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72% 영업이익률, 슈퍼사이클 초호황 진입
勞, 20조 이상 손실 경고...대만업체,가격협상 활용 태세
파업 현실화땐 국가경제 넘어 글로벌 시장도 타격 23일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극명하게 엇갈린 하루를 보냈다.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발표한 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는 4만여 명의 노조원이 집결해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같은 업황 속에서도 두 회사의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1분기 매출액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72%로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
시장 평균 컨센서스(영업이익 34조8753억원)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어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이 공고해진 상황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창립 이래 첫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이 이날 평택캠퍼스 앞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 추산 4만여 명이 참석했는데,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12만8000명)의 3명 중 1명꼴이다. 지난해 9월만 해도 6000명 규모였던 조합원은 7개월 만에 7만5000명으로 12배 이상 폭증했다. 쟁의투표 찬성률도 93.1%에 달했다.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산정 방식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고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올해 예상 반도체 영업이익에 대입하면 40조원 안팎의 규모로, 삼성전자 주주 배당 규모의 약 4배 수준이다. 노조는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하고 상한선을 폐지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반의 불투명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사측은 영업이익의 13%를 성과급 재원으로 제시하는 등 협상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제도적 명문화가 아닌 일회성 보상이라며 거부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하면 하루 약 1조원, 최소 20조~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파업 카드를 정면으로 꺼냈다. 그는 "4개월간 직원 200명이 SK하이닉스로 이직하는 등 정당한 보상이 없다면 인재를 붙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파장은 삼성전자를 넘어 국내 경제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36.6%, 낸드는 40%에 달한다.
노조는 오는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간 기흥·화성·평택·온양·천안 등 5개 사업장 반도체 생산 라인을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DS(반도체)부문 조합원 비중이 80%를 넘는 상황에서 파업 규모에 따라 생산라인 가동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난야·윈본드 등 대만 현지 메모리 업체들은 삼성전자 총파업을 자사 가격 협상력 강화 기회로 보고 사태 파악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미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임금협상이 빠른 시일 내에 타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같은 환경에서 SK하이닉스는 실적 신기록을 썼고 삼성전자는 노사 갈등이 격화되는 상반된 상황이 펼쳐졌다"며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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