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초과 세수 속 교부금 산정 방식 개편 논의 본격화
학교 고정비·디지털 전환 등 미래교육 수요 반영 촉구
올해 대규모 초과 세수 전망을 계기로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에 나선 가운데, 전국 교장단체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부금 산정 방식을 바꾸는 것은 학교 운영에 필요한 고정비와 미래 교육 수요를 외면한 접근이라는 주장이다.
전국 1만2000여 공·사립 초·중등·특수학교를 대표하는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한국중등교장협의회, 한국특수학교장협의회, 대한사립학교장회는 22일 공동성명을 내고 "학생 수 감소라는 단순한 재정 효율성의 논리에 입각한 일방적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의무교육 재정 확보와 지역 간 교육 격차 완화를 위해 1971년 제정된 제도다. 1958년 의무교육재정교부금과 1963년 지방교육교부세를 통합해 마련됐으며, 이후 지방교육재정의 핵심 재원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지방교육재정으로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가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에 착수한 것은 올해 대규모 초과 세수가 예상되면서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하는데, 세수가 늘면 학생 수 감소와 관계없이 교부금 규모도 자동으로 증가한다. 정부 안팎에서는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초·중등 교육재정만 계속 확대되는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계는 학생 수 감소만을 기준으로 교육재정을 축소하는 것은 학교 현장의 실제 비용 구조를 반영하지 못한 접근이라고 맞서고 있다.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와 학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건비, 운영비, 시설관리비 등 고정성 비용은 그대로 발생하고, 디지털 교육 전환과 돌봄 확대, 고교학점제, 특수교육 지원 등 미래 교육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교장단체들은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의 교육교부금을 경상성장률 연동 방식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육재정도 줄여야 한다는 단순한 경제적 논리는 학교 현장의 실제 운영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와 학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고정 비용은 쉽게 줄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시설 관리비 등은 학생 개인이 아닌 학교 단위로 지출되는 예산인 만큼 학생 수 감소만으로 재정 규모를 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 미래 교육 인프라 구축, 돌봄 확대, 고교학점제 안착, 특수교육대상 학생 증가에 따른 맞춤형 인프라 확충, 노후 교육환경 개선 등으로 현장의 재정 수요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장단체들은 "저출생 심화와 AI·디지털 대전환이라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은 국가 생존의 문제"라며 "단기적 효율성에 매몰돼 교육재정을 축소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절차적 문제도 제기했다. 이들은 교육교부금이 초·중등·특수교육의 근간인 만큼 학교 현장과 시·도교육청, 교육단체 등 당사자와 충분한 협의 없이 재정당국 중심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장단체들은 정부와 재정당국에 ▲일방적인 교육교부금 축소 추진 중단 ▲학령인구 감소만을 내세운 교부금 산정 방식 변경 전면 재검토 ▲학교 현장의 고정 비용과 미래 교육 환경 구축에 필요한 안정적 교육재정 보장 ▲교육 당사자가 참여하는 공식 '교육재정 협의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와 대한민국 공교육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지켜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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