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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우주 시대...K제약바이오, 차세대 신약 길 찾는다

'휴먼 인 스페이스' /보령.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시장 나스닥에 글로벌 우주 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시선도 '우주'로 향한다. 스페이스X의 독주는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우주 공간의 상업적 가치를 증명하는 동시에 우주 의학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됐다.

 

14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개발이나 미세 중력과 우주 방사선이라는 특수 환경을 활용한 차세대 신약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적응증은 우주 탐사 시 마주하게 되는 고선량 방사선 피폭에 대한 치료제로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이 있다. 네오이뮨텍은 자사의 T 세포 증폭제 후보물질 'NT-I7'을 ARS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애니멀 룰'을 적용해 영장류 기반 실험을 준비 중이다. 이는 사람 대상 임상시험이 불가능한 특성상 동물시험만으로 효과를 입증하는 제도다. 지난해 11월 FDA 및 미국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과 사전 미팅을 완료하며 정부 조달 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엔지켐생명과학 역시 신약후보물질 'EC-18'을 활용해 조혈계 세포 감소 및 위장조직 손상을 개선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경구투여와 실온보관이 가능해 현장 사용에 적합한 특성을 가졌으며, 미국 FDA 동물 규칙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마우스 모델 연구를 거쳐 원숭이 모델 실험을 위한 설치류 효능 검증 단계를 밟고 있다.

 

우주 환경을 활용한 융합 연구와 장비 개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엠에프씨는 고려대 의대 마이오카인 융합 연구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 필수적인 '우주인 근감소증 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섰다. 한림대학교 의료원의 박찬흠 미세생리시스템연구소장은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탑재될 첨단 바이오 연구 탑재체 '바이오캐비넷'을 개발했다. 이는 우주 공간에서 자동으로 인간의 인공 심장을 제작하고 줄기세포 분화를 확인하는 우주 의료 기술을 실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의료기기 기업 스카이랩스의 경우, 미세 중력 환경에서 자사의 커프리스 반지형 혈압계 '카트 비피' 경쟁력을 입증해 주목받은 바 있다. 스카이랩스와 영국 캠브리지대의 공동 연구에서 중력이 제로에 가까워지는 환경에서도 카트 비피는 신뢰할 수 있는 혈압 데이터를 지속 수집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이 우주정거장(ISS)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하는 전략적 움직임도 활발하다. 보령은 미세중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을 추진하기에 앞서 2022년부터 '휴먼 인 스페이스'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4년에는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와 합작해 '브랙스 스페이스'를 설립하는 등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했다.

 

우주의약 전문기업 스페이스린텍은 독자 개발한 연구 모듈 'BEE-PC1'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자동 단백질 결정화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지상으로 회수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처럼 지상에서 불가능했던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우주 무중력 환경은 제약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메가 트렌드로 꼽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우주 환경을 활용한 바이오의약 혁신 기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에서의 의약품 개발은 항상 중력이라는 상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세포가 바닥으로 가라앉거나 결정이 불균일하게 자라는 한계가 있다.

 

반면 우주 무중력 환경은 이러한 중력 방향성의 편향을 근본적으로 해소해 주며, 신약 개발의 전임상 기간을 기존 18개월에서 단축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 머크는 블록버스터 약물인 항암제 '키트루다'의 단백질 결정을 우주에서 제조해 투여 경로를 피하 주사로 변경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FDA 승인도 받았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우주 무중력·방사선 환경은 지상에서 불가능했던 생물·화학적 현상을 가능하게 하며, 신약 개발·줄기세포 치료제·MPS 연구에 혁신적인 돌파구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이미 실질적인 우주바이오의약 연구 국가로 진입한 만큼, 보건복지부와 우주항공청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K-우주바이오 국가 컨소시엄'을 결성해 중복 투자를 방지해야 한다"며 "NASA·JAXA 등과의 국제협력 거점 확보, ISS 2030년 은퇴 이후를 대비한 민간 우주정거장 슬롯 선제 확보, 식약처-FDA 협력을 통한 '우주 유래 데이터 활용 의약품 승인 가이드라인' 수립 등 K우주바이오를 위한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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