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가 글로벌 식문화의 주류로 안착한 비결은 한국 고유의 '정체성 유지'와 철저한 '현지화'의 조화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로신문·메트로경제가 17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주최한 '2026 푸드이노베이션 포럼'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들은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 집권하기 위한 핵심 열쇠로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맛과 포맷은 현지 문화에 맞추는 정교한 '글로벌 2.0 전략'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K-푸드의 대표 주자인 '김치'와 '두부'다. 국내 식품 기업들은 단일 카테고리에 대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현지 식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컬처 마케팅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실제로 대상주식회사의 사내독립기업(CIC) 글로벌김치마케팅팀이 이끄는 브랜드 '종가(JONGGA)'는 현재 국산 김치 전체 수출액의 약 60%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신선 발유식품의 한계인 짧은 유통기한과 가스 팽창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고, 미주·유럽 등 전 세계 14개국 900개 코스트코 점포에 입점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동시에 비건 당근 케이크 김치, 고수 김치 등 파격적인 현지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2030 젊은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풀무원은 올해 미국의 두부 현지 매출이 한국 내 매출을 사상 처음으로 앞지르는 이정표를 세웠다. 물컹한 식감을 꺼리는 미국 소비자의 성향을 고려해 물기를 빼고 단단하게 만든 '하이프로틴 두부'를 개발, 샐러드 토핑이나 오븐 구이용 웰니스 식품으로 포지셔닝한 결과다.
풀무원의 단일 두부 카테고리 글로벌 매출은 현재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60가지 채소를 고형 블록화한 글로벌 비빔밥을 선보이는 등 '지속 가능한 식단(Plant-based)'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실제 방한 외국인들의 소비 데이터에서도 K-푸드의 위상 변화가 입증된다.
맛집 플랫폼 '식신'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방한 관광객의 절반을 차지하는 2030 세대들은 패키지 여행 대신 성수, 홍대 등 골목길 노포를 찾아 'K-바비큐(삼겹살·한우)'와 국밥류를 즐기는 생활 밀착형 미식 관광 플로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K-푸드가 농식품 수출 10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며 지난해 137억 달러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지속 가능한 글로벌 산업으로 안착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글로벌 시장 확대로 인한 특정 국가 의존도 탈피와 공급망 불확실성 해소는 물론, 최근 해외 현지에서 급증하고 있는 '모방 한식당' 및 현지 업체의 '모방 한식 제품' 난립으로 인한 정통성 훼손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날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K-푸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어떻게 견인할지 구체적인 데이터와 전망이 제시됐다.
안병익 식신 대표는 자사의 맛집 플랫폼 데이터와 위치기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방한 외국인의 미식 트렌드를 정밀 분석하면서 한식의 미식 레벨을 하이엔드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연윤열 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은 단순 가공식품 수출을 넘어 AI 기반의 스마트 콜드체인 구축, 이물질 차단을 위한 AI 비주얼 검사 등 첨단 푸드테크 기술을 융합해 K-푸드의 제조 및 공급망 전체를 지능화·표준화하는 'K-푸드 2.0'으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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