30톤 누출로 수돗물에 페놀 수치가 0.11ppm까지 올라간 지역도 있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의 허용치인 0.001ppm의 110배에 달하는 수치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입었다. 대구 시민의 70%가 마실 물이 없었다. 류 사무총장은 "식수가 없어 주민들이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도 현장을 지휘하는 고위 간부의 모습은 볼수 없었다. 비상급수대책도 전무했다. 대구 지역 약수터는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말했다. 총제적 난국이었다. 단속을 담당해야하는 환경청 직원들은 매달 현장을 방문해 점검을 해야 하지만 현장단속은 커녕 허위일지를 작성해 단속을 진행하지 않았다. 당시 원인조사가 제대로 안되면서 취수장에서 소독을 명목으로 염소를 과다 투입해 염화페놀이 형성돼 더 큰 문제를 일으켰다. 정부는 수출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로 조업정지를 2주일 만에 해제했다. 같은 업장에서 2차 유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시민들의 분노와 불신은 극에 달했다. 페놀은 새로 태어날 생명에게 대구의 따스한 햇살을 마주할 기회도 앗아갔다. 류 사무총장은 "당시 2000건이 넘는 신고가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임산부들의 피해였다. 약 600건의 신고가 있었고 기형아 출산을 우려해 낙태수술을 한 경우도 상당 수 있었다고 전해 들었다. 기업이 일으킨 환경사고로 인해 어린 생명이 꽃 피워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은 너무나 아픈 기억으로 가슴에 남아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피해 주민들의 실질적인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류 사무총장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언론의 끈질긴 심층취재가 감춰져 있던 산업화의 어두운 면으로 있던 환경문제를 수면위로 끌어 올린 대형 사건임에도 처벌과 보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당시 피해에 대한 인과관계 증명이 어렵다는 이유로 실비변상만이 인정돼 피해사항 가운데 일부분에 대해서만 보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페놀 유출은 환경의 중요성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시민단체와 환경운동단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했고 제도적으로 유역별 환경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환경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되는 등 장치가 마련됐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개봉해 2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라는 영화의 모티브가 됐다. 류 사무총장은 사건 발생 30주년을 맞아 산업화라는 미명하에 쉽게 생각했던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자택에 소장 중이던 검찰 논고문을 공개했다. 류 사무총장은 마지막으로 "환경과 개발의 우선순위는 사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산업화라는 핑계 아래 편의와 이윤을 따지며 무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환경을 구축하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강하게 가져야한다. 정부는 제도적 장치가 꾸준히 마련되고 발전하고 있지만 처벌과 감독, 관리 등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선제적 조치와 예방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야 말로 앞으로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2021-03-24 11:26:04 박태홍 기자
[살맛나는 세상이야기-ESG 경영시대] 미래에셋대우, ESG 선도

기업도 이윤 추구만이 경영의 목적이 될 수 없는 시대다.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ESG)는 이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필수 요소이자 생존 전략이 됐다. 경영 패러다임에 큰 변화의 물결을 가져오며 기업의 역할도 점차 변화시키는 중이다. ESG란 기업 경영이나 투자 시 재무적 지표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영향, 투명한 경영 등 비재무적 성과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뜻한다. 기존의 기업 사회공헌과 사회책임경영(CRS), 지속가능경영이 발전된 개념이다. 투자자와 소비자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도 마찬가지다. 투자의 최우선 가치가 수익률이란 인식도 이젠 바뀌고 있다. 사회 환경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역시 투자의 새로운 가치이자 중요한 목적이 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비윤리적 시스템에 근거한 만큼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나갈 전망이다 ◆친환경 프로젝트와 SRI 채권 발행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며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ESG 경영 실천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그룹도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업계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투자그룹으로써 ESG경영의 실천 방안 중 하나인 사회적책임투자(SRI)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SRI는 정부가 추구하는 기업과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룹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투자를 위해 고민을 거듭 중이다.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직접투자와 금융자문, 주선 서비스 등을 진행할 때 사회를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도 주요 요소가 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이슈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칠레의 105㎿ 태양광 에너지발전소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핀테크, 나노신소재 등 신성장 산업의 중소, 벤처기업 투자와 '역세권2030 청년주택'의 금융주선과 투자를 진행하는 등 사회책임투자에 앞장섰다. 