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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호의 龍虎相生 복지이야기] AI 시대의 경고, 생존을 위한 '국가의 대전환'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공지능(AI)은 이미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든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자율주행과 챗GPT 같은 기술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며 각종 편리함을 주지만, 동시에 인간 노동의 미래와 역할에 대해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기술 진보가 고단한 노동을 줄여주는 것은 역설적으로 인간이 설 자리가 좁아진다는 서늘한 경고다.

 

이러한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 일자리의 60%가 AI의 영향권에 있다고 분석했고, 세계경제포럼(WEF)은 2027년까지 전 세계 8,300만 개의 일자리가 소멸할 것이라 경고했다. 한국은행 역시 국내 일자리의 51%가 AI 영향권에 있으며, 대체 위험이 큰 '위기 그룹'이 27%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국민 4명 중 1명이 고용 불안에 직면한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고용 지표의 하락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 자본주의와 복지국가를 지탱해 온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는 거대한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노동-생산-소득-세금'이라는 견고한 순환 고리 안에서 살아왔다. 인간은 노동으로 소득을 얻고, 기업은 이를 통해 생산하며, 국가는 그 세금으로 공동체의 안전과 복지를 지탱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이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로봇과 AI가 생산을 주도하면 인간은 일자리와 소득을 잃고, 소득 감소는 세수 부족으로 이어져 결국 국가 재정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단절은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한다. 기술과 플랫폼을 소유한 소수는 막대한 부를 쌓지만, 노동 소득에 의존하는 대다수 시민은 경제적 기반을 잃게 된다. 생산성과 임금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사회에서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며, 이는 우리 복지 시스템에 감당하기 힘든 하중을 줄 것이다.

 

거대한 변화의 파도 앞에서 세계 각국은 이미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유럽연합(EU)은 'AI법'을 통해 기술 통제와 노동자 보호에 나섰고, 싱가포르는 '스킬스퓨처'를 통해 전 국민의 직무 전환을 국가가 책임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역시 당면한 경제 현안을 넘어 중장기적 사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반 국민의 관점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혁신적 리더십이다. 이를 위해 세 가지 구조적 개혁을 제언한다.

 

첫째, 범국가적 컨트롤 타워로서 '국민삶미래보장회의(가칭)'를 설립해야 한다. 급변하는 기술과 사회 환경 속에서 국민의 삶을 보호하고 실질적인 안전망을 구축하는 독립적인 상설 정책 개발·실행 기구여야 한다. 초당적 협력체로서, 경제 논리만이 아닌 복지·노동·교육 등 사회부처들이 연합하여 머리를 맞대고, 지속 가능한 국가 생존 전략을 집행해야 한다.

 

둘째, 복지 패러다임의 혁신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가 시급하다. 주거·의료·돌봄 등 필수 서비스를 국가가 뒷받침하는 '보편적 기본 서비스(UBS)'의 도입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이를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 '디지털세'와 '로봇세'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 기계와 알고리즘이 창출한 부가가치를 사회적으로 환원하여 흔들리는 분배 시스템을 보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셋째, 교육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과거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AI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비판적 사고, 창의성, 공감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공교육을 대전환해야 한다. 나아가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맞춰, 모든 국민이 생애 주기에 따라 언제든 새로운 기술과 직무 역량을 습득하도록 유연한 평생 학습 체계를 국가가 마련해야 한다.

 

기술 발전의 목적은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니라, 결국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되는 세상. 바로 그 지점에 변화의 시대, 국가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넥스트케어(돌봄혁신허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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