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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AX·탈탄소·북극항로, 부산항의 150년 미래 이끌 3대 축"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

지난 2003년 가을, 태풍 매미가 부산항을 강타했다.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이 쓰러지고 일부 부두 기능은 멈춰 섰다. 한 청년 공직자(과장)가 현장을 지켰다. 당시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재직 시절이던 송상근 현 부산항만공사 사장의 얘기다.

 

그해엔 굵직한 사건들이 유독 많았다. 그중엔 첫 화물연대 파업도 있다. 농성이 16일간 지속된 탓에 많은 이들이 '부산항의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며 우려했다. 하지만 2003년 말 기준 부산항은 도리어 국내 항만역사 최초로 연간 10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여 년이 흘러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그는 부산항만공사 사장으로서 또 다른 도전 앞에 서 있다. 세계 7위의 컨테이너항이자 환적 기준 세계 2위인 부산항임에도 불구, 항만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로테르담이나 싱가포르와 비교할 때 갈 길이 아직 멀다. 송 사장은 "지난 150년이 물동량이라는 양적 성장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50년은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한 질적 성장의 시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사업 현장을 살피고 있다.

◆항만두뇌를 바꾼다...부산항 AX

 

송 사장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 중 하나가 부산항의 인공지능(AI) 대전환, 즉 AX다. 부산항 AX의 출발점은 2024년 4월 개장한 신항 7부두다.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부두로, 부두 내 안벽에서 이송·장치 구간에 이르는 전 영역의 무인화가 구현됐다. 개장 초기 일부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송 사장은 "그 과정에서 쌓인 운영 데이터와 노하우가 진해신항 자동화 부두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30년 완공 예정인 진해신항에는 한발 더 나아가 피지컬 AI가 탑재된 하역장비 통합제어시스템(ECS)이 국내 최초로 도입된다. 기존 컨테이너 부두 운영 시스템이 개별 장비에 작업 지시를 내리는 수준이었다면, ECS는 부두 내 모든 자동화 장비를 일괄 통제하고 최적 작업까지 스스로 배분하는 '항만의 두뇌'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공사가 자체 개발한 항만물류통합플랫폼인 '체인포털'에 AI를 접목해, 선박·트럭의 도착 시간을 예측하고 물류 흐름을 관리하는 '진정한 스마트 항만'으로의 진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LNG 벙커링 및 하역작업 /부산항만공사

◆"생존여부 달린 사안"...탈탄소 허브 항만으로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 Net Zero'를 선언하며 2050년까지 항만운영 과정에서의 탄소 완전감축을 목표로 설정한 상황에서, 송 사장은 탈탄소를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규정한다. 부산항은 이미 국내 최초로 컨테이너선의 액화천연가스(LNG)·메탄올 벙커링 실증을 완료했고, 2032년까지 부산항 남측 컨테이너 항만배후단지 내 12만3000㎡ 부지에 37만㎥규모의 LNG 저장탱크, 15만㎥ 규모의 메탄올 저장탱크와 운반·공급선이 접안할 수 있는 접안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 서부항만·싱가포르항 등 글로벌 주요 항만과의 녹색해운항로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 항만 하역장비의 전기 전환 및 육상전원공급설비(AMP) 전면 확대를 통해 항만 운영 전반의 탄소중립을 실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선진항만인 싱가포르와 로테르담이 이미 친환경 연료 벙커링 허브 입지구축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항을 동북아 친환경 연료 공급 거점으로 조성하는 게 목표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부산항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친환경 북극항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북위 69도서 닻 올린 북극항로 시대

 

올해 3월 송 사장은 북위 69도의 노르웨이 트롬쇠를 찾았다. '북극 관문' 도시에서 트롬쇠항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아시아 항만 중 최초로 북극경제이사회(AEC)에 가입했다. 기후변화로 북극해빙 면적이 10년마다 12.1%씩 줄어드는 상황에서, 북극항로가 부산항에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준다는 판단에서다.

 

북극항로가 본격화되면 부산항은 기존 아시아-미주 항로의 '라스트 포트'에 더해, 아시아-유럽 항로에서도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부산항 물동량 확대는 물론, 쇄빙선 등 특수선박 수요 증가와 맞물려 경남의 조선·수리업, 울산의 LNG 에너지 허브와 연계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부울경 해양수도권 전체가 비상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특히 "친환경과 북극권 국가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친환경북극항로'(GAC)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부산항의 친환경 북극항로 로드맵 추진을 예고했다.

 

송 사장은 "부산항의 새로운 150년을 열어가는 성장 동력의 원천은 결국 AX, 탈탄소 그리고 북극항로에 있다"고 했다. 그의 발언은 선언이자 다짐이다.

 

◆약력

-부산항만공사 사장(2025년 2월~)

-해양수산부 차관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외교부 주영국대한민국대사관 공사참사관

-해수부 대변인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항만물류과장

-제36회 행시 합격

-한국해양대 해운경영학 박사수료

-한국해양대 해운경영학 석사

-서울대 경제학 학사

-경남 함안 태생

 

/세종=김연세기자 kys@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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