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K뷰티의 새 격전지가 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등 국내 대형 브랜드사가 탄탄한 실적으로 길을 닦자, 인디 브랜드와 웰니스 제품들이 가세해 일본 뷰티 시장에서 K뷰티 영토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23일 국내 뷰티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등의 2025년 실적에서 K뷰티의 중심축이 일본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일본을 포함한 기타 아시아 권역에서 524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4%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 등 신규 브랜드를 지속 선보이며 브랜드 다변화에 속도를 냈다.
에이피알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에이피알의 해외 매출은 약 80%인 1조225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일본 매출 비중은 2024년 7%에서 2025년 12%로 확대됐다.
인디 브랜드 역시 일본에서 약진하고 있다. 스킨케어 브랜드 토리든은 최근 3년간 일본에서 연평균 183%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토리든은 웰시아, 로프트, 돈키호테 등 일본 주요 드럭스토어 입점을 완료하며 현지 소비자를 정조준했다.
오프라인 구매 성향이 강한 일본 소비 유형에 발맞춰 도쿄 등 주요 거점에서 체험형 행사를 지속 전개하고 있다. 지난 3월 로프트 요코하마점에서 진행한 팝업에는 지난해 10월 도쿄 팝업 대비 방문 고객 수가 약 295% 늘었다. 오는 28일에는 시부야에서 팝업을 열고 글로벌 SNS 틱톡에서 조회수 940만 회를 달성한 신제품을 공개하며 MZ세대를 공략한다.
하우스 뷰티 브랜드 몽클로스도 일본 현지화 전략에 주력한다. 일본 최대 버라이어티숍 로프트의 200여 개 매장에서 오프라인 접점을 늘렸다. 일본 소비자가 선호하는 성분, 피부 효능에 중점을 둬 차세대 소재인 PDRN을 활용한 고기능성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다.
K뷰티 영향력은 화장품을 넘어 헬스케어로 확대되고 있다. 우먼 웰니스 브랜드 라엘은 일본 유명 이커머스 큐텐재팬이 진행한 '메가와리' 행사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60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산부인과 전문의와 협업해 내놓은 미오 이노시톨 앤 콜린은 80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일본 내 급성장하는 여성 건강 기술(펨테크)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처럼 각 브랜드의 속도전에 더해, 국내 대표 뷰티 유통사 CJ올리브영은 일본 현지에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K뷰티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올리브영은 오는 5월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KCON 재팬 2026'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지 MZ세대가 한국 뷰티 루틴과 노하우를 직접 경험하는 '체험형 페스티벌'로 꾸며진다.
올리브영은 글로벌 현지 인플루언서와 유통 관계자들을 잇는 비즈니스 가교 역할을 수행, 한국 유망 중소 브랜드들의 일본 수출길을 직접 연다는 복안이다. 개별 브랜드의 진출을 넘어, 플랫폼이 주도하는 'K뷰티 클러스터'가 일본 시장에서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일본 화장품 시장은 오프라인 구매 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로 보수적이지만, 역설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얻으면 향후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2024년 일본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시장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해당 규모는 약 1342억 엔(약 1조25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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