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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311>와인의 기준을 바꾸다…돈멜초, 펜폴즈 그리고 또

안상미 기자.

"수천 달러짜리 부르고뉴 와인이나 대기표를 뽑고 기다려야 하는 카베르네 소비뇽 컬트와인은 이제 잊어라. 와인업계 혁신가들은 단 하나의 고집스러운 아이디어로도 포도품종은 물론 와인 산지, 그리고 우리가 와인을 마시는 방식 그 자체도 바꿔버릴테니."

 

/게티

세상을 바꾼 와인을 꼽으라 하면 와인 종주국 프랑스의 보르도 와인이나 컬트와인, 슈퍼 투스칸 등을 떠올리겠지만 정작 와인 지도를 다시 그려놓은 것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신념으로 밀어 붙인 와인 메이커와 그의 손에서 태어난 와인들이었다.

 

포브스가 '세상을 바꾼 10대 와인'을 선정했다. 칠레의 '돈 멜초(Don Melchor)'를 비롯해 '두카 엔리코', '브리코 델 우첼로네', '클라우디 베이 소비뇽 블랑', '디디에 다그노 실렉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포도나무를 심고, 포도 한 알, 한 알을 소중히 여겼다. 어떤 와인은 끊임없는 실험과 도전 끝에 나왔고, 어떤 와인은 우연한 발견에서 시작됐다. 공통점이라면 이들이 와인의 세계를 더욱 풍요롭고 흥미롭게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 멜초 2021 빈티지와 빈야드. /금양인터내셔날

콘차 이 토로의 돈 멜초는 칠레 와인의 위상을 완전히 바꿔놓은 와인이다. 프랑스, 아니 더 넓게는 유럽이 아닌 와인 산지에서도 프리미엄 와인이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줬다.

 

포브스는 돈 멜초를 선정하며 "칠레 와인은 품질보다는 대량 생산으로 알려져 지난 수십 년 간 구대륙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돈 멜초의 출시로 그 흐름이 결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비냐 돈 멜초의 수석 와인메이커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엔리케 티라도(Enrique Tirado)는 "돌이켜보면 이 와인을 변화의 주역으로 만든 것은 칠레에서도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겠다는 비전과 전문성, 그리고 독보적인 테루아의 결합이었다"고 말했다.

 

돈 멜초는 칠레에서도 푸엔테 알토(Puente Alto) 포도밭이 가진 잠재력에 주목했다. 자갈 토양과 안데스의 영향으로 카버네 소비뇽을 재배하기 최적의 곳이었다. 1984년 당시 돈 멜초의 와인메이커는 푸엔테 알토에서 재배한 카베르네 소비뇽 샘플을 프랑스 보르도로 가져가 전설적인 양조학자인 에밀 페노에게 보여줬고, 1987년에 돈 멜초의 첫 번째 빈티지가 세상에 나왔다. 보르도 양조 방식을 모델로 삼았지만 칠레 고유의 기후와 토양 특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포브스는 "오늘날에는 칠레의 많은 와인메이커들이 마이포 밸리에서 아콩카구아에 이르기까지 돈 멜초와 같이 특정 산지의 특징을 잘 살린 카베르네 소비뇽을 양조하고 있다"며 "돈 멜초는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을 컬렉터들이 소장할 만한 와인의 반열로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와인 전문 매체인 와인 스펙테이터는 '2024년 100대 와인'에서 돈 멜초 2021 빈티지를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펜폴즈의 첫 번째 빈티지는 1951년이다. /금양인터내셔날

돈 멜초가 테루아의 힘으로 산지의 한계를 넘었다면 다른 와인 신세계 호주에서는 펜폴즈가 '그랜지(Grange)'로 품종과 양조 방식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렸다.

 

먼저 품종이다. 유럽에서 프리미엄 레드 와인이라고 하면 기본이 되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벗어나 호주에서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쉬라즈 품종으로 승부했다.

 

양조 방식 역시 기존 프리미엄 와인이 특정 지역, 또는 더 좁게는 특정 포도밭에 한정하지만 그랜지는 여러 지역, 다양한 포도밭의 포도로 만든다. 포도가 어디서 자랐든 오직 맛으로만 평가한다는 개념이다. 포도밭의 작은 구획을 말하는 파셀 약 1000곳에서 포도를 수확해 등급을 나누고, A등급을 받은 포도만 그랜지에 쓰인다. 고유의 스타일에 맞춰 매년 최고의 포도를 골라 만들다보니 쉬라즈 품종이 가진 장기 숙성 잠재력과 복합미는 극대화됐고, 전 세계 와이너리들에게 한계를 넘어 더 창의적인 양조를 시도하게 만든 영감이 되었다.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돈 멜초와 펜폴즈는 기존 명성 높았던 와인들에게 강력한 자극이 되었고, 좋은 와인의 기준이 유럽이라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음을 몸소 증명해 냈다"며 "이들 와인은 각자의 혁신을 통해 전 세계 와인 지도를 다시 그렸으며,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아이콘으로서 그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와인 지도는 여전히 미완성이다. 어딘가에선 펜폴즈의 쉬라즈처럼 그 곳만의 국가대표 포도품종이 자라고 있고, 또 다른 와인 산지에선 어느 혁신가만의 돈멜초가 만들어지고 있을 터. 우리들의 할 일은 단 하나다. 경계없이 마음을 활짝 열고 즐기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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