역세권2030 청년주택은 서울시 임대주택사업 중 하나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9년에는 증권사 최초로 외화 SRI 채권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달 초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원 이상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증권사 공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조원 이상 투자 수요가 몰린 사례는 드물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진행하는 원화 SRI 채권 발행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며 "증권업계 ESG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더 확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SRI 채권 조달자금의 50%를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투자자금을 차환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며, 나머지는 주택금융공사 MBS 신규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다양한 형태의 ESG채권이 발행되면 기업의 자금시장 접근성이 쉬워질 뿐더러 투자자의 선택 폭도 늘어날 것으로 평가한다. ◆평가기관서 최고 등급 획득 미래에셋대우는 주요 ESG 평가기관으로부터 업계 최고 등급을 받아냈다. ESG를 선도하는 증권사라고 자부할 수 있는 이유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SRI 전문 리서치 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2020년 ESG등급평가'에서 증권사 중 최고 등급인 'A등급'을 획득했다. 서스틴베스트는 1000여 개 기업의 ESG 관리 성과를 평가해 국내 연기금을 포함한 글로벌 사회적책임투자펀드에 대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리서치 기관이다. 이외에도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DSJI)월드 지수에도 9년 연속 선정됐다. DSJI 월드 지수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함께 ESG 측면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년 상위 10% 기업을 선별해 발표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의 ESG 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았다. KCG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사회공헌에 기반한 지역사회 환원, 협력사와의 상생 경영과 소비자보호 활동 등을 평가하는 사회(S) 분야에서 A+를 취득했다. ◆금융 소비자보호 앞장 잇달아 터진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 소비자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그동안 소비자 보호를 위해 알기 쉬운 상품 설명서 도입, 불만 접수 체계 프로세스 개선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해 왔으나 여기서 한 발짝 더 내디뎠다. 지난 2월 1일에는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한 제로(ZERO) 선언식을 개최했다. 소비자보호에 기반한 신뢰경영을 실천해 나가기 위해서다. 이날 진행된 선언식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원년을 맞이해 금융소비자보호를 핵심가치로 인식하고 건전한 금융환경 조성과 판매원칙 준수를 다짐하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는 이사회를 통해 'ESG위원회' 설립 안건도 결의했다. ESG위원회 설립은 최고의사결정기구에서 ESG와 연계된 안건을 심의, 의결하고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체계를 확립하겠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 이외에도 계열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11년 결성했던 사회적기업1호펀드를 지난 2019년 72.4%의 높은 수익률로 청산완료 한 바 있다. 미래에셋사회적기업1호펀드는 사회적기업과 예비사회적기업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다. 레드스톤시스템 등의 8개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를 집행했으며 투자한 사회적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경영 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다. 이처럼 미래에셋그룹은 전 계열사들이 ESG 경영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업계 선두주자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ESG 경영으로 사회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들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미래에셋 또한 글로벌 투자 선도기업으로서 소비자보호에 기반한 신뢰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그룹 #미래에셋대우 #ESG #ESG 경영 #미래에셋벤처

2021-03-22 13:44:05 송태화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연 쉐어그라운드 대표, 동대문을 사로잡다

