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사 협상을 취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꼽으며 '초과이윤의 사회적 재분배'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자 재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7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노사 협상에 대해 "난생처음 보는 경험이었다"며 "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사가 극적으로 타결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 차질이 단순한 생산량 감소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도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의 시선이 집중된 것은 협상 자체보다 김 장관이 꺼내든 '초과이윤 재분배론'이었다.
김 장관은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는 이미 공공재가 됐다"며 "대기업의 초과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것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정부가 기업 이윤을 강제로 나누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기업이 막대한 투자와 위험 부담을 감수해 창출한 성과를 정부가 사회적 재분배 대상으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대만, 중국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초과이윤에 대한 사회적 개입 논의가 투자 위축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장관은 초과이윤을 단순히 나누자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 경쟁력 강화와 산업 생태계 발전에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하청 간 동반 성장과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등이 대표적인 예라는 것이다.
그러나 재계는 정부가 구체적인 제도 설계 없이 원칙적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사회적 재분배의 범위와 기준, 기업 부담 규모 등이 전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논의가 먼저 시작됐다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김 장관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늘어난 교섭 요구에 대해 "교섭 쓰나미가 아니라 대화의 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재계는 원청 사용자성 확대와 교섭 범위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복수 노조와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확대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장관은 "초과이윤의 사회적 재분배는 공산주의가 아니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관점"이라고 강조했지만, 재계는 정부가 시장과 기업 경영에 어느 수준까지 개입할 것인지 명확한 원칙부터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김 장관이 삼성전자 노사 협상 타결을 성공 사례로 평가하는 것과 별개로 초과이윤 재분배론을 둘러싼 논쟁은 향후 이재명 정부 노동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 등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정부의 노동·분배 정책이 기업 투자와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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