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프랑스 부르고뉴 샤블리
굴이 보이기 시작하면 와인 애호가들은 일제히 외친다. "샤블리의 계절이 왔다!"
'샤블리'라는 말 자체가 좋은 화이트 와인의 대명사가 됐지만 의외로 접해보지 못한 이들도 많고, 제대로 아는 이는 더 드물다. 지난 연말 모임에서 한 지인은 '샤블리가 포도 품종인가?'라고 묻기도 했으니 말이다.
샤블리는 와인 산지를 일컫는 말이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에서도 북쪽에 위치해 위도상으로 보면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한계지점이다.
팩트만 모아 놓고 보면 샤블리는 지극히 단순하다. 동서 약 18㎞, 남북 약 16㎞에 불과한 작은 산지다. 품종은 단 하나 샤르도네. 100% 화이트 와인. 프랑스 와인을 알아갈 때 그 복잡함으로 우리를 괴롭히는 원산지통제명칭(AOC)도 4개가 전부다.
부르고뉴 와인 인증 강사 이인순 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샤블리 와인 마스터클래스에서 "샤블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단 하나의 품종으로 다양한 최고의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는 곳"이라며 "샤블리에서는 샤르도네가 과숙 없이 독특하고 섬세한 균형을 이루고, 포도밭의 위치나 일조 방향 등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클래스는 '샤블리 와인을 가까이 들여다보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기후는 해양성과 대륙성 요소가 절묘하게 뒤섞여 특유의 미네랄을 담은 신선한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이와 함께 토양은 굴 화석을 품은 키메리지앙과 석회암으로 이뤄진 포틀랭디앙이다. 굴 화석의 미네랄을 담고 있으니 '샤블리하면 굴'이라고 외치는 것도 사실 다 이유가 있었다.
4개의 AOC는 쁘띠 샤블리와 샤블리,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샤블리 그랑크뤼다. 이 구분은 스타일의 차이일 뿐 와인 등급을 나눈 것이 아니다. 이걸 염두에 둬야 더 폭넓고 좀 더 자유롭게 샤블리를 즐길 수 있다.
먼저 쁘띠 샤블리다. 한 마디로 경쾌하다. 기다릴 필요없이 바로 마실 수 있고, 좋은 산도로 생기가 넘친다. 선보인 와인은 '도멘 알랭 애 시릴 고뜨홍'과 '도멘 알렉상드르'다. 모두 2023 빈티지다.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 윤효정 소믈리에는 "국내에서는 굴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샤블리 현지에서 교과서적인 페어링은 푸아그라"라며 "찬바람 부는 김장철이라면 절인 배추와 굴, 버무린 김치 속과도 잘 어울리고, 모임에서 샴페인 등을 대신해 마시기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블리는 쁘띠 샤블리보다 산도도 조금 더 높고, 대부분 키메리지앙 토양으로 바다 느낌의 미네랄이 특징이다. 그렇다 보니 사실 어떤 음식과도 다 어울릴 와인이다. 맛깔나게 식초와 소금을 쳤는데 맛 없을 음식이 없지 않은가.
선보인 와인은 2023 빈티지로 '엘엔씨 뿌아뚜'와 '앙뜨 MCMLXXX 샤를리 니꼴'이다. 조개를 재료로 한 오일 파스타인 봉골레 파스타나 한국식으로 하면 조개 칼국수와 같이 마셔도 좋고, 짭쫄한 느낌의 샤블리 와인이라면 조개구이에 딱일 맛이다. 샤블리에서 2023년은 샤도네이의 특성을 잘 나타내면서도 접근성이 좋은 빈티지로 꼽힌다.
이젠 샤블리에서도 세부 포도밭의 DNA를 느껴보는 여정이다. 이른바 '끌리마'의 세계다. 샤블리 안에 47개의 끌리마가 있는데 40개가 프리미에 크뤼다. 보통 레이블에 끌리마가 나와 있다.
'몽맹, 2023, 도멘 드 라 뚜르 '는 백도같이 단단한 과실향과 함께 미네랄이 확실히 느껴진다. 고트치즈나 참치 타다키, 방어 뱃살 부분과 잘 어울릴 와인이다. '보지로, 2023, 도멘 데 토아 베'는 집중도가 좋아 생굴도 좋지만 익힌 굴튀김이나 굴전도 좋다. '롬 모르, 2023, 도멘 다니엘 세귀노 애 피유'는 잘 익은 열대과일 향과 풍부한 아로마로 메로같은 흰살 생선이나 새우버터구이는 물론 잡채나 인삼 허브향의 삼계탕과도 같이 마실 수 있다.
샤블리 그랑크뤼는 샤블리에서도 세랭 강 오른쪽 가파른 경사면에 위치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햇빛을 잘 받는다. DNA가 다른 끌리마는 총 7개다.
'발뮈르, 2022, 장 꼴레 애 피스'는 산도와 미네랄, 구조감이 잘 어우러져 알차게 잘 만들어진 종합 선물세트 같은 와인이다. 생굴보다는 익힌 굴, 참치나 연어 같은 기름진 생선과 잘 어울릴 몸집으로 숙성 잠재력이 큰 와인이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