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국산 CAD, 韓서 90% 이상 시장 잠식…'데이터 주권' 위협
엄 대표 "디지털 지배력 강화, 국가안보·제조업 경쟁력과 직결"
임직원 3년여 노력끝에 '직스캐드' 완성…성능 ↑, 가격 ↓ '장점'
영구라이선스, 경쟁제품 대비 7분의1 비용…AI 솔루션 탑재도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산이 판치는 캐드(CAD) 시장에서 '데이터 주권'을 내세우며 고군분투하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강소기업이 있다.
CAD 프로그램의 절대강자인 미국 오토캐드(AUTOCAD)와 비교해 성능은 오히려 더 빠르고 가격이 저렴한 '한국형 캐드'인 직스(ZYX)캐드를 출시한 직스테크놀로지가 그 주인공이다.
'ZYX'는 우리가 있는 공간을 구성하는 3개의 축(X, Y, Z)을 의미하는 것으로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친환경적으로 디자인하겠다는 뜻을 사명과 제품 이름에 담았다.
"건축공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외산소프트웨어(SW)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늘 답답했다. SW시장 강자인 미국의 경우 자국에선 77%, 글로벌에선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디지털 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도 50% 이상의 자립화율을 달성했다. 하지만 한국은 국산 SW 사용률이 20% 초반에 불과하다. 그것도 아래한글 정도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기업을 지향하며 이노비즈(기술혁신) 인증을 받은 직스테크놀로지를 2007년 창업한 엄신조 대표(사진)의 설명이다.
엄 대표는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IBM GBS컨설턴트를 거쳐 현재 경일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를 겸하고 있다.
건축, 토목, 반도체, 기계, 자동차, 항공우주, 의류 등 설계가 필요한 모든 곳에 쓰이는 캐드 프로그램은 미국, 중국의 아성이 더욱 거세다. 한국에서만 90% 이상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 대표는 "지금과 같은 디지털전환기에 캐드와 같은 설계SW는 산업생태계 주도권을 차지하는 데이터 주권하고도 연결된다"면서 "AI, 혼합현실, 디지털트윈과 같은 데이터 기반 기술은 SW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이런 디지털 지배력은 국가안보, 제조업 경쟁력과 직결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엄 대표가 임직원들과 의기투합해 한국형 캐드를 개발하게 된 동기다.
마침 한국에서 철옹성 같이 자리를 지켜왔던 오토캐드가 2017년부터 영구라이선스를 임대라이선스로 정책을 바꾸면서 시장에선 '대안 캐드'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오토캐드는 기존 고객들에게도 임대라이선스를 유도했다. 구독경제를 할 경우 직원 1인 기준으로 월 20만원의 적지 않은 돈을 SW 사용에 들여야하다보니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오토캐드가 시장 지배력을 내세워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직스캐드를 본격 개발하기 시작해 완성품이 나오기까진 3년여의 적지 않은 기간이 필요했다. 캐드 프로그램이 수 만개의 코드로 구성된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집합체인데다 고객사의 여러 요구와 기능을 장착하다보니 적지 않은 시간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엄 대표는 "제품 출시에 앞서 수 많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기존 캐드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웃음). 사용자환경(UI)도 뛰어나다. 특히 72메가의 대형 DWG 파일을 열었을 때 오토캐드보다 7배 빠르다는 평가 결과도 얻었다"고 설명했다. 개발 단계부터 성능 향상과 안정성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직스캐드는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10년간 사용한다면 영구라이선스의 경우 미국산 캐드에 비해 비용이 7분의 1수준이다. 임대라이선스는 3분의 1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
엄 대표는 "범용캐드솔루션인 직스캐드는 건설산업의 설계, 시공, CM 뿐만 아니라 기계, 전기, 반도체 등 제조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면서 "지난해 GS인증을 취득해 조만간 조달등록이 끝나면 공공기관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직스캐드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AI 설계 솔루션을 탑재해 쉽고 빠른 설계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현재 AI기반의 설계자동화 솔루션과 디지털트윈 클라우드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면서 "향후엔 사스(SaaS) 형태의 사용자 맞춤형 설계 SW를 개발해 고객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우리가 지원하는데 앞장서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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