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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軍,현실 외면한 예비군법 개정안 홍보... 비상근 예비군 '복무헌신 인정하라'

비상근 헌신했더니 이제와서 팽... 예비군에 대한 현실적 인식부터 눈떠야

육군 제60사단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들이 견인포 정비 및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는 내년도 180일 복무 예비군 제도를 7일 홍보했지만, 예비군 일선에서는 분노가 들끓고 있다. 사진=육군

국방부가 7일 내년부터 달라지는 예비군 제도를 소개하자 언론들은 '예비군 알바', '兵 출신도 '예비군 투잡'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국방부의 보도자료를 옮겨 나르고 있다. 실상을 들여다 보면, 예비전역의 정예화는 커녕 정상화도 힘든 '전시홍보'일 뿐이다.

 

◆내년부터 180일 복무하는 예비군 50명 선발...현실은?

 

이날 국방부는 비상근 예비군 제도의 근거 조항이 담긴 '예비군법'·'병역법' 일부개정안이 7일 공포된 것을 계기로 내년부터 '장기 비상근 예비군' 제도를 50명 규모로 시범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개정 법안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 발의 이후 국회 및 관련 부처 간 논의를 거쳐 11월 11일 국회 본의회를 통과했다.

 

본지는 지난 14일 ''투잡 예비군법', 병장은 오고 소령은 나가라?'는 제목으로 개정법안의 문제를 단독으로 지적한바 있다. 국방부는 비상근 예비군으로 복무중인 예비역 간부들의 성난 목소리를 외면한 채, '돈'이라는 매개로 자극적인 홍보를 언론을 통해 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공포된 개정안의 요지는 연간 30일까지 가능한 예비군의 소집을 180일까지 허용하고, 기존의 비상근 예비군과 별도로 180일까지 복무하는 50명 규모로 중.소령급 참모, 정비.보급 부사관, 전차 정비병을 '평시복무 예비군'으로 선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해당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일선 부대에서는 대혼란이 발생했다. 육군 동원전력사령부 예하 부대에서는 수년간 비상근으로 복무하고 그 공헌도가 인정돼 예비역 소령으로 진급한 우수 간부예비군이 2022년도 비상근 예비군 선발에서 대거 선발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부 비상근 예비군들응 예비군법 개정안 법안 발의를 낸 김병주 의원에게 항의서신과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본지에 인터뷰를 자청한 다수의 비상근 예비군들은 '육군이 필요하다며 2000명 넘게 적소보직을 염두하지 않고 뽑았다가 팽을 당했다', '오랜 비상근 복무에 대한 동기부여와 명예를 통한 보상이라며 예비역 소령으로 진급했는데, 소령보직이 있을 수 없는 비적소 보직이라고 나가라고 한다', '평시복무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연간 30일까지 복무하는 '확장형'에 지원하라고 해서 지원했는데, 하루 소집하더니 보직이 사라져 나가라고 한다' 등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알바? 일급? 예비군복무 폄하 하지마

 

경기도 소재의 동원사단에 복무했던 A 예비역 소령은 "2014년부터 시작된 비상근 예비역제도 초기에는 복무자가 두개 사단에 70여명 뿐이었다. 소중한 주말을 반납하고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사회의 안정과 군의 발전을 위해 지원한 우수한 전역 간부들이 모여들었다"면서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군간부로서 소명으로 임했는데, 정부와 언론은 우리를 품삯이나 받는 저급 노동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도 소재의 동원지원단에 복무중인 B 예비역 대위는 "예비군도 엄연한 군복무자다. 예비군 임무가 부여되지 않는 퇴역들에게도 예비역이라는 호칭을 남발하는 우리 군 수뇌부와 언론들이 예비역 복무의 신성함을 알리 없다"면서 "유사시 우리는 전선에 투입된다. 상비사단을 후속한다. 일급 10~15만원에 목숨을 팔 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알바', '일당' 등 자극적 용어로 우리가 정부로 받는 '봉급'을 폄하하지마라. 비상근 예비군이 2000명 이상으로 늘었다지만, 돈만보는 세간의 시선때문에 불량자원들도 많이 유입됐다"면서 "군과 언론은 예비전력의 정예화는 고사하고 정상화도 방해하는 '적폐 세력'이라는 점을 명심해라"고 덧붙였다.

 

당초 개정 법안은 180일 복무하는 예비군을 계급별 나이 정년(퇴역 나이)이 아닌 만60세까지 복무가 가능한 것으로 상정됐지만, 예산등의 문제로 지난 9월 국회 소위에서 이부분은 삭제됐다. 퇴역하지 않은 예비역에 한해 평시복무에 선발되면 5년까지 복무할 수 있는 것으로 최종 개정됐다.

 

이에 대해 퇴역 군인들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C 퇴역 중령은 "4인미만의 소규모 업체에서도 적용하는 4대보험 적용 없이 일급 10~15만원만 지급한다는 것은 사실상 노동력 착취"라면서 "연금수령을 받는 전역자들의 경우라도 복무년한이 1~2년 정도 나올 정도다. 오랫동안 숙련된 인원을 양성한다는 차원에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D 퇴역 상사는 "180일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회사나 점포를 운영하는 전역자는 사실상 지원하기 힘들다. 일본처럼 즉응예비자위관(한국군의 비상근 예비군에 해당)을 채용한 기업에 기업급부금을 준다고 해도 고용업체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며 "군당국과 언론은 홍보를 하고 받아쓰더라도 현실에 대한 고민정도는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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