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자율성에 맡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도 힘이 빠지면서 국내 증시는 점점 매력을 잃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글로벌 증시들이 급락하면서 상반기에 밸류업 효과로 올려 둔 코스피 상승분도 며칠 만에 반납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일부 기업들은 '헐값 합병' 등 주주환원 역행 기조를 보이기도 한다. 사실상 '밸류업' 흐름에 반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가더라도 일반 주주들이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증권맨은 "밸류업 참여 여부 자체에 대한 공시라도 확정시켜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내지 않더라도 기준 기간 내 할 계획이 없다는 안내 정도는 필요하다는 의미다. 상당히 공감했다. 밸류업이 중장기 정책이라고는 하나 초반부터 화력을 잃으면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기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상장사는 11개에 불과하다. 본 공시를 낸 기업을 추리면 키움증권, 에프앤가이드, 콜마홀딩스,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등 6개사로 다시 좁혀진다. 지난 5월 한국거래소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지 약 두 달이 지났지만 밸류업 공시 참여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대표적인 밸류업 관련주로 꼽히는 금융업종이 그나마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가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당초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이 확정됐을 때, 시장에서 요구했던 기업에 대한 강제성이나 세제 지원 등이 모두 빠지면서 실효성을 보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일각에서는 법인세 세액 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환원 촉진세제 방안이 '밸류업' 동참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여전히 미지수다. 세제 인센티브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8월 내 입법예고 후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돼야한다. 다만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게다가 '밸류업'의 큰 손으로 꼽혔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BUY KOREA'에서 'BYE KOREA'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부풀었던 글로벌 증시는 어느새 'R(경기침체)의 공포'에 압도되고 있다. 오늘도 국내 증시는 동반 폭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글로벌 증시 반락국면 속에서 국내 증시가 묻히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개선된 밸류업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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