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대학원생 연구 사업 주관 불허에도 박사학위 이상 연구 사업 주관은 유지
대학원생 노조 "학문 후속세대에 대한 차별...인문학과 사회과학 전공자 홀대" 비판
연구자간 차별 빈번...대학원생 연구자를 보호할 수 있는 촘촘한 학술 정책 요구돼
성균관대학교가 박사학위 이상의 연구 사업은 주관기관을 승인했지만, 대학원생이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업의 주관기관은 불허하면서 연구자간 차별이 지적됐다. 학계에서 대학원생들의 연구 지원이 반복적으로 도외시되는 만큼 학문 후속세대에 대한 촘촘한 학술 정책이 요구된다.
19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가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 학술연구교수 B유형 사업의 주관기관 승인을 거부하면서 성균관대 대학원생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B유형 사업은 인문사회 대학원 재학생·수료생의 신분으로 유일하게 지원할 수 있는 연구재단 사업으로,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늘고 있는 대학 밖 비전임 연구자들이 연구와 교육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본적으로 '시간강사 연구지원 사업'을 개편했으며, 석사학위 단위의 미취업 연구자들이 단절 없는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연구비를 지원해 연구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성균관대가 B유형을 주관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오히려 연구자간 차별이 주목됐다. 17일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성균관대학교분회는 '학문후속세대를 외면하는 성균관대'라는 성명서를 내고 "대학원생들이 유일하게 지원 가능한 B유형만 주관하지 않겠다는 것은 학문후속세대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며 "인문사회 학술사업의 주관을 굳이 거부하는 것은 인문학과 사회과학 전공자들에 대한 학교본부의 홀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성균관대가 B유형 외에 박사학위 소지자가 지원할 수 있는 A유형 사업과 조교수 이상이 지원 가능한 타 사업들에 대한 주관기관 승인은 유지하면서 B유형만 거부하는 것은 연구자간 차별에 속한다는 설명이다.
대학 측은 연구재단을 주관기관으로 설정해 사업을 진행하면 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소속이 없는 독립 연구자들을 위한 제도를 악용한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결정 과정에서 학교 홈페이지나 메일 등을 통해 공지하지 않았고, 지원 마감일까지 한 달 내내 공식적인 안내를 하지 않아 혼선이 생겼다. 지원자들은 지원 후에 신청을 반려했으니 주관 기관을 바꾸라는 통보를 받게 돼 어리둥절해진 상황이다. 게다가 산학협력단의 사업수행 거부는 한국연구재단의 원칙에 어긋나는 처사에 속한다. 대학원생 노조가 이 건에 대해 연구재단에 문의한 결과, 소속기관이 없는 연구자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가 원칙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에 대한 당황과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성균관대는 오는 20일 오전 10시에 B유형을 신청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학교 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대학원생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당장은 공식적인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학계에서 연구자간 차별이 빈번하게 벌어지자 2021년 '연구자 권리증진과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연구자 권리선언문'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공대위는 "학술 연구의 정당한 가치와 연구자의 권리를 천명하고 대학과 학계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구자간 차별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연구자 권리선언의 의의와 향후과제 토론회'에서도 대학원생 연구자들의 문제를 살피기 위해서는 학술 관련 정책 수립 시 젊은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담을 것이 요구됐다.
열린교육연구의 '대학원생 연구효능감의 영향요인 탐색(2021)' 논문에서도 대학원생 대상의 정부 차원의 지원문제가 제기됐다. 논문에서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서 성장중심 멘토링을 독려할 수 있는 장치의 마련을 제안하고 있다. 지도교수가 실제로 대학원생의 연구주제 발굴이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대학원생들의 연구방법 학습을 지원하는 등의 방향으로 대학원생 대상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 개편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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