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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푸드

[3040 벤처 CEO 열전②] 전동근 더쎄를라잇브루잉 대표 "맥주를 우주로 보내자"

전동근 더쎄를라잇브루잉 대표

"제가 만든 맥주를 우주로 보내겠습니다."

 

2017년 봄. 한국 출신인 24세 청년이 미국 미시간주에서 3번째로 큰 수제맥주 양조장 쇼트 브루잉의 조 쇼트 대표 앞에서 당당하게 말했다. 시큰둥하게 설명을 듣던 조 쇼트 대표는 '우주'라는 말에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사의 '스페이스락' 캔맥주를 꺼내 그에게 건네며 "이것도 우주로 보내자"고 제안했다. 그리곤 "맥주로 우주를 개척하려는 당신의 꿈을 이루려면 무엇부터 도와줘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렇게 쇼트브루잉 양조장 대표를 파트너이자 멘토로 얻었다.

 

이 당돌한 청년은 수제맥주 제조회사를 설립한 지 4년 만에 대한민국 수제맥주 시장을 흔들어놓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는 바로 콜라보 열풍이 여는 2021년 식음료업계에서 '자연산골뱅이에는맥주'와 '쥬시후레쉬맥주'로 가장 주목받는 청년 벤처사업가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전동근(28) 대표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이름을 소비자들에게 알린 '유동골뱅이맥주'. 해당제품은 출시하자마자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부문 판매1위를 기록했다.

◆설립 3년 만에 편의점 수제맥주 정상에

 

2017년 4월 법인설립된 맥주 제조업 주식회사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주요사업은 맥주제조, 유통, 판매, 원재료 무역업, 외식 미 프랜차이즈업이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수제맥주 스타트업을 창업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2018년 08월 원재료 부분 월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2019년 6월과 8월 송도맥주축제와 신촌맥주축제에서 연이어서 수제맥주 판매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렇게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던 더쎄를라잇브루잉은 2020년 11월 큰 '사고'를 쳤다. 바로 유동골뱅이와의 콜라보 맥주 '자연산골뱅이에는맥주'를 출시한 것. '유동골뱅이 맥주'로 불리며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매출 1위를 찍으며 이름을 알렸다.

 

수요량에 맞추기 위해 2020년 12월 오비맥주 남양주 공장을 인수하며 더 큰 대박을 준비하던 더쎄를라잇브루잉은 2021년 3월 롯데제과와 콜라보한 맥주 '쥬시후레쉬맥주'를 출시, 다시한번 1위를 기록하며 기량을 과시했다. 이 모든 것을 창업한지 4년도 채 되지 않아 이뤘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해외 유명 기업(홉스테이너, 브리즈)으로부터 맥주의 필수 재료인 홉과 맥아의 국내 독점 유통권도 획득했다. 2020년 6월부터 국내 120개 수제맥주 양조장 중 100곳이 더쎄를라잇의 B2B 고객이다.

 

◆당돌한 창업청년…떡잎부터 다르다

 

미국 미시간주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전동근 대표는 졸업을 앞두고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들어갔다. 전 대표의 창업을 향한 꿈은 훨씬 전부터 그려졌다.

 

대표는 고교 시절 전국고등학생연합경제경영동아리(UHEC)활동을 통해 창업의 꿈을 키웠다. 전 대표는 고등학생 신분이지만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통해 기업가정신을 되새기는 비영리 단체 세이지코리아(SAGE Korea)의 대표를 맡을 정도로 창업에 관한 관심이 컸다. 2015년에는 22살의 나이로 '세이지 월드컵 코리아 청소년 글로벌 창업대회'를 주최했다. 세이지 월드컵 코리아는 한국·미국·캐나다·중국 등 20개국에서 247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더쎄를라잇브루잉과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우주 광고 영상.지난해 5월 더쎄를라잇브루잉이 헬륨풍선을 이용해 '우주IPA' 캔맥주를 성층권까지 올려보냈을 당시, 헬륨풍선에 부착했던 카메라에 찍힌 전경.

