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특위)'가 12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기관 현안보고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전날(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대법관증원법과 재판소원법을 두고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특위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특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을 위원장으로, 정태호 민주당 의원을 여당 간사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을 여당 간사로 선임했다. 특위는 다음달 9일까지 한미통상협상의 후속조치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의 이행과 관련한 법안 8건을 심사할 예정이다.
박수영 특위 야당 간사는 전날 법사위를 통과한 대법관증원법과 재판소원법을 문제삼았다. 박 간사는 "저희는 그동안 (한미통상협상 후속조치를 두고)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지만, 국익을 위해 대승적으로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구성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어제 법사위에서 국익에 도움 되지 않는 법안들이 강행 통과됐다. (여당의) 일방적인 태도를 이해할 수 없으며, 분노하고 규탄한다"며 "우리 특위도 아무리 논의해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분노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장동혁 당 대표가 법사위의 사법개혁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대통령과 여당 대표와의 청와대 오찬에 불참했고 본회의 보이콧도 불사했다.
반면, 정태호 특위 여당 간사는 "국민이 대미투자와 관련해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시작부터 다른 정치적 사안을 특위 운영에 끌어들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자 위원장인 김상훈 의원은 특위 전체회의를 정회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법사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법관 증원법과 4심제법을 일방적으로 처리했는데, 양당이 합의해서 운영하기로 한 특위의 첫 일정을 그대로 진행해도 되느냐라는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양당 간사 간 논의 중이고, 정회 이후 회의가 속개될 지는 모르겠다"며 "오는 3월 9일까지 예정된 일정과 대미투자특별법을 의결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정회한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업무보고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부처에서 서면 제출한 자료로 갈음해서 다음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특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특위와 직접 관련 없는 내용까지 끌고 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회 내에 이견이 있을 순 있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현안이고, 명확한 시한이 정해진 특별위원회에서조차 합의한 일정과 절차를 첫날부터 뒤집는다면, 그 자체가 국익을 포기하는 행위"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는 우리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위 논의 자체를 멈춰 세우는 것은 국가적 대응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늘 국민의힘은 여야 간 합의 정신을 스스로 훼손하며, 국가적으로 중대한 현안 앞에서 국익을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 국민은 그 책임을 분명히 기억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특위가 즉각 정상화되어 대미투자특별법 논의가 중단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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