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기업이 추진하는 대규모 국책 사업에서 소외된 지역의 '일방적 희생'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이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협력단지의 통합용수 공급 사업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고강도 투쟁을 선언했다.
박 당선인은 17일 오전 출근 시간대,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사거리에서 팻말을 들고 무기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번 시위는 용인 반도체 산단에 하루 수십만 톤의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광주시 관내 주요 읍·면·동을 관통하는 대형 수송관로 매설 공사가 추진되면서 촉발됐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 등이 제시한 대책은 공사 기간 발생하는 소음·진동과 교통 통제 등 '주민 불편 최소화'라는 일차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박 당선인은 "정부와 삼성전자는 광주시를 단순히 관로가 지나가는 '통로'로만 취급하고 있다"며 "지역 발전을 견인할 실질적인 상생 대책이 전무한 상태에서의 공사 강행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광주시는 수십 년간 '팔당특별대책지역' 및 '자연보전권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 중첩 규제에 묶여 수도권 전체의 식수원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지역 개발에 막대한 불이익을 감내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근 도시의 대기업 산단을 위해 또다시 광주시의 앞마당을 내어주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지역 사회의 잠재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은 단순한 반대를 넘어 구체적인 상생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관로 통과 지역 주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인프라 개선 지원, ▲규제 완화 구역 확대, ▲삼성전자와 용인시가 참여하는 가칭 '광주·용인 상생발전기금' 조성 등 광주시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 보상 체계 마련이다.
박 당선인은 "국가 핵심 산업의 성공적 추진이라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그것이 특정 지자체의 일방적인 희생을 담보로 해서는 안 된다"라며 "광주시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되고 정부와 대기업의 진정성 있는 상생 방안이 테이블 위에 올라올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업 주체 측 관계자는 "안정적인 반도체 용수 공급을 위해 노선 최적화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광주시 통과가 불가피했다"라며 "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고, 지자체와 상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박 당선인 측은 이번 1인 시위를 시작으로 향후 경기도, 국토교통부, 삼성전자 등 관계 기관과의 릴레이 협의를 제안하는 한편,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대규모 반대 운동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어서 진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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