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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규제에 발목 잡히고, 자본에 치이는 모험자본공급

규제에 잡힌 '초대형 IB', 자본력에 치이는 '중기특화 증권사'

모험자본 육성을 위한 초대형 투자은행(IB), 중기특화 증권사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졌다. 초대형 IB는 각종 규제에 막혀 신(新) 사업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고, 중기특화 증권사는 여전히 대형증권사의 자본력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27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 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안을 상정한다. 인가안이 통과할 경우 KB증권은 내달 초 금융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받고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세 번째 초대형IB의 탄생이다.

◆ 초대형IB 4년차, 아직도 2곳만…

지난 2016년 8월 금융위가 '초대형 IB 육성 방안'을 발표한 이후 초대형 IB 최소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한 증권사는 총 5곳이다. 하지만 초대형 IB의 핵심업무로 꼽히는 발행어음을 인가받은 증권사는 2곳에 불과하다.

KB증권은 지난 2016년 현대증권 시절 불법 자전거래로 1개월간 랩어카운트 영업이 정지됐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1월 발행어음 인가를 자진 철회했고, 삼성증권은 지난해 발생한 '배당사고' 여파로 2021년까지는 신규 사업에 진출할 수 없는 상태다. 미래에셋대우 또한 금융당국이 조사 중인 그룹 내 '내부거래' 문제로 관련 사업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도 순탄치 않다. 발행어음 1호 증권사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한 후 SPC설립을 통해 최태원 회장과 TRS(총수익수왑) 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해 금감원과 금융위의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초대형 IB가 각종 규제에 새로운 사업 진출이 번번히 가로막히면서 증권사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대형 IB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4곳 모두 전년보다 하락했다.

◆ 자본력에 밀리는 '중기특화'

지난 2016년 4월 금융위원회는 모험자본 공급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 금융 업무에 특화된 금융투자회사를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 제도를 도입했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에게도 자금 조달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중소·벤처기업 관련 업무수행을 위한 전용 펀드 도입, 신규 발행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자산담보부증권(P-CBO) 발행 주관사 선정 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하지만 중기특화 1기로 선정된 6개 증권사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채 마무리되자 지난해 5월 유안타·유진·코리아에셋·키움·IBK·SK 등 6개 증권사를 2기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하며 혜택을 강화했다.

주요 혜택은 중소·벤처기업 대출 시 대출액의 최대 32%까지만 순자본에서 차감하는 제도 등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외 증권사가 대출을 하는 경우 순자본비율(NCR) 산정시 대출채권전액을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했지만 중기특화증권사는 예외로 해준 것이다.

하지만 2기 역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대형증권사의 '진입장벽'이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유진·유안타·SK증권 등의 기업공개(IPO) 주관 건수는 각 2건 등에 그쳤다. IBK투자증권(4건), 키움증권(9건)이 다소 약진했다. 하지만 대신증권·한국투자증권(각 14건), 미래에셋대우(13건), NH투자증권(11건) 등 대형사와 비교하면 우울한 수치다.

더욱이 대형증권사들이 중소기업 영업망을 확대하면서 중기특화 증권사는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KB증권은 SME(중견중소기업) 금융본부를 운영하면서 상장 가능성이 있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캐피탈 등 계열사와 함께 중소·벤처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 역시 약 3조원의 자금을 확보해 벤처기업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중기특화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의 영업망을 이길 수가 없다"면서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중기특화 증권사를 통해 투자를 받는 것에 대한 메리트(장점)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소기업과 상생하기 위해선 많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중기특화 증권사에 대한 더 많은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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