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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비엔나 국립 오페라’ 무대 누빈 정호윤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학과장 “‘최선’이라 생각할 때 조금만 더 하면 됩니다”

[메트로신문 이현진 기자] "호윤이는 음악에 재능이 없는 것 같으니, 더 이상 음악교육은 시키지 않도록 해요." 3대째 이어오는 '서양음악'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만 3살 때부터 다양한 악기 연주를 배웠다. 매일 아침이면 어머니는 '일어나'라는 말 대신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켜 놓으셨고, 집안에는 항상 클래식 음악 배경처럼 흘러나왔다. 그러나 부모님은 그가 초등학교에 진학할 무렵 가족회의를 통해 그에게 음악교육을 중단키로 하셨다. 그렇게 그는 초등·중학교를 거쳐 인문계 고등학교 이과에 진학해 자동차 엔지니어가 되는 꿈을 품었다. "7살즈음이었을 거에요. 라디오에서 오페라 '나비부인'에 나오는 유명한 쵸쵸상의 아리아 'Un bel di vedremo(어느 화창한 날에)'가 흘러나오는데 너무나 아름다워 어머님께 이 곡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저는 모아뒀던 세뱃돈을 들고 혼자 레코드 가게에 달려가서 그 오페라 음반을 샀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구매한 오페라 음반인 셈이죠." 격렬히 반대하시는 부모님을 설득해 성악 공부를 시작하게 된 건 고교 3학년때였다. 그는 결국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에 진학했다. 성악을 본격적으로 한 지 1년 만이다. 정호윤 서울사이버대학교 성악학과장의 학창 시절 얘기다. ■ 3대째 '서양음악' 가문…'가족 반대'에도 19세에 성악 시작 그는 어려서부터 오페라를 좋아했다. 평소 오페라 토스카에 나오는 E lucevan le stelle(별은 빛나건만)를 즐겨 부르던 아버지를 보며 동경심도 가졌다. '아버지' 모습이 멋있어 보여서 초등학생 때는 혼자 카세트테이프를 돌려 들으며 귀에 들리는 대로 가사를 한글로 받아적고 그 곡을 익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부모님의 뜻대로 공부에 전념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자동차 엔지니어가 되기로 결심했다. "저는 세계적인 테너 호세 카레라스를 정말 좋아하는 팬이었습니다. 당시 제 꿈은 세계적인 유명한 엔지니어가 되어 제가 만든 차를 호세 카레라스에게 선물해 드리는 것이었죠." 운명 같은 날은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는 마지막 음악 수업에 찾아왔다. 가창 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제 노래를 들으신 음악 선생님께서 '너는 반드시 성악을 공부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선생님께 그 말을 듣자마자 제 마음속에 뜨거운 불이 붙더니 평생 처음 느껴보는 신기한 열정이 생겼어요. 그때 꼭 성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교단에서 일생을 보낸 뒤 얼마 전 휘문중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은퇴하신 주광식 선생님 말씀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렇게 그는 격렬히 반대하시는 부모님을 설득해 고교 3학년부터 성악 공부를 시작했고 서울대 성악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대학 진학 후에도 저는 동기생들과 경쟁이나 실기 순위에 한 번도 연연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는 열망이 누구보다 컸어요. 누가 보면 미친 사람처럼 종일 음악을 듣고, 악보만 읽고 다니곤 했어요. 그 어느 때보다 제 인생에서 스스로 가장 혹독하게 채찍질하면서 가장 엄한 잣대로 공부했던 시기인 듯합니다." ■ 세계 3대 오페라 하우스 '비엔나 국립 오페라' 전속 주역 가수로 졸업 후 그는 세계 3대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히는 빈(비엔나) 국립오페라극장 전속 주역 가수로 활동했다. '조역'을 노리고 본 첫 오디션이었지만, 그에게는 '주역 가수'라는 타이틀이 쥐어졌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부르는 오페라 공연. 그 위상은 대단했다. "처음 오디션 보던 날이 생각나네요. 저는 이렇게 좋은 극장에서 주역가수로 설 수 있다는 기대는 전혀 하지 못했어요. 