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AI 반도체용 초박형 실리콘 캐패시터로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1조5570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14조원 매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14일 실리콘 캐패시터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 이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달 20일 글로벌 대형 기업과 1조5570억원 규모의 실리콘 캐패시터 공급 계약을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지난해 매출의 13.8%에 해당하며, 공급 기간은 2027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에 미세한 구멍을 파 표면적을 넓힌 뒤 유전체와 전극층을 형성하는 부품이다. 세라믹 시트를 여러 겹 쌓는 MLCC와 달리 캐패시터 구조를 실리콘 내부에 구현해 두께를 줄였다. 양산 제품은 접속 단자를 포함해도 전체 높이가 100㎛에 미치지 않아 반도체 바로 아래나 패키지 기판 내부에 넣을 수 있다. 기생 인덕턴스(ESL)도 MLCC보다 100배 이상 낮아 고주파 노이즈와 전력 공급 지연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AI 서버에서는 이 기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연산 요청이 몰리는 순간 전력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이때 전압이 흔들리거나 노이즈가 발생하면 연산 오류나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삼성전기는 실리콘 캐패시터가 MLCC를 대체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MLCC는 대용량·고전압과 가격 경쟁력에, 실리콘 캐패시터는 빠른 전력 대응이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영역에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MLCC와 실리콘 캐패시터,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D램 제조에 활용돼 온 ISC(Integrated Stack Capacitor) 공정을 응용했고, 완성된 제품을 하나씩 검사하는 테스터 설비도 자체 개발했다. 삼성전기는 관련 시장이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기 매출을 13조~14조원대로 전망한다. IBK투자증권은 12조7722억원, 현대차증권은 14조770억원을 제시했다. 실리콘 캐패시터 신규 수주에 더해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투자 확대와 MLCC 가격 인상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봤다.김원기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개발담당 그룹장은 "캐패시터 부품과 실리콘 캐패시터, 패키지 기판을 모두 할 수 있는 회사는 삼성전기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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