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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규제에 후진성 못벗는 도시공간

#지자체 규제에 후진성 못벗는 도시공간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지방자치단체의 심의·허가권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한국의 도시공간이 후진성을 벗지 못하고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개입이 규제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공공미술, 옥외광고물, 생활체육시설 등 도시의 외관을 결정하는 분야에서 지자체의 개선 노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공공미술 활동으로 유명한 A작가는 "공공미술 심의제도를 조금 바꾸었으면 한다"며 "각 지자체에 국공립미술관들이 있는데 여기에 심의를 의뢰하면 수준 높은 작품들을 골라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문화예술진흥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건축할 경우 건축 비용의 일부를 공공미술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과거 1% 정도였던 공공미술 비용은 현재 공공건물이나 사유건물 등 종류에 따라 비율을 달리 하고 있다. 또 조각에 한정됐던 작품도 회화나 공예 등으로 확대됐다. 한국사회가 발전하면서 미술에 대한 관심과 안목이 높아진 결과다. 이는 작품을 감상하는 시민들과 작품을 선택하는 건축주 모두에 해당하는 말이다. 하지만 지자체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자체는 조례를 통해 심의와 허가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고 시행한다. 공공미술의 최종 결정자다. 그만큼 역할이 중요하지만 되레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심의위원들이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해서"라고 말했다. 지자체에서는 심의위원회를 꾸려 건축주가 신청한 작품이 공공미술로 적합한지를 심의한다. 총 80명으로 이뤄진 심의위원회는 13명씩 윤번제로 돌아가며 작품 심의를 맡는다. 심의위원은 대학교수이거나 미술 관련 협회 관계자, 또는 현업작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격 요건에 따른 결과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충분한 자격을 갖춘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공공미술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들이나 안목 높은 건축주의 생각은 다르다. 공공미술에 종사하는 전문가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해하기 힘든 심의결과가 나온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실제 지난해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작가의 작품이 심의 결과 '예술성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은 적이 있다. 작품이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도시경관과의 조화, 조형성, 지역정체성, 안전성 등에 걸쳐 70점을 넘어야 한다. 이같은 문제는 공공미술에 그치지 않는다. 지자체가 허가하는 다른 분야의 심의도 비슷한 메커니즘이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는 올해 하반기에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을 지정할 예정이다. 옥외광고물에 대한 규제를 풀어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나 영국 런던의 피카딜리서커스 광장 같은 볼거리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자유표시구역의 옥외광고물은 종류·크기·색깔·모양·장소 등에 적용되는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다. 건물을 통째로 광고판으로 만들수도 있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나 터치스크린 광고물도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기존 옥외광고물에 대한 허가는 시·군·구가 행사했다. 자유표시구역 옥외광고물에 대한 구체적인 심의허가 절차나 내용을 아직 미정이다. 정부 산하 한국옥외광고물센터는 "현재 시행령을 만들어가면서 함께 진행하는 중이다. 정확한 지침은 행자부를 통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건물 전체를 감싸고 도는 화려한 조명으로 관광객의 시선을 끄는 중국의 도시들과 같은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후진적인 도시미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설에 투자하는 이들의 의욕을 꺾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있었던 기아타이거즈의 광주 홈구장, 삼성라이온즈의 대구 홈구장 논란이다. 해당 구단들은 손실 위험을 무릎쓰고 지자체의 요청에 투자를 했지만 일부 시민단체들로부터 특혜 비난을 받자 맥이 빠졌다.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2011년 기아 측은 검토결과 회수 가능성이 낮아 3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길 꺼렸다. 시에서 적극적으로 요청을 해서 결국 투자를 하고나니 25년간 사용권에 대해 특혜를 받았다고 하니 기분이 좋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단체 측의 주장도 일부 타당하다"며 기아 측과 올해 재검토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2016-01-12 20:01:30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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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공공미술작가 '예술성 없다' 퇴짜…불신받는 지자체 심의

유명 공공미술작가 '예술성 없다' 퇴짜…불신받는 지자체 심의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공공미술 분야에서 국제적 지명도를 가진 A작가는 지난해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자신의 작품이 어느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미술 심의위원회로부터 '예술성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황당한 경험을 한 작가가 자신만이 아니라고 했다. 실력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떨어지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지자체 심의 과정에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작가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름이 알려진 작가의 작품은 심의위원들이 문외한이 아니라면 쉽게 누구의 작품인지 알 수 있다. 다른 이유도 아닌 '예술성이 없다'는 퇴짜를 맞았다면 심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미술계 관계자에 따르면 요즘 공공미술은 안목이 높아진 건축주의 까다로운 선택을 거친다. 사유건물이 아니라면 공모심사를 거쳐야 한다. 한국 사회의 문화적 수준이 높아진 결과 작품들의 수준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러나 수준 높은 작품도 대중성이라는 코드에서 벗어나면 지자체 심의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축주들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작품 대신 안전하게 심의를 통과할 만한 작품을 선택한다고 한다. A작가는 "공공미술의 하향평준화"라고 했다. 미술계 관계자는 "A작가처럼 지자체의 공공미술 심의결과에 대해 불신하는 작가들이 많이 만난다"며 "공정한 심의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A작가는 각 지자체에 있는 국공립미술관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누구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공무원들이기에 불공정 시비를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공미술에 대한 전문성과 작품에 대한 이해도는 작품 선정 단계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다. 작품을 유지 관리하는 데서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청계광장에 자리한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인 '스프링'이다. 스프링은 2006년 세워질 당시 밀실 선정 논란으로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뜨겁던 관심이 식자 이제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소라 모양의 이 조형물 앞에는 바짝 붙어 서울시 행사의 전광판이 설치됐다. 작품의 일부인 소라 조형물 앞 분수대는 전광판의 받침대로 전락했다. 서울시 담당자도, 유지 보수를 위탁받은 측에서도 분수대가 작품의 일부인 줄 몰랐다고 했다. 미술계 관계자는 "지자체에게 허가권한이 주어진 상황에서 심의제도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또 다른 행정규제일 뿐이다. 또한 부실관리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2016-01-12 20:01:11 송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