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음료 시장에서 강한 단맛이나 자극적인 맛 대신 일상에서 가볍게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라이트 드링크(Light Drink)'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을 생각한 저당·저칼로리 제품은 물론, 물처럼 부담 없이 마시면서도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RTD(Ready To Drink·바로 마실 수 있는 완제품) 차(茶) 음료의 존재감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의 개인 소비 빅데이터인 '구매딥데이터(DD.B)'를 통해 최근 1년간(2025년 5월~2026년 4월) 편의점 RTD 음료 매출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기존 시장을 굳건히 지키던 RTD 커피 구매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문 반면, 그린티를 비롯한 차 음료 제품군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단연 그린티다. 그린티 제품군의 최근 1년간 구매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38.9%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 성장세가 더욱 매서워졌다. 2026년 1~4월 누적 기준 그린티 구매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3.1%나 급증했다.
그동안 차 음료는 주로 여름철(3분기)에 판매가 집중되는 강한 계절성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1분기(1~3월) 그린티 구매는 전년 대비 168.6% 폭증하며 맹추위 속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자극적인 탄산이나 주스 대신, 부담 없는 그린티를 고정적인 일상 음료로 선택하기 시작하면서 계절적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른 차 음료 제품군도 반등 기세를 타고 있다. 옥수수수염차, 보리차 등 '곡물·열매차' 제품군의 최근 1년간 구매 추정액은 전년 대비 3.6% 늘어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한동안 주춤하며 최근 1년 누적 기준 10.0% 감소세를 보였던 '홍차' 역시 올해 1~4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20.6% 반등에 성공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웅진식품이 지난 1월 선보인 무가당 차음료 신제품 '생차'의 경우 국산 찻잎을 앞세운 프리미엄 콘셉트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병을 돌파했다. 월평균 60만 병씩 팔려나간 셈으로, 커피 대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무가당 차 수요를 정확히 꿰찼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차 음료 시장의 온기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맞물려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차 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매년 5월 25일이 '차의 날'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정부가 국산 차 소비 확산과 산업 진작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여기에 최근 더벤티, 이디야커피, 바나프레소, 브루다커피, 빽다방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원가 상승을 이유로 일부 메뉴 가격을 잇달아 인상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고 건강한 RTD 차 음료가 확실한 대체재로 부각되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저연령층 남성을 중심으로 RTD 음료 소비 지형이 바뀌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데이터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층에서는 그린티를 비롯한 차 음료뿐만 아니라 RTD 커피 구매가 동시에 늘어나는 양상이 뚜렷하게 관측됐다. 이는 같은 연령대 여성의 구매 추정치가 소폭 감소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기존 구매 규모가 작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성별에 따른 교차 현상이 이처럼 극명하게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젊은 남성층이 편의점에서 음료를 고를 때 기존에 선호하던 커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차 제품군 전반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며 "이는 기존 음료를 다른 음료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소비하는 '다양화' 트렌드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남성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음용 상황(TPO)을 세분화한 신제품 출시와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마케팅 경쟁이 올여름을 기점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