국내 첫 번째 의류 중심지로 꼽히는 서울 동대문 상권은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패션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트렌드와 고객의 소비패턴을 쫓는 것은 패션업계의 숙명이지만 동대문 시장은 그렇지 않았다. '사입삼촌'으로 불리는 이들이 도소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전국 소매상들의 주문을 받아 직접 발로 뛰었다. 40년 넘게 자리해온 구시대적 수기 방식은 디지털 혁신이라는 체질개선을 방해해왔고, 온라인과 모바일이 중심에 선 현대 쇼핑몰과 다르게 여전히 구두와 현금 위주의 거래가 진행됐다. 전자상거래에 익숙지 못한 많은 도매상이 전문 오픈마켓들과 경쟁에서 뒤처지며 급속도로 몰락했다. 배송과 물품 관리를 보다 쉽고 정교하게 관리할 수 없을까. 실시간으로 사입 내역을 확인하고, 하루 4시간 가까이 걸리는 정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이연 쉐어그라운드 대표는 지난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불편함에서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고 했다. 기존 시스템에 불편함을 느낀 이용자들에게 간소하고 직관적이며 쉬운 플랫폼을 만들어보자. 쉐어그라운드와 패션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셀업'(Sell up)은 이렇게 시작됐다. ◆피땀 어린 경험에서 창업 아이템을 얻다 셀업은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에서 일어나는 패션 B2B 거래를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대표가 패션 B2B 현장에서 부딪히며 얻었던 경험과 기술들을 통해 직접 개발했다. 쉐어그라운드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수기와 낱장의 영수증으로 관리되던 것들이 셀업을 통해 디지털화되며 도·소매업자와 사입자 모두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가 동대문에서 첫 발걸음을 뗀 곳은 2015년 동대문 두산타워(두타몰)에서 운영한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숍이었다. 처음 개업했을 때는 많은 유동인구로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느끼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메르스(MERS) 유행과 중국의 사드 보복 등 대외적 요인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그는 "유동인구가 적어지자 아무리 노력해도 줄어드는 매출을 보며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절대 넘을 수 없는 벽과 마주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방향을 틀어 상품을 대외구매(소싱)해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처음엔 아주 영세한 규모에서 출발했으나 찾는 고객들이 늘며 점차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몸집이 불자 이전에 가벼이 여겼던 문제들이 현실로 부닥치기 시작했다. 이전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했을 때와는 또 다른 문제였다. 꼼꼼한 성격은 하루하루를 고민의 연속으로 몰아넣었다. 소싱할 때 주문이 누락되진 않았는지, 피드백을 빨리 받을 순 없는지, 정산 시간은 또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쁜 와중 새로운 도전도 시작했다. 대학시절 도예를 전공했던 경험을 살려 디자이너 브랜드를 직접 디자인한 후 생산까지 했다. 여기에 동대문 도매시장 브랜딩 사업(DFWM)을 총괄로 운영하며 제작과 공급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가지게 됐다. 쉐어그라운드는 이 대표의 피땀 어린 레이스에서 출발했다.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셀업이라는 플랫폼 개발을 시작했다. 주문 현황과 실시간 사입 내역을 확인했고, 많게는 4시간까지 걸렸던 정산 시간도 5분으로 단축하게 했다. 많은 시행착오와 축적의 시간은 셀업을 통해 그 열매를 맺었다. ◆단련 현장은 동대문 B2B 시장 이 대표는 자신의 가장 큰 강점으로 현장에서의 경험을 꼽았다. 동대문 도매시장을 기반으로 한 B2B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현장이라며 주먹을 쥐어 보였다. 그가 셀업을 만들기까진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운영해본 경험과 자체 디자인부터 제작 후 일본, 중국 B2B 사업까지 진행해 본 경험이 있었다. 동대문 브랜딩 사업을 진행하며 깨우친 시장 구성원들의 이해관계와 여기서 비롯된 현장 장악력은 이 대표의 가장 큰 무기기도 하다. 목표는 B2B 시장의 클러스터 확장이다. 그는 "현재 셀업에서 모든 상품과 거래를 자료화 하고 있다"며 "도매 상품 확인, 판매 관리 시스템, 핀테크 등을 하나씩 붙여나가겠다"고 자신했다. 동대문 패션 상권을 무대로 하기엔 시장이 너무 작지 않겠냐는 기자에 의문에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동대문 B2B 시장의 연간 규모가 15조원에 달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거의 모든 거래가 현금 결제로 이뤄지는 만큼 실제로 이것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동대문처럼 국지적이면서 큰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는 곳은 어딜 가도 없다"며 수년을 지켜오며 투쟁했던 터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동대문 B2B 시장은 오랜 역사를 거쳐 온 만큼 유기적인 생물처럼 때마다 변화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곳"이라고 말했다. ◆실패에서 얻은 교훈… "변화점 찾아 극복하라" 그가 가장 뿌듯할 때는 '내 판단이 맞았다'는 것을 몸소 체감할 때다. 이 대표는 "고객사들의 후기에서 내가 소매할 때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가볍게 웃어 보였다. 그들이 본연의 업무인 판매에만 집중할 때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실제로 사입삼촌이 플랫폼을 통해 넣는 주문 금액은 지난 2월 한 달 동안 약 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성장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달에는 200억원을 넘어서지 않을까 싶다"며 "점차 플랫폼 내 주문 금액이 늘고 있고, 앞으로도 더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자신처럼 실패를 하고 좌절했던 창업자들에게 말한다. 그것이 취업이 됐든, 창업이 됐든 반드시 실패하는 순간은 있다고. "실패에서 끝내지 않고 거기서 변화점을 찾아 극복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쓴맛을 삼켜야 했던 아픈 경험에서 비롯된 알토란같은 당부도 전했다. 외부 요인이 내 의지와 다르게 주어진다면 빠르게 변화를 시도하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워지면서 주로 판매하는 상품을 바꾸고 온라인화 시키는 과정을 겪은 덕에 지금의 사업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오늘도 이 대표는 지나가는 차량과 아침 장사 준비를 하는 상가 불빛만 남겨진 동대문 상가의 새벽을 밟는다. 그 거리는 사방팔방 발품을 떠났던 발길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한 세기를 굽이쳐 온 오랜 역사가 대변하듯 동대문 시장은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시련과 고통을 극복하고 아날로그 방식에서 탈피해 신시대로 전진하고 있었다.

2021-03-21 13:35:30 송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