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구축에 조 단위 투자 …기업용 AI 시장 공략
앤트로픽 추가 투자 유치…LLM 기술 협상력 강화 전략
엔비디아·AWS 등 기술 협력…플랫폼 주도권 확보 관건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기업의 AI 전환(AX) 수요를 흡수해 새로운 매출 기반을 마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생성형 AI '클로드'를 개발한 미국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2023년 기준 약 1300억원 규모의 소수 지분 투자를 단행한데 이어 최근 지분을 추가로 획득했다. 회사 측은 앤트로픽이 보유한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의 장기적인 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는 앤트로픽과 공동 사업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앤트로픽은 창업 초기부터 유해한 답변을 줄이고 신뢰성을 줄이는 헌법적 AI 방식에 주력해왔다. 고객 정보와 내부 문서를 다루는 기업 고객에 최적화 된 요소다. 기업 고객을 공략하는 SK텔레콤은 이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하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투자는 AI 인프라 기술로 확대되고 있다. 회사는 일본 NTT, 대만 중화텔레콤과 약 5억7600억원 규모의 글로벌 AI 펀드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의 구체적인 출자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차세대 광통신과 반도체·전력 효율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특히 NTT가 보유한 광전융합 기술은 전기신호의 일부를 광신호로 대체해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활용된다. 여러 데이터센터와 GPU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연산망처럼 운영하기 위한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 AI 인프라를 일본과 대만, 동남아 시장으로 연결하고 미국에 집중된 기업 고객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자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풀스택 AI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더 강도 높은 기술 협력이 이뤄지면서다. 지난해 SK그룹과 공동 추진하는 울산 AIDC 구축 사업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약 40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는 대신, 내부에 AWS AI 전용 공간을 만들고 AWS가 직접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엔비디아와 협력은 GPU 탑재와 건물 설비까지 하나의 시스템에 맞춰 설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픈AI와도 서남권에 전용 AI DC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현재는 업무협약 단계로, 부지와 투자 규모·착공 일정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글로벌 기술기업과의 협력은 AI 인프라 경쟁력을 단기간에 갖출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다만 협력 범위가 넓어질수록 핵심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외부 의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PU는 엔비디아, 클라우드·AI 서비스는 AWS와 오픈AI, LLM은 앤트로픽, 광통신 기술은 NTT가 각각 주도하고 있어서다.
결국 관건은 외부 기술과 흩어진 투자를 독자적인 서비스로 가공해 기업용 AI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인프라 사용료 이상의 부가가치를 확보해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선점을 통한 수익성 확보도 숙제다. SK텔레콤이 구축하고 있는 AI 사업은 기업이 고가의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임대해 사용료를 받는 구조다. 기존에 대규모 투자 비용을 들여 통신망을 구축한 뒤 가입자에게 이용료를 받는 사업 방식을 AI 연산 시장에 옮긴 셈이다.
기존 통신사업은 네트워크 유지·고도화와 마케팅에 지속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매출 증가 폭은 제한되면서 고비용·저성장 구조가 굳어졌다. AI 인프라 사업에서도 같은 구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기업 고객과 가동률을 선점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안정적인 사용료 매출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올해 3월 AI 인프라와 내부 시스템 전환에 조 단위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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