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신뢰하는 마음은 인간관계의 미덕이지만 낯선 상황에서는 한 번 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덜 받아들이고, 더 확인하라"는 조언이 있다. 아무리 그럴듯한 정보라도 무조건 믿지 말고 반드시 출처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금전이나 중요한 결정을 앞둔 대화라면 확인 절차를 거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친한 사람이 급하게 돈을 요구하거나 공공기관 직원이라는 사람이 정보 제공을 요청할 때 즉각 믿지 말고, 전화를 끊은 후 해당 기관 공식 번호로 재확인하는 방식의 2차 검증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순간의 의심으로 관계가 다쳐서가 아니라 잘못된 믿음으로 인생이 다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똑똑한 사람도 '확증편향'과 '자기과신'이란 덫에 빠져 사기에 걸려든다. 확증편향은 사람들이 이미 믿고 있는 것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믿음을 반박하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축소하는 인지적 경향이다. 또 자기과신은 자신의 판단이나 능력을 실제보다 과대 평가하는 심리다. 지적 능력과 비판적 사고 능력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뛰어난 두뇌를 가졌다고 해서 인지편향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자신에 대한 믿은은 성공의 원동력이 되지만 맹신은 금물이다. 큰 결정이나 투자를 할 때는 "내가 옳다"는 생각이 들수록 한 발 물러나 객관적 증거를 검토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에 유리한 정보뿐 아니라 반대되는 의견과 데이터도 찾아보고 검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주변에서 제기하는 경고 신호를 가벼이 여기지 말고 불편한 조언일수록 새겨듣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특히 지식인이나 전문가라면 "내 전공 분야가 아니면 나도 초보자"라는 겸손을 가지고 다른 분야의 사기성 정보에 대해선 남들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도 편향과 과신의 함정 앞에서는 무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늘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믿는다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권위자가 말한다고 무조건 사실인 것도 아니다라는 경구를 늘 기억해야 한다. 지난 2023년 적발된 창조투자자문 사건의 범인 엄모 씨는 본인을 투자 전문가로 포장하기 위해 실제로 영화, 골프, 게임 등 여러 유망 업체에 투자해 고수익을 일부러 몇 차례 보여 줬다. 그 결과 '저 사람은 투자에 능한 업계 권위자'라는 신뢰가 시장에 형성되었고, 이후 그가 운영하는 P사 펀드에 기업 CEO와 자산가들이 앞다퉈 거액을 넣었다. 결과는 1075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폰지 사기(신규 투자자의 돈을 받아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 사기)였다. 사회적 증거와 권위 남용이 결합하면 더 강력한 속임수가 탄생한다.
전문가 의견을 활용하되 맹종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권위자의 조언은 참고하되 최종 결정 전에는 스스로 한 번 더 검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의사의 처방도, 금융 전문가의 추천도 필요하다면 제3자의 의견을 추가로 듣고 교차 확인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사기범들은 흔히 "이건 특별히 당신에게만 주는 기회", "우리만의 비밀 정보"라고 유혹하지만 이런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제안일수록 의심해야 한다. 자신의 지적 능력이나 경험을 과신하지 말라는 것이 지성인들의 사기 피해가 주는 교훈이다. '설마 내가 속겠어'라는 생각 자체가 위험 신호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전문가 위치에 있더라도 제3자의 검토를 받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아는 것과 속는 것은 별개다.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취약점을 돌아봐야 속지 않는 현명함을 갖출 수 있다./'사기 프로파일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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