당시 저는 첫 오디션 곡으로 조역이 부르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심사위원이자 극장장인 요안 홀렌더(Ioan Holender)는 갑자기 그에게 주역 아리아를 5곡 연속으로 시켰다. 그러고는 자리를 일어나 떠나버렸다. '마음에 안 드셨나보다….' 그는 단념했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며칠 뒤 극장에서 전 시즌에 걸쳐 주역으로 무대에 서는 계약서를 받게 됐다. 그에 이어 오페라 '리골레토'의 주인공 만토바 공작역으로 데뷔하게 됐다. 정 학과장은 이에 앞서 세계 최고 소프라노로 꼽히는 조수미 씨와도 한 무대에 올랐다. 대학 시절인 2000년 마지막 날. 새해를 앞두고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에서 조수미 씨와 한 무대에 오르게 된 것. 그는 당시 유학 조차 하러 가기 전의 '어린 테너'에 불과했다. 처음엔 예술의전당 측에서도 그가 '세계적 거장' 조수미 씨와 한 무대에 선다는 데 반대했다. "그 공연을 지휘하셨던 김덕기 서울대 교수님과 조수미 선생님께서 설득해 주셔서 극적으로 무대에 서게 됐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 무대를 계기로 정호윤 학과장은 조수미 씨와 전국 순회공연도 하게 됐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무대를 누비던 그가 한국에 다시 정착하게 된 건 3년여 전부터다. 2020년 2월 런던 로열오페라 코벤트가든에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공연을 마치고, 연주 일정차 3주 정도의 일정으로 한국에 잠시 들어왔을 때다.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어 그는 그대로 한국에 발이 묶여버렸다. 그리고 공연들이 하나둘씩 취소되기 시작했다. 그는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했다'던 그때 인생 전환점을 맞았다. "그때 감사하게도 서울사이버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습니다. 가장 어려울 때 은혜를 받는 게 가장 값진 것 아닐까요?". ■ 국내 유일 '온라인' 성악과…'클래식 음악의 대중화' 선두 서울사이버대는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 성악과를 개설했다.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발성(딕션), 음악이론, 시창, 청음, 스테이지 무브먼트 등의 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오프라인 수업도 병행한다. 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통해 스스로 공부하고 오프라인에서 마스터클래스와 1대 1레슨, 그룹 레슨 등을 통해 교수를 실제로 만나 그 실력을 확인한다. 학내 차이콥스키홀을 비롯해 개인 연습실들이 구비돼 있어 학생들은 하루 1시간씩 오프라인 연습실 사용도 가능하다. "국내 최고 영상 제작 환경인 실감형 콘텐츠 제작 시스템(VX, Virtual eXperience)의 입체 촬영 기술과 2018년도부터 쌓아온 다양한 강의 제작 노하우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성악을 공부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재학생은 240여명.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20대 초반부터 70세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이 수업받고 있다. 남녀노소·출신을 가리지 않고, 성악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다는 게 정 학과장 설명이다. "서울사이버대 성악과는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선도하고자 개설된 학과입니다. 성악을 배워보지 못한 이들 또한 기초부터 실력을 쌓아갈 수 있죠. 실제 각자 형편으로 성악을 전공하지 못했던 많은 분이 서울사이버대 성악과의 문을 통해 꿈을 이루고 있고요." 최근에는 재학생들이 '제47회 시티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전국 음악 콩쿠르', '2023 한국성악회 성악콩쿠르', '2023 서울 오페라 클럽-아마추어를 위한 오페라 캐스팅 성악 콩쿠르' 등 다양한 콩쿠르에서 수상 소식을 이어오고 있다. "학과의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음악교육과 재학생들이 꽃피우는 기량이 시너지를 맺어 좋은 결과를 이룬 셈이죠." 정 학과장은 앞으로도 성악과 동문이 '무대 위의 나'라는 꿈을 이뤄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세요. 이것이 최선이라 생각할 때 조금만 더 하면 됩니다."

