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이 일본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며 글로벌 성과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 집중해 온 해외 진출 전략을 일본으로 확장해 현지 맞춤형 파이프라인 가동과 인프라 협력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5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HLB그룹 내 핵심 회사인 HLB는 일본 면역질환 시장을 정조준하며 캐시카우 확보에 나서고 있다.
HLB 미국 자회사 이뮤노믹 테라퓨틱스는 지난 11일(현지 시간)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서 'ITI-9001'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 물질은 일본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치료 백신 후보물질이다.
해당 임상은 일본 현지에서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는 18세 이상 65세 이하 성인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고, 적정 용량을 선정해 위약군과 비교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다.
'ITI-9001'은 이뮤노믹 테라퓨틱스의 독자 백신 플랫폼 '유나이트'에 자가 증폭 RNA(saRNA) 기술을 결합해 구축한 파이프라인이다. 체내에서 RNA가 스스로 복제돼 기존 mRNA 방식보다 소량만 투여해도 높은 항원 발현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ITI-9001은 일본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요 항원 'CryJ2'를 표적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기전을 갖췄다. 항히스타민제 등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기존 대증 치료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아울러 일본삼나무 알레르기는 일본 전체 인구의 약 40%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률이 지난 1998년 16.2%에서 2019년 38.8%로 급증해 연간 치료 시장 규모는 약 1000억 엔(약 9500억원)에 달한다.
김동건 이뮤노믹 테라퓨틱스 대표는 "이번 PMDA 승인을 계기로 ITI-9001 임상에 착수하는 동시에 독자 플랫폼 유나이트를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면역질환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검증하겠다"고 설명했다.
HLB그룹의 일본 영토 확장의 또 다른 축은 그룹 내 펩타이드 소재 및 신약개발 전문 계열사인 'HLB펩'이 이끌고 있다. HLB펩은 올해 들어 일본 첨단 바이오 기업들과의 잇달아 파트너십을 맺으며 현지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HLB펩은 지난달 일본의 기능성 펩타이드 전문 기업인 '펩티그로스'와 첨단 기능성 펩타이드 개발 및 제조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펩티그로스는 재생의료 시장에서 기존 재조합 단백질 기반 성장 인자의 한계를 극복한 합성 펩타이드 솔루션으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양사는 구조가 복잡해 제조 난이도가 높은 고복잡성 펩타이드의 공정 최적화, 대량 생산, 글로벌 공급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HLB펩의 정밀 펩타이드 제조 기술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디딤돌을 놓은 셈이다.
이와 함께 일본이 보유한 세포치료제 및 재생치료 부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인다. 일본 세포치료 전문기업 '리프로셀'과 협력해 환자 맞춤형 항원 표적 펩타이드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상 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맞춤형 치료제의 핵심 소재를 HLB펩이 자체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을 갖춘 시설에서 위탁생산하게 된 것이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규제를 충족하며 생산 역량을 입증한다는 목표다.
HLB그룹의 이러한 전방위적 일본 행보는 미국 중심의 신약 성과 외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리스크를 분산한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오는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HLB그룹의 간암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에 대한 허가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허가 발표는 리보세라닙의 세 번째 미국 시장 도전으로 2023년 첫 도전 이후 장기화된 프로젝트다.
HLB그룹 측은 "일본에서의 연이은 성과를 계기로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지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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