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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전문기자칼럼]'ILO(국제노동기구)'협약을 씹어먹는軍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소령으로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과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군인들에게도 ILO 협약이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국방의 의무'와 '분단국가 안보론'만으로 야전에서 고생하는 '군초(軍草)'들에게 희생과 봉사만을 요구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정부의 ILO 협약비준이 어느 정도 군에도 적용돼야 할테지만, 그 준비는 미흡하다.

 

지난달 31일 육군은 대전지역 아파트 주차장과 주민들의 침수피해를 돕는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 군인의 본분이라지만, 어디까지 확대적용 할 것인가. ILO 29호 협약은 자유의사가 배제된 강제된 노동(compulsory labor)을 금지한다. 징병된 군인의 경우에는 군사적활동이 아닌 비군사적활동에는 동원할 수 없다.

 

찗아진 군복무 기간으로 장병들이 병영생활 중에 해야할 훈련과 업무 등에 대한 부담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군사적활동 시간도 부족한데, 무턱대고 대민지원을 내 보낼 수도 없고, 언론홍보로 장병들의 희생을 퉁친다는 것도 '개발도상국적 발상'이다.

 

최근들어, 전역을 미뤘다던가 전역전 휴가 등을 반납하고 훈련과 경계작전에 자진해 투입했다는 미담기사도 많이 보인다. 헌신을 해준 장병들이 너무나 고맙다, 그렇지만 군 당국과 정부에는 '분노'가 끓어 오른다. 장병의 헌신이 나오기 전에 군 당국과 정부는 원활한 인원충원과 임무보장여건을 제공해 줘야하는 것이 먼저다. 입으로 공치사는 아무나 할수 있다.

 

직업군인의 노동가치도 무시해선 안된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해군 시간외 근무수당 삭감'에 대한 청원이 올라왔다. 해군의 경우 출항이후 함상생활은 사실상 24시간이 복무시간이다. 수주 수개월을 망망대해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해야하는데, 현재도 충분치 않은 시간외 수당을 월 68시간에서 38시간(지상근무자는 28시간)으로 줄인다고 한다.

 

인건비 부족으로 인한 부득이한 조치라면서도 군 당국과 정부는 핵잠수함과 항공모함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콩나물값 깍고 밥대신 라면먹으며 명품을 사겠다는 철부지와 뭐가 다른가. ILO협약을 씹어먹겠다는 것인가.

 

전략적 목표와 전술적 가치도 명확하지 않고, 현재도 부족한 인력과 부족한 기지 등의 인프라는 깔아뭉게고 도입하는 무기가 제대로 운영될까. 무기도 사람이 움직이고 숭고한 군인들의 노동력이 투입돼야 한다.

 

짝퉁 중급제 보급품, 군사적 가지보다 무리한 국산화 이런 폐헤는 군인들의 생명과 직결된다. 더 많은 시민을 구하고 한치의 영토를 더 지키겠다며 고귀한 노동력을 국가에 헌신하는 군인들에게 언제까지 가혹한 '공노비'를 강요할 것인가. ILO 100·101호 협약의 균등노동에도 위반되지 않나.

 

윗선에 계신 높은 군인들을 제외하고, 야전의 군초들은 자신들의 부당함을 호소할 방법이 없다. 타 직종과 달리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이 없는 직종이다. 정부가 앞으로 비준을 해야하는 ILO 협약 중 151호는 기밀업무(국정원 등) 등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에 대해서는 공공노동자임을 이유로 교섭권을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ILO를 우리 안보상황에 맞게 조정해 비준하더라도 정부는 군초들의 노동가치를 깊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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