2023-10-15 11:46:13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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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김계란, 걸밴드 QWER 제작자 변신 "빌보드 1위" 목표

크리에이터 김계란이 기획한 걸밴드 QWER(쵸단(Q), 마젠타(W), 히나(E), 시연(R))의 쇼케이스를 앞두고 있다. 걸밴드 제작자로 변신한 김계란은 309만 구독자를 지닌 유튜브 채널 '피지컬 갤러리'의 크리에이터이다. 초대형 서바이벌 콘텐츠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걸밴드 QWER에해 김계란은 " 멜론과 빌보드 차트 1위"라며,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QWER은 뉴미디어 콘텐츠 스튜디오 3Y코퍼레이션의 '타마고 프로덕션'에서 기획·제작한 글로벌 걸밴드 프로젝트 '최애의 아이들'을 통해 결성된 그룹이다. '최애의 아이들'은 밴드 결성부터 데뷔 과정, 그 후의 이야기를 담아낸 성장형 콘텐츠로, 이미 유튜브 누적조회수 2200만뷰(10월 12일 기준)를 넘어서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콘텐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결성된 QWER 멤버들에 대한 기대 또한 폭발적. 데뷔 앨범은 사전 판매 시작과 동시에 각종 사이트에서 판매 순위 1위를 휩쓸었다. 김계란은 "그동안 음악과 엔터테인먼트성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많았는데, 평소 친분이 있던 쵸단이 밴드 활동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거다!'하는 확신이 들었다. 멤버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연간 계획에 관해 상세하게 피칭하며 섭외에 공을 들였고, 덕분에 '성장형 걸밴드' QWER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걸밴드 제작에 나선 계기를 밝히며 QWER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QWER 프로젝트'는 멤버들이 밴드로 성장해 나간다는 점에서 애니메이션 '봇치 더 락!'과 비슷하기도 하다"고 말한다. QWER 활동 목표에 대해서는 "멜론 및 빌보드 차트 1위"라며 "이미 생각보다 너무 좋은 반응을 보내주셔서 감사하지만, 꿈은 크면 클수록 좋으니까"라고 원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이어 "이번에 뮤직비디오를 처음으로 제작해봤는데, 새벽까지 이어지던 마지막 촬영 중 뭉클한 감정이 올라왔다. 너무 행복하고 뿌듯한 기억"이라며 벅찬 소감을 덧붙였다. 김계란은 오는 18일 열리는 QWER의 첫 싱글 'Harmony from Discord(하모니 프롬 디스코드)' 발매 기념 미디어&팬 쇼케이스에 MC로 나서면서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또한 같은 날 첫 싱글 'Harmony from Discord'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정식 데뷔한다. 국내 대표 K팝 아티스트들의 뮤직 프로듀싱을 진두지휘한 뮤직 퍼블리셔 프리즘필터(PRISMFILTER)가 QWER의 공동 제작에 참여해 웰메이드 앨범 탄생을 예고한다. 다음은 김계란의 '일문일답 인터뷰' 전문이다. Q. 그간 '피지컬 갤러리' 유튜브 채널 운영이나 '가짜 사나이', '머니 게임' 등, 피지컬 혹은 생존 위주의 프로그램을 기획하다가, 성장형 캐릭터의 느낌이 돋보이는 '최애의 아이들' 프로젝트를 선보이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A. 유튜브를 하면서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너무 많았다. 늘 음악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하고 싶었고,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엔터테인먼트성 콘텐츠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최애의 아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본 뒤 '너무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친분이 있던 쵸단(현재 QWER 멤버 중 'Q')님이 평소 밴드 활동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거다!" 싶은 마음이 들어 프로젝트를 바로 기획하게 되었다. Q.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에서 영감을 얻은 콘텐츠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포인트에서 영감을 얻게 되었는지? A. '최애의 아이'와의 공통점은 아이돌을 처음부터 준비해 나가는 성장 스토리를 보여준다. 멤버들이 밴드로 성장해 나간다는 점에서 인기 애니메이션 '봇치 더 락!'과 비슷한 점도 있다. Q. 이미 크리에이터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멤버들이 주축이 됐다. 멤버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을텐데 각 멤버들을 어떻게 설득해 나갔는지? A. 멤버 한 명 한 명과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고, 그들에게 아티스트로서의 성장 욕심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저 역시 수년간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구축된 인프라를 통해서,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면서 같이 '윈윈' 하고 싶었다. 그 후 한 명 한 명에게 스스로 PPT를 만들어 QWER의 연간 계획에 대해 상세하게 피칭하면서 제안을 이어 나갔다. 다행히 멤버들이 제 진심을 잘 알아줬고, 그들의 진심 또한 저와 맞닿아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멤버들을 섭외하고 데뷔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거나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다면? A. 모두가 처음 겪어본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 기억에 남는다. 멤버들뿐 아니라 저 또한 뮤직비디오 제작이 처음이다 보니 아침부터 새벽까지 정말 힘들게 촬영했다. 새벽 3시쯤 파주 세트장에서 마지막 촬영을 하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올라오면서 즐겁고 벅찬 감정이 오갔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너무 행복하고, 뿌듯했다. 특히 멤버 중 한 명은 손가락 통증이 있는 와중에도 "해야 해"라고 최선을 다해줘서,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Q. '최애의 아이들' 콘텐츠를 처음 기획할 때 목표? A. 정말 소소하게 생각하고 시작했던 프로그램이라 평균 조회수 1~2만회부터 천천히 올리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프로젝트 시작부터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오르고 화제가 됐다. 앨범의 사전 예약 또한 판매 당시 모든 사이트 1위를 기록하는 등, 처음 기대했던 목표치보다 훨씬 높은 달성을 이뤄 기쁘고 감사하게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 같은 관심이 오랫동안, 꾸준히 이어지면 좋겠다. Q. QWER의 제작자로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A. "멜론 차트 1위", "빌보드 차트 1위!"라고 멤버들과 평소에 늘 외치고 있다.

