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푸르름이 짙어지는 6월, 역사와 자연을 함께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산책길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화성특례시가 이달의 나들이 명소로 추천한 융건릉(융릉·건릉)은 정조대왕의 효심과 조선왕실의 역사가 깃든 세계유산이자, 울창한 숲길과 천연기념물이 어우러진 문화유산 공간이다.
화성시 안녕동에 위치한 융건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의 하나로, 조선 왕실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융릉은 추존 장조의황제인 사도세자와 헌경의황후 홍씨를 모신 능이며, 건릉은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와 효의선황후 김씨의 능이다. 특히 융릉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향한 그리움과 효심을 담아 현재의 화성으로 천장한 뒤 조성한 공간으로, 그의 애틋한 사부곡(思父曲)이 서린 장소로 평가된다.
이 같은 역사적 공간을 더욱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융릉~건릉 숲길'이 오는 30일까지 한시 개방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진행하는 '세계유산 조선왕릉 숲길 개방'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숲길은 사도세자가 잠든 융릉과 정조가 잠든 건릉을 연결하는 길로, 울창한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만들어내는 그늘 아래 걷기 좋은 흙길이 이어진다. 능역 대부분이 평탄하게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으며, 솔향기와 새소리가 어우러진 풍경은 도심 속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찾기에 충분하다.
융릉을 찾았다면 재실 안마당에 자리한 천연기념물 '화성 융릉 개비자나무'도 눈여겨볼 만하다. 200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나무는 국내에서 자라는 개비자나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높이 4m, 줄기 둘레 80㎝에 이르는 이 나무는 밑동에서 세 갈래로 갈라져 자라는 독특한 형태를 갖고 있어 마치 세 그루의 나무가 한데 모여 선 듯한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재실이 조성된 시기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돼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융릉과 함께 역사를 지켜온 산증인으로 꼽힌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세계유산 융건릉과 천연기념물 개비자나무는 화성이 간직한 소중한 문화·자연유산"이라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역사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국가유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조의 효심이 남긴 세계유산, 그리고 200년 넘게 그 곁을 지켜온 나무 한 그루. 융건릉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역사와 자연, 그리고 시간이 함께 숨 쉬는 문화 공간으로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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