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열풍에 증권사 4분기 실적도 '청신호'
대형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차기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으로 인해 미 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 5대 증권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지난해에 비해 69% 증가한 1조2267억원에 달했다. 올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해외투자자산 충당금 적립액이 줄어든 데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실적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올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일 평균 거래대금은 1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했다. 하지만 미국 주식 열풍으로 인한 해외 거래대금 증가로 해외주식 수수료가 급증, 국내 증시의 부진을 상쇄하면서 5대 증권사들이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 3분기 해외주식 일 평균 거래대금은 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0%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도 지난 7일 기준 1013억6570만 달러(약 141조7295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이 높은 키움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다. 키움증권은 3분기 해외주식 수수료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한 52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이 각각 약 79%, 148% 증가했으며,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77%, 5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이동 현상은 202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핵심 테마 중심의 미 증시 상승추세로 인해 올들어 그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2018년 4%에 불과했던 외화증권 수수료 비중이 최근 25%까지 상승해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4분기에도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증가로 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로 미국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는 항상 박스권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뢰가 많이 깨져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미국 증시전망은 사상 최고치 아니면 약간 조정 정도로 가고 있어 해외 주식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