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종전 합의·호르무즈 해협 개방 예고
17일 K-스틸법 시행…저탄소 인증·특구 제도 도입
지난 4월 대미 철강 수출 전년비 71.4% 증가…EU 관세 인상은 변수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 등으로 침체를 겪어온 국내 철강업계가 하반기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K-스틸법 시행과 중동 전쟁 종전 합의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미국 시장 수요 확대가 동시에 맞물리면서다. 다만 EU의 수입 규제 강화는 여전히 최대 변수로 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종전 합의가 발표되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예고되면서 철강업계의 원가 부담 완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간 중동 리스크는 해상운임과 환율의 변동성을 키워 철강사들의 수익성을 압박해왔다. 실제 올해 1분기 포스코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36.6% 감소한 2130억원을 기록했고, 현대제철 역시 판매량 증가에도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63.7% 줄었다.
제도적 지원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을 시행한다. 정부는 저탄소 철강 인증제와 저탄소 철강 특구 제도를 도입해 친환경 설비 투자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도 신설해 전기요금 부담 완화와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개발 등 후속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격 방어와 수요 확대 흐름도 반등 기대를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반덤핑 관세 부과 이후 저가 수입재 유입이 감소하면서 철강 가격이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39만9852톤으로 전년 동기(23만3351톤) 대비 71.4% 증가했다. 관세 부담에도 현지 철강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EU 시장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EU는 다음 달 1일부터 철강 세이프가드 초과 물량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높이고, 무관세 수입 쿼터도 축소할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액은 약 30억달러로 전체 철강 수출의 12.2%를 차지해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정상외교를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EU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한국 철강업계의 우려를 전달했으며 정부는 쿼터 물량 협상에서도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재윤 철강산업연구원은 "미국은 현지 수요 증가를 자국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입산과의 가격 격차가 예상보다 크게 벌어졌다"며 "유럽도 한국보다 가격 수준은 높지만 미국만큼 차이가 크지 않아, 쿼터 외 물량에 50% 관세가 붙으면 미국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에는 전쟁 여파로 원가가 올라 가격이 급등한 측면이 있었지만 2분기부터는 실수요 회복이 더해져 가격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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