2023-10-13 10:43:40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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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우연이 만든 세계

션 B. 캐럴 지음/장호연 옮김/코쿤북스 생은 우연의 연속이지만, 인간은 종교나 운명에 기대서라도 어떻게든 삶을 지배하려 든다. 2004~2005년 이탈리아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을 살펴보자. 수페르에날 로또는 당시 1부터 90까지의 숫자에서 50개를 고르는 방식으로 운영됐고, 열 개 도시의 지역 복권에서 5개씩 당첨 번호가 나왔다. 베네치아에서 53이라는 숫자가 일 년 넘게 나오지 않자 이탈리아 전역에서 리타르다타리오(지연된 숫자)에 베팅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가족의 예금을 몽땅 쏟아붓는 이도 있었고, 거액의 빚을 지는 자도 생겨났다. 전 재산을 날린 여성은 토스카나의 강에 몸을 던졌고, 피렌체의 한 남성은 가족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약 2년이 흘러 152회 추첨이 진행되고, 숫자 53에 걸린 판돈이 35억 유로를 돌파하고 나서야 베네치아에서 그 번호가 나와 한 국가를 '집단적 정신병'으로 몰아간 광풍이 끝났다. 책은 이 현상을 '몬테카를로의 오류'에 빗대 설명한다. 몬테카를로의 오류는 어떤 사건이 기대치보다 더 자주 발생하는 일이 한참 동안 지속되면 앞으로는 반대의 결과가 더 자주 벌어질 거라고 믿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저자는 "주사위를 던지거나 룰렛 바퀴를 굴리는 것 같은 무작위적 사건의 경우에는 각각의 사건이 앞서의 사건과 독립적이므로 이런 믿음은 잘못된 것"이라며 "도박을 할 때 심화되는 인지 편향은 우리가 무작위적 결과에 통제력을 행사한다고 오해하게 해 승산을 과대평가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는 '우연과 필연'을 쓴 저명한 생물학자 자크 모노의 입을 빌려 "인간은 셀 수 없이 많은 우발적 사건들이 만들어낸 산물이다"며 "거대한 몬테카를로 게임에서 우리의 숫자가 예기치 못할 때 마침내 튀어나온 것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신의 뜻이 아닌 우연에 의해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라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이 질문에 책은 '황금률의 법칙'을 마음속에 새기면 된다고 답한다. 황금률은 모든 종교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원칙이다.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하라는 가르침이다. 저자는 "기도도 좋고 명상도 좋지만, 황금률만 지켜도 세상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방법은 그렇게 쉬울 수도 있다"고 말한다. 272쪽. 1만6500원.

2023-10-12 14:45:0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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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전쟁은 어떻게 기술을 발전시켰나? 外

