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등에 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15% 상회 예상
내년도 국내주식 목표비중 14.4%...국내주식 매도 압력↑
국내증시 수급 개편 필요성도...국민연금 참여도 올려야
해외투자 확대·환율 급등...국민연금의 투자 전략 딜레마
국내 증시에서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3분기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내년도 목표 비중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투자 확대 흐름과 환율 급등의 문제가 얽히면서 국민연금의 투자 방향성이 복잡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시장 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기관 중심의 구조 변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15%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분기 코스피가 11.49%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종목들이 크게 올랐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올해 연간 운용 수익률은 8.22%로 집계됐다. 연간 잠정 운용수익금도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에서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르면 국내주식 비중은 14.8%(약 196조원)으로 지난해 말 11.5% 대비 3.3%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비중이 1.3%포인트 늘어난 것과 비교해 높은 성과다.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투자 성향을 보이는 편이다. 지난 3월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민연금에게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상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만 40% 상승했으며, 나머지 두 종목도 17% 이상 올랐다.
다만 국민연금의 내년도 기준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14.4%, 해외주식은 38.9%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설정하는 만큼 국내주식에 대한 매도 압력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 확대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주식거래 주체의 비중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개인보다는 기관·외국인 투자자 중심의 거래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나 일본 등은 기관 투자자 비중이 60%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더 높고 기관과 외국인의 비중은 절반 이하로 낮다"며 "이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이 단기적인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려는 성향이 강하고,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다"고 판단했다.
결국 기관 투자자의 국내 증시 참여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 센터장은 "정부 차원에서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는 우호적인 정책들을 마련해 유인한다면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이고,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올해 3월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자산 중 해외주식 비중을 2029년까지 55%까지 늘릴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해외주식 비중은 29.9%였지만, 올해 8월 기준으로 36.8%까지 올랐고 내년에는 38.9%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 더불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는 등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면서 국민연금의 움직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격한 원·달러 상승은 거주자 해외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 확대가 기여한 부분이 크고, 수급상 원화 매도와 달러 매수의 일방향 쏠림을 만들었다"며 "주요 기관의 추정 등을 종합하면 1480원대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나 당국의 미세조정도 나올 가능성이 있어 급격한 환율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국민연금은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이 대규모 해외투자 전략을 활용하는 만큼 주요한 달러 매수 주체로 꼽히고, 환율 상승 압력을 자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 급등세로 인해 국내주식의 매도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적극적인 해외투자 흐름도 애매해진 셈이다.
최근 한국은행도 보고서를 통해 "미국 증시 강세에 따른 해외 주식 비중 확대가 이어지면서 자산가격의 안정화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 투자여건 개선, 국민연금의 국내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과도한 민간 부문의 해외투자 편중 경향을 완화하고, 순대외자산을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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