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이 케이블TV 등 방송 사업 부진 속에서 렌탈·기업간 거래로 수익 방어에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의 렌탈·단말기 납품 등 상품 매출은 2023년부터 18.2%에서 26.0% 확대된 반면, 케이블TV 등 방송·광고 사업은 같은 기간 25.1%에서 22%대로 축소됐다. LG헬로비전이 렌탈이나 기업간 거래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다.
최근 유료방송 시장은 변곡점을 맞았다. IPTV·케이블·위성을 합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23년 하반기 0.3% 소폭 감소한 바 있다. 정부가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케이블TV 사업자들은 IPTV 산업보다 일찍 성장세가 꺾였다. 2008년 방송시장에 진입한 IPTV가 영향을 미쳤다. IPTV 사업자들은 이동통신과 인터넷, 전화를 묶어 결합상품으로 판매하면서 영업망을 차츰 늘려갔다. 여기에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확산되면서 실시간 편성 채널의 경쟁력은 점차 축소됐다.
인터넷 기반의 IPTV를 운영하는 통신 3사는 케이블TV 사업을 인수하며 유료방송 시장을 주도했다. SK브로드밴드는 2020년 태광그룹 계열 티브로드를 흡수합병했고, KT 계열 KT스카이라이프는 이듬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HCN을 인수했다. LG유플러스도 LG헬로비전을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유선방송 사업은 별도 법인인 LG헬로비전이 맡고 있다.
알뜰폰 사업 역시 모회사인 LG유플러스의 지배력이 강해 독자 성장에 한계가 있다. LG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과 LG유플러스 계열 미디어로그가 같은 시장에서 사업을 벌이면서, LG헬로비전이 자체적인 투자와 사업 전략으로 외형을 키우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미디어로그의 시장 점유율은 약 18.0%인 반면, LG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은 4.0% 수준에 그쳤다.
이에따라 LG헬로비전은 렌탈과 단말기 공급 등 상품 매출을 키워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 같은 차원에서 LG헬로비전은 지난해 전국 17개 교육청에 디지털 교과서용 스마트 단말기 '디벗' 보급했다. 계약 규모만 약 7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즉각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교육청 사업 수주로 태블릿PC 등 상품 매출이 늘었지만, 상품 매출원가 역시 2023년 1415억 원에서 지난해 2466억 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이 늘어도 남는 이익은 제한적인 셈이다.
기존 렌탈 사업은 취급 가전 품목을 다양화해 차별화하고 있다. 대여료를 장기간에 걸친 분할 납부로 돌려 고객 부담을 줄이고, MZ세대와 1인 가구에게 주목받는 로봇청소기, 친환경 위생 가전 등을 통해 시장을 선점했다.
이처럼 LG헬로비전이 사업 다변화를 통한 수익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본업인 방송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 투자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숙제다. 실제로 LG헬로비전은 지난해 비밀번호 셀프 초기화와 TV 홈 화면 편의 기능 확대,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조정 기능을 갖춘 호환 셋톱박스 상용화 등 11건의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가입자와 방송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IPTV·OTT와의 서비스 격차를 좁히려면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는 가입자와 홈쇼핑 송출수수료 수입이 줄고 있는데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지급하는 프로그램 사용료와 지상파 재송신료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콘텐츠 대가 산정 체계를 합리화하고 지역채널 편성 의무 등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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