◆전쟁은 어떻게 기술을 발전시켰나? 김영서 지음/팬덤북스 인류사 최초의 대전쟁인 제1차 세계대전은 전쟁과 무기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패배는 곧 죽음. 적에게 굴복할 순 없었던 각국 정부는 과학기술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혁신적인 무기와 전쟁 물자를 개발했다. 현재 건설 노동자가 착용하는 안전모는 참전한 군인들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프랑스의 루이스 아드리안 장군이 개발한 아드리안 철모에서 발전된 것이다. 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전벨트는 전투기 조종사와 비행기에 서서 기관총을 발사했던 사격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인스턴트 커피와 티백 차뿐만 아니라 수혈과 성형수술 또한 전쟁의 산물이란 사실은 놀라움을 더한다. 책은 기술의 양면성을 톺아보며, 기술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520쪽. 1만9800원.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 황두영 지음/클 '86 정치인'들은 한때 새롭고 젊은 정치의 대표주자로 기대를 받았으나 지금은 '용퇴론'의 대상이 됐다. 책은 박정희 정권하의 어린 시절부터 학생운동의 전성기를 누린 1980, 1990년대를 지나 1990년대 중반 정계에 입문해 현재까지 활동하는 정치인들의 정치 행동을 '포퓰리즘'의 틀로 분석한다. 포퓰리즘은 '순수한 민중'과 '부패한 엘리트'라는 두 진영으로 사회를 나누고, 각 진영 내에서는 같은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보는 정치 행동이라고 책은 이야기한다. 저자는 "86 정치인들은 수많은 이견을 조율하는 대신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윤리적으로 단죄하는 포퓰리즘 해결책을 동원한다"며 "이러한 이분법적 세계관은 민주주의의 일상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책은 86 포퓰리즘이 2020년대에 필요한 민주적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276쪽. 1만8000원. ◆당신의 꿈은 우연이 아니다 안토니오 자드라, 로버트 스틱골드 지음/장혜인 옮김/추수밭 꿈은 묘하고 신비롭다. 꿈꾼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개인적인 영역이고, 현실처럼 생생하지만 깨어나고서야 꿈이란 걸 알게 된다.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운 특성 탓에 꿈은 긴 시간 비과학적인 현상으로 여겨졌다. 책은 꿈을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한다. 저자들은 꿈의 생물학적 기능과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인 '넥스트업'을 통해 '왜 꿈을 꾸는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답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꿈은 '이전에는 탐색하지 않았던 약한 연관성을 발견하고 강화해 새로운 지식을 추출하는 독특한 수면 의존적 기억 처리 과정'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성을 깨우는 꿈 사용법을 알려주는 책. 368쪽. 2만원.

2023-10-12 14:39:2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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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로, 폴킴 '화 좀 풀어봐' MV 남주 출연

신예 배우 김윤수로가 폴킴의 신곡 뮤직비디오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폴킴은 새 싱글 '화 좀 풀어봐 (Don't be mad)' 발매에 앞서 SNS를 통해 20대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폴킴의 신곡 '화 좀 풀어봐'는 낭만적인 기타 선율에 폴킴이 대화하듯이 읊는 듯한 보컬이 인상적인 곡으로, 다툼도 애정 표현의 하나일 뿐인 변하지 않는 사랑을 표현한 노래이다. 세대별로 차이는 있지만 결국 사랑하기 때문에 다투는 에피소드를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하여 아름다운 영상미의 뮤직비디오에 담아냈다. 공개된 티저영상에서 배우 김윤수로는 사회 초년생 20대 남자 친구 역할로 분해 누구나 겪을 법한 러브 스토리를 연기했다. 흰 니트와 데님팬츠를 입고 훈훈한 비주얼의 남친 모습과 블랙 슈트를 입고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찾아오는 모습을 그린다. 특히 다툼 속에서 섬세한 감정선을 드러내며 현실 남친과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통해 곡의 잔잔한 분위기와 로맨스를 표현했다. '화 좀 풀어봐'의 가사는 솔직한 감성을 담은 폴킴의 감미로운 보컬과 김윤수로의 멜로 연기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김윤수로는 지난해 티빙 예능 '러브캐처 인 발리'에 출연해 눈에 띄는 비주얼과 솔직 담백한 입담, 매력 가득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제이플로엔터테인먼트와 소속사 계약 체결후 이번 뮤직비디오를 통해 배우로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신인으로 주목받으며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김윤수로가 출연한 폴킴의 새 싱글 '화 좀 풀어봐'의 뮤직비디오 전편은 오는 15일 오후 6시 공개된다.

2023-10-12 10:24:06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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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녀석이 장난감 갖고 논다" 등짝 맞던 청년, 레고 아티스트로...'콜린진의 역사적인 레고' 전시

