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선사들이 친환경 전환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선박을 짓는 대신 기존 선단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가 HMM, 팬오션, 에이치라인해운 등 10개 정기·부정기 선사를 대상으로 친환경 대응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곳 중 8곳이 친환경 선박 전환에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배경에는 복합적 요인이 깔려 있다. 친환경 선박을 건조하면 선가가 15~20%P 오르는 데다 연료 공급 인프라가 부족하고,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 조치(Mid-Term Measure)마저 지연되면서 규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선사들이 주목하는 당장의 대안은 육상전원공급설비(AMP) 활용, 바이오연료 사용, 풍력보조추진장치(WAPS) 등 에너지 절감 장치(ESD) 도입이다. 이 가운데 돛이나 로터를 이용해 연료 소모를 줄이는 WAPS가 가장 유망한 설비로 꼽혔다. 현재 HMM과 팬오션이 도입했고, 다른 선사들도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선사들은 친환경 전환의 걸림돌로 금융 부담을 지목하며 중소선사를 위한 전문 컨설팅 제공과 금융 접근성 개선을 건의했다. 해진공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사, 기자재 업체, 선급 등으로 구성된 '사전 협의체'를 꾸려 선사들의 설비 도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IMO 중기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지금이 해운업계가 미래를 준비할 중요한 시기"라며 "선사들의 준비가 실질적인 친환경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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