◆대형 수제맥주 양조장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우주를 향한 꿈'

 

수제맥주 회사를 창업하고 싶었던 전동근 대표는 미시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양조장 세 곳에 사업을 도와달라는 e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답장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직접 찾아갔다. 쇼트 브루잉의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 "대표를 만나게 해달라"고 수없이 졸랐다.

 

우여곡절 끝에 쇼트브루잉의 조 쇼트 대표를 만난 전 대표는 '우주'로 그의 환심을 샀다. 맥주 양조 경험이 없던 전 대표는 무급으로 쇼트브루잉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쇼트브루잉의 맥주 제조팀은 4개 조로 나눠 근무하지만, 전 대표는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의 시간을 제외하고 세 타임을 연이어 일하며 맥주를 배웠다.

 

금새 그만둘 줄 알았던 청년이 몇 달간 성실한 모습을 보이자 CFO를 비롯한 직원들이 그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2017년 5월 쇼트 대표와 양조 기술자들이 직접 한국 공장에 와 함께 레시피를 개발했다.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2018년에도 기술자들이 2~3주씩 4번을 방문, 맥주 양조 과정에 조언을 건넸다.

 

더쎄를라잇브루잉 맥주를 들고 있는 전동근 대표(오른쪽)와 테리 버츠.

◆우주산업을 꿈꾸는 맥주사업가

 

전동근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엘론 머스크와 같은 연쇄 창업자가 되는 것이다. 엘론 머스크가 테슬라를 판매하며 우주산업을 꿈꾸듯, 전 대표의 꿈에는 항상 우주가 있다.

 

전 대표는 인류 모두에게 우주가 신비한 존재이기에 미래 산업의 최고점은 우주산업이라고 보고 있다.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부터 미래에 뭐가 있을지 항상 궁금증을 가졌고, 그 끝에는 우주산업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 대표는 미국 유학 시절 나사(NASA·미항공우주국) 우주비행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전 NASA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의 2015년 한국 방문을 주도했다. 2018년 국내 한 정수기 업체 모델로 활약한 전 NASA 우주비행사 테리 버츠와도 막역한 사이다. 전 대표는 경비행기 자격증을 따기 위해 조종 훈련도 받았다.

 

'여기에 우주가 있다'. 더쎄를라잇브루잉 맥주 공장 문에 적혀있는 문구다. 실제로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우주에 다가가고 있다. 지난해 5월 더쎄를라잇브루잉은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수제맥주 '우주IPA'를 헬륨 풍선을 활용해 성층권인 43.5㎞까지 올려보냈다. 지난해 9월 호주에서 맥주캔 로켓을 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산됐다.

 

전 대표는 코로나19가 잠식된 후 사람이 제트기처럼 날아다니는 비행 시스템을 이용해 맥주를 날게 한다거나, 발사체에 맥주를 싣고 지구 밖으로 보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지난달 세븐일레븐, 롯데제과와 함께 개발한 '쥬시후레쉬 맥주'를 선보였다.

◆우주가 안된다면 콜라보로!…협업 장인 되다

 

코로나19로 우주마케팅에 제약이 생기자 전동근 대표는 콜라보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27세던 전 대표는 대기업에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세븐일레븐과 함께 국내 골뱅이 가공캔 1등 브랜드인 유동골뱅이와 헙업한 '유동골뱅이맥주'를 출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관련 기사가 쏟아져나오고, 공급과 비교하면 수요가 더 많아 제품을 찾기도 어려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븐일레븐 내 수제맥주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달 유동골뱅이맥주 1위의 자리를 뺏겼다. 새로운 1위 제품마저도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신제품이었다. 세븐일레븐, 롯데제과와 함께 개발한 '쥬시후레쉬 맥주'다. 패키지에 쥬시후레쉬 브랜드의 노란색과 디자인을 그대로 입혀 레트로 감성을 재현하면서, 출시 이래 현재까지 세븐일레븐 내 수제맥주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더쎄를라잇브루잉 전동근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 대표가 직접 레시피까지 개발했다.

 

전동근 더쎄를라잇브루잉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대기업, 대기업 계열사가 중소기업과 상생과 성공을 위해 협력했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우주를 향한 꿈은 계속 키울 것"이라면서 "가족, 친구, 동료, 투자자 등 주변인들이 있었기에 이만큼 이룰 수 있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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