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의 타계 이후 막대한 상속세 이슈가 불거졌다. 이에 따라 증권사와 회계법인은 손을 잡고 가업승계 컨설팅을 시작한다.
회계법인은 경영권 승계 전문팀을 신설했고, 증권사는 지점 차원에서 이뤄지던 세금 컨설팅을 본사 영업으로 확대했다.
11일 NH투자증권은 KPMG 삼정회계법인과 지난 10일 가업상속 세무자문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가업승계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가업상속공제 등을 통하여 경영권승계가 필요한 법인 및 최고경영자(CEO)에게 세무 및 법률 자문을 협력해 제공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와 회계법인이 손을 맞잡은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세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회계법인과 증권사의 법인 고객망을 통한 영업 시너지가 주된 이유로 보인다.
KPMG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고객에게 전문성 있는 세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최근 한진그룹의 막대한 상속세가 이슈가 되면서 기업들 사이에 경영권승계 컨설팅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과 KPMG 삼정회계법인은 블루오션(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기업 대주주들의 최고 증여·상속세율은 6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6%)을 크게 웃돈다. 때문에 상속세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가업을 승계할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실제 한진칼의 경우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7%를 장남인 조원태 사장이 물려받고, 상속세를 모두 주식으로 물납하는 경우 물려받을 수 있는 지분은 8% 남짓한 수준이다.
최대 주주의 주식 상속에는 20~30% 할증이 붙는데다 상속금액이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50%의 상속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1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상속받아도 실제 손에 쥐는 주식은 350억원어치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이용한 NH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 상무는 "한진칼 처럼 상속세를 모두 부담하면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현재 기업 경영자의 세대 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미리 상속에 유리한 구조를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PMG 삼정회계법인은 상속세 관련 업무가 향후 핵심 업무 영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PMG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최근 대형 로펌, 국세청 등 최소 10년 이상의 경험을 보유한 상증세 전문가들을 영입해 경영권 승계팀을 만들었다"면서 "경영권 승계 시 조세를 효과적으로 절약하고, 지분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다음 세대에게 성공적인 가업 승계를 위한 플래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