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표준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미충족 수요' 환자군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다국적 제약사들이 독점해온 시장 판도를 흔들겠다는 포부다.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차세대 알레르기 신약 후보물질 '레시게르셉트(개발 코드명: YH35324)'를 개발해 왔다.
레시게르셉트는 혈중 유리 면역글로불린 E(ig E)의 수준을 낮춰 알레르기 증상을 개선한다.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를 비롯해 면역글로불린 E가 매개된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면역글로불린 E는 외부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인체 면역 체계가 생성하는 항체로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한다.
레시게르셉트 핵심 경쟁력은 기존 표준 치료제인 오말리주맙 대비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면역글로불린 E 억제력이다.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예비적 개념 증명을 입증했다. 또 임상 평가 지표인 지난 7일간의 두드러기 활성 점수에서 증상 개선 신호가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2월부터 다국가 임상 2상이 본격화됐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불가리아, 폴란드 등 아시아·유럽 지역에서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CSU) 환자 총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오는 2027년 4분기 주요 결과를 도출한다는 목표다.
특히 이번 임상에서는 오말리주맙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았던 '불응 대상자'까지 임상군에 포함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미충족 수요가 큰 집단을 집중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행정 절차도 순항 중이다. 지난해 10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2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중국에서도 임상2상 IND가 허가됐다. 유럽에서도 임상시험 승인 심사 절차를 밟고 있어 향후 임상 연구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레시게르셉트는 유한양행 중장기 R&D 전략의 주요 파이프라인이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기술수출(L/O)을 타진하는 한편 오는 2029년 상용화를 이뤄 2030년 300억원 수준의 수익성을 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유한양행 측은 "보다 많은 환자에서 레시게르셉트의 임상적 특장점, 유효성, 안전성 등을 확보해 차세대 블록버스터 물질을 육성해 내겠다"고 덧붙였다.
HK이노엔은 바르는 경증·중등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에 도전한다.
HK이노엔의 'IN-115314'는 JAK-1 억제제 계열 약물 중 국내 최초로 바르는 제형(연고제)으로 개발되고 있다. 면역조절물질인 야누스 키나제-1(JAK-1)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췄고 염증 부위에 국소적으로 작용한다. JAK-1 효소만 선택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기존 약물 대비 전신 흡수량이 적고 부작용 위험이 낮다는 것이 특징이다.
HK이노엔은 이달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IN-115314' 임상 1b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체용 임상 2상과 반려견용 아토피 치료제(경구제) 임상 3상에 진입해 있다. 반려견용 치료제는 먹는 제형(경구제)다.
국내 신약개발 스타트업 관계자는 "알레르기 질환은 환자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편의성이나 복약 순응도를 고려한 제형 개발이나 용법 연구가 계속 이뤄지고 있어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다국적 제약사의 공세도 거세다. 지난 15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한국노바티스의 '랩시도(성분명: 레미브루티닙)'가 2세대 항히스타민제 치료에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성인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CSU) 환자 치료제로 허가됐다. 랩시도는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로는 최초의 먹는 약으로,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TK) 억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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