궁금증 하나. 만약 아버지가 장난감 회사 사장이라면 레고를 가지고 놀아도 혼나지 않을까? 답은 '아니오'다. 서울 모리함 전시관(중구 소공로 36)에서 '콜린진의 역사적인 레고' 전시를 선보이고 있는 '콜린진(소진호)' 작가의 부친은 장난감 회사 '한립토이스(1974년 설립)'의 창업주다. 20대 때 아버지에게 "다 큰 녀석이 장가도 안 가고 장난감을 만지작거린다"는 핀잔과 함께 등짝을 맞았던 청년은 그로부터 25년이 흐른 2023년 레고 아티스트가 돼 첫 전시를 열었다. 작가는 '콜린진의 역사적인 레고' 전시에서 블럭으로 만든 한국의 보물들을 소개한다. 국가 무형문화재 1호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제례악'부터 '학춤', '포구락', '일월오봉도, 누르릴라', '오야천신', '바라합공'까지 한국의 멋과 얼이 묻어나는 작품들이 손가락 한마디만 한 크기의 작은 브릭들로 구현돼 있다. 작가는 "레고의 매력은 '한정적'이고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나무나 스테인리스 등의 소재는 깎고 다듬을 수 있으나 브릭은 정해진 모양 내에서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창의성을 발휘해 한계를 돌파해 나가는 게 재밌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종묘제례악'이다. 종묘제례악은 조선 시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사당(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울려 퍼지는 음악이다. 작품의 제일 앞줄에는 종묘악에 맞춰 무무(선왕들의 무공을 찬양하는 정대업지무)의 춤사위를 펼치는 무관이, 가운뎃줄엔 문무(선왕들의 문덕을 칭송하는 보태평지무)를 추는 문관이, 끝줄에는 장구·대금·해금 등을 연주하는 궁중 악사들이 레고로 표현돼 있다. 레고 마니아들의 입에선 "우와! 이 브릭이 이렇게 쓰였어?"라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문무백관의 사모(모든 문관과 무관이 관복을 입을 때 갖춰 쓴 모자)는 '오리발 브릭'으로, 손은 '집게 브릭'으로, 가부좌 튼 발은 '이빨 브릭'으로 만들어졌다. 눈 밝은 레고인들은 기성 제품과 다른 용도로 쓰인 브릭들을 보며 즐거워했다. '창공 김금화'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다. 작품에서 영화 '만신'의 실제 모델인 김금화 명인(서해안 배연신굿·대동굿 기능 보유자)은 흰색의 고깔을 쓰고 무복을 입은 채 한바탕 굿을 벌이고 있다. 몸짓에 흩날리는 옷깃 표현은 정지해 있지만 춤을 추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무희들이 색동저고리를 입고 웨이브 군무를 추는 듯한 작품 '포구락'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포구락은 포구문을 가운데 놓고 편을 갈라 노래하고 춤추며 차례로 공을 던지는 놀이다. 문에 공을 넣으면 봉화가 상으로 꽃을 주고, 골인에 실패하면 봉필이 얼굴에 커다란 점을 찍는 벌칙을 준다. 작가는 "신서유기나 1박2일에서 출연진들의 얼굴에 그림 그리며 벌주는 놀이가 어쩌면 '포구락'에서 유래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우리도 모르게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며, 문 여는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2023-10-11 15:37:0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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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단독 개봉작으로 차별화…관객수 전년 대비 2배 증가

CGV가 엄선해 선보인 단독 개봉작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관객 니즈를 반영한 콘텐츠를 늘려 극장가 활성화에 나선다. 11일 CGV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CGV 단독으로 선보인 작품의 관객수가 213만명을 기록해 98만명을 기록한 2022년 보다 2배 넘게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작품별로 살펴보면 한국 공포영화 1위에 오른 '옥수역귀신'이 25만명을 동원했다. 이밖에 한국 공포영화 기준 2위와 3위의 성적을 기록한 '마루이 비디오', '신체모음.zip'도 CGV에서 단독으로 선보인 작품이다. 공포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싶어 하는 관객 니즈에 맞춘 상영으로 '옥수역귀신'의 경우 공포영화 비수기 시즌인 4월에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재패니메이션 열기에 힘입어 단독 개봉한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는 53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명탐정코난: 흑철의 어영',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에 이어 흥행 5위에 올랐다. '치킨래빗: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서'는 최근 10년간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개봉한 키즈 애니메이션 중 3위를 기록했다. CGV만의 기술 특별관에서 볼 수 있는 4DX로 재개봉한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IMAX 버전으로 상영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10월에도 관객의 취향을 저격할 2편의 장르 영화가 CGV에서 단독으로 상영된다. 엄정화 주연의 케이퍼 장르의 범죄오락영화 '화사한 그녀'가 11일 개봉해 관객을 만난다. 오는 25일에는 스토리텔러 장항준의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오픈 더 도어'가 개봉한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돼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관객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CGV 여광진 콘텐츠편성팀장은 "연령, 성별, 장르, 시즌 등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며 관객 니즈를 파악해 선보인 단독 개봉작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 기쁘다"며 "CGV는 앞으로도 관객이 극장에서 보기 원하는 다양한 작품을 발굴해 극장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10-11 13:45:31 신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