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을 재활용해 다시 고품질 페트병 원료를 만들고 수소까지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오태훈 교수팀은 100℃의 저온에서 폐페트(PET)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고품질 원료와 청정 수소, 전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다기능성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페트병은 재활용률이 높은 플라스틱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다시 페트병 원료로 쓰이는 비율은 20% 안팎에 불과하다. 기존 화학 분해 공정은 200℃ 이상의 고온과 복잡한 정제 과정이 필요해 석유화학 공정 원료보다 비용이 높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은 분쇄 페트병을 물·용매(DMSO)·폴리옥소메탈레이트 촉매와 섞어 100℃에서 가열하는 방식이다. 촉매가 페트 플라스틱을 고체 형태의 테레프탈산과 액체 형태의 에틸렌글리콜로 분해하면, 여과기로 에틸렌글리콜을 걸러내 고품질 페트병 원료인 테레프탈산만 남길 수 있다.
이 공정은 고부가가치 포름산도 함께 생산한다. 에틸렌글리콜이 촉매와 반응해 포름산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촉매가 전자를 추출·저장하는 '건전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자를 품은 촉매를 수소 생산 장치로 보내면 일반 물 전기분해보다 낮은 전압에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고, 레독스 연료전지 연료로 활용해 전기를 뽑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실험에서는 물 전기분해 전압보다 최대 25% 낮은 1.2V에서 수소를 생산했으며 연료전지는 전극 1㎠당 12.5mW의 전력을 냈다.
경제성도 입증됐다. 이 공정으로 생산한 재생 테레프탈산의 최소 판매 가격은 ㎏당 0.81달러로, 기존 화학 분해 재활용 기술보다 최대 46% 저렴하고 원유 기반 테레프탈산의 시장 가격보다도 낮다.
류정기 교수는 "플라스틱 순환 경제를 구축하고 친환경 수소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 2026년